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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이동
살림하는 아빠, 돈 버는 엄마, 변화하는 가족
들녘 2012.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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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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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사_내 이름은 집사람
지은이의 말_영감과 정보를 제공한 모든 이에게 감사를
1부 옛날 아버지, 요즘 아빠
프롤로그_21세기형 아빠
1장 미국 주부 아빠의 역사
2장 역할 모델을 찾아서: 에드와 라셸 부부의 이야기
3장 애 키우는 아빠에 관한 5가지 신화: 또는 주부 아빠의 경제학
4장 공동체를 찾아서: 치엔의 이야기
5장 쉬어 가기: 아빠들이 달라지고 있어요
2부 미래의 아빠들
6장 영광의 회복을 위하여: 타너하시의 경우
7장 아빠의 육아에 관한 또 다른 3가지 신화 : 또는 남자에 관한 놀라운 과학적 사실들
8장 어느 주부 아빠의 영웅적 자기희생: 켄트와 미순 부부의 이야기
9장 결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하여

에필로그 또 다른 아버지상은 가능하다
옮긴이의 말_누구에게나 바로잡을 시간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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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

제러미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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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 Adam Smith

버클리 대학에서 발행하는 잡지 「더 좋은 세상Greater Good」 편집장으로 있다. 두 살 된 아들을 키우면서 남성의 육아 문제에 관심을 갖고 블로그 「아빠 토론방Daddy Dialectic」을 시작한 이후 보살핌과 평등주의를 강조하는 가정 문화 확산을 위해 애쓰고 있다. 유명 신문 잡지에 부모의 역할, 대중문화, 도시 생활, 과학, 정치에 관한 기사와 칼럼, 단편소설을 쓰고 있고, 『최전선에 선 아빠들Rad Dad: Dispatches from the Frontiers of Fatherhood』(2011), 『공감 본능The Compassionate Instinct』(201
버클리 대학에서 발행하는 잡지 「더 좋은 세상Greater Good」 편집장으로 있다. 두 살 된 아들을 키우면서 남성의 육아 문제에 관심을 갖고 블로그 「아빠 토론방Daddy Dialectic」을 시작한 이후 보살핌과 평등주의를 강조하는 가정 문화 확산을 위해 애쓰고 있다. 유명 신문 잡지에 부모의 역할, 대중문화, 도시 생활, 과학, 정치에 관한 기사와 칼럼, 단편소설을 쓰고 있고, 『최전선에 선 아빠들Rad Dad: Dispatches from the Frontiers of Fatherhood』(2011), 『공감 본능The Compassionate Instinct』(2010), 『우리는 날 때부터 인종차별주의자인가? Are We Born Racist?』(2010)를 공동 편찬·집필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맞벌이 아내와 함께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며 살고 있다.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번역가이며, 한국일보 논설위원, 연세대학교 독문과 강사로 일했다. 번역한 책으로는 『수잔 바우어의 중세 이야기』1, 2, 『모든 정부는 거짓말을 한다: 20세기 진보 언론의 영웅 이지 스톤 평전』, 『생각의 역사 Ⅱ: 20세기 지성사』『세상의 모든 역사-고대편』, 『사이비역사의 탄생』 『엥겔스 평전』 등 영어와 독일어책을 다수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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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4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491g | 153*224*30mm
ISBN13
9788975279973

책 속으로

남녀 불문하고, 남성이 과연 아이를 잘 키우고 살림을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미심쩍어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최근 30년 동안의 각종 연구 결과를 보면, 그리고 실제로 남성의 가사 참여가 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제 남자도 애 잘 키우고 살림 잘할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주부 아빠가 중요한 이유는 남자가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에 관한 구태의연한 고정관념을 깨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남성과 자녀를 멀어지게 만드는 장벽을 무너뜨리고 여성의 자유를 확대할 수 있다. 성별에 따른 역할을 바꿈으로써 좀 더 평등한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새로운 가족 모델” 중에서

이 모든 일이 희소식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여성의 선택과 마찬가지로 수백만 남성들의 개인적 선택을 일반화해서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여성들만 선택에 앞서 고민해야 한다고 말할 필요도 없다. 사회 운동가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아이를 좀 더 쉽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일터를 가정생활에 좀 더 보탬이 되는 쪽으로 바꾸고, 직업 진로를 좀 더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좀 더 쉽게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노력이 효과를 보려면 여성들 못지않게 남성들도 좋은 부모라는 목표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아빠의 딜레마, 우리는 누구인가?” 중에서

그러나 남성들이 가족을 부양할 능력이 없어지면 그 결과는 참담했다. 실직한 남자들은 일자리만 잃은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남성으로서, 가장으로서 정체성 자체를 잃었다. 남성들은 실업이나 고용 불안 상태가 지속될 경우 일 없는 시간을 자녀 양육이나 가사에 쏟지 않았다. 아내가 직장에 나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주변에 장벽을 쳤다. “남편은 항상 아이들을 사랑하고 잘 놀아줬어요. 집에서 놀 때를 빼고는요.” 1920년대에 한 어머니가 한 증언이다. “실업자 신세일 때는 아이들과 놀아주려고 하지 않아요. 늘 이렇게 말해요. ‘나 좀 귀찮게 하지 마, 나 좀 귀찮게 하지 말라고.’ 그럼 당연히 아이들은 아버지가 왜 그렇게 달라졌는지 어리둥절해 하지요.”---“현대식 아버지의 등장” 중에서
아버지들은 1966년 이전에도 수십 년 동안 가족을 보살피는 역할을 좀 더 공평하게 나눠서 하는 방법을 모색해왔다. 그러나 그 뒤로 강한 압력이 밀어닥치자 평균적인 아버지는 집안에서 “왕초 노릇”하면서 누렸던 권력과 안락함을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실제로 남성들이 집에서 보이는 행태는 1970~80년대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내들은 이미 남편과 같은 만큼의 시간을 바깥에서 일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사회학자 알리 혹스카일드는 1980년대 말 캘리포니아 주에 거주하는 맞벌이 부부 50쌍의 직장과 가정에서의 행태를 연구한 결과 워킹맘들이 여전히 육아와 청소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렇게 퇴근하고 나서 집에 돌아오면 기다리고 있는 일을 혹스카일드는 “2차 근무second shift”라고 칭했다. 2차 근무는 사회학에서 유명한 개념이 된다.---“직장 다니는 엄마의 ‘2차 근무’” 중에서

한편으로는 자신들이 이룩한 성취를 자랑스러워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남편은 집안 잡일과 육아를 분담하는 남자라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성취를 두려워하면서 돈벌이를 전담하는 가장이 되려고 하지 않는 남자를 남편으로 삼아도 될까 걱정이 앞선다. 그들의 머릿속에서는 옛날에 들었던 테이프(“좋은 남편 얻어야 팔자 편하다”)가 계속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기대와 현실이 다를 때” 중에서

모러와 플렉의 연구는 또 한 가지 흥미로운 결과를 제시했다. 우선 플렉이 과거에 했던 연구에 따르면 어머니는 직장인 역할에 많은 시간을 들일수록 어머니 역할 수행에 투입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새 연구를 보면 이런 양상은 아버지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아버지의 평균 직장 근로 시간이 어머니의 2배인데도 그렇다. “이런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어머니들은 살림과 육아에 들이는 시간과 돈벌이에 들이는 시간을 서로 배치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반면 아버지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머니들이 아버지들보다 시간 배분을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는 이런 양상을 아버지들은 돈벌이를 부모 노릇의 일부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쪽으로 해석한다(물론 부모 노릇과 돈벌이는 대개 서로 다른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반면에 어머니들은 대개 직장 일을 자녀들한테 쏟아야 할 시간을 잡아먹는 별개의 작업으로 여긴다. 집에서 주부 노릇 하는 아빠와 돈벌이를 전담하는 아내가 그런대로 새 역할에 적응해가면서도 ‘이게 아닌데…’ 하는 어색함을 떨치지 못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역할 모델이 없다” 중에서

우리가 우리 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란을 벌이는 것처럼 인류학자들은 왜 문화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진전되고 있는지 논란하고 있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생물학적 조건은 어떤 의미에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나라의 국경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안에 갇힌 죄수가 아니다. 우리의 몸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 내에서 우리가 집어들 수 있는 선택지는 극히 다양하다. 사라 허디는 “사소한 차이를 남녀 간의 성별 분업으로 극대화시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가장 단순한 답변은 사람들이 그런다는 것이다. 저항이 가장 적은 길만 따라간다는 얘기다.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말처럼 “날 때부터 가지는 이미 약간 굽어 있다.” 이런 타고난 성향이 어떤 결과가 될지는 굽은 가지를 펴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느냐에 달려 있다. 인간의 경우 의식적인 노력이 선천적인 차이를 극소화할 수 있다. 반응이 느리고 빠른 사소한 차이가 삶의 경험에 의해 과장되거나 문화적 관습과 규범에 의해 엄청난 문제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허디가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새로 아버지가 된 남자가 엄마와 아기의 특수한 유대 관계를 해치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는 쉽다. 지친 엄마가 우는 갓난쟁이를 아버지 품에 넘겨주지 않고 그냥 젖을 물리는 것도 비교적 쉬운 일이다. 마찬가지로 아버지가 젖을 먹이는 게 낫다고 물러서는 것도 쉬운 일이다. 고팔은 아내 마사가 없을 때 갓난쟁이 딸이 울어대자 거의 패닉 상태에 빠졌던 일을 기억하고 있다. “일라가 우유병이 없다고 울어대서 마사를 불렀는데 3초 안에 달려오지 않으면 나는 거의 발광 상태가 됐습니다. ‘도대체 이 여잔 어딜 간 거야?’ 하고 화가 치미는 거지요.”(이런 문제는 내가 인터뷰한 레즈비언 커플들의 경우에도 나타났다.)---“불균형 바로잡기”중에서

『엄마가 된 남자Do Men Mother?』에서 두셋은 오늘날의 남자들은 그들 나름의 “보살핌의 언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한다. 남성적이면서도 “친밀성, 유대, 상호의존, 반응성, 책임감 같은 것을 충분히 실현하는” 육아 방식을 개척해가고 있다는 얘기다. 남자들은 대개 엄마처럼 말하지도 않고 엄마처럼 행동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기저귀 갈고, 아이 코 풀어주고, 설거지 하고 주부로서 전통적으로 여자에게 떠맡겨졌던 일들을 다 해낸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아버지들은 자녀를 돌보는 과정에서 엄마한테 조언을 많이 구한다. 애 보는 남자들은 이제 전통적으로 여성이 맡아왔던 영역에 발을 들여놓고 있지만 남자든 여자든 그들이 “남성적인” 본질은 그대로 유지하기를 원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남녀는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의 우리들은 그런 차이에 따라붙는 불평등은 거부한다.
이런 양면성 때문에 인지부조화나 혼란, 죄책감 같은 게 생길 수 있다. 켄트와 미순의 사례를 취재하면서 가장 놀란 것은 두 사람이 죄책감 같은 게 없다는 점이었다. 이 부부는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아닌 다른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안 보인다. 전통적인 기준으로 보면 역할이 뒤바뀐 경우지만 그들은 각자 역할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뒤바뀐 부모 역할의 역설” 중에서

성별 분업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그런 세상을 혼란스러운, 따라서 섹시함도 없는 세상이라고 본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이런 점을 생각해 보자. 수천 년 동안 한 인간의 신분은 출생으로 결정되기도 하고, 성별이나 사회계층, 카스트, 인종, 태어난 순서 등에 의해 달라졌다. 위계질서로 구조화된 사회들이 있고, 사회적 지위는 먹는 음식에서부터 입는 옷, 성인이 돼서 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진로를 결정했다. 매호니의 말대로 “카스트는 여전히 그런 식으로 수많은 인도인의 삶을 규정하고 있다.” (……) 우리는 신분 상승, 야망, 열망 같은 것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개인의 권리를 제약해야 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할 수 없다. 그런데 왜 가정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한 가지 역할만 해야 한다고 생각할까?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선택에 직면해 있다. 우리에게는 너무도 다양한 선택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선택을 해나가야 하고, 그것을 통해 세상은 좀 더 좋아진다.

---21세기의 가족 중에서

출판사 리뷰

집에서 일하면서 아이를 돌보는 아빠들이 많아졌다. 이른바 주부 아빠다(stay-at-home Dad)이다. 파트타임뿐 아니라 풀타임으로 아이를 돌보는 주부 아빠도 있고, 집안일 돕는 도우미를 고용하면서 아이를 돌보는 럭셔리한 아빠들도 있다. “돈 버는 아내를 대신해서” 육아에 신경 쓰는 아빠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20세기의 육아가 전적으로 여자들 몫이었다면 21세기 육아는 부부 공동의 책임이 되었다. 요즘에는 자신보다 연봉이 높은 아내를 대신하여 자발적으로 육아를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아빠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저자인 제러미 스미스는 “시작은 어려웠으나 곧 진정한 즐거움을 느끼게 된” 아이 돌보기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 책을 썼다. 하지만 그는 육아문제를 자신의 경험에만 국한시키지 않는다. 광범위한 조사와 학문적인 연구를 곁들인 끝에 마침내 “아빠가 아이를 돌보는” 여러 가지 유형의 가정을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변화하는 가정의 모습과 육아형태를 한 권의 멋진 책으로 풀어냈다.

따라서 이 책에는 남자/여자, 남자-경제/여자-육아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가정의 모습 이외에 엄마가 돈을 벌고 주부 아빠가 풀타임 혹은 파트타임으로 아이를 돌보는 가정, 부모가 동성인 호모/레즈비언 가정 중 아빠가 아이를 돌보는 집, 그리고 전통적인 롤모델에 따라 아빠가 돈벌이를 겸한 가장 노릇을 하는 가정 등등 가능한 가정의 형태와 육아형태를 모두 다룬다. 저자의 논조는 개방적이다. “남자가 이래서 되겠는가?” 혹은 “아빠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가 아니다. 그는 주부 아빠의 등장을 비롯한 가정의 변화가 바로 21세기 사회변화에 따른 양육형태의 변화이자 더 좋은 세상으로 나가는 가능성의 개화?]라고 말한다. 특히 다양하고 적절한 예화들을 충분히 차용하여 과거와 현재의 아빠를 살피는 동시에 전통적인 의미의 가장, 그리고 부성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가족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육아가 얼마나 중요하고 멋진 일인지 보여준다. 제러미 스미스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맞벌이 아내와 함께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며 살고 있다. 그의 홈페이지(http://www.jeremyadamsmith.com)에 가면 아들 리코를 키우는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살림하는 아빠, 돈 버는 엄마, 그리고 변화하는 가족 이야기

최근 몇 년 사이 아버지의 자격이 변하고 있다. 단순히 ‘수렵-채집’의 유전자를 이어 받은 “한 집안을 이끌고 보호하는 남자, 가족에게 먹을 것을 공급하고 그들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동하는 사람”에서 “자식들과 정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충분히 교감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양육하는 사람”으로. 제러미 스미스는 이런 변화를 매우 철저하게, 그리고 보기 드물게 쉽고 매력적인 글로 풀었다. 이 책에서 그는 어린 아들을 위해 주부 역할을 자처하며 겪었던 따뜻한 일화들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주부 아빠로 지내면서 얻은 기쁨과 내적인 갈등, 두려움, 불편함, 그리고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행복감을 털어놓는다. 또 그 과정에서 주부 아빠의 세상에 대해 눈을 뜨고, 이것을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얻은 소중한 정보와 지식들 즉, 아버지의 역할은 무엇인지, 좋은 가정의 기준은 무엇인지, 21세기에 드러난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압력들은 어떤 종류의 것들인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말한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부분은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가감없이 기록했다는 점이다. 스테이-앳-홈 아빠로서의 역할을 받아들이기까지 그가 몸소 경험한 일들을 읽다보면 때로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것이 비단 “주부의 길을 택한 어느 아빠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식을 키우는 모든 부모의 이야기”인 탓이다. 저자는 또 주부 아빠의 길을 선택한 게 가정을 위한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말한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의 하나의 상징일 뿐이라고 강조하면서.『아빠의 이동The Daddy Shift』은 가정의 변화를 알리는 책이자, 언젠가 우리가 뒤돌아보게 되리라고 예측하는 한 세대의 출발을 예고하는 매혹적인 기록이다.

행복한 사회로 가는 긍정적인 길을 제시하다

『아빠의 이동The Daddy Shift』은 두 파트로 나누어진다. 21세기의 아빠를 조망하는 인트로 부분은 풍부한 리써치 자료 덕분에 다소 전문 서적을 대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본론으로 들어가면 사정이 급변한다. 독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은 다양하고 풍부한 예들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볍게” 읽으면서 “깊게” 생각할 수 있다. 1부는 과거와 현재의 아버지를 비교하고 살핀다. 북미의 스테이 앳 홈 데드 출현, 그 역사, 아버지의 롤모델, 남자가 육아를 담당한다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몇 가지 미신들, 그리고 왜 주부 아빠에게 커뮤니티가 중요한지 등의 문제를 논점으로 제기한다. 미래의 아버지상을 다루는 2부에서는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영광 되찾기, 주부 아빠 가정이 얼마나 경이로울 만큼 과학적인지, 그리고 진정한 남자의 상이란 무엇인지, 또 우리가 “영웅적”이라고 할 때 그 기준은 과연 어디에 있는지 등을 묻는다.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탐색 끝에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전통적인 부성과) 다른 형태의 부성은 가능하다. 이제 21세기 아빠들이 구태를 털고 일어날 때다. 이 책은 평등한 가정생활과 육아, 그리고 더 좋은 사회를 추구하는 아버지들, 그리고 어머니들의 이야기다.” 리써치 자료가 많아서 신빙성이 높다는 점,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드러나지 않는 (대개 가려진) 가족유형의 모델을 진지하게 다룬다는 점, 그럼으로써 장차 변화할 우리 사회의 모습까지 전망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 이 책의 특장이라 하겠다.

학문적인 연구와 경험이 조합된, 성역할에 대한 기록과 전망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매력은 저자의 솔직함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슈퍼아빠로서 행세하지 않는다. 살아가며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실수하면서 더 깊이 생각하는 사람, 그러면서 자신의 복잡한 심정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한 개인의 속내를 “주부 아빠”를 통해 여실히 드러낸다. 하지만 그는 (더불어 이웃의) 사적인 경험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면밀하고 광범위한 조사연구를 통해서 얻은 지적인 결과물을 바탕으로 사람을 설득한다. 그의 이야기와 연구조사가 흡인력을 담보하게 된 그거이다. 40년 전만 해도 누군가 육아 의무를 아내와 공평하게 나누자고 했다면 “상식을 벗어난 사람” 취급을 당했을 것이다. 또 누군가 남편에게 이런 요구를 했다면 “천륜에 어긋나는 엄마”라고 비난당했을 것이다. 지금은 다르다. 엄마도 가장이 될 수 있고, 아빠도 아이를 양육할 수 있다. 가족은 성역할이 아니라 정당한 요구와 적절한 선택에 집안일을 분담할 수 있다. 『아빠의 이동The Daddy Shift』은 결혼과 부모 자식 관계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루어졌는지, 우리가 변화의 어느 시점까지 도달했는지, 그런 변화를 통해 무엇을 얼마나 얻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또 변해가는 남자와 여자의 역할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미 결혼하여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부만이 아니라 아직 아이가 없는 부부, 더 나아가 미혼인 사람들에게도 필독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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