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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공지영 등단 30주년 문학 앤솔로지 양장
공지영 저
해냄 2019.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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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

孔枝泳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89년 첫 장편『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1993년에는『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다뤄 새로운 여성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 1994년에는『고등어』『인간에 대한 예의』가 잇달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명실공히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대한민국 대표 작가가 되었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봉순이 언니』『착한 여자 1?2』『우리들의 행복한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89년 첫 장편『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1993년에는『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다뤄 새로운 여성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 1994년에는『고등어』『인간에 대한 예의』가 잇달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명실공히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대한민국 대표 작가가 되었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봉순이 언니』『착한 여자 1?2』『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즐거운 나의 집』『도가니』『높고 푸른 사다리』『해리 1?2』『먼 바다』등이 있고, 소설집 『인간에 대한 예의』『존재는 눈물을 흘린다』『별들의 들판』『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산문집『상처 없는 영혼』『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1·2』『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딸에게 주는 레시피』『시인의 밥상』『그럼에도 불구하고』등이 있다.

2001년 21세기문학상, 2002년 한국소설문학상, 2004년 오영수문학상, 2007년 한국가톨릭문학상(장편소설 부문), 2006년에는 엠네스티 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에는 단편「맨발로 글목을 돌다」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2018년『해리 1·2』가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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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3월 3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672g | 135*200*30mm
ISBN13
9788965746720

책 속으로

06 그냥 사랑 때문에
“왜 사랑하나요?”라는 문장은 문법적으로는 옳다. “어떻게 그를 사랑하게 되었나요?”라는 질문도 문법적으로 옳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 말들은 성립되지 않는다. 왜 사랑하는지 이유를 분명히 댈 수 있다면 이미 그건 사랑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아주 먼 훗날 한 여자를 사랑했고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수도원을 떠났던 내 동료는 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A4 용지를 건네던 그녀의 손을 본 순간 사랑에 빠져버렸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건 A4 용지 때문도 그녀의 손 때문도 아니었으리라. 대답하자면 그건 그냥 사랑 때문이었으리라. ---「높고 푸른 사다리」중에서

26 나누어 먹어야 맛있는 거야
낮잠에서 깨어나 누구나 고아처럼 느껴지는 그 푸르스름한 순간에 그녀는 우는 아이를 안아주었으리라. 아이의 눈에 세상이 다시 노르스름하고 따뜻하게 느껴질 때까지. 누군가 왕사탕을 내밀면 그것을 반으로 잘라 다시 입에 넣어주며 웃었으리라. 나누어 먹어야 있는 거야. 하면서. ---「봉순이 언니」중에서

40 사랑으로 되찾아올 것
너 자신을 망치는 싸움을 해서는 안 돼.
더 사랑할 수 없이 증오로 몰아가는 싸움을 해서는 안 돼.
그러다가는 적과 닮아버려. ---「해리」중에서

66 마음에도 근육이 있어
마음에도 근육이 있어. 처음부터 잘하는 것은 어림도 없지. 하지만 날마다 연습하면 어느 순간 너도 모르게 어려운 역경들을 벌떡 들어 올리는 널 발견하게 될 거야. 장미란 선수의 어깨가 처음부터 그 무거운 걸 들어 올렸던 것은 아니잖아. 지금은 보잘것없지만, 날마다 조금씩 그리로 가보는 것. 조금씩 어쨌든 그쪽으로 가보려고 애쓰는 것. 그건 꼭 보답을 받아. 물론 너 자신에게 말이야.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중에서

99 가진 자의 공포
가진 자가 가진 것을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에너지는, 가지지 못한 자가 그것을 빼앗고 싶어 하는 에너지의 두 배라고 한다. 가진 자는 가진 것의 쾌락과 가지지 못한 것의 공포를 둘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진 자들이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거짓말의 합창은 그러니까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포함하고 있어서 맑은 하늘에 천둥과 번개를 부를 정도의 힘을 충분히 가진 것이었다. ---「도가니」중에서
131 소박한 삶의 힘
땅에 뿌리박은 모든 것들은 땅에서 길어 올린 것들을 도로 내놓고 땅으로 돌아간다.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람은 모든 것을 버린 사람이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는 사람이다. ---「시인의 밥상」중에서

134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면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를 만난 후 나는 내 어둠 속을 헤치고 죽음처럼 숨 쉬고 있던 그 어둠의 정체를 찾아냈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한 번도 눈여겨보지 않았을 것들. 지독한 어둠인 줄 알았는데 실은 너무 눈부신 빛인 것들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그게 어둠이 아니라 너무도 밝은 빛이어서 멀어버린 것은 오히려 내 눈이었다는 것도 모르고 나는 내가 아는 것이 많다고 생각했으리라.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순간 신의 영광을 이미 나누고 있다는 것을 나는 그로 인해 깨달았으니까.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중에서

197 그래서 살 수 있었어요
그 말 알아요? 아우슈비츠에서 자살한 사람보다 지금 도쿄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는 것. 그런데 어떻게 살았느냐? 희망을 버리니까 살았죠. 아이들이 태어났고 저 아이들을 위해서 살자, 일본에 돌아갈 꿈을 포기하자…… 아니 희망을 버린 것이 아니라 운명이 내 맘대로 내가 원래 계획했던 대로 돼야 한다는 집착을 버린 거죠. 그래서 살 수 있었어요. ---「맨발로 글목을 돌다」,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중에서

236 담에 잘하면 돼
어떤 순간에도 너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을 그만두어서는 안 돼. 너도 모자라고 엄마도 모자라고 아빠도 모자라. 하지만 그렇다고 그 모자람 때문에 누구를 멸시하거나 미워할 권리는 없어. 괜찮은 거야. 그담에 또 잘하면 되는 거야. 잘못하면 또 고치면 되는 거야. 그담에 잘못하면 또 고치고, 고치려고 노력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남을 사랑할 수가 있는 거야. ---「즐거운 나의 집」중에서

322 모두가 살아내는 이유
그런데 말이야. 그래도 모두가 살아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오르막은 다 올라보니 오르막일 뿐인 거야. 가까이 가면 언제나 그건 그저 걸을 만할 평지로 보이거든.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눈이 지어내는 그 속임수가 또 우리를 살게 하는지도 모르지.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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