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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리더 큰글자책
젊은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임유진 저
xbooks 2019.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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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마지막 자연수는 없다
어셔가는 몰락하고 노인은 바다에 간다
그것은 재능이 아니다
과연 프로로소이다
우린 이미 카프카였다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건 말이지…
작가는 속삭인다, 바로 “너”라고
어떤 대화의 발명
뭘 해도 다 괜찮다
너를 믿는다는 말
변심에 대한 변명
이제 더 이상 서로에게 신경 같은 거 안 쓰는 거야?
병원에서 걸려온 그 전화는
글을 써보지 그래
끝 다음엔 바로 시작
소녀가 울 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말에 대하여
이런 느낌 처음인데, 이거 병인가?
풍선은 거울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내가 아닌 너를 염려하는 시간들
사랑의 행위
플랜 B는 언제나 플랜 A를 망친다
나와 타인의 삶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읽기는 어려운 겁니다
모든 것이 거기에 있다
글자들은 나를 기다려준다
이제 막 어떤 일이 일어날 거야
나가며
p. s. 젊은 독자에게 전하는 책 고르기, 책 읽기 팁

저자 소개 1

경희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미국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좋은 책들이 언어의 한계를 넘어 한국의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또 많이 읽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번역을 하고 있습니다. 『1000가지 감정: 종잡을 수 없는 감정에 관한 사전』, 『레드 엠마』, 그림책 〈왜 소중할까요?〉 시리즈와 『피아노』, 『더 베어』, 『바위에 가로막힌 오또』를 번역했고, 『디어 리더』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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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5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182*257*20mm
ISBN13
9791186846568

책 속으로

한 소설가는 외롭기 때문에 글을 쓰고, 또한 외롭기 때문에 책을 읽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아무리 속을 터놓는다고 해도 내용과 표현이 같을 수는 없다. 외로움이 종종 허기로 착각되곤 하는 것처럼, 우리가 아무리 다양한 어휘와 표현으로 이야기한다 한들 상대와의 대화에서는 좀처럼 본질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암만 해도 너에게 닿지 않는 느낌, 인간관계에 절망하는 이유다. 이 외로움과 고독감에 책을 읽는다던 작가. 적어도 텍스트로 표현된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언어의 확실성이 보장하는 안심. 그러나 언어는 또한 확실하고 견고한 동시에 너무나도 불확실하다. 위대한 도구인 언어가 있어서 인류는 소통할 수 있지만 그러나 그 도구는 온전치 못하다. 사람들은 왕왕 망치와 나사를 혼동하며 컵과 시계를 착각한다. 내 말은 그게 아니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내 말을 알아들을 장치가 너에겐 없기 일쑤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내 이름은 “덴트, 아서 덴트”라고 할 때 “본드, 제임스 본드”를 참조하지 못하고 “덴트 아서 덴트”라는 이름으로 호명되는 희극은 따라서 코미디인 동시에 비극이다. --- pp.31~32

바로 그래서 우리는 책을 읽는다.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읽는다. 그의 단어, 그의 문장, 그의 표현을 곱씹으며 감탄하고 혹은 내면화하기도 한다. 나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해 주는 사람은 바로 그 사람이므로. 지금 당장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할 수도, 메시지를 보낼 수도 없지만 그는 책 속에서 그냥 그렇게 영원히 나를 이해해 주며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작가의 존재는 우리에게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도 더 강력한 위안이 된다.

이런 경험을 하고 있노라면, 글을 읽고 언어화된 표현에 감탄을 하던 우리는 어느새 ‘나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스로를 누구보다도 깊게 이해하는 일을 나 역시 해보고 싶다. 그러니까, ‘글을 쓰고 싶다’. 나의 마음을 탐구하고, 잘 된다면, 너의 마음도 탐구해 보고 싶고, 그렇게 한 스텝 한 스텝 삐걱거리는 내 마음과 관계들을 다듬어 보고도 싶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은 단순히 미려한 글을 쓰고 싶다, 희대의 문장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과는 다르다. 누군가는 배부른 소리라 할 수 있는 그 욕망은, 사치라기보다는 우리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에 가깝다. 나와 너에게 닿고 싶다, 이야기하고 싶다, 나누고 싶다…! --- pp.62~63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소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은 9 · 11로 아버지를 잃은 아이의 이야기로, 말하자면 9 · 11이 배경인 셈이다. 한 인터뷰에서 기자는 작가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9 · 11이라니. 너무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건 위험하지 않나요?”
“제가 두려운 게 있다면, 위험(민감)하다고 하는 것을 다루지 않게 되는 거예요. 작가가 하는 일은 하루종일 방에서 글을 쓰는 건데, 그렇게 쓴 걸로 아무 변화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제가 하는 일이 도대체 무슨 의미죠?”
조너선 사프란 포어가 모든 작가들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인터뷰를 보고 나서는 어렴풋이 글 쓰는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본 느낌이 들었다. 모든 글이 대단한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도 아니고 모든 작가가 이런 마음으로 글을 쓰는 것도 아니지만, 그러나 나는 상상한다. 방 안에 앉아, 아버지를 잃은 아이의 마음을 생각하며 가슴 아파했을 작가의 어떤 시간을. 9 · 11이라는 무참한 사건과 비통함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개입으로서 글을 쓴 작가의 마음을.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갑작스럽게 잃은 사람들에게 그가 건넬 수 있는 위로의 방식으로 쓰고 지우고 또 쓰고 지우고 하며 말들을 다듬었을 작가의 그 긴 시간을. 자신의 그 노력과 시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문장들은 그냥 글일 뿐일지 모른다며 좌절하기도 했을 작가의 마음을. 그러나 그렇더라도 상심한 사람들에게 무엇이라도 전하고 싶다고 생각했을지 모를 작가의 다짐을. 더불어 코넌 오브라이언의 실패와 좌절과 괴로움의 시간을 조용히 생각하다가 그에게 우스꽝스러운 자전거를, 다른 말로 하자면 웃음을 선물해 준 로빈 윌리엄스의 마음을. 상대를 오래도록 헤아리는 마음을.

--- pp.95~96

출판사 리뷰

이것은 책에 대한 책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들

출판계의 화두는 다소 천천히 바뀐다. 종이책의 위기의식에서 시작된 다른 미디어로의 확장은 이내 “역시 종이책의 물성이 최고지”로 돌아왔고, 책의 발견성과 큐레이션을 입모아 이야기하다가 또다시 종이책의 물성으로 돌아오는 듯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책표지’로 돌아왔다고나 할까. 리커버 특별판, 한정판… 등이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손에 만져지는 책만의 특성을 이야기할 때 우리가 또 빼놓지 않는 것은 ‘정성’과 ‘노고’ 같은 부분. 이럴 때 우리가 그리는 편집자의 모습은 책 속에, 원고 속에 끝도 없이 파고들어가는 사람이다. 이런 편집자의 모습은 낭만적이긴 하나 정작 “우리는 책을 왜 읽는가”에 대한 고민을 잊게 만든다. 편집자가 정성을 들여 만든 좋은 책이니까, 출판사가 심혈을 기울인 책이니까, 종이책은 자고로 우리의 마음의 양식이니까 읽어야 한다는 공식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우리가 정작 찾고, 읽는 책들은 그런 책들이 아님을. 책은 좋은 거니까 읽으라는 말은 이제 독자의 귓등을 스치지도 못한다. 하나마나한 말이다.

하지만 출판계의 걱정과는 달리 책에 대한 관심과 내가 그 책의 저자가 되고 싶다는 사람들의 욕구는 전에 없이 높아졌다.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가 기술과 만나 누구라도 저자가 될 수 있는 출판 민주화의 기반이 마련된 것. 어떤 의미에서 출판은 지금이 바로 전성시대다.

독립출판, 독립잡지가 점점 많아지고, 후원을 받아 자신이 만들고 싶었던 책을 만든다. 절판된 책은 SNS로 사람을 모아 출판사에 인쇄를 요청하고, 내가 보고 싶은 책을 아무도 출간을 해주지 않아서 자기가 회사를 차리고 번역까지 한다. 책에 대한 문턱은 낮아졌고, 사람들은 이제 책의 문을, 출간의 문을 한없이 가볍게 뛰어넘는다. 현재의 책, 미래의 책은 이런 것이다. 책 뒤에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정성을 소구하기보다는 ‘여러분, 우리 함께 이 언어의 세계를 누벼봅시다’ 하는. 언어를 쓰는 인간이기에 가능한 특별한 세상을 만나 보자는 독려. 『디어 리더』는 그렇게 언어의 세계, 책의 세계로 들어왔을 때 보이는 또 다른 지평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10년 넘게 책을 편집하고, 3년 넘게 글쓰기 강의를 만들어 온 한 편집자의 기록. 말하기보다 글쓰기가 편해서 글을 쓰게 되었다는 이 11년차 편집자는 과연 책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편집자와 책, 그리고 인간의 삶

“오로지 인간의 삶만이 소설의 주제가 될 수 있다.”
유도라 웰티는 말했다. 소설의 주제까지는 아니어도 모든 것은 인간의 삶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모든 것은 삶에 관한 것이 아니면 안 된다.
인간의 삶이라니, 당연한 말인 것만 같고 섹시하지도 않다. 다 아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나마나한 말인 것도 같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행위는 과연 우리의 삶과 얼마나 가깝게 붙어 있을까? 친구를 만나는 일, 밥을 먹는 일, 돈을 버는 일, 영화를 보고 책을 읽는 일, 이런 것들은 정말 ‘당연히’ 우리 ‘삶’과 관계된 일일까?
-「들어가며」 중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이 인간의 삶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니. 당연한 말 아닌가. 친구들과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영화를 보고, 산책을 하고, 출근을 하는 일. 우리의 일상을 채우는 이 일들이 우리 삶과 과연 관련이 있는가를 묻는 저자.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어떻게 우리 삶의 영역을 회복할 수 있을까를 묻는 저자. “살아가면서 잘 던지지 않는 질문들, ‘아니 뭘 그런 걸 새삼스럽게?’라고 여기는 바로 그 이야기들, 이미 사는 것도 고단한데 복잡하게 그런 고민까지 하고 살아야 하느냐 볼멘소리가 터져나올 바로 그 이야기들”을 하고 싶다는 저자. 그에게 그런 질문과 고민이 가능하게 한 건 다름 아닌 책이었다. 겨우 말들일 뿐이지만, 언어 사용자로서 그 말들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기도 한다. 소설책을 읽다가 어떤 캐릭터를 이해하게 되고 문득 자신의 친구까지 이해하게 된 경험. 세상이 갑자기 다르게 보이는 경험. 그런 독서의 경험은 사람을 끝내 바꾸어 놓는다. 그렇게 자신이 바뀌었으므로 다른 사람들 또한 바뀌지 않겠느냐 하는 마음으로 출판사에서 책을 만들게 된 저자는 결국 그 같은 마음으로 책까지 쓰게 되었다. 하루의 소소함들이 만들어갈 우리의 인생, 조그만 습관과 마음들이 조각해갈 우리 자신이 조금은 아름다워지도록.

“나를 바꾸었으니 남도 바꾸겠지, 하는 생각이 있었다. 실제로 화분 기르기를 성공한 적은 없지만, 좋은 책을 읽으면서 나의 정신을 확장하는 일은 마치 나라는 꽃에 물을 주고 예쁘게 길러내는 일과도 같았다. 나는 책을 통해서 모르는 것을 알게 되고 두려움을 극복하기도 했고 친구를 이해하게 되기도 했다. 스스로를 좀 더 이해하게 되었고, 죽음을 바라볼 수도 있게 되었다. 독자로서의 나의 삶은 곧 나를 돌보는 과정이었다.” (본문 10쪽)

우리는 언제까지고 우리 삶의 학생이고 독자다

우리는 종종 사람을 책에 비유하곤 한다. 읽기 어려운 외국어로 쓰여진 책 같은 사람, 단순하기 이를 데 없어서 4컷 만화책 같은 사람, 늘 펼쳐져 있는 책 같은 사람…. 책을 읽듯 사람을 읽는다면 우리는 일상에서 늘 독자가 된다.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를 통해 나를 이해하기 위해 미세한 공기와 뉘앙스를 읽는다. 우리가 책을 통해 배운 행간읽기와 추측, 분위기묘사 등을 우리의 생활로 가져온다. 그럴 때 우리 삶은 깨달음과 배움으로 차오른다.

“좋게 달라지는 거라고 확신할 순 없지만 여하튼 나는 달라졌고, 달라지고 있고, 그것은 ‘의식’하고 배움으로써 가능했다. 그리고 그 배움은, 공부는 학교 안이나 교과서 속에 있기보다는 그 밖에 있었다. 친구와 수다를 떨고, 좋은 영화나 책을 보고, 일을 하고, 쇼핑을 하고, 산책을 하는 속에서 우리는 배운다. 배움이 일어났다는 사실조차 모르지만 우리는 배우고 있다. 참는 법, 이해하는 법, 공감하는 법, 감동하는 법, 표현하는 법, 대화하는 법 등을 하나하나 서툴게 익혀가고 있는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삶에서 언제까지고 학생이다.”(본문 23쪽)

자신의 삶, 자신에게 가능한 세계를 스스로가 직조하고 확장시켜 나가는 일, 우리가 우리 삶의 학생인 한 이것은 가능하다. 우리 삶의 학생이자 영원한 독자로서 우리는 언제까지고 자기 삶의 커리큘럼을 새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세계’라니, ‘확장’이라니… 다소 허무맹랑하게도 들린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의 일과 삶과 관계를 어떻게 완전히 다른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앞서 유도라 웰티의 말을 빌려와 말한 것처럼, 모든 것이 인간의 삶에 대한 것이어야 하고, 저자는 당신의 삶, 그러니까 당신의 하루를 함께 고민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디어 리더』는 어느 이타주의자 편집자가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된다. 그 편지는 받고자 하면 받을 수 있다. 책뿐 아니라 세상을 읽기를 원하는 독자라면. 더불어 자신까지도 읽고 또 이해하고 싶은 독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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