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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주
감자꽃 3월 막바지에 아버지의 가을 담 매 두물머리 장봉도에서 멍 해바라기 박찬성 나무 한 구절 낙하 그리운 개화 곁 톱질 나무들 그늘꽃 멸치 안주를 씹으며 소추상1 흐르다가 김진선 합 가슴에 사는 사랑 담쟁이 그 사람 만나고 싶다 2 천 년의 사랑 봄 내 딸에게 띄우는 편지 그리움 자리 길 강태숙 지금은 제주를 되새김하는 중입니다 거미 윤슬 줄장미가 피는 계절 아버지와 유등축제 목련이 지는 거리에서 칠월이 되면 이종인 봄날에 주목 울림은 텅 빈 마음을 적셔오는데 매실초 꿈이 익어간다 전설 꽃비 내리는 소리 다송원 가는 길 그리움 꿈길을 가노매라 달빛 머무는 곳 어드메뇨 김윤수 길상사 멍때리기 小路를 詩作하다 배후 호텔 캘리포니아 7월, 그 눈부신 여름밤의 꿈 다정도 병 한통속 박명란 바람도 쉬어가는 가을 난 벽난로 보고픔으로 비의 향연 삶, 그 흔적 영산홍 성자 성탄 구본일 겨울 자작나무 와인 옛 친구 변절기 엄마 손 북엇국 엎다 혼자 있는 저녁 다시 봄 :∥ 봄비 소나기 혼잣말2 구향순 울어라 새 아니 그냥 큰가시연꽃 송현리 조금나루 안면도 그때는 그랬다 재즈를 타다 달을 닮다 꽃무덤 기찻길 갈대 김현탁 나그네 비 은행나무 오동도 별곡 술 봄이 오는 소리 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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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채비가 한창인 날
감자밭 둔덕에 앉아 어설픈 호미질로 뽀얀 흙분만 날리는데 맞은편 어머니 손끝엔 살 오른 감자가 주렁주렁 딸려 와 자루 배가 불룩하다 어머니의 입술을 비집고 감자꽃이 활짝 벌어지는데 내 가슴엔 오랫동안 저 감자꽃 피어있겠다 --- 「감자꽃」 중에서 꽃이 피었다. 그리움도 그렇다 피었다 지고 피었다가 지고 쌓여만 가는 꽃잎들 춘삼월 채 되지 않아 봄 새싹처럼 그리운 얼굴 파랗게 돋는다 지척에 눈감아 피할 수 없게 왜 어쩌자고 손을 잡지 못했는지 책망하신다 해도 잡을 수 없던 꽃 어디에도 없는 봄 꽃이 진다 그리움이 쌓인다 --- 「그리운 개화」 중에서 숨 막히는 회색 유리병 속 마른 대지에 쏟아지는 거친 비보라처럼 터질 듯 가슴 저미는 그리움과 외로움의 줄다리기 귓가를 간질이는 속삭임 붉은 희열로 환하게 피어오르는 꿈 밤새도록 부둥켜안고 사뿐사뿐 별빛 드리워진 그대 숨결 위에 살짝 입 맞추며 가슴에 머무는 그리움으로 하얀 밤 고운 색실 엮어 함초롬 꽃길을 수놓아 갑니다 그대 발만발만 오소서. --- 「그리움 자리」 중에서 함부로 즈려밟지 마라 밟지 않아도 꺼멓게 멍이 드는 꽃잎 한때 절절했던 사람 떠나보내고 겨우내 몸속에 서늘한 암자 하나 들여 밤마다 그리움으로 지새는 비원 까무룩 봄밤 그가 사는 별에라도 다녀왔는가 해탈의 백련 북쪽을 향한 합장 스르르 풀어 그리운 마디마다 눈부신 별로 뜨더니 환한 봄 햇살 아래 삶을 건너가는 까마귀의 깃털처럼 덜컥 그늘로 내려앉는다 --- 「목련이 지는 거리에서」 중에서 풍진 티끌 툭툭 털고 산곡에 접어들면 속진을 넘나드는 길 하나 길에는 오가는 인적이 있다더니 먼 옛날 한 선사 이 길을 걸었고 자등명 법등명 이 길에 있나니 길 따라올라 하늘과 구름을 보고 쌍라정 옹달샘 목을 축이니 하늘 아래 어둠 속 빛이 있어 그리 가리라 그리 가리라 --- 「다송원 가는 길」 중에서 7월이 눈부시게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으러 갑니다 삶이 구름 한 점 없는 허공 같아서 바람이 스쳐만 지나도 스스스 떨어지는 봄날의 꽃잎만 같아서 당신이 빈 가슴 채워 주리라 믿는 발등 찍으러 갑니다 당신으로 자욱한 나무들 숲들 언제까지 미열을 앓고 있어야 하나요 초록물 뚝뚝 흐르는 당신의 심장을 말초신경까지 톡톡 건드려 사랑이라는 이름의 독약이라도 좋은 7월을 떠 먹으러 달려갑니다 --- 「7월, 그 눈부신」 중에서 삶의 강에 낚싯대 드리우고 시간의 줄에 몸을 맡겨 풀잎들 속삭임에 마음 열어 본다 신음조차 뱉을 수 없는 육신의 통증은 빗줄기 따라 가슴으로 젖어 들어 시린 고독이 눈물 되어 흐른다 굵은 빗줄기 속으로 들어가 실낱같은 삶의 불꽃 지피고 바닥에서 튕기는 비의 하모니에 오장육부의 아우성 잠재워 본다 아, 이 비 그치면 따듯한 차 한잔하며 다시 올 세월 마주하고 사랑얘기 나눌 수 있겠지 --- 「비의 향연」 중에서 종일 비 내리는 날에도 나무는 눈을 뜨고 춤을 추지 아무리 긴 뿌리라도 간질여 퍽퍽한 가슴 들썩이게 하네 바람 지나 내리는 빗줄기에도 물속에 물고기는 나들이 늘상 다니던 동네 길을 벗어나 친구와 함께 눈 감고 누가 더 멀리 가나 내기도 하고 겨우내 꼭 쥔 주먹 새싹처럼 보자기 펴고 단비에 흥얼거리는 노래 도돌이표 따라 봄도 오고 비도 오고. --- 「다시 봄 :∥」 중에서 수리산 중턱 오르며 보았다 꼬리 미끈한 옹두리나무새 어쩌다가 마음 한쪽 무너지고 오래 참아 더 아팠던 세월 당신의 상처 깊다는 건 추억으로 굳을 밤의 무늬가 옹이로 살고 있다는 것 그렇게 아픈 추억도 흘러 무늬를 아는 공예 벗장이 마음결까지 어루만지는 장인이 된다면 시린 밤 건너온 저 나무새와 절절한 울림 버무릴 수 있을까 질긴 감정 잘 소화된 노래로 목청 한 번 틔울 수 있을까 --- 「울어라 새」 중에서 도보다리 실바람 타고 뜨거운 눈빛으로 마주한 가슴 금강산 봄꽃들 새싹 맺히고 엄동의 계절도 녹아 태백산맥 계곡 따라 흐르면 가을엔 먹구름 걷힌 녹슨 철길에 철새들 노니려나 지난한 세월 뒤로하고 대동강 나루터 물새들 형형색색 꽃구름 타고 한강에, 낙동강에 소풍 와 노니려나 가을, 고대하며 설레는 가슴 뛰고 또 뛴다. ---「봄이 오는 소리」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