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mann H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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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의무와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임무는 어린 소년들의 타고난 거친 힘과 욕구를 자제시키고 근절하는 것이며 그 대신에 국가가 인정하는 적절한 이상을 심어 주는 것이다. 지금 행복하게 살아가는 시민들이나 열성적인 관료들도, 학교의 이러한 노력이 없었다면 무분별한 개혁을 부르짖는 개혁가나 쓸데없는 꿈만 꾸는 몽상가가 되었을 것이다! --- p.76
“하루에 공부해야 하는 양이 자네한테 벅찬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니면 개인적인 독서를 많이 하고 있나? 솔직하게 말해보게.” “아닙니다. 저는 책을 거의 읽지 않습니다. 교장 선생님.” “그렇다면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군. 뭔가 원인이 있는 게 분명한데 말이지.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약속해줄 수 있겠나?” 한스는 교장이 내민 오른손에 자기 손을 얹었다. 교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한스를 쳐다보았다. “그럼, 그래야지. 다만 너무 지치지 않도록 조심하게. 안 그러면 수레바퀴 아래 깔려 버리고 말 테니까.” --- p.155~156 한스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지도 교사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가냘픈 소년의 넋 잃은 미소 뒤에, 꺼져 가는 한 영혼이 물에 빠진 채 두려워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학교와 아버지와 몇몇 교사들의 야망 때문에, 부서지기 쉬운 소년이 이 지경까지 떠밀려 왔다는 것을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한스는 왜 가장 예민하고 위태로운 소년기에 매일 밤늦도록 공부해야 했던 것일까? 왜 키우던 토끼를 빼앗기고 라틴어 학교 친구들과 일부러 떨어져야 했을까? 왜 낚시와 한가로운 산책을 금지당하고, 어른들의 천박하고 소모적인 야망에서 비롯한 공허하고 이기적인 이상을 주입당한 것일까? 그리고 심지어 시험이 끝난 후에 마땅히 누렸어야 할 방학마저도 즐길 수 없었을까? 혹사당한 망아지는 이제 길바닥에 쓰러져 더 이상 쓸모없게 되어 버렸다. --- p.185~1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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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고 위태롭지만 그래서 더 안타까운 청춘의 이야기
섬세하고 감각적인 예술적 일러스트로 재탄생하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인 『수레바퀴 아래서』는 천부적인 재능과 풍부한 감성을 지는 소년 한스 기벤라트가 강압적이고 규격화된 제도와 사회 속에서 점점 그 빛을 잃고 삶의 수레바퀴 아래서 파멸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당시 세기 전환기의 독일을 배경으로 교육제도의 피해와 모순을 비판한 소설이라 할 수 있다. 『데미안』과 더불어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을 『호텔 아프리카』 『케덴독』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박희정 만화가와 함께 콜라보레이션한 특별한 기획, 비주얼 클래식으로 선보인다. 위즈덤하우스의 비주얼 클래식은 청춘의 필독서로 꼽히는 세계 명작 고전을 감각적인 일러스트로 재해석하여 보다 젊고 새로운 감성으로 표현한 시리즈이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추혜연 작가의 일러스트로 표현한 것을 시작으로 박희정 작가와 협업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오만과 편견』, 홍승희 작가와 협업한 『인간 실격』, 반지 작가와 협업한 『위대한 개츠비』가 출간되었다. 헤르만 헤세는 1877년 독일 뷔르템베르크주의 소도시 칼프에서 신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명문 마울브론 신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시인이 되고자 학교에서 도망쳐 나왔다. 15세에 자살 시도를 했으나 실패하고 정신병원에서 요양을 했다. 이후 시계공장과 서점에서 일하며 정신적 안정을 찾고 글쓰기에 전념했다. 1904년 『페터 카멘친트』를 발표하며 소설가로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 194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현대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가 되었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25세에 쓴 작품으로 그 어느 작품보다 작가의 경험과 감성이 짙게 묻어 있다. 헤르만 헤세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한스 기벤라트와 헤르만 하일너 두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십 대 시절 겪었던 혼란과 방황을 표현하고 있다. 개성이 무시된 권위적이고 규격화된 제도와 교육으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적인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헤르만 헤세는 모든 면에서 상반된 두 인물 한스 기벤라트와 헤르만 하일너를 통해 자신이 사춘기 시절 겪었던 내면의 갈등과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헤르만 헤세의 십 대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 존중받지 못한 권력에 의해 희생된 어린 영혼들의 이야기 한스 기벤라트는 총명하고 기품 있는 소년으로 가족과 마을 사람들의 큰 기대와 격려를 받으며 신학교에 입학한다. 자신이 좋아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열심히 공부만 하면 평범하고 하찮은 사람들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틀에 갇혀 있었다. 모두의 바람대로 신학교 입학 후에도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지만 끊이지 않는 압박과 동급생의 죽음을 겪으며 한스는 조금씩 무너진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헤르만 하일너와 가까워지면서 점점 변하기 시작하고, 급기야 신경쇠약에 걸려 학교에서 쫓겨나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 이야기는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의 시대에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게끔 만드는 살아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개성과 타고난 재능 따윈 무시된 채 과도한 경쟁과 획일적인 평가에만 매달리는 현실에서 제2, 제3의 한스 기벤라트를 만들어내고 있는 건 아닐지 유효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