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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의 굴욕은 그렇다 쳐도, 같은 엄마끼리 야속하게 나오는 건 정말 못 참겠다. 어떤 학부모는 교사들이 임신을 해서 애들에게 짜증을 부린다며 불만을 접수하기도 했다. 한 번은 평소처럼 아이의 잘못된 습관을 적어 보냈더니, 다음과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선생님이 임신해서 예민한데 우리 애까지 그래서 죄송하네요.” 가슴을 열어서 보여 주고 싶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가끔 뉴스에서 애를 많이 낳으면 장려금 준다는 소식이 나온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애 많이 낳으면 돈 준다고요- 당신들이나 실컷 받으세요!” ---「 임신은 더 이상 축복이 아니다 - 직장인 임산부」 중에서 이런 상태가 몇 달 지속되자, 회사가 싫어지기 시작했다. 출근 자체가 겁이 났다.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학생이었으면 말할 선생님이라도 있지, 누구에게도 꺼낼 수 없는 문제였다. 말을 꺼내기도 창피했다. “어른이 뭘 그런 걸로 고민하냐”는 핀잔이 돌아올 것만 같았다. 병원을 찾게 된 건 큰 사건이 있은 뒤다. 내겐 회사에 오면 구두를 벗고 편하게 신는 실내화가 있다. 어느 날 출근을 했는데, 실내화가 보이지 않았다. “누구 못 봤어요-”라고 물어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난 그 실내화를 화장실 쓰레기통에서 발견했다. 변기에 앉아서 한참을 엉엉 울었다. 곧 분노가 슬픔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내가 왜 살지”라는 물음을 계속 던졌다. 매사에 무기력해졌다. ---「 소리 없는 따돌림 - 직장 왕따 」 중에서 방송이 시작됐다. 아이가 괴성을 지르는 모습이 보였다. 순간 ‘어, 이건 아닌데’란 생각이 들었다. 방송은 작가의 말과는 다르게 자신의 두 아들을 ‘정신병자’로 몰아갔다. 아이들이 집중해 공부하는 모습도 찍어 갔지만 편집 과정에서 잘려 나갔다. 전체 촬영분의 극히 일부분인, 아이들의 신경질적 반응만 부각되어 방송에 나왔다. 아이가 놀이를 하다가 장난으로 엄마를 때렸는데, 이것도 ‘엄마를 폭행 하는 아이’로 보이게 편집되어 방영됐다. 학교 교복도 그대로 노출됐다. 방송 뒤 전화가 빗발쳤다. 친척들이 “어떻게 애를 키웠기에 그 모양이냐”고 다그쳤다. 이웃 주민들도 눈치를 보며 피했다. 아이는 “죽고 싶다”고 울부짖었다. ---「 도망갈 곳이 없다 - 언론 보도 피해자」 중에서 최 씨는 죄인처럼 살았다. ‘엄마라는 사람이 딸의 고통을 몰랐다니…….’ 깊은 죄책감과 상실감에 빠졌다. 남들의 시선도 두려웠다. “집안에 얼마나 문제가 많았으면 그랬겠어.” 사람들의 수군거림과 싸늘한 눈초리를 견디기 힘들었다. 길을 가다 아는 사람을 만나면 안 보이는 곳으로 숨었다. 딸의 자살했다는 사실을 차마 밝힐 수가 없어 몇몇 지인들에게는 사인이 심장 마비라고 말했다. 거리에서 파는 액세서리만 봐도 딸의 얼굴이 떠올라 괴로웠다. ---「 그날, 우리는 죄인이 되었다 - 자살자 유가족」 중에서 저녁 8시, 할머니 집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할머니가 반듯이 누워 텔레비전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두운 불빛이 비춘 얼굴을 보니 입을 벌리고 있었다. 김 씨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사람이 죽으면 입이 벌어진다는 걸, 아버지 임종 때 보았기 때문이다.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겁이 밀려왔다. 이장에게 사실을 알렸다. 119보다 가족들에게 먼저 연락을 하기로 했다. 곧이어 동네 사람들이 주검을 수습했다. 사람들은 “복 받으셨네, 복 받으셨어”라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 홀로 죽음을 맞는 어르신들 - 독거노인」 중에서 우린 ‘유령 부부’이다. 한집에 살아도 서로 없는 사람 취급을 한다. 남편과 본격적으로 각방을 쓴 지 5년째이다. 처음 이 방에서 홀로 잠들던 밤, 많이 울었다. 이제는 눈물도 나지 않는다. 나는 남편을 포기했다. 그렇게 생각한다. 아이들을 위해서 엄마 자리를 지킬 뿐이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연애결혼을 했다. 대기업의 말단 사원이었던 남편은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남자였다. 정장이 잘 어울리는 그를 나는 좋아했다. 나도 결혼 전에는 회사를 다녔지만 아이를 갖고는 그만뒀다. 첫아이를 가졌을 때 입덧이 심했다. 홀로 남편을 기다리며 종종 전화를 했다. “퇴근할 때 귤 좀 사오면 안 돼-” 취한 남편은 자정이 넘어 빈손으로 들어왔다. 늘 바빴고 늘 변명을 했다. 임신을 하며 자연스레 줄어든 성관계는 출산 뒤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 우리는 왜 한집에 살까 - 각방 부부」 중에서 저의 왼쪽 날개는 멍이 들고 큰 상처가 생겼습니다. 혼자가 되어 버린 저는 아빠를 찾아 먼 여행을 떠났습니다. 다행히도 아빠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다친 날개로 무리하게 먼 여행을 한 저는 왼쪽 날개의 상처가 더 심해져 버렸습니다. 아빠는 저를 치료할 수 없어서 저처럼 다친 어린 새들을 보호해 주는 곳에 데려다 놓으시고 또 떠나 버리셨습니다. 아빠가 저를 두고 떠났다는 생각에 너무 슬펐습니다. 왼쪽 날개의 상처는 더 깊어져 갔습니다. ---「 안녕, 산타 할아버지 - 보육원 아이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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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언론 인권상 본상 수상작!
공동체가 무너진 한국 사회의 아찔함을 폭로한다! 왜 아이돌그룹의 왕따설이 도마 위에 올랐을까? 왜 TV 인기 프로그램의 제작진들이 사라졌을까? 조국, 김미화, 정혜윤 등이 강력 추천한 책! 무엇이 우리를 아프게 만드는가 《왜 우리는 혼자가 되었나》에는 한국 사람들이 매일 겪고 있는 가슴 저린 현실들이 담겨 있다. 괴로워도 웃어야 하는 감정 노동자들,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퇴사를 강요받는 임산부들, 인생의 절벽에 서서 고민하다가 자살을 택한 사람들과 그 유가족들, 텔레비전을 유일한 벗 삼아 외롭게 죽음을 맞는 노인들, 부모에게 버려져 보육원에서 크리스마스를 맞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과연 이 사회는 누구를 위한 곳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개발 도상국 출신 유학생과 ‘정규직’이 되고 싶다는 꿈 때문에 많은 불이익을 감수하는 젊은 인턴들의 이야기를 통해 강자에게는 약하지만 약자에게는 강한 우리 사회의 일면도 확인하게 된다. 또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소리 없이 벌어지는 ‘왕따’의 실태도 접하게 되는데, 사회 곳곳에서 힘없는 사람에 대한 공격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게다가 ‘정당화’되기까지 한다는 사실에 모골이 송연해질 것이다. 우리도 종종 목격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사회 시스템의 붕괴와 개인의 몰락 《왜 우리는 혼자가 되었나》는 이 시대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폭넓은 취재와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낱낱이 보여 주는 책이다. 그리고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각계 전문가들의 조언과 해결책을 〈함께 생각하기〉를 통해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현상을 진단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도 있게 그 개선책을 제안한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한국 사회의 문제는 ‘공동체’의 기능 상실과 개인들의 소외이다. ‘나 하나 살기에도 벅차’라며 공동체의 문제에 무심했던 사회 구성원들은 질병, 파산 등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생기면 이에 대처하지 못하고 깊은 수렁에 빠진다. 제대로 된 사회 시스템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형태의 연대는 가능한가 《왜 우리는 혼자가 되었나》를 읽으면 이 시대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현상들과 그 본질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진지하게 모색하게 된다. 파편화된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형태의 ‘연대’는 어떻게 가능할지, 그 해답에 우리의 미래가 있는 것은 아닌지 독자들은 고민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