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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_50 3장_121 4장_211 5장_308 작가의 말_4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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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지 않은 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야.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돈을 충분히 벌지 못한다면 능력이 없는 거겠지. 자신의 예술로 돈을 벌 수 없다면 아마추어인 거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자가 프로지. 그런데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것과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이 뭘 뜻하는지 아니? 그 일에 네 인생을 몽땅 던져본 적이 없다는 거야. 목숨을 걸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는 거고 말로만 사랑하는 거지. 먹고살아야 해서, 그렇게 변명하고 싶어? 굶어 죽으면 비참하고 불쌍할 거 같니? 돈 때문에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하는 게 더 가여운 거란다.” --- 본문 중에서
“너에게 계속 기회를 줘. 지구에 사는 동안 우린 쉬지 않고 사랑해야 하는 거야. 좀 아프면 어때. 좀 상처 나면 어때. 가슴이 아프다는 건 외계인들은 모르는 소중한 경험인 거잖아.” --- 본문 중에서 “나는 한 번도 내가 살고 싶어 한다고 느낀 적이 없어. 죽으면 어때, 쉽게도 생각했지. 하지만 얼마나 오만하고 어리석은 자만이었는지 이젠 너무 잘 알아. 지금도 눈을 감으면 어두운 바다 밑으로 아득히 가라앉던 순간이 생각나. 그날 바다에서 내가 얼마나 죽음을 두려워했는지, 얼마나 살고 싶어 바동거렸는지. 그때 알았어, 나는 살아서 발버둥을 쳐본 적이 없다는 걸. 누구도 사랑한 적이 없다는 걸. 간절히 꿈꾸지 않았다는 걸. 세상이 나를 아프게만 한다고 원망하느라 한 번도 내 스스로 끌어안아 본 적이 없다는 걸 말이야. 다시 뭍으로 올라가서 진짜 살아보고 싶었어. 사랑하고, 꿈꾸고 싶었어.” --- 본문 중에서 “혹시 자신들이 세상을 정의롭게 바꾸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일까. 설사 그들의 주장이 정의를 되찾는 일이라 해도, 열심히 하루를 살기 위해 거리에 나온 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일상은 희생되어도 좋은 것일까. 자신의 권리를 위해 타인의 불편을 담보로 하는 것은 정당한 일일까. 그들로 인해 지금 내가 흘려보내고 있는 이 시간과 인내에 대한 보상은 누가 해줄 수 있는 것일까.” --- 본문 중에서 “시위하다 부상당하고 물대포를 맞고 눈 뼈가 함몰되어 죽었다는 사람은 영웅이 되지만, 시위를 막다 죽으면 개죽음이죠. 의경들은 시위하는 사람들한테 말대꾸도 하면 안 돼요. 맞서 싸우면 영창 가죠.” --- 본문 중에서 “만약 여성이 아니었다면 달랐을까. 대통령의 얼굴과 발가벗긴 몸을 붙여놓은 패러디 그림들이 광장에 전시되는 인격 살인도 서슴지 않았다. 단두대로 목이 잘려 피가 철철 흐르는 대통령의 얼굴 모형을 장대에 꽂아 높이 치켜들고 웃는 사람들, 고위 정부 관리들의 잘린 목의 모형으로 어린아이들에게 공차기 놀이를 시키는 이벤트, 그런 아이들을 보고 잘 한다, 잘 한다, 웃으며 박수치는 부모와 어른들.” --- 본문 중에서 “젊은 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던 광화문 광장과 달리 촛불 대신 태극기를 흔들고 있는 그들의 연령층은 폭이 넓었다. 예순이나 일흔, 그보다 훨씬 높은 연령대의 노인들도 많이 보였다. 전쟁을 치르고 가난을 이기고 경제발전의 주역으로 힘들게 살아온 시대의 선배들이었다. 그런데 저들이 다시 나라를 지키겠다고 이 추운 겨울, 태극기를 흔들며 거리로 나오게 한 힘은 무엇일까.”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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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성폭력으로 시작된 고통과 절망, 그 끝에서 피워낸 사랑과 희망
2017년 첫 장편소설『트러스트미』를 발표했던 소설가 김규나가『체리레몬칵테일』로 돌아왔다. 두 여성 주인공에게 가해진 성폭력을 통해 거짓과 탐욕, 권력남용으로 얼룩진 지식인 사회의 부패한 일면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그러나‘개인의 각성’이란 화두를 일깨워줌으로써 독자의 탄탄한 신뢰와 사랑을 받았던 작가는 이 작품에서도 타인과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독자의 시선을 고정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상처와 고통을 통해 인간의 본질과 삶을 통찰하고 사랑과 희망을 찾아가는 성숙과 회복의 기회를 독자에게 선물한다.『트러스트미』에 이어 또 한 번 김규나만의 강렬하고도 흥미진진한 소설을 경험하리라 확신한다. 소설은 중학생 시절부터 친구였던 소설가 미온과 자서전 출판사를 운영하는 강주가 동시에 겪는 성추행 사건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추행을 직접 목격한 미온과 같은 공간 안에 있었으면서도 눈으로 직접 보지 않은 강주의 입장은 확연히 다르다. 같은 상황을 중학생 딸이 경험하게 된다면, 하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공포를 느끼지만 사업상 불이익을 우려, 강주는 사건을 덮고 가자고 미온을 설득한다. 미온은 고객의 성추행 자체보다 강주와의 감정적 괴리에서 더 큰 고통을 느낀다. 강주는 성추행을 저지른 고객과의 일을 계속 진행하게 되고 미온은 자신의 두려움과 절망이 무엇에서 기인한 것인가를 찾아 그동안 덮어 두었던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데……. 강주는 점점 더 커다란 위험 속으로 빠져 들게 되고, 미온 또한 거짓의 가면을 벗고 진실을 드러내는 운명의 소용돌이를 마주하게 된다. 사회적 위치에 따른 힘의 불균형에서 시작된 문제는 여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의 갈등으로 불거지고, 결국 부모와 자식. 부부와 연인, 형제와 친구 등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그리고 개인의 본질을 파고들며 인생에서 찾아야 할 사랑과 희망이란 화두를 드러낸다. 또 하나의 미스터리, 세상의 찬사와 오해는 진실일까. 소설가 김규나는 언제나 인물들 간의 관계를 그물처럼 엮어 입체적 스토리를 추구함과 동시에 독자가 재미와 긴장을 놓치지 않도록 비밀을 풀어가는 추리기법을 잊지 않는다. 강주가 회피했던 태풍의 중심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과정은 물론, 미온이 자신의 근원을 찾아가던 중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버지의 유작 소설의 진실을 풀어가는 과정 또한 흥미롭다. 그는 왜 죽은 것일까. 그의 유작은 언제 쓰인 것일까.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는 사실이며 현재 그에 대한 찬사와 흠모는 계속되어도 괜찮은 것일까. 그 속에서 드러나는 부모 세대의 사회상이나 그들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미온 자신의 사랑과 근원에 대한 자각 또한 이 소설을 풍요롭게 하는 동시에 세대 불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그림을 제공한다. 문단, 출판, 정계, 언론 등 지식인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 두 여성이 겪는 폭력을 자행하는 부류는 자타가 공인하는 사회의 지식인층이다. 소설은 두 여성에게 가해진 힘 있는 자의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그들의 위선을 한 꺼풀씩 벗겨가고 결국 거짓의 알몸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 독자는 세상의 진실에 한발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2016년 전후, 대한민국의 자화상 국가와 국민을 위해 애쓴 청렴한 여성 대통령이 인격살인을 당하고 거짓 탄핵을 당한 2016년 전후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았다. 그를 주도한 소위 정치, 언론, 지식인 층의 탐욕과 미투 사건들, 그리고 광장 투쟁에 동원되는 젊은 의경들의 모습을 통해 2016년 전후, 대한민국의 무너져가는 모습을 그려낸다. * 작지만 붉은, 안과 밖이 똑같은 빛깔과 단단함 속에 감춰진 달콤함. 그리고 씨앗 하나를 옹골차게 품은 마음. 여자라는 이름의 열매. 향기롭되 깊은 속을 내보이지 않는 바다처럼, 태양처럼 둥글고 환한 마음속에 수많은 생명과 꿈을 품은, 남자라는 이름의 열매.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한다 해도 한 번 사랑은 지워지지 않는 기쁨. 누구도 원망 없이, 누구도 후회 없이. 그러나 먼저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신의 힘을 사랑하는 그와 자신의 가치를 믿는 그녀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기적처럼 만나 지금 이 순간 함께 춤추는 그 여자와 그 남자를 위해 건배! - 작가의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