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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1부 광고로 본 근대의 풍경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_김병희 2부 대중음악으로 본 근대의 풍경 트로트, 유행가 그리고 뽕짝_이영미 3부 사법제도로 본 근대의 풍경 순사가 잡으러 온단다_김인회 4부 문화재로 본 근대의 풍경 지켜낸 문화재, 지키지 못한 문화재_이충렬 5부 미디어로 본 근대의 풍경 라디오를 켜고 신문 위를 거닐다_최영묵 6부 철도로 본 근대의 풍경 기차, 그 매혹의 질주_이수광 맺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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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 특별기획 「세상을 움직이는 역사」를 책으로 만나다!
OBS 특별기획 「세상을 움직이는 역사」는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2년여 간 잊혀졌던 우리 역사의 장면들을 전문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풀어내어 많은 사랑을 받은 역사 특강 프로그램이다. 특히 구한말, 일제강점기 우리 역사를 중점적으로 조명하고 더듬으며 역사의 애달프고 아픈 곳까지 되돌아보게 하여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토록 아찔한 경성》은 「세상을 움직이는 역사」에서 전문가들이 강의한 생생한 내용을 선별하여 글로 옮겼다. 특히 사회자이자 인문학자 남경태의 날카로운 시각이 돋보이는 ‘역사토크-만약에’는 이 책에 무게감을 더해준다. ‘역사토크-만약에’는 남경태와 강연자가 역사적 사실을 가정하여 나눈 대담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기자는 누구였을까’, ‘일제강점기가 없었다면 우리나라에서 어떤 노래가 유행했을까?’, ‘일제 식민지가 되지 않았다면 조선의 법률은 어떤 길을 걸었을까’,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되찾을 방법은 없을까?’ 등의 질문을 던져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동시에 해당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다. ‘광고, 대중음악, 사법제도, 문화재, 미디어, 철도’로 본 우리 근대 역사의 순간들 《이토록 아찔한 경성》은 ‘광고, 대중음악, 사법제도, 문화재, 미디어, 철도’라는 주제를 통해 거대한 정치적 흐름에 가려졌던 근대 역사의 작은 줄기들을 찾아내고 읽어낸다. 김병희 교수의 ‘근대 광고’ 강의는 신문과 잡지 광고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입성과 먹성, 삶의 품새를가늠케 해준다. 당대의 광고를 직접 보면서 우리는 당시 사람들도 맥주와 청주를 즐겼으며, 자동차 드라이브를 선망하고 ‘신사’가 되고 싶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영미 평론가의 ‘트로트’ 이야기도 흥미롭다. 일제의 식민지가 되지 않았다면 받아들이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트로트’라는 장르가 뿌리내리고 세련된 도시 젊은이들이 듣는 노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고, 이제는 트로트가 촌스러운 음악이 된 사연을 들어본다. 더불어 트로트 가사 내용에 묻어 있는 비극적 질감의 정체를 통해 당대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분석한 것도 흥미롭다. 김인회 교수의 근대 ‘사법제도’ 강의에서는 왜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일본 순사’가 세상에서 제일 밉고 무서운 존재라고 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 경찰은 사람을 잡아서 합법적으로 때리고, 가둘 수 있었는데, 이것은 일제가 판검사를 기용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권력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이때 생긴 경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히 불식되지 못하고 있다. 이충렬 작가의 ‘문화재’ 강의는 일제강점기에 전 재산을 바쳐 우리 문화재를 수집했던 간송 전형필의 이야기와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들의 현황을 통해, 한 사람의 관심과 열정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해준다. 최영묵 교수의 ‘미디어’ 강의는 신문과 전화, 라디오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며 이것이 우리 삶에 어떤 식으로 뿌리 내는지 보여준다. 친일 단체에서 발간 허가를 받은 《조선일보》《동아일보》가 애국계몽운동을 펼친 사실은 미디어가 권력의 의지대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잘 드러내며, 뉴스거리가 없으면 “오늘은 특별한 일이 없습니다.”라고 방송한 경성방송 이야기는 신문명이 전해지던 당시의 들뜨고 혼란스러운 시대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마지막으로 이수광 작가의 ‘철도’ 강의는 조선인들의 눈물과 고통으로 부설한 철도가 당시 조선인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 소개한다. 조선인들의 땅을 빼앗고, 강제로 공사장에 동원해서 만든 철도로 사람들은 창경원에 벚꽃을 보러 갔고, 일본 유학길에 오르며 신문명을 만끽했다. 우리 삶과 다르지 않는 근대 조선인의 삶을 엿보다! “우리가 역사에서 배우는 것은 아직도 우리가 배우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투키디데스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말한 “역사는 영원히 되풀이된다.”는 문구도 끊임없이 회자된다. 이 말들이 시사하는 바는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준엄한 가르침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교훈은 배우지 않고 역사의 연속성과 필연성만을 강조하며 역사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일본의 침략적 제국주의 확장과정을 배제한 채, 서양으로부터 전래된 근대문명이 일본에 의해 조선에 강제로 이식된 것을 두고 조선근대화가 일본에 의해 가능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근대를 다루며 빠지기 쉬운 함정이 우리의 근대화가 일본으로부터 이식되었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근대화의 징후와 현상들이 ?개 일제강점기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들은 다양한 사례들로 이미 근대의 씨앗이 우리 안에 자라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최초의 광고인 ‘덕상 세창양행’의 광고는 당시 독일을 비롯한 서구에서 우리나라를 하나의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일본이 아니더라도 근대화의 물결은 우리나라를 향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철도 역시 일본이 부설하였으나, 조선인들도 철도의 필요성을 이미 크게 느끼고 있었다. 이 책이 다루는 주제들은 여전히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독자들은 근대 조선인의 삶과 욕망이 지금 우리와 다르지 않으며, 그때의 사회상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근대 조선인이 선망했던 것은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아닌 주어진 욕망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현대인 역시 점점 더 자본주의적 욕망에 물들어가고, 근대화된 시간관념 속에서 개인적 시공간도 잃어버린 채 매스미디어와 신기술에 잠식되어간다. 우리가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다면 역사는 영원히 되풀이될지도 모른다. 《이토록 아찔한 경성》을 통해 우리는 근대 조선인의 삶과 역사를 되돌아보며 당대의 현실과 역사의 교훈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