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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 끓이다 갈분 넣으면 사천짜장
배길남
알렙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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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1942 vs 4078
2 사라진 원고 - Recreated Sherlock Holmes
3 짬뽕 끓이다 갈분 넣으면 사천짜장
4 너의 선택
5 썩은 다리 - 세 번의 웃음
6 정글북
7 동래부 전령 전성칠 - 초량왜관 이송 소동
8 과속 카메라를 찾아라

대담한 해설
전성욱×배길남 : 소설에 취하다

저자 소개 1

1974년 부산에서 태어나 남구 대연동에서 자랐다. 2011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으로 등단했다. 부산작가상(2014)과 부산민족예술인상(2012)을 받았다. 최동원을 존경하고, 주윤발을 흠모한다. 최애 보물로 국민서관 어린이 세계문학전집 60권이 있다. 그중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마지막 문장을 가장 좋아한다.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을 가져라!” 소설집 『자살관리사』, 『짬뽕 끓이다 갈분 넣으면 사천짜장』, 로컬에세이 『하하하, 부산』, 그리고 장편소설 『두모포왜관 수사록』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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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428g | 크기확인중
ISBN13
9791189333126

책 속으로

“홈즈 씨, 어떻게 된 겁니까? 3시간이 넘도록 이곳에 있지 않았습니까?”
홈즈가 속삭이듯 급하게 말했다.
“조금만 참아! 놈은 벌써 이쪽을 정탐하고 있단 말이오. 어허! 가만있으라니까…….”
경감은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려다 고개를 숙였다. 긴장된 시간이 흘렀다. 내 이마엔 어느새 땀이 맺혀갔다. 10분쯤 지났을까, 홈즈가 입을 막고 속삭였다.
“나타난 것 같소. 정말 조심스러운 놈이군. 경감, 창문 쪽을 막으시오. 자연스럽게! 문가에 있는 경관에게 신호를 보내요.”
경감은 표정이 바뀌더니 창문 쪽으로 걸어갔다.
“이래서 경찰들과 일하기 싫다니까……. 놈이 눈치를 챈 것 같아. 왓슨, 지금 들어오는 친구네.” ---「사라진 원고 - Recreated Sherlock Holmes」중에서

내 나이 38. 직업은 소설가, 그런데 직장은 학원 국어 강사에다 과외 선생. 1시 출근에 11시 퇴근, 과외까지 하고 나면 퇴근은 새벽 2시. 월화수목금토일 월화수목금토일 휴일 없는 시험 기간은 끝날 날이 없고, 주 5일 일한다는 아메리칸 근무 방식은 나에게 해당 안 된 지 오래. 아무리 외로워도 슬퍼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주 7일 휴무의 토종 백수 타임이 기다린다네. 그래봤자 적금, 보험, 대출 이자, 카드 값에 항상 배가 고픈 내 통장. 아, 그러고 보니 배가 고프다. 잠도 오고. 시험문제를 만들어야 하는데……. 위 지문을 읽고 ‘난 지금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대해 서술하시오. 문제 한 번 죽이네. 어디로 가긴 어디로 가? 그런데 왜 이리 잠이 오는 걸까……? ---「짬뽕 끓이다 갈분 넣으면 사천짜장」중에서

‘애애애애앵.’
순찰차는 사이렌을 울리며 빨간불을 통과했다. 벌써 세 번째 신호위반이었다.
“새벽에 사고 날 때 다리 밑으로 카메라가 떨어진 기 분명하다. 문제는 떨어진 게 카메란 줄 이제야 알았단 거지. 고철상 바보 자슥이 벌써 챙기갔는지도 모른단 말이다.”
충혈된 눈으로 주위를 살피던 김 경장이 또 한 번 신호를 어겼다. 지나가던 트럭이 우리를 겨냥하고 빵빵대며 클랙슨을 울렸다.
“우와아아, 과속 카메라 찾으러 가면서 과속을 와 이리 합니꺼?”
“씨바, 경찰 옷 벗게 생겼는데 그기 문제가?”

---「과속카메라를 찾아라」중에서

출판사 리뷰

비정규직 우리네 삶이 빚어내는 다양한 고민의 진폭
약육강식의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드러나는 한국 사회 문제를
21세기판 명랑소설로 그려내다


부산작가상, 부산민족예술상 수상 작가 배길남의 두 번째 소설 『짬뽕 끓이다 갈분 넣으면 사천짜장』이 출간되었다. 표제작 「짬뽕 끓이다 갈분 넣으면 사천짜장」을 비롯 5년 동안 틈틈이 발표해 온 작품 중에 고른 8작품을 모았다. 담백한 문체와 속도감 있는 전개 그리고 맛깔스러운 사투리로, 성장소설과 추리소설, 역사소설과 거기에 패러디까지 여러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담았다.

힘든 삶의 과정에서 노력하고 포기하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에서 세상의 때를 묻혀 가면서도 삶의 치기를 잃지 않으려는 모습에서 ‘보통의 우리’들의 삶이 다양한 진폭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특히 「짬뽕 끓이다……」는, 요리의 순수함을 고집하여 화학 조미료를 쓰지 않으려다 결국 현실에 타협하여 우연한 삶의 이치를 터득해 나가는 과정을 소설 속 소설의 형식으로 그려낸다.

얼핏 경쾌 발랄해 보이는 이 제목은, 목적이나 방향 없이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에 대한 신랄한 패러디이다. 짬뽕(순수)이 목적인데, 갈분(우연) 하나 섞이는 바람에, 사천짜장이 만들어진다. 이 사천짜장은 목적일까, 방향성일까? 혹은 무엇이라 명명할 수 있을까? 배길남 작가는 대부분이 비정규직이었던 자신의 삶의 방향성에 끼어든 어떤 우연(소설가)에 대한 깊은 자의식으로, 결코 무겁지 않으면서도 진지한 주제에 대해 접근해 본다.

전성욱 문학평론가는 배길남 소설을 읽는 하나의 열쇳말로 ‘사회인으로서의 자격’을 예로 든다. 비정규직으로 살아온 작가는 항상 ‘사회인으로서의 자격’이라는 일말의 자존심 혹은 자격지심을 보여주고자 한다. 하지만 그 방식은, 세상에 부딪쳐서 맨날 지면서도 ‘이것 하나만은……’ 하고 지키려는 사람들을 그려 보이는 것이다. 작가는 「짬뽕 끓이다……」, 「1942 vs 4078」, 「너의 선택」, 「정글북」 등을 통해, 기성 사회와 꼰대들에 대한 비꼼 혹은 비틀기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사실 사회인, 즉 이너서클에 들어가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서 튕겨져 나온 자들의 불만도 있다. 작가는 이러한 오묘한 복잡성을 다루고 있다. 이를 두고 전성욱은 ‘윗것들에 대한 아랫것들의 반항’으로 정의한다.

또한 작가의 다른 단편 「사라진 원고」, 「동래부 전령 전성칠」, 「과속 카메라를 찾아라」는 전형적인 추리 소설이다. 「사라진 원고」는 셜록 홈즈의 작품 원전의 재현이라는 실험의 결실이며, 「과속 카메라를 찾아라」 등도 여러 중첩된 사건들을 솜씨 있게 엮어 사건 해결로 나아가는 한 편의 완결된 이야기이다. 다양한 문학 장르를 섭렵하는 작가적 역량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추천평

올라가야 할 길은 눈을 부라린 마왕이 몽둥이를 들고 앞을 가로막고 있고, 내려가는 길 역시 도무지 천사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수천 길의 빙벽에 붙은 암벽 등반가처럼 불안하고 막막한 것이 작가인데, 그 천형의 길에 들어서 번민하는 작가의 고뇌가 작품마다 한 편 한 편 아프게 아로새겨져 있어 읽어가는 동안 줄곧 마음이 무거웠다. 표제작 「짬뽕 끓이다 갈분 넣으면 사천짜장」이 담고 있는 여러 번민 가운데 한 놈을 붙들고 치열하게 드잡이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작가 앞에 환한 세상이 펼쳐지리라. - 유익서 (소설가)
소설가는 언제나 무엇을 쓸까를 고민한다. 습작 시절에는 ‘쓸 수 있는 이야기’와 ‘쓰고 싶은 이야기’ 사이에서 고뇌하고, 등단 후에는 ’잘 쓰는 것‘과 ’쓰고 싶은 것’ 그리고 ‘써야만 하는 것’ 틈새에서 갈등한다. 배길남의 두 번째 소설집은 성장소설과 추리소설, 역사소설과 스토리텔링, 거기에 패러디까지 여러 형식들이 펼쳐져 있다. 각각의 형식을 통한 작품들은 마지막까지 놓치지 못하는 그 무엇 하나를 ‘자존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소설집은 앞의 세 가지가 모두 모여 있다고 보여진다. 작가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가는 즐거운 고행자이다. - 조갑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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