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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것에 눈동자가 커지고
또 어떤 것에는 콧등에 주름이 접히는지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야. 너에 관한 모든 것들, 너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성분들까지. 난 그 과정이 무척이나 흥미로워. --- p.57 일본에서는 아이의 한 살 생일 때, 한 되분의 쌀(약 1.8kg)로 만든 떡을 짊어지게 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그걸 잇쇼모치(一升?)라고 하는데, 아이가 일생에 걸쳐 ‘굶지 않고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한 살배기 아이의 성장을 축하하는 것입니다. 떡의 둥근 형상은 둥글둥글한 인생을 보냈으면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 p.62 모든 아이들이 다 그런가요. 요모기는 목욕을 정말 좋아해요. 아빠가 목욕하자고 하기만 하면 흥분해서 스스로 옷을 벗으려고 합니다. 그러고는 욕조에 들어가 어깨까지 몸을 담그고는 아저씨처럼 외친답니다. “시원~하다!” --- p.121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부엌일을 좋아합니다. 나는 우리집의 요리 담당이니까 되도록 ‘우리가 뭘 먹고 있는지’를 의식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적당히 넘어가는 부분도 있지만요. 가끔 외식도 하고 인스턴트 식품의 도움을 받을 때도 있지만, 그럴 때면 조금이라도 찜찜한 기분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조금 진지한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가족의 건강은 말하나마나 최고로 중요하잖아요. 게다가 맛있게 먹으며 웃는 그 얼굴들을 보고 싶으니까. 오늘도 엄마는 부엌에 서 있답니다. --- p.125 얼굴에 표정이 한가득 올라오는 사람. 정말 맛있는 걸 먹으면 얼굴이 금방 구겨지는 사람. 사랑을 신호할 줄 아는 사람. --- p.145 엄마는 매일 밤 커피콩을 볶는답니다. 수망배전으로 콩이 볶아지는 20분 전후의 시간 동안 쉬지 않고 무거운 망을 흔들어야 합니다. 조금씩 근육통이 느껴지긴 해도 정말로 즐거워요. 이 시시하고도 느려터진 작업을 10년 정도 해왔지만 전혀 질리지가 않네요. 오더메이드 방식이다보니 마치 지인에게 편지를 쓰는 느낌으로 신선한 향이 가득한 커피콩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매번 선물을 열어보는 것처럼, 작업하는 내내 가슴이 두근두근. 천직이란 건 바로 이런 걸까 싶답니다. --- p.174 요즘 자주 밤중에 울면서 깹니다. 괜찮아 괜찮아, 엄마 여기 있어. 꼬옥 안아주면 안심하고 다시 잠듭니다. 계속 밤에 두세 번 정도 울면서 깰 때마다 목이 마른 걸까 생각했었는데, 무서운 꿈을 꾸었거나 눈을 떴는데 깜깜한 게 무서웠던 거였어요. 낮에는 자다 깨도 잘 울지 않거든요. 그렇게 낮과 밤을 알아가겠지요. 이제는 아이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게 늘어나고 있어서 엄마도 새롭게 알게 되고 새롭게 느끼는 것이 많네요. --- p.195 너의 세계가 조금씩 열리는 느낌이 들어. 너만의 창문 너머 너만의 세상. 그 속에는 어떤 놀이터가 있고 어떤 친구들이 있을까? --- p.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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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이 충분하고 더없이 따스한 시간들이
훗날 네가 힘든 시간을 통과할 때 단단한 버팀목이 되어주리라 믿어 ‘요모기’는, 일본 홋카이도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네 살 여자아이예요. 이 책 『영원히 아름다운 것만 만나기를』은, 이 아이가 태어나던 순간부터 동생을 만나는 날까지의 기록을 담고 있어요. 이 사랑스러운 기록은, 바로 요모기의 엄마 ‘다치바나 가오루’의 섬세함과 부지런함이 만들어낸 작품이랍니다. 여기서 잠깐! 이 책은 일본의 작가가 쓰고 한국어로 번역한 형태는 맞지만, 일본에서 출간된 원서를 옮긴 번역본이 아니라, 달 출판사에서 자체 기획·섭외·번역·진행·출간한, 100% 국내서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우리 ‘요모기’는요, 일단 너무 잘 먹고요, 잘 웃고요, 그 어떤 사람과도 잘 지낼 수 있어요. 뱅 스타일의 일자 앞머리가 어느 누구보다 잘 어울리고요, 발그레하고 통통한 양볼과 까맣고 동그란 두 눈, 장난기 가득한 표정 하나 몸짓 하나는, 바라만 보아도 웃음이 절로 나오죠. 어린아이만이 가지고 있는 순수함과 해맑음이 사진과 활자를 넘어, 또 국경을 넘어, 우리의 가슴까지 따스히 도달합니다. 이런 걸 감동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무엇이 감동일까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홋카이도 작은 마을의 정취와 요모기 엄마 ‘가오루’ 그리고 아빠 ‘다케시’의 느긋하고 여유로운 일상까지, 모두 들여다볼 수 있어요. 소박하고 평범한 듯하면서도 이 가족만이 가진 분위기는 가히 독보적이기까지 한데요. 일본에서 1,000명 중 3명 꼴로 선택한다는 ‘자택출산’의 귀한 풍경과 해마다 여름이면 매실 장아찌를 담그고, 매일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들어 나누어 먹고, 아이가 입을 옷이나 텐트 등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겨울이면 침대처럼 쌓인 하얀 눈 위를 뒹구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곳곳에 펼쳐집니다. 그뿐인가요. 이 사랑스러운 가족이 옛것의 가치를 지켜내고 일본의 오래된 풍습과 전통문화를 잊지 않고 고수해나가려는 삶의 태도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축하할 일이 있을 때마다 만들어 먹는다는 ‘팥찰밥’이나 첫돌을 맞이한 아이에게 건강을 기원하며 떡을 짊어지게 하는 ‘잇쇼모치’, 정월이면 둥근 떡과 귤을 쌓아 만드는 ‘가가미모치’, 눈이 많이 내리는 지방에서 하는 연례행사의 하나인 눈으로 만든 움집 ‘가마쿠라’ 등이 그것입니다. 우리에게 비교적 친숙한 풍습은 아니지만 교과서가 아닌 실제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재현되는 모습을 통해, 나아가 일본을 한 걸음 더 이해하는 데 실마리가 되기도 하고요. 눈도 잘 뜨지 못하고 꼬물거리던 갓난아기가 훌쩍 자라 엄마의 손을 잡고 동네 산책을 하고, 어설프지만 함께 부엌에 나란히 서고, 또 동생이라는 새로운 가족을 맞닥뜨리기까지의, 한 생명의 성장의 일부를 짧게나마 지켜본다는 경험은 우리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합니다. 조금은 울컥, 벅찬 마음이 되기도 하고요. 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흔한 말을 다시 떠올려보게도 하네요. 사랑하는 누군가가 ‘영원히 아름다운 것만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또 얼마나 넓고 깊은가요. 문득 옆에 있는 가족들의 손을 한번 덥석 잡아보고 싶기도, 멀리 계신 부모님에게 오랜만에 쑥스럽지만 다정한 목소리로 전화를 한번 걸어보고 싶기도, 사랑하는 사람의 무릎 위로 쓱 이 책을 한번 내밀어보고도 싶어지네요. “영원히 아름다운 것만 만나기를.” 이렇게 덧붙이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