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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슬픔의 다정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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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역자 서문

I. 고요한 사물처럼 사랑받고 싶다

오랜 슬픔의 다정한 얼굴
나날
별밤
곱게 나이 들고 싶다
여행길에 오르며
길에서 배운 지혜
떨기나무
아침의 노래
막다른 길
비바람 칠 때
가정주부: 겨울 오후
노상강도
아름다움의 무게
해질녘 한숨
언덕 계단
욕심 많은 유령
명성의 욕망
고요한 사물처럼 사랑받고 싶다
내 숨이 멈출 때
대안

II. 나무와 산책한 뒤 오늘 내 키가 조금 더 자랐다

빗속 소나무
한숨과 노래
나무가 건넨 말
비오는 날
호수 밑바닥 세상
시인을 위한 다락방
고요
불구자
뿌리와 꽃
온화한 헌사
겨울꽃
가을 단풍나무
비와 바람
부드러운 비
새 그림자
레시피
내게 행복이란
그림자 샘물
감사의 말


III. 푸른 연기

푸른 연기
나무
흰 새

감옥
내 마음의 무게
창문
내 단순함에 미소 짓는 이에게
지빠귀

어둡기 전 보름달
도깨비불
독단주의자
대답하는 법
연장
작은 시 세 편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이
허영심
고요한 곳에서 들려오는 노래
통과의례
겨울 어스름
다짐
우리
중년의 시인이 남긴 메모

IV. 낡은 동전

슬리퍼
구도자

완벽한 아내
잘 길들인 진주
연고 안의 파리
다섯 번째 여행자
시인의 나날
상징
낙담한 이야기꾼
시인과 슬픈 노래

V. 탱글우드의 새

창가 간이식당

칼 윌슨 베이커의 생애와 시 세계

저자 소개 2

칼 윌슨 베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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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le Wilson Baker

칼 윌슨 베이커는 미국의 문학가로 시카고 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남부감리교 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티븐 F. 오스틴 주립대학교 교수직을 역임했고, 다양한 대학 및 문학 단체에서 강의했다. 텍사스에서 가장 재능 있는 작가이자 여성 시인으로 이름을 떨쳤다. 마지막 시집 『말을 탄 몽상가들(Dreamers on Horseback)』로 퓰리처상 시 부문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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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연구가, 전문번역가, 강사. 뉴욕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정신분석을 비롯한 현대철학과 이론을 전문번역해 왔다. 현재 시와 소설을 포함한 다수의 번역을 진행 중이고 디아스포라 문학과 번역이론을 연구하고 있다. 2007년부터 무의식의 저널 〈엄브라〉 번역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외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삶과 죽음-21세기 비판이론』(스튜어트 제프리스), 션 힐의 시집 『홀림』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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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58쪽 | 236g | 130*205*20mm
ISBN13
9791187904168

책 속으로

오랜 슬픔의 다정한 얼굴

오랜 슬픔의 다정한 얼굴을 사랑한다.
이 친구들과는 비밀이 없다.
예전에 퍼부어댔던 지독한 말들은
시간이 흘러 이제 다 잊힌 듯하다.

새로 슬픔이 생겨나 저기 저렇게 서서
차갑고 근엄한 눈초리로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한다.
오랜 슬픔이 세월이 흐르며 달라진 모습을 기억할 수 있다면
내가 좀 더 용기를 내볼 텐데. ---「오랜 슬픔의 다정한 얼굴」중에서

고요한 사물처럼 사랑받고 싶다
해를 안고 날아가는 흰 비둘기
하나둘 차례로 떨어지며 속삭이는
돌돌 말린 노란 잎

대지를 뒤집어놓을 기세의 불길 속
고통스럽게 태어났어도
출생의 비밀을 발설하지 않는
과묵한 은빛 연기

구름의 섬, 나무의 쭉 뻗은 팔,
푸르른 정오에 떠올라
주목받지 못한 채 길을 잃고
다 해져버린 작은 달의 갈망.

내 마음의 천둥 소리는
숨 막히는 먼지더께 아래에서 사라져야 한다.
잿빛 드레스가 해주었던 일을
풀잎이 해주어야 한다.

심장이 크게 쿵쾅거리고 아우성쳐도
모든 것이 끝나고 나면
오직 고요만이 남겠지.
내가 죽고 나면. ---「고요한 사물처럼 사랑받고 싶다」중에서

내가 사랑하는, 은빛, 초록, 갈색의 시간
소나무 숲속에서 귀 기울여 많이 배웠다.
솔잎 가지 사이로 옅은 비가 부드럽게 뿌렸고
빛이 없는 보석을 매단 낮은 깃털들을 만져보았다.

소나무처럼 키 크고 쭉 뻗은 시를 쓰고 싶다.
소나무가 내게 말해 준 것을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다면!
나무처럼 확실하고 단순하며 고요하다면
나도 소나무 못지않게 말할 수 있을까. ---「빗속 소나무」중에서

내 생명의 불꽃이 낮게 타고 있다.
나뭇잎이 타들어가듯이
어수선한 일상에도
언제나 한 줄기 작고 달콤한 푸른 연기가
신을 향해 피어오른다.

---「푸른 연기」중에서

출판사 리뷰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로 우리에게 알려진
칼 윌슨 베이커. 평범한 삶 속 일상의 아름다움을 문학적으로 형상화


칼 윌슨 베이커는 1900년대 초반, 미국 남부 텍사스의 남성중심 사회에서 명성을 얻었던 몇 안 되는 여성 시인 중 한 명이다. [문학의숲 영미시인선] 시리즈 첫 번째 시집으로 칼 윌슨 베이커의 시와 산문을 강수영의 번역을 통해 소개한다.
“평범한 것에 담긴 영적인 생명을 담아내는 것이 시의 민주주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베이커는 나무, 꽃, 새, 골목길, 호수 등 평범한 일상 속 마주하는 풍경들에서 비범함을 포착해내며 그 안에 깃든 영성, 그리고 인간이 궁극적으로 가야 하는 길에 대해 탐구하는 글을 썼다. 이 책은 시 한 편으로만 전해졌던 칼 윌슨 베이커의 시와 산문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서정적이고 철학적 사유가 담긴 시와 산문

이 책에 실린 시는 예일대학출판부에서 출간한 대표 시집 두 권 『푸른 연기』『떨기나무』와 마지막 시집 『말 탄 몽상가』에서 선별했다. 1부에 수록된 20여 편의 시는 평범한 일상인이 겪게 되는 피곤함과 나날의 무게, 자유를 향한 염원을 담고 있다. 2부에 수록된 20여 편의 시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특히 숲에서 경험하는 치유를 담고 있다. 3부에는 종교적 주제를 담고 있는 시 24편을 담았다. 문학적 탐색을 통해 베이커의 신앙심은 좀 더 인본주의적으로 바뀌었고 신비주의적이며 영적인 측면에 집중했다.

4부 5부의 산문은 산문집『낡은 동전』과 새에 관한 에세이집 『탱글우드의 새』에서 선별해서 수록했다. 산문은 알레고리적 우화 장르의 이야기로 삶의 지혜와 깨달음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새에 관해서 쓴 글에도 베이커의 특징인 일상생활에서 발견한 지혜와 통찰, 자연의 섭리와 치유력, 믿음을 담고 있다.

편견을 딛고 이루어낸 문학적 성취

「가정주부: 겨울 오후」,「명성의 욕망」등 베이커는 가정주부로서의 일상과 문학적 성취에 대한 욕망에 관해서 시를 쓰기도 했는데 당시의 보수적인 시대 상황 하에 두 가지를 다 해내고자 베이커의 노력이 부단했음을 알 수 있다. “칼 윌슨 베이커의 작가로서의 이력은 당시로서는 이례적이었다.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구축된 출판산업 구조는 시카고를 기점으로 서쪽 지역의 작가들, 특히 여성작가들에게 거의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이런 당시의 관행을 고려하면 칼의 성공은 암묵적 금기과 편견의 장벽을 넘어선 것으로 간주되었다. 69세에 마지막 책을 끝으로 건강문제로 더 이상 집필을 계속할 수 없게 될 때까지 그녀의 작품에는 유년과 청년기에 관한 내용, 특히 여성이 어려움을 딛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여성에게 아내와 엄마의 역할 이외에 다른 일을 기대하지도 권하지도 않던 시대에 텍사스의 작은 마을에서 칼이 작가 생활을 지속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보잘겂없는 존재라도 모든 인간은 아름다움을 향한 깊은 욕구를 갖고 있다고 그녀는 믿었다. 레이스 한 조각, 농장아낙의 치마에 달린 리본, 낡은 기름통에 담긴 꽃. 이런 것들은 바로 아름다움을 향한 인간적 열망을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강수영 번역가가 베이커의 전기를 참고하여 정리한 「칼 윌슨 베이커(1878~1960)의 생애와 시 세계」는 마치 소설과도 같은 시인의 생애가 펼쳐져 작가와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추천평

칼 윌슨 베이커(Karle Wilson Baker)의 시들은 소소한 일상을 소재로 삼는다. 난해하지도 않다. 그러나 조심하라. 겉으로 평범해 보이는 그녀의 언어에는 수많은 '시의 지뢰 '들이 매설되어 있다. 당신이 그저 그래 보이는 언어의 오솔길을 그저 그렇게 지나갈 때, 어느 순간 그것들이 터질지 모른다. 그것은 마치 평범한 풀밭에서 갑자기 장미 폭탄이 터지는 것 처럼 황홀하고, 매일 다니는 길에서 순금(純金)의 진리를 발견할 때처럼 우리를 놀라게 한다. 그의 시들은 운명과 삶의 원리와 빛나는 철학들이사실은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일상 속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별 생각 없이 그녀를 따라 걷다가 독자들은 별안간 시의 도화선에 불이 붙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 불길이 온몸을 훑고 지나 심장을 뒤흔들 때 비로소 자신이 시의 감옥에 갇힌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 감옥은 매혹의 만화경(萬華鏡)이어서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빠져나오고 싶지 않을 것이다. 가장 쉽게 들어가, 가장 황홀하게 폭발하는 것, 그게 칼 윌슨베이커의 시이다. - 오민석 (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 ·영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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