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는 언제나 무엇을 쓸까를 고민한다. 습작 시절에는 ‘쓸 수 있는 이야기’와 ‘쓰고 싶은 이야기’ 사이에서 고뇌하고, 등단 후에는 ’잘 쓰는 것‘과 ’쓰고 싶은 것’ 그리고 ‘써야만 하는 것’ 틈새에서 갈등한다. 배길남의 두 번째 소설집은 성장소설과 추리소설, 역사소설과 스토리텔링, 거기에 패러디까지 여러 형식들이 펼쳐져 있다. 각각의 형식을 통한 작품들은 마지막까지 놓치지 못하는 그 무엇 하나를 ‘자존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소설집은 앞의 세 가지가 모두 모여 있다고 보여진다. 작가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가는 즐거운 고행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