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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오마니
오도영
켈파트프레스 2019.04.03.
베스트
감성/가족 에세이 top100 9주
가격
18,000
10 1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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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월-2월
#새해소망 #항구패션
#새해첫날 #원데이클래스
#잡채맛집
#한라봉 #연봉
#신구간

3월-4월
#불장난
#4.3사건
#동백꽃말 ‘그 누구보다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자세히보아야보인다 #고사리너도그렇다
#봄숙제 #모범생

5월-6월
#365연중무휴
#최고의만족과진한감동
#한마음친목회 #위미리삼춘들
#육지여행 #효녀코스프레
#씨위드 #꿀알바

7월-8월
#그해여름 #숲속데이트 # 아빠걱정마 #엄마는잘있어
#일편단심
#왜때문에
#SWAG #스웨그 #패셔니스타
#참깨배틀
#쇼핑중독

9월-10월
#계절이불
#속았네속았어
#양애끈 #밥도둑
#엄마미안
#바통터치

11월-12월
#PMI #플리즈모어인포메이션
#물물교환
#핵인싸
#명품백 #리미티드에디션
#겨울숙제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제주 위미에서 태어났다. 대학나무(귤나무) 덕분에 육지대학에서 제품 디자인을 전공했다. 문구디자인 회사에서 10년동안 일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고향 위미로 귀향해 오마니와 함께 살고 있다. 친구 이나연이가 1인 출판사 ‘켈파트 프레스’를 만들면서 전속 디자이너로 임명 받아 얼떨결에 책 편집디자인을 시작했다. 지금은 오도오도스튜디오 1인 회사를 운영하며 제주 안팎의 온갖 잡다한 디자인을 하고, 글로벌 문화예술잡지 ‘씨위드’에서 활동한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생계형 디자이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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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4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130*210*20mm
ISBN13
9791195550159

책 속으로

오마니는 24시간이 모자랐다.

비 오는 날만 빼고 미깡(귤) 밭에 가서 일을 하고,
치매에 걸렸던 할머니까지…
비 오는 날만 빼고 옥상 빨랫줄엔
할머니의 천 기저귀로 가득했다.

그래서 나는 엄마가 집에 있는 비 오는 날을 좋아했다.

학교도 얼마 못 댕겨서 배운 것도 없고, 글도 잘 모른다며
마흔에 낳은 늦둥이랑 자주 놀아주진 못했지만
아주 가끔 비 오는 날이면, 집안일을 하시다 잠시 짬을 내어
스케치북에 꽃을 그려주셨던 오마니 모습이
어렴풋이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꽃잎 네 개. 기다란 줄기. 네모난 화분.
하나같이 똑같은 꽃 그림이었는데
우연히 더 잘 그리면
“오- 이건 잘 됐다.”하며 웃고
이상하게 삐뚤빼뚤 거리면
“에- 이건 파분이다.”하며 또 웃으셨다.

며칠 동안 미싱 소리가 끊이질 않더니
나 어릴 적 스케치북에 엄마가 그려주셨던 그 꽃들이
여름 이불 네 귀퉁이에 삐뚤빼뚤 피어나있었다. ---「#일러스트레이터」중에서

설날, 추석, 아부지 제사, 할아부지와 할무니 합제사 한 번.
제를 지낼 때마다 300G의 고사리가 필요하다.
그러니까 일 년에 필요한 양은 1200G 두 근이다.

많아 보여도 대가리를 떼어내고(제주도에선 고사리 대가리를
먹지 않기 때문에), 삶고 말리면, 겨우 600G 정도 될까 말까?…
시장에서 파는 가격은 한 근에 7-8만 원 정도니까 20만 원이면
네 번의 제를 지내고도 충분히 먹고 남을 만치 살 수가 있지만,
나는 오마니가 고사리를 사는 걸 본 적이 없다.

옛말에 고사리는 아홉 번 꺾어도 아홉 번 돋아난다고 하는데
고사리를 꺾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내가 꺾었던 곳이라도
며칠 뒤에 가면 그 자리엔 또 새 고사리가 올라와 있다.
어찌된 게 풀 뜯어 먹는 소도 고사리는 아니 먹으니 지천에 깔린
고사리는 부지런한 사람이 임자다. 허리를 최대한 구부려
고사리 키만큼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허리를 펴는 순간,
분명 조금 전에 찜꽁해둔 고사리가 보이지 않는다.
특별한 스킬이랄 건 없지만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오늘은 나도 엄청 많이 꺾어야지!’
두 눈을 부릅뜨고 달려들어도 나는 단 한번도 오마니 보다 더 많이 꺾은 적이 없다. 오마니는 나보다 늘 서너 배는 더 꺾는다.

아무래도 오마니 허리가 꼬부랑해져서
고사리 따기에 더 유리한 신체조건이지 않나 싶다.

---「#자세히보아야보인다 #고사리너도그렇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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