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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찰살인
정조대왕 암살사건 비망록
박영규
교유서가 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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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장
옥류동 지작인 부부 살인사건
한밤에 만난 임금
비밀편지, 밀찰

2장
묘책
이상한 왕래
필살검법
수은 중독
신의
그믐밤의 그림자
자객이 주선한 만남

3장
연훈방
대립 환자
동덕단
호접몽
하늘에 맡기다

4장
독 오른 은홍
한여름에 닥친 한파
영춘헌의 마지막 숨결
고금도 장씨 여자에 대한 기록

저자 소개 1

인문학 작가이자, 소설가이며 교육자다. 1996년에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밀리언셀러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출간한 이후 20년 동안 《한권으로 읽는 고려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고구려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백제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신라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일제강점실록》, 《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 등 한권으로 읽는 한국 통사 시리즈를 완성하여 역사서의 대중화 바람을 일으켰다.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따라 일본에서는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과 《한 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 중국에서는 《한권으로 조선왕조실록》, 태국과
인문학 작가이자, 소설가이며 교육자다.
1996년에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밀리언셀러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출간한 이후 20년 동안 《한권으로 읽는 고려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고구려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백제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신라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일제강점실록》, 《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 등 한권으로 읽는 한국 통사 시리즈를 완성하여 역사서의 대중화 바람을 일으켰다.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따라 일본에서는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과 《한 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 중국에서는 《한권으로 조선왕조실록》, 태국과 대만에서는 《에로틱 조선》, 베트남에서는 《한 권으로 읽는 일제강점실록》, 인도네시아에서는 소설 《건청궁일기》가 번역 출간되었다.
최근에는 세계적 시각에서 새롭게 인문학을 정리하고 있는데, 《세계사 신박한 정리》, 《그리스로마신화 신박한 정리》, 《동서양 철학 신박한 정리》, 《한국사 신박한 정리》, 《세상의 모든 신화 신박한 정리》 등의 ‘신박한 정리’ 시리즈를 내놓고 있으며, 이 외에 150여 권의 어린이 책을 출간하였다. 또한 세종대왕의 뛰어난 리더십을 다룬 《국가경영은 세종처럼》을 통나무에서 펴냈다.
1999년에 참사람 배움집 ‘이산서당’을 설립하여 운영하였으며, 2006년에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다산학교’를 세워 현재까지 교장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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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4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42g | 140*210*20mm
ISBN13
9788954656054

책 속으로

“하지만 정약용은 채제공과는 견해가 조금 달랐다. 그는 남인은 주상의 보검이 아니라 주머니 속 단검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비록 주상은 남인을 키워 노론과 소론을 견제하는 도구로 사용하기는 했으나 결코 보검이 될 정도로 갈고닦지는 않았다. 그저 주머니 속에 넣고 언제든지 꺼내서 노론과 소론을 위협하는 존재로 한정했던 것이다. 정약용은 한 번도 그런 내면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비록 마음속으로 품고 있었다 해도 그것은 근본적으로 주상에 대한 의심이었고 막상 쓰임이 다해 버려졌다는 생각에 이르자 그 의심은 다시 마음 한구석에서 배신감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는 그 의심에 뿌리를 둔 배신감을 불충이라는 말로 대신했던 것이다.” --- p.40

그렇다고 왜 그런 행동을 하느냐고 묻고 따질 대상도 아니었다. 주상은 지나치게 치밀하고 지나치게 은밀했다. 어떤 때는 무섭게 호통을 치며 저 지방의 볼품없는 자리로 내쳤다가 느닷없이 소환하여 요직에 앉히고 은밀히 밀지를 내려 마음을 챙기고 어루만지기를 반복했다. --- p.60

“나라에 충성을 다하는 것은 신하 된 도리이지만, 군왕이 곧 나라인 것은 아니다.” --- p.61

그리고 이 서찰은 태워 없애라. 과인이 이판에게 서찰을 보낸 사실뿐 아니라 서찰의 내용도 모두 비밀로 해야 할 것이다. 혹 말이 샌다면 모두 이판의 입에서 새어나간 줄 알 것이다. 벌써 바람이 차다. 노구에 건강 유의하기 바란다. --- p.67

“그 새파란 나이에 그런 모략을 꾸몄다면 지금은 어떻겠는가? 지금 금상의 나이 마흔을 훌쩍 넘겼네. 지금쯤이면 가슴속에 꼬리 아홉 달린 여우를 100마리는 키우고 있을 걸세. 여느 왕 같으면 백 살을 먹어도 결코 주상의 음흉함을 따라잡을 수 없을 걸세.” --- p.77

배신이란 늘 가장 믿었던 자로부터 시작되기에 왕은 결코 그 어느 누구도 완전히 믿어서는 안 되었다. 배신이란 곧 믿음 위에 피는 악의 꽃이었다. 그 꽃이 피는 순간 신하는 없고 원망 어린 죽음만 남을 뿐이었다. 그러므로 왕이 되는 순간 친구, 스승, 형제, 가족도 존재할 수 없었다. 왕이 잠시 한눈을 파는 순간 가장 먼저 배신의 칼을 휘두를 자들이 바로 그들이었기 때문이다. --- p.91

업적을 쌓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지만 무너뜨리는 일은 하루아침에도 가능한 법이었다. --- p.162

“중국 황실에서는 황제가 병을 앓으면 그와 유사한 병증을 앓는 사람을 데려다 먼저 처방전에 적힌 대로 약을 먹여보지. 그러고 나서 효험을 보이면 그제야 황제에게 약을 쓰는데, 이때 황제를 대신해 약을 먹는 사람을 대립 환자라고 한다네. 하지만 황제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없으면 멀쩡한 사람에게 이런저런 독을 먹여 황제의 병증과 유사한 증세를 가진 환자를 만든다네.” --- p.186

“전하는 앞에서는 선한 얼굴로 신하를 교화하시고 뒤에서는 음흉한 얼굴로 살인을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것이 폭군이 아니고 무엇이옵니까? 전하는 앞에서는 모든 신하의 어버이인 것처럼 온갖 자애로움을 보이시고, 뒤에서는 모든 신하를 허수아비로 삼아 스스로 아무것도 못하게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것이 폭군이 아니면 무엇이옵니까? 연산군이 드러난 폭군이라면 전하는 숨어 있는 폭군이시니, 연산군보다 더 질 나쁜 폭군이 아니고 무엇이옵니까?” --- p.212

왕위에 오르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이 서고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의 독서실이자 서고인 개유와(皆有窩), 이산 자신이 직접 붙인 이름으로 굳이 해석하면 ‘모든 것이 있는 집’이었다. 그에게 책이란 모든 것을 얻을 수 있고, 모든 것을 숨길 수 있으며, 모든 것이 숨어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이름에 굳이 숨어 있을 수 있는 집을 의미하는 ‘와(窩)’를 붙였다. --- p.262

본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볼 수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뜻이니,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 무엇으로 살든 살아 있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지.

--- p.273

출판사 리뷰

자살로 위장한 타살의 배후는…

우포청 포도부장 오유진은 거지들이 모두 얼어죽을 만큼 추운 경신년(정조24) 정초, 산속에서 목을 맨 시체 두 구가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는다. 시체는 지작장이 부부로, 광목에 졸린 목은 살아 있는 상태에서 목을 매었을 때 나타나는 붉은 시반을 보였고, 그외에 저항한 흔적이나 가격을 당한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어 자살로 보였다. 하지만 시신을 옮겨 시간을 두고 좀더 들여다보고는 목을 매는 데 사용한 광목의 두께와 목에 나타난 시반의 두께가 다르게 나왔고, 광목을 묶은 나뭇가지에 껍질이 벗겨지거나 흔들린 자국이 전혀 없었다. 자살의 증거는 많지만, 타살의 반증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 오유진은 예전 군관으로 근무할 때 인연이 된, 의학과 검시에 조예가 깊은 당대 최고의 천재로 소문난 정약용에게 도움을 청한다. 정약용은 목탄가루를 꺼내 물과 섞은 다음 시신의 목에 바른 후 시반의 색깔을 보고는 범인은 일반인이 아닌 검시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자가 교묘하게 액사로 조작한 타살이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4년 전에 생겼다는 산속 지작소 부근에는 인가도 없고, 인근 지작장이들과의 교류도 없었다. 한지를 만드는 관청에서 근무하는 장인에게 죽은 지작장이의 종이를 보여주는데, 그는 40년간 한지를 제작했지만 평생 처음 보는 종이라며 특이한 재질과 제작방식에 감탄한다.…

“승냥이들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호랑이뿐이었다. 그것도 굶주린 호랑이여야 했다. 홍국영과 김종수, 채제공이 모두 그런 호랑이였다. 하지만 호랑이도 배가 부르면 다시 승냥이떼가 되었다. 그 승냥이들을 흩어놓기 위해서는 다시 또 한 마리의 굶주린 호랑이가 필요했다. 그래서 시파가 승냥이떼가 되었을 때 이산은 굶주린 심환지를 불러들여 호랑이로 키웠다.”

왕도정치를 꿈꾼 정조, 폐족에 처한 정약용과 심환지의 처세

이 작품의 묘미는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 정공법으로 승부를 걸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이들의 심리묘사에 있다. 이들은 자신이든 자신이 몸담고 있던 조직이든 권력에 의해 상처를 입은 적이 있다. 무엇보다 왕권을 강화하고 조정의 기관을 무력화시키며 붕당의 주인이고자 했던 정조의 심리 묘사와, 위태로운 남인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주상의 치료책을 찾아야 하는 정약용의 사투, 그리고 폐족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정조와 밀찰을 주고받는 벽파의 영수 심환지의 심리 묘사나 노회한 처세술이 무엇보다 재밌는 읽을거리다. 사료에 대한 세밀한 고증과 치밀하고 꼼꼼한 플롯으로 당대의 상황을 복원하여 몰입감을 높여주고, 왕도정치로 조선의 부흥을 꾀한 정조의 병과 연이은 살인사건을 놓고 당대 최고 인재들 간의 목숨을 건 두뇌게임이 이 소설의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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