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마음속의 마을 2 표절 I 3 출발하지 못한 기차들 4 미궁(Labyrinth) 5 개인소장(個人所藏, Private Collection) 6 미로(Maze) 7 두 가지 경우 8 표절 II 9 1924 10 교환의 법칙 11 Nice Dream 12 옛날 친구 승구 13 겹치지 않는 궤도 I - 문 앞의 눈[雪] 14 반사바퀴 회사 15 표절 III 16 꿈을 먹는 요정 17 누구의 자유의지? 18 겹치지 않는 궤도 II - 불의의 일격 19 사닥다리 20 스톡홀름 증후군 21 사진 가게 22 꿈 ◇ 해석 23 꿈 ◇ S 24 소풍 25 언덕 26 표절 IX 27 최후의 도시, 페린치아 28 연옥 29 언덕의 앞면 30 언덕의 뒷면 31 지도제작자 동맹의 비밀 인터뷰: 인류는 똑같은 꿈을 꾼다 작가의 말
|
이치은의 다른 상품
|
인류는 똑같은 꿈을 꾼다 『비밀 경기자』에서 작가는 ‘나의 꿈’이란 인류가 꾸는 꿈의 하나에 불과하며, 더 나아가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꿈을 꾼다.”라는 도발적인 명제를 제시한다. 사람들은 꿈을 꾸면 그 꿈이 자신만이 꾸는 유일한 것이라 믿고 싶어한다. 개인이 꾸는 꿈이 인류의 꿈 목록표 중에 하나에 불과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렇지만 밀란 쿤데라가 말했듯, “인간은 스스로가 고유한 존재라고 착각하지만, 기껏해야 몇 안 되는 몸짓이나 이미지를 학습하고 모방하는 비개별적이고 획일적인 존재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치은 작가처럼, 인류는 똑같은 꿈을 꾸는 것이 가능한 상상 아닐까. 남의 꿈에 몰래 들어가는 게 가능하다 남의 꿈에 몰래 들어가는 게 가능할까? 그렇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리고 꿈속에서 꿈이 가지를 치고 갈라지며 새로운 꿈을 낳는다는 설정이 가능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이와 같은 (우화 같은) 가상의 설정은, 정형화된 인류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 전복된 사유를 선보일 수 있다. 이치은의 『비밀 경기자』에서는 그 소재가 ‘꿈’이다. 작가는 꿈에 관한 여러 설정을 통해 ‘꿈’에 대한 상식적이고 정형화된 인식을 깨뜨리려 시도한다. 꿈의 도서관을 짓는 것이 가능하다 미래에 어떤 기술이 있어, 사람들의 뇌 속에 담겨 있는 무의식 속의 꿈들을 재생시켜 이를 저장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한 상상력은 「토털 리콜」에서 ‘완벽하게 멋진 기억을 만들어드립니다’라는 상용화 기술로 탄생됐고,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미래의 행위마저 통제’할 수 있는 제도로 성립하였다. 이치은의 『비밀 경기자』에서 ‘남의 꿈에 들어갈 수 있는 소수 인류의 특별한 능력’은 바이오컴퓨팅 기술에 의해 비즈니스가 된다. 이러한 상상력이 가능할 것인가라는 의문은 접어둘 수밖에 없다. 문학, 영화, 예술에서의 상상력은 과학기술에 영감을 주어온 방식으로 항상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이다.꿈으로만 직조된, 미궁 같은 환상 소설, 직소 퍼즐 같은 추리 소설“꿈의 단편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꿈-만다라를 형성해 간다.”이 소설에서 화자 ‘나’는 이치은이라는 작가이다. ‘나’가 ‘마음속의 마을’의 비밀을 고백하면서 이 소설이 시작된다. 마음속의 마을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꿈을 꾼다. 그리고 그때부터 꿈의 단편들이 이어지는데, 모든 단편들과 개별적인 서사들은, 거대한 ‘이야기판’의 퍼즐 한 조각과 같다. 거대한 ‘이야기판’은 작가가 작품의 맨 나중으로 돌렸기에, 독자들이 읽어 나가면서 추리적 재미를 맛볼 수도, 이해하는 데에 불편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비밀 경기자』의 플롯은 소설가인 ‘나’ 이치은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차례차례 꾸는 수많은 꿈들 사이에서 복잡하게 얽히고설킨다. 그 꿈을 통해 각각의 인물들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봉착하는데, 작가의 상상력은 “마을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꿈을 꾼다”라는 도발적인 명제에 의해 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추리와 SF, 환상 코드로 진행되는 ‘나’를 찾아가는 서사는 개별적으로는 실패할지 모르지만, 각각의 ‘나’들을 넘어선 차원에서는 완결되지 못한 꿈의 단편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꿈-만다라를 형성해 간다. 그 과정은 진지하면서도 흥미진진하다.”(이수형, 문학평론가)거대한 꿈의 만다라를 통해 작가 이치은은, “한 사람의 꿈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억의 한 부분이다.”라는 보르헤스의 명제에 도달코자 한다. 그것은 개별자의 몸짓이나 이미지가 고유한 것이거나 거룩한 것이 아니라는 쿤데라의 인식과도 같다. 사진가 가브리엘은 ‘꿈속의 분기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꿈속에 수많은 분기점을 만드는 바람에 그만 거기서 길을 잃고 현실로 돌아오지 못했다. 실은, 그 이야기를 전하도록 한 것은 기억의 천재인 태정의 음모였다. 부자인 폴은 친구인 가브리엘의 의식을 되찾도록 애를 썼지만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하였고, 오직 연인인 플로랑스만은 포기하지 않았다. 플로랑스는 작가인 이치은을 만나게 되고, 이치은은 프로그래머 조승구에게 ‘타인의 꿈에 들어갈 수 있는 기술’이 가능하냐고 묻게 되며, 조승구는 ‘기적의 바퀴’의 회장인 꿈의 군주에게 타인의 꿈으로 침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하게 되며, 꿈의 군주는 이 시스템을 통해 ‘꿈의 도서관’을 짓고자 한다. 꿈의 군주는 스스로 이 시스템을 시험해서 ‘과거의 꿈’을 재생시켜 보다가 그만 돌아오지 않아도 되는 옛 기억을 떠올리고 말아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즉, 아득한 기억 속에서 미란다라는 한 소녀에 대한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고 만 것이다. 미란다는 타인의 꿈에 침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수 인류 중의 한 명이었다. 플로랑스는 미란다를 통해 가브리엘의 꿈속에 들어가 가브리엘의 의식을 다시 되돌리고자 하였다. 미란다는 플로랑스에게 ‘기억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플로랑스는 자신의 기억을 잃더라도 상관없으며 가브리엘의 의식만 돌아오면 된다고 하였다. 결국, 미란다의 도움을 받아 가브리엘의 의식 속에 들어간 플로랑스는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고 말며, 가브리엘 역시 원래의 ‘나’가 아닌 다른 존재, 즉 에브라르로 돌아오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