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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개정판
공지영
해냄 201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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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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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132
초판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孔枝泳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89년 첫 장편『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1993년에는『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다뤄 새로운 여성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 1994년에는『고등어』『인간에 대한 예의』가 잇달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명실공히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대한민국 대표 작가가 되었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봉순이 언니』『착한 여자 1?2』『우리들의 행복한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89년 첫 장편『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1993년에는『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다뤄 새로운 여성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 1994년에는『고등어』『인간에 대한 예의』가 잇달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명실공히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대한민국 대표 작가가 되었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봉순이 언니』『착한 여자 1?2』『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즐거운 나의 집』『도가니』『높고 푸른 사다리』『해리 1?2』『먼 바다』등이 있고, 소설집 『인간에 대한 예의』『존재는 눈물을 흘린다』『별들의 들판』『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산문집『상처 없는 영혼』『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1·2』『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딸에게 주는 레시피』『시인의 밥상』『그럼에도 불구하고』등이 있다.

2001년 21세기문학상, 2002년 한국소설문학상, 2004년 오영수문학상, 2007년 한국가톨릭문학상(장편소설 부문), 2006년에는 엠네스티 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에는 단편「맨발로 글목을 돌다」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2018년『해리 1·2』가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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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528g | 145*210*30mm
ISBN13
9788965746867

책 속으로

나는 전화기를 들었다. 이제부터 엄마 집으로 가서 살겠다고 했을 때 수화기 저쪽에서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던 걸 보면 아빠는 아마 집필실 책상에 놓인 담배를 찾아 물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떠나고 난 후, 어쩌면 아빠는 “실은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딸을 보내는 연습을 매일 했었다”고 자신의 홈피에 글을 쓸지도 모른다. 엄마와 함께 살 때 엄마를 보내는 연습을 하지 않았던 것을 아빠는 오래도록 후회한 거 같았다. 물론 아빠 입으로 내게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아빠가 내게 엄마에 대해 말한 일은 거의 없었다. 엄마에 대해 말하는 것은 내게는 처음부터 금기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는 알게 되어버린 것이다. 아빠는 엄마에 대해, 그것이 무엇이든 지독하게 후회하고 있다는 것을. 그렇지 않다면, 어느 날 문득 어린 나를 붙들고 “위녕, 아빠는 너를 낳은 것은 절대로 후회해본 적이 없어”라고는 말하지 않았을 테니까. 나는 그때 처음으로 아빠가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날 낳은 것을 후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고, 그러자 가슴이 콱 막혀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더 숨을 쉴 수가 없을 것만 같았었다.
--- p.8

사랑을 한다는 것은 머물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산 사람의 몫이니까. 산 사람은 키와 머리칼이 자라고 주름이 깊어지며 하루에 천개의 세포를 죽여 몸 밖으로 쏟아내고 쉴 새 없이 새 피를 만들어 혈관을 적신다. 집 안을 떠도는 먼지의 칠십 퍼센트는 사람에게서 떨어져 나온 죽은 세포라는 기사를 인터넷으로 본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집 안의 먼지 하나도 예사로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은 어제의 나의 흔적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어제의 나는 분명 오늘의 나와는 다른 것이다. 그런데 또 어제의 나도 오늘의 나인 것이다. 이 이상한 논리의 뫼비우스 띠가 삶일까?
죽음만큼 안전한 것은 없다고 엄마는 말할지도 모른다. 열여덟 해를 사는 동안 나도 알게 된 것이 있다. 사랑은 불안하고 아픈 것이며 때로는 무한한 굴욕을 가져다주는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나도 엄마의 피를 따라 살고 싶었다. 용광로 속으로 들어가는 쇳물처럼 자신을 기꺼이 변화시키는 모험에 참여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나는 살아 있고, 그것도 펄펄 살아 있는 열여덟이기 때문이다.
--- p.53

“어떤 순간에도 너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을 그만두어서는 안 돼. 너도 모자라고 엄마도 모자라고 아빠도 모자라……. 하지만 그렇다고 그 모자람 때문에 누구를 멸시하거나 미워할 권리는 없어. 괜찮은 거야. 그담에 또 잘하면 되는 거야. 잘못하면 또 고치면 되는 거야. 그담에 잘못하면 또 고치고, 고치려고 노력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남을 사랑할 수가 있는 거야. 엄마는…… 엄마 자신을 사랑하게 되기까지 참 많은 시간을 헛되이 보냈어.”
(……) 사람이 사람을 안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엄마가 엄마를 사랑하기까지 많은 시간을 헛되이 보냈다는 말을 듣고 나자 내게 다가온 의문은 그것이었다.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엄마의 눈에는 얼핏 눈물이 고여 있었다. (……)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엄마의 손을 잡았다. 내 표정이 너무 심각했는지 엄마가 얼른 말을 돌렸다.
“아니, 그래서 지금도 불행한 건 아니야. 힘들 때 생각했었어. 이제껏 불행한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과거의 불행 때문에 나의 오늘마저도 불행해진다면 그건 정말 내 책임이다…….”

--- p.95~98

줄거리

아빠와 새엄마, 여동생과 함께 살던 18살 여고생 ‘위녕’은 고삼이 되기 전 마지막 십 대를 엄마와 함께 보내기 위해 아빠와 살던 정든 도시를 떠난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엄마가 사는 B시로 간 위녕은 그곳에서 성(姓)이 다른 두 남동생 둥빈과 제제를 만나고,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그리워하던 외갓집 가족들을 알게 된다. 새로운 가족과 함께 여섯 번의 계절을 보내는 동안 위녕은 서점을 운영하는 아저씨와 친구가 되고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의 엄마가 되기도 하며 자유분방한 엄마와 자신의 닮은 모습을 발견한다. 위녕이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갈 무렵 가족들은 고양이 코코와 둥빈 아빠의 죽음이라는 슬픔을 겪게 되고, 다시 찾아간 아빠의 집에서는 바뀌어버린 현관 비밀번호로 충격에 빠지는데…….

출판사 리뷰

나(위녕) 수험을 앞둔 여고생으로, 엄마의 빈자리로 인해 혼란스러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아빠와 새엄마가 사는 고요하고 규칙적인 집에서 벗어나기 위해 엄마의 집에 들어가 살기로 결심한다.
엄마 누구나 아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姓)이 다른 세 아이의 엄마다. 스스로 ‘이혼한 사람의 대표 선수’라며 자책하지만, 그럼에도 세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아픈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단언한다.
둥빈 말수가 적고 책을 좋아하는 사춘기 남동생. 어릴 때 동생 제제의 아빠를 친아빠로 알고 자랐다.
제제 게임을 좋아하는 막내. 순진하지만 엄마에게 곧잘 떼를 쓴다. 게임 아이템 자랑이나 귀여운 투정으로 누나를 귀찮게 한다.
아저씨 책과 술을 좋아하는 동네 서점 주인. 위녕의 어려움이나 사소한 고민을 도와주는 조력자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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