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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1장 불우한 청년 시절 01 에라스무스인가, 에라스뮈스인가? 격언 이야기 | 친구들은 모든 것을 공유한다 amicorum communia omnia 02 출생의 비밀 격언 이야기 | 밭이 아니라 한 해가 소출을 낸다 annus producit, non ager 03 부모의 죽음과 더 큰 시련 격언 이야기 | 불로써 확인된 황금 aurum igni probatum 04 고향을 떠나며 격언 이야기 | 바타비아 사람의 귀 auris Batava 05 나라 없는 사람 격언 이야기 | 한 배에 올라 있다 in eadem es navi 2장 ‘인디 지식인’의 길 06 고달픈 파리 생활 격언 이야기 | 코를 잡아끌다 naribus trahere 07 지식인의 먹고살 걱정 격언 이야기 | 빨리 주는 사람이 두 번 준다 bis dat qui cito dat 08 영국에서 환영받으며 격언 이야기 | 끊임없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assidua stilla saxum excavat 09 다시 열린 고생문 격언 이야기 | 죽은 자에게서 이문을 챙기다 a mortuo tributum exigere 10 『격언집』의 탄생 격언 이야기 | 사악한 자는 쥐에게라도 깨물릴 것 virum improbum vel mus mordeat 3장 끝나지 않은 고난 11 『격언집』은 어떤 책인가 격언 이야기 |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큰 것 하나를 안다 multa novit vulpes, verum echinus unum magnum 12 책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격언 이야기 | 글에서 등잔 냄새가 난다 olet lucernam 13 먹고살기에 아직 부족한 격언 이야기 | 뭘 팔든 이문엔 좋은 냄새가 난다 lucri bonus est odor ex re qualibet 14 죽음이 두려워 달아나다 격언 이야기 1 | 카르페 디엠 carpe diem 격언 이야기 2 |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15 새로운 공부에 도전 격언 이야기 | 충족할 수 없는 통 inexplebile dolium 4장 에라스뮈스의 성공 16 『신약성서』를 연구하다 격언 이야기 |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 17 대표작 『우신예찬』 격언 이야기 | 아르킬로코스적 발언 Archilochia edicta 18 껄끄러운 이야기를 웃음으로 격언 이야기 | 술 속에 진리가 있다 in vino veritas 19 유명인사가 된 에라스뮈스 격언 이야기 | 이 역시 언젠가는 회상하기 즐겁겠지 forsan et haec olim meminisse iuvabit [막간의 장] 에라스뮈스의 사랑 이야기 1 사랑은 정신 나간 짓? 격언 이야기 | 베누스의 맹세 Venereum iusiurandum 2 어쩌면 ‘금지된 사랑’이었나 격언 이야기 | 행복한 두 사람 fortunati ambo 3 사랑보다 귀한 것은 무엇인가 격언 이야기 | 아도니스의 정원 Adonidis horti 4 에라스뮈스와 신 격언 이야기 | 결코 지나치지 말라 ne quid nimis 5장 종교 개혁의 타오르는 불길 20 에라스뮈스와 권력자들 격언 이야기 | 자줏빛 옷을 입은 원숭이 simia in purpura 21 중세 교회의 위기 격언 이야기 | 대제사장의 저녁 식사 pontificalis coena 22 무시당한 경고 격언 이야기 | 카산드라의 예언 23 루터와 에라스뮈스 격언 이야기 | 작대기를 발로 contra stimulum calces 24 몰락의 시작 격언 이야기 | 늑대의 귀를 잡다 auribus lupum teneo 6장 달아나고 또 달아나다 25 가톨릭 대 신교 격언 이야기 | 못을 못으로 뽑는다 clavum clavo pellere 26 편 가르기의 시대 격언 이야기 | 닮은 것은 닮은 것을 기쁘게 한다 simile gaudet simili 27 불가능한 선택 격언 이야기 | 카리브디스를 피하여 스킬라에게 잡히다 evitata Charybdi in Scyllam incidi 연기를 피하려다 불 속에 떨어지다 fumum fugiens in ignem incidi 28 막다른 골목 격언 이야기 | 침묵하는 이는 동의하는 것 qui tacet consentit 29 달아나는 에라스뮈스 격언 이야기 | 자기 집이 최고의 집 domus amica domus optima 30 고통스러운 말년 격언 이야기 | 한 발을 카론의 배에 올리다 alterum pedem in cymba Charontis habere 7장 에라스뮈스의 친구들 31 공감은 못하겠다는 하위징아 격언 이야기 | 제비 한 마리가 봄을 가져오진 않는다 una hirundo non facit ver 32 제 이야기로 생각한 츠바이크 격언 이야기 | 현명한 자는 자신의 보물을 지니고 다닌다 sapiens sua bona secum fert 33 로맹 가리와 인문주의자 격언 이야기 | 나랏일은 교양 교육과 어울리지 않는다 Respublica nihil ad musicum 34 볼테르와 하이네와 새로운 친구들 격언 이야기 | 벼룩이 문다고 신을 청하다 in pulcis morsu deum invocat 8장 죽음과 유산 35 에라스뮈스의 쓸쓸한 죽음 격언 이야기 | 인간의 삶은 여행의 길 vita hominis peregrinatio 36 기억에서 지워진 이름 격언 이야기 | 세상 만물을 거두는 시간 37 반전 평화라는 유산 격언 이야기 | 전쟁은 달콤하다, 겪어 보지 않은 자에게나 dulce bellum inexpertis 38 관용의 정신 격언 이야기 | 사람 수만큼 다른 생각 Quot homines, tot sententiae 마치며 격언 찾아보기 |
KIM TEI KU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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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시대의 베스트셀러로 불리는 『격언집』. 책이 나오자마자 에라스뮈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졌을까요? 아닙니다. 『격언집』은 수십 년 동안 증보판이 나오며 에라스뮈스에게 큰돈을 벌어다 주었고, 인디 지식인으로 살 수 있게 해 주었어요. 그러나 요즘처럼 대형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이 있는 시대도 아니었고, 에라스뮈스가 당장 큰돈을 만지지는 못했지요. ---「‘먹고살기에 아직 부족한」 중에서
브뤼헐의 회화 「죽음의 승리」는 요모조모 뜯어보는 맛이 있어요. 요즘 저는 오른쪽 아래, 그림 제일 구석진 곳에 눈이 갑니다. 도처에서 사람들이 죽어 쓰러지고, 그림 오른쪽에는 죽음의 군단이 몰려옵니다. 그런데 그 바로 아래, 두 연인이 그림의 구석을 차지하고 앉아 한가로이 류트를 뜯고 있어요! 이 그림의 주제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죽음을 잊고 사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풍자한다지요. 하지만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늘을 즐기라)’, 마지막 순간까지 즐겨 대는 저들도 나름 영리해 보입니다. ---「죽음이 두려워 달아나다」 중에서 에라스뮈스는 “우리의 모든 소유는 바로 우리의 내적인 영역에 있다”며, ‘현명한 자는 자신의 보물을 지니고 다닌다(sapiens sua bona secum fert, 사피엔스 수아 보나 세쿰 페르트)’는 라틴어 격언을 소개합니다. 재물과 명예와 권세 따위는 있다가 없다가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 못된 마음을 품은 채, 재물을 주겠다며 우리를 유혹할 수도 있고, 명예와 권세를 앗아 가겠다며 우리를 협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가장 중요한 보물, 즉 우리의 앎과 신념은, 그 누구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제 이야기로 생각한 츠바이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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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지식인’이 쓰는 ‘인디 지식인’ 이야기
『격언집』과 『우신예찬』의 저자, “중세 유럽의 대표적인 인문주의자”, “르네상스 시대의 최고 지성”, “근대 자유주의의 선구자”. 『에라스뮈스와 친구들』에서 김태권은 그에게 또 다른, 참신하고도 딱 맞아떨어지는 요즘식 타이틀을 붙인다. 바로 ‘인디 지식인.’ “에라스뮈스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을까요. 그는 ‘인디 지식인’이 되려 했다고, 나는 감히 생각합니다. 요즘 말하는 인디 음악가나 인디 영화인처럼,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자기 읽고 싶은 것을 읽고 쓰고 싶은 것을 쓰는 사람. 그런 독립적인 지식인을 이 책에서 나는 인디 지식인이라고 부르겠습니다.”(32쪽) 이 책에서 김태권은 에라스뮈스를 ‘인디 지식인’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인디 지식인’으로서 에라스뮈스가 헤쳐나가는 삶의 길, 영광과 고난을 따라간다. “책이 잘 팔린 덕분에” 생애 대부분을 특별한 소속 없이 지내고, 성직자였지만 근무지를 떠나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먹고살 걱정은 있으되 별달리 신세진 곳이 없으므로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하고 쓰고 싶은 글도 마음껏 쓸 수 있었던 에라스뮈스는 일종의 ‘성공한 전업 작가’의 중세식 모델이라 불러도 될 듯싶다. 이렇듯 ‘인디 지식인’이었던 에라스뮈스가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의 시대에 어떤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그의 업적은 무엇이고 후대에 남긴 유산은 무엇인지, 작가는 우리에게 조근조근 속삭이듯 이야기해준다. 어쩌면 작가 자신이 바로 우리 시대의 ‘인디 지식인’이기에 가능한 작업일지도 모른다. 라틴어 격언과 동서양의 명화, 말의 역사와 빅데이터 분석까지 에라스뮈스를 말하면서 『격언집』을 빼놓을 수는 없는 일. 김태권은 에라스뮈스가 『격언집』에 실은 라틴어 고전 격언들 중 40여개를 골라 하나하나마다 그 의미를 설명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에 비추어 여러 시각에서 해석한다.(격언 이야기) 그 해석의 도구는 때로는 철학이기도 하고 때로는 예술, 문학 또는 사회학이 되기도 한다. 짧은 글 속에 다양한 인문학적 통찰이 자연스레 스며들어, 읽는 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거기에 직접 그린 패러디 일러스트화가 더해져, 동서양 미술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또 격언에 쓰인 라틴어들이 오늘날 어떤 모양의 단어들이 되어 어떤 의미로 변형되었는지도 아울러 살펴볼 수 있다.(어원 풀이) 마지막으로, 에라스뮈스의 격언과 관련 있는 단어들을 재료로 빅데이터와 통계를 살펴봄으로써 말의 역사와 우리 사회를 짚어보는 깊이 있는 분석까지 더했다. 이렇듯 『에라스뮈스와 친구들』은 ‘더 이상 친절할 수 없는’ 재미있는 교양서로서, 풍성한 인문학과 예술의 향연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