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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 후기 작품해설 나쓰메 소세키 셜록 홈즈 부록 크레이그 선생(나쓰메 소세키) |
Souji Shimada,しまだ そうじ,島田 蔣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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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책의 편집자입니다.
201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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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트손이라고 불린 의사는 나에게 잔을 내주며 눈을 반짝거렸다. 그러더니,
“와, 대단한걸, 홈즈. 이름 말고도 그런 것까지 안단 말인가” 하고 물었다. “관찰이야, 왓슨. 내가 늘 말하잖아? 내 탐정술에는 확고한 기본이 있어. 첫째도 관찰, 둘째도 관찰이지. 노련한 자의 눈이라면 이 사람이 쓰고 있는 모자챙 안쪽에 크레이그라는 이름 이 금실로 수놓아져 있는 걸 놓칠 수가 없지. 그리고…….” 나는 그제야 급히 모자를 벗고, 어제 당황한 바람에 크레이그 선생의 모자를 잘못 쓰고 나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탐정은 말을 이었다. “그리고 볕에 탄 이 사람의 피부색도 놓치면 안 되지. 이 한겨울의 런던 시내를 볕에 그을린 피부색으로 돌아다닌다면 그건 외국 여행에서 돌아온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게 무방해. 그 렇다면 그 여행지는 과연 어딜까. 병석에서 갓 일어난 사람이 좋아할 만한, 배를 타고 가는 여행지가 어딜까 생각해보면 물론 동양이지. 그리고 수마트라로 여행을 갔던 사람들은 대부분 고무나무를 가지고 돌아오는 법이거든.” “훌륭해!” 와트손 씨가 그 말도 안 되는 엉터리 소리에 진심으로 감탄한 듯 외쳤다. “흠, 하지만 셜록, 이 사람한테서 끌어낼 수 있는 사실은 아직 더 있어.” 아까부터 옆에서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 있던 거구의 뚱보 남자가 끼어들었다. 이 남자의 풍채는 안색이 안 좋은 사이고 다카모리 라고 상상하면 거의 틀림없겠다. “어디 솜씨 구경 좀 해볼까요, 형님.” 머리가 의심스러운 탐정이 말했다. “전직 골동품 수집가, 영국 서부 탄광에 제 한 몸을 바쳤던 남자.” 사이고는 기가 막힐 정도로 대단한 허풍을 떨었다. “축농증에 각기병.” 홈즈 씨는 나른한 말투로 이야기했다. “한때 중국 곡마단에서 활동했으며 불타는 링의 명수.” 뚱보도 그에 질세라 받아쳤다. “첫 번째 결혼에는 실패하고, 두 번째는 마누라에게 단단히 쥐여살고 있지.” “자식은 넷, 아니, 더 많을지도 모르겠는데. 어쨌든 열여덟 명 이내야.” “술고래에 아편 중독의 희생자.” 웃으며 탐정은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바다의 매력에 사로잡혀 있지.” “그래 셜록, 똑똑한걸. 이 사람은 타고난 선원이야. 일곱 개의 바다야말로 그의 잠자리지!” “저기, 와트손 씨.” 나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슬쩍 엉덩이를 들고 말했다. “아무래도 제가 여러분의 즐거운 시간을 방해한 것 같습니다. 이제 그만 물러가…….” 내가 입을 열자 탐정은 뚱보와 벌이던 허튼소리 대결을 중단하고 내 말을 가로막았다. ---pp.36~37 문 앞에는 척 봐도 동양에서 온 손님이라는 걸 알 수 있는 무척 왜소한 인물이 서 있었다. 키는 홈즈의 어깨까지도 오지 않았다. 홈즈는 그의 머리 너머로 계단을 살펴보더니, “어, 이상하네. 왓슨, 분명히 노크소리가 들렸는데 아무도 없어.” 하고 말한 다음 아래를 보더니, “오오, 이거 실례했습니다. 체구가 워낙 작으셔서 미처 못 봤습니다.” 하고 말했다. 홈즈의 유머는 평범치가 않아서 때로는 남에게 상처를 줄 때가 있다. 이때도 동양인 신사의 마음이 살짝 상했다는 게 내 눈에는 똑똑히 보였다. … 동양인은 소파에 앉자 K. 나쓰미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일본에서 온 유학생이라며 명함을 내밀었다.---p.47 “내가 뭔가 그 친구의 심기를 건드리는 소리를 했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겠지, 왓슨.” “그런 소리를 들으면 온 영국의 누구라도 돌아가고 싶어질걸. 딱 한 사람만 빼고 말이야.” “그게 누구지?” “나.” “하하하! 일반적인 인물이라면 그렇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로군, 왓슨? 그 사람이야 ‘레스트레이드, 홈즈의 협조로 프라이어리 로드 미라 사건 해결’이라고 박힌 타임스 기사 제목만 보면 바로 싱글벙글 하니까.” 홈즈는 외투를 걸치며 말을 이었다. ---p.1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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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는 1900년, 문부성 장학금을 받아 2년간 영국 유학을 떠난다. 소세키는 런던에 체류하면서 베이커 스트리트에 있는 크레이그 선생 댁을 오가며 영문학을 공부했다. 그런 나쓰메 소세키에게 매일 밤 망령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하숙집을 옮겨도 자꾸만 따라오는 망령의 목소리 때문에 고민하던 소세키에게 크레이그 선생은 베이커 스트리트의 유명한 이웃 ‘셜록 홈즈’를 추천해 준다. 마침내 소세키는 망령에 대한 상담을 위해 베이커 스트리트 221B를 방문한다. 그런 소세키가 조우한 홈즈의 모습은 과히 그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한편, 홈즈에게 찾아온 의뢰인 메리 링키. 그녀는 어린 시절 헤어졌던 남동생 킹즐리와 20여 년 만에 재회한다. 하지만 행복했던 것도 잠시, 킹즐리가 중국의 저주를 받았다며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홈즈에게 찾아온 것이다. 킹즐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완벽한 밀실 속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이에 셜록 홈즈와 왓슨, 그리고 나쓰메 소세키는 밀실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사건에 뛰어들게 되는데……. 20세기 초, 런던을 떠들썩하게 만든 ‘프라이어리 로드 사건’의 진상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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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셜록 홈즈〉, 드라마 〈셜록〉 만큼 매력적인 홈즈!
- ‘스마트 하는’ 시대 여전히 가장 ‘스마트한’ 탐정, 돌아오다 20세기 초, 런던 베이커 스트리트 221B에서 활약한 명탐정 셜록 홈즈는 21세기에도 끊임없이 재창조되며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있다. 영화 〈셜록 홈즈〉 속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홈즈, 드라마 〈셜록〉 속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홈즈 등이다. 문학에서는 패스티시(Pastiche, 특정한 작품으로부터 내용이나 양식을 빌려온 작품)를 통해 끊임없이 변주되어 왔다. 이 매력적인 캐릭터는 오마주 형태로도 자주 등장한다. 미국 드라마 〈하우스〉의 닥터 하우스가 대표적이다. 시마다 소지의 ‘미타라이 기요시’ 또한 자연스럽게 홈즈를 연상시킨다. 이 홈즈가 독특한 매력으로 다시 찾아왔다. 셜록 홈즈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을 일컬어 ‘셜로키언(Sherlockian)’ 혹은 ‘홈지언(Holmesian)’이라 부른다. 이들은 코난 도일이 집필한 60개의 이야기를 치열하게 연구하며, 도일이 미처 말해주지 않았거나 말하지 못한 일들에 대해 끊임없이 보강해간다. 시마다 소지 역시 ‘첫 구절만 들어도 정전(Cannon, 코난 도일이 집필한 60편의 홈즈)의 어떤 이야기인지 알수 있다’고 할만큼 유명한 셜로키언이기도 하다. 영화나 드라마 속 셜록 홈즈가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에 가까웠다면, 셜로키언이 즐기는 패스티시 작품 속 셜록 홈즈는 도일이 창조한 셜록 홈즈의 원형을 되살리는데 주력한다. 시마다 소지 역시 원전의 시대상과 캐릭터를 충실하게 반영하였으나 개성을 잃지 않는 셜록 홈즈를 그려냈다. 21세기에 되살아난 홈즈가 아니라 20세기 초 런던의 시대상과 고유의 캐릭터가 그대로 살아있는 홈즈를 만나볼 수 있다. 왓슨의 홈즈 VS 소세키의 홈즈 - 나쓰메 소세키, 홈즈에게 사건을 의뢰하다? 시마다 소지는 《점성술 살인사건》《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등을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의 거장이다. 국내에 출간된 그의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 명탐정 ‘미타라이 기요시’와 ‘이시오카’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들이 누군가와 닮았다는 사실을 곧 짐작할 수 있다. 바로 홈즈와 왓슨 콤비다. 그가 내놓은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은 수많은 홈즈 외전 중에서도 좀 더 독특한 ‘셜록 홈즈의 귀환’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유명한 나쓰메 소세키가 홈즈와 동시대를 공유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그가 홈즈와 같은 공간을 공유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1900년부터 약 2년간 런던에 유학한 소세키는 ‘베이커 스트리트’에 살고 있는 크레이그 선생에게 개인교습을 받으러 다녔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소세키가 같은 거리의 너무도 유명한 탐정 셜록 홈즈와 만나지 못했으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시마다 소지는 단호하게 말한다. 홈즈와 소세키의 만남이라는 매력적인 장치를 그는 충분히 활용한다. 미스터리 대가인 그답게 단순히 설정에만 안주하지 않고, 밀실에서 발견된 시체의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홈즈와 왓슨, 소세키의 독특한 캐릭터를 더욱 생생하게 되살린 것이다. 소지는 “런던에 사는 M. 파이슨의 저택 헛간에서 왓슨의 것으로 짐작되는 미발표 원고가 발견된 일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는 머리말로 시작한다. 왓슨의 미발표 원고를 “역시 발표되지 않은 채 도쿄 국회도서관에 잠들어 있던 나쓰메 소세키의 「런던 비망록」과 엮어 대중에 당당히 발표하는 영광”을 얻었다는 것이다. 소설은 소세키의 관점과 왓슨의 관점이 교차하며 진행된다. 왓슨의 사건 기록은 당연히 코난 도일의 홈즈와 다르지 않다. 왓슨의 기록에서는 정전을 즐길 수 있고, 소세키의 기록을 통해서는 20세기 초 런던의 모습과 낯선 땅에서 각종 사건에 휘말린 키 작은 동양인의 시선을 충실히 들여다볼 수 있다. 소세키의 눈을 통해 너무나 유명한 베이커 스트리트 221B 콤비의 실생활을 들여다보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시마다 소지와 나쓰메 소세키를 함께 즐기다 - 나쓰메 소세키의 〈크레이그 선생〉 수록 홈즈는 수많은 팬을 가진 만큼, 패스티시의 주인공으로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 중 하나다. 하지만 알려진 몇몇 작품 외에 그저 설정에만 기대어 있는 홈즈 패스티시 또한 많은 것이 사실이다.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은 시마다 소지가 왜 시마다 소지인지 알려준다. “영국문학사와 서구역사에 흥미가 있는 분들에게 … 오랫동안 귀중한 자료로 후세에 남으리라 예상” 한다는 소지의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다. 소설 곳곳에 살아 있는 소세키의 실제 영국유학 당시 생활은 지극히 사실에 가깝다. 소세키가 직접 남긴 작품을 소설에서 효과적인 장치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 시마다 소지의 소설을 읽고 있는데, 마치 ‘왓슨의 사건기록’과 ‘소세키’를 읽고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소세키의 런던 스승 ‘크레이그 선생’의 실제 캐릭터가 잘 드러나 있는 〈크레이그 선생〉(《영일소품》 수록)이 책 말미에 함께 소개 되어 소지가 얼마만큼 치밀하고 효과적으로 소세키의 숨결을 작품 속에 살려두었는지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은 하지만 설정에만 안주하지 않는다. 독립된 미스터리로서도 그 가치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숙집에 나타나는 망령 때문에 홈즈를 찾아간 소세키는,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사건을 해결해 가는 홈즈, 사건 속에서 뜻하지 않은 역할을 맡게 되는 나쓰메 소세키의 독특한 면모까지 고루고루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시마다 소지의 말을 빌리자면, “한 집에 한 권, 반드시 갖춰두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