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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시대를 위한 성찰과 기도 _함세웅
프롤로그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 _박동천 제1장 외면당한 진실, 진영의 배반 ‘곽노현 버리기’에 관한 기록 _신동진 ‘진보’의 진정한 가치를 묻는다 _엄기호 ‘착한 사마리아인’을 처벌하려는 부도덕 _박동천 ‘진중권의 곽노현 비판’에 묻는다 _한상희 나는 곽노현과 함께 돌을 맞겠다 _박재동 제2장 사건의 재구성 ‘곽노현 사건’ 수사.재판 일지 ‘부러진 화살’ 검찰기소장 _신동진 이 사건은 ‘강경선 사건’이다 _남경국 ‘심리는 무죄, 판결은 유죄’ 이율배반의 법정 _손성조 선입견 깨트린 공판중심주의 _김남주 3인의 바보들 _조남규 “피고인과 자리를 바꿔 앉아야 할 검찰” _강기석 제3장 수구세력의 표적 공세, 곽노현 죽이기 질질 흘리는 검찰, 소설 쓰는 언론 _김칠준 MB정권, 정치검찰의 전성시대 _이재화 교육 모리배들의 집단 린치 _아이엠피터 이주호, 곽노현 죽이거나 따라하거나 _권재원 MB정권의 ‘진보교육감 사냥’ 잔혹사 _주요한 제4장 남겨진 문제들, 무엇을 할 것인가 진실을 질식시키는 ‘나쁜 언론’의 메커니즘 _강기석 시민주권 위협하는 정치의 사법화 _최재천 진영논리 너머 ‘인애’의 공동체의식 _한면희 교과부의 낡은 의식과 관행을 해체하라 _김승환 제5장 곽노현을 말한다 곽노현과 강경선, 오랜 지기이자 고결한 동지 _천정배 내게도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_이수호 상식에 맞지 않는 진실도 있다 _조희연 에필로그 곽노현의 질문 “우리는 어떤 사회를 갈망하는가” _김민웅 편집후기 |
Choi, Jae-Cheon,崔載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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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무대는 인간이 도덕적 딜레마에 처할 때 그 문제를 해결하거나 조정하는 ‘제도’다. (……) 진보가 진보이기 위해서는 프레임을 도덕의 문제에서 제도의 문제로 가져가서 보다 더 공세적인 입장을 취해야 함에도 여전히 '도덕' 타령을 하며 한 사람의 정의의 가능성을 지키는 데도, 제도적 전망을 내는 것에도 지나치게 무력하다. 오히려 진보야말로 이것이 도덕의 문제가 아닌 제도의 문제라고 공세적으로 치고나가면서 주도권을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진보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부딪치는 인간이 도덕적 딜레마에 처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냄으로서 도덕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지 어느 도덕이 우위의 도덕인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현행 선거법에서는 좌파든 우파든 언제나 단일화라는 과정에서 그런 딜레마를 통과의례처럼 겪지 않을 수 없다. 곽노현이 처한 도덕적 딜레마는 그 개인의 딜레마가 아니라 현행 선거제도에서는 출마하는 모두가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있을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함에도 좌파건 우파건 모두 다 마치 이게 자신들의 문제가 아닌 것처럼, 개인 도덕의 문제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 --- p.57
양재원은 이보훈과 동서지간으로 박명기 후보의 회계책임자다. 그동안 얼핏 듣기로는 이 두 동서가 술자리에서 합의를 했다는 건데, 이게 무슨 효력이 있는 합의가 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후 신문에 나기를 그 자리에 최갑수 교수도 있었다고 하니, 점점 ‘합의가 있긴 있었구나, 우리 쪽도 자꾸 말을 바꾸면 안 되는데, 점점 불리해지네’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진실이 또 한 편의 코미디다. 웃을 수만은 없는 코미디. 결론부터 말하면 양재원은 박명기의 회계책임자인데, 마음은 곽노현 편이었다. 개인적으로 곽노현을 지지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곽노현으로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양재원이야말로 단일화의 숨은 주역이었던 것. 그런데 욕만 졸라 먹었다는 것. 그래서 억울해 죽겠다는 것이다. 후보 단일화의 시점은 2010년 5월 19일이다. 전날인 5월 18일에 단일화 합의를 보기로 했는데, 이 자리에서 돈 문제가 나와 결국 결렬된 상태. 합의가 안 되는 이유는 곽노현은 돈을 매개로 한 합의는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이 너무 분명하고, 박명기는 돈을 준다는 약속이 없으면 후보 사퇴를 할 수 없다는 것. 이 양립 불가능한 두 후보의 요구 사이에서 양재원이 움직인 것이다. --- p.140 어려운 처지에 빠졌을 때 우리는 무엇을 기대하게 되는가? 나의 절박한 상황을 외면하는 사회를 바라는가, 아니면 누군가 나서서 도움을 주는 사회인가? 자신이 불리해질 수도 있는데 도와주는 사람을 우리는 어떻게 대하는가? 결국 곽노현 사건은 우리가 어떤 사회를 갈망하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할 때 그 결론이 나온다. 그건 단지 곽노현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우리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문제다. 자신의 삶을 버리려고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곽노현을 결코 버릴 수 없다. 진정으로 좋은 사회는 법이 윤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가 법을 이끄는 사회다. 우리는 지금 어떤 사회에 살고자 하는가? 답은 바로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오해의 가능성이 있다는 정황을 내세워 윤리적 선을 행할 수 있는 권리가 법으로 부정되는 사회는 선과 결별하는 습관을 기르게 된다. 그런 곳에서는 누군가 곤경에 처해도 상황에 따라 혹여 오해를 살 두려움으로 그를 구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바로 이 “그”가 다름 아닌 당신이라면? --- p.2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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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의 질문이자 ‘곽노현 사건’이 던진 화두 - “진보의 가치는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사회를 갈망하는가?”
2011년 8월 26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무리수 끝에 시장직 사퇴를 발표하던 그날 검찰은 “서울시 교육감 선거 후보단일화 대가로 1억 4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박명기 교수 형제를 체포하고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SBS는 저녁 8시 뉴스에서 검찰이 흘린 정보를 받아 ‘특종’을 쳤다. 28일, 곽노현 교육감이 기자회견을 청하여 “선의로 2억 원을 지원했다”고 발표했다. 29일, 검찰은 그 2억 원을 전달한 강경선 교수를 체포하고 자택 및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박명기 교수를 구속했다. 이후 관련자들과 주변인들이 줄줄이 소환조사를 받는 등 검찰수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가운데 수구언론을 비롯한 수구세력은 ‘여론재판’을 통해 곽노현을 파렴치범으로 몰아갔다. 여기까지는 수구세력의 진보 인사 ‘죽이기’의 정해진 패턴이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런데 문제는, 28일 곽 교육감이 기자회견을 통해 결백을 밝힌 이후 봇물을 이룬 이른바 진보진영의 ‘곽노현 버리기’다. 일부 진보 지식인과 정치인들이 비판의 화살을 날리는 가운데 한겨레와 경향을 비롯한 진보언론과 시민사회단체는 곽노현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검찰의 일방적인 발표 외에는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기도 전이었다. 그들은 대개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해타산에 골몰하느라 ‘곽노현의 진실’에는 귀를 닫고 오히려 ‘구차한 변명’이라며 한칼에 베어버렸다. 수구언론은 이를 받아 ‘곽노현 사퇴’가 진보개혁진영 전체의 여론인 양 호도하며 신바람을 냈다. 인권활동가 엄기호는 이런 진영의 행태를 두고 “이른바 진보진영의 관심은 인권이나 정의와 같은 ‘가치’가 아니라 ‘권력’이다. 도덕적 정당성이니 정의니, ‘사람에 대한 인연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며 자못 비장하게 내뱉는 말 모두 우리가 이 체제에서 나눠가지고 있는 알량한 권력을 지키거나 아니면 미래에 얻을지도 모른다고 기대되는 권력을 얻기 위함이다. 오로지 진보진영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절대가치’이지 결코 ‘정의의 가능성’이 인간 존엄성의 핵심을 이룬다는 인권적 시각에 대해서는 눈곱만한 관심도 없다”고 일갈하며 ‘진보’의 진정한 가치를 물었다. 이런 인식과 각성에서 기획된 이 책은, 먼저 ‘진실을 외면한 진영의 배반’을 성찰함으로써 ‘진보’의 행로를 모색한다. 그리고 ‘사건의 재구성’을 통해 “심리는 무죄 판결은 유죄”라는 이율배반의 법정을 고발하는 한편 왜곡된 ‘진실’을 제자리로 돌려놓고자 한다. 끝으로 남겨진 문제들을 짚어보고 미래를 전망한다. 수구세력의 표적공세 프레임 비판과 ‘곽노현 알기’는 보너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