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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악수 2. 함정 3. 암살 4. 혼돈 5. 탈출 6. 그리움 7. 비밀일지 8. 분노 9. 파트너 10. 선택 11. 재판 12. 또 다른 그림자 13. 착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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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받고 좀 놀랐습니다."
"그랬나?" 백범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차를 마시고 있었다. "괜찮겠습니까?" "훗훗. 이군! 사무사(思無邪)가 무슨 뜻인지 아나?" "네... '생각함에 사악함이 없다'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 요즘 이 말이 나에게 참 낳이 와 닿는다네.. 이군.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현실적이냐 비현실적이냐를 따지기에 앞서 그것이 정도인지 사도인지를 따져야 할 것일세. 아무리 현실적이어도 그 길이 정도가 아니라면 결코 가서는 안 될 것이야. 동욱아! 그것만 명심한다면 네가 어디에 있든 상관이 없어. 내 말뜻을 이해하겠지?" 어느새 동욱을 부르는 호칭이 '이군'에서 '동욱아'로 바뀌어 있었다.---p.34 "사냥이 끝났으니 잡아 먹겠다?" "기회를 드리는 것이지요. 국가에 충성을 할 수 있는... 국가사업에 백의사 같은 단체가 나서는 것도 보기에 좋지 않고... 자칫 어르신의 이름에 누가 될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허공에서 두사람의 눈빛이 강렬히 마주쳤다. 금방이라도 어떤 사단이 날 것 같은 기세였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겉으론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날카로운 신경전이었다. 염동진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쉽지 않다는 것 누구보다도 잘 아실 텐데..." "물론이지요. 그래서 이렇게 염 선생께 부탁을 드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거절하겠다면?" "거절이라... 가능하겠습니까?" "훗" 염동진이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결코 즐거울 수 없는 웃음이었다. 지금가지 어떻게 이룩한 백의사 왕국인데 이렇게 문을 닫을 수는 없었다. 아니 이렇게 역사 속에 묻힐 수는 없었다. 염동진은 마지막 카드를 써야 할 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우리를 과소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혼자 죽을 것 같습니까?" "?" "... 블랙타이거 작전이 세상에 공개될 수 있습니다." 염동진의 말에 김지웅이 들고 있던 술잔을 내려놓았다. 그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흘렀다.---1권 p.112 "시크릿 가든, 멋진 이름 아닌가?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만나기엔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겠지?" 한껏 거드름을 떨며 석기용을 바라보았다. 석기용은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조선의 숙종은 연꽃을 사랑했어. 연꽃은 더러운 곳에 있으면서도 항상 변치 않는 지조와 굳고 깨끗해서 군자의 덕을 지녔기 때문일세. 그래서 이곳에 정자를 세우면서 애련정(愛蓮亭)이라고 이름을 지었지." "선생에게 역사 수입이나 듣자고 이곳에 나온 것은 아닙니다." 석기용은 퉁명스럽게 받아쳤다. "하하하... 연꽃은 어쩌면 우리 같은 사람들을 닮았는지 몰라. 아닌가?" 김지웅은 석기용의 마음을 읽었는지 한껏 호탕하게 웃었다. 그러더니 이내 차갑게 얼굴색을 바꾸며 이동욱이 살아있다는 것이 기용의 탓인 양 쏘아 붙였다. "살아있다고? 자네도 실수라는 것을 하나?" 석기용의 얼굴이 붉게 타올랐다. 칼자국이 난 뺨도 경련이 일 듯 부르르 떨렸다. 김지웅을 향한 분노였기 보다는 실수를 한 자신을 용납하지 못하는 자책의 마음이었다.---p.116 "너와의 기억... 모두 지운다." 점점 소리가 가까워졌다. 아마도 지금쯤 문 앞에서 총을 겨누고 집 안으로 들어 닥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위기였다. "더 이상 너와 연결되고 싶지 않아. 이제 나에겐 넌 제거해야 할 적 일 뿐이야." 방아쇠에 들어가 있던 민준의 손이 떨렸다. 동욱은 마음을 비웠다. 오해를 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쉽움은 남았지만 죽을 거라면 차라리 친구의 손이 났다고 생각을 했다. 눈을 감았다. "...다음엔 내가 널 죽이게 될 거야." 민준은 동욱을 겨냥하고 있던 총을 내렸다. 동욱은 감고 있던 눈을 떠 민준을 바라봤고 그는 시선을 돌렸다.---p.127 "우선 사태를 파악해 보자고. 누가 널 쫓는지. 그리고..." "석두야?" "응?" "...선생님 암살 사건 말인데..." "알아." "알아?" "내가 아는 넌 말이야. 거짓말 같은 것은 안 하거든.." "석두야..." "넌 내 파트너니까..." 고마웠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을 믿어주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동욱은 너무도 고마웠다. 동욱은 석두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p.138 "계획적이었나?" "훗. 대한민국 넘버원이라는 이동욱도 별 수 없더군. 아주 재미있었어." "누군가? 그런 지시를 내린 자가?" "하하... 순진하군. 말할 것 같은가?" "그렇지 않으면 넌 죽어!" "이봐 이동욱! 우리 같은 사람은 말이야 살 떄와 죽을 때를 가릴 줄 알아야 하거든." 순간 김성철의 눈에서 빛이 번쩍였다.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김성철은 동욱이 쥐고 있던 칼날을 손으로 잡았다. 그의 손에서 피가 흘렀다. 동욱은 칼을 빼려고 했으나 너무나 힘을 주고 잡은 터라 이미 칼날이 손뼈에 박혀버려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는 칼날을 자신의 배에 찔러 넣었다. 입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눈엔 핏발이 서고 관자놀이엔 힘줄이 섰다. 온 힘을 다해 그는 꾸역꾸역 자신의 배 안으로 칼날을 밀어 넣고 있었다.---p.217 "하지만 누가 감히 백범을 암살 할 수 있겠는가? 장덕수, 여운형 때와는 달랐지. 그냥 무턱대고 총을 쏠 수는 없었거든. 백범이란 거목을 베려면 명분이 필요했어. 때마침 여순반란 사건이 일어났지. 제주도 4.2 잔당들을 집압하러 나가려던 14연대가 반기를 들었고 그들을 진압하겠다며 나간 광주 4연대 장교들 중 일부도 반란군에 합류했던 거야. 정권차원에선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지. 이러다 정권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생겼던 거야. 그런데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그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던 거야. 만약 반란군에 가담한 청년장교들이 쿠데타를 목적으로 좌익과 손을 잡았고 그들의 뒤엔 백범이 있었다는 시나리오를 만든다면..." "그걸 사람들이 믿겠나?" "믿게 만들면 되는 것뿐이야. 실제로도 그랬고. 대중은 어리석어서 포장만 잘하면 쉽게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거든. 처음엔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던 자들도 일종의 권력의 공포를 맛본 후엔 오히려 더 맹목적이 되어 버리곤 하지. 신탁통치결의안 때를 잊었나? 그게 대중이야" ---p.2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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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 속 멋진 스파이! 한국 역사 속에도 스파이는 있었다?!
극동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정보 요원들의 활약상, 백범 암살사건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려내다!! 정보, 첩보, 그리고 스파이 (SPY)... 이 같은 단어들은 늘 우리의 가슴을 흥분케 만드는 일종의 '마법의 단더'처럼 들린다. 지금까지 우리는 수많은 영화나 소설을 통해 '제임스 본드'와 '제이슨 본'과 같은 멋진 첩보원들을 만나왔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 늘 이렇듯 멋진 첩보원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우리에게 7,80년대 '남산'이라는 단어는 늘 공포의 대상이었다. 중앙정보부에서 그리고 안기부에서 그들의 부정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거짓 공작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어쨌든 이런 극단적인 양면성은 영화와 소설의 좋은 소재로써 우리에게 익숙한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 공간을 40년대 그것도 한반도로 돌리면 그간 익숙하던 그 모든 것들이 낯설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바와는 달리 40년대 후반은 그야말로 첩보원들의 전성기였던 시대였다. 당사자인 남한과 북한은 물론 그들의 대리자를 자처했던 미국과 소련도 그리고 일본과 중국도 한반도의 정보에 상당히 민감했던 시기였다.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40년대 후반으로 돌아간다. 그곳에는 제임스 본드와 같은 멋진 첩보원도 그리고 안두희와 같은 공작의 전문가들도 있다.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치열하고 급박했던 1949년, 백범 암살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많은 이야기들을 한반도를 배경으로 활약한 정보요원들의 모습을 통해서 그려 나간다. 실존했던 인물들이 많이 거론되고 있고 사실을 바탕으로 한 부분들이 많아 그 당시 역사를 이해하기에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역사를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사건을 파헤쳐 가는 스토리 전개는 추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한층 더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속의 진실과 거짓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범인이 정해졌던 근 현대사의 가장 미스터리한 사건!! 누구나 아는, 아무도 모르는 그날로 돌아간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백범 암살의 진상을 파헤쳤지만 지금껏 어느 누구도 그날의 진실을 밝히지는 못했다. 다만 여러 가지 정황들로 미루어 짐작해 볼 뿐, 심증은 있으되 물증이 남아 있지 않고 그날을 정확히 얘기해 줄만한 증거가 확실치 않아 더욱 의혹만 증폭될 뿐이다. 이 사건에서 안두희는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했고, 그 자백은 그대로 여과 없이 받아들여졌으며 지금까지도 우리의 역사는 그가 범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그때의 상황을 돌이켜 보면 의구심을 품게 만드는 아귀가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고, 하나하나 엮어가다 보면 어느 부분에 이르러서는 그 끈을 엮어 나갈 수가 없게 된다. 작가는 이 부분에 주목하여 역사적 사실인 팩트와 작가의 상상력을 발휘해 추리한 픽션이 결합된 팩션의 '미씽 링크(Missing Link)'를 기획하였다. 진화론 자들은 인간이 원숭이로부터 진화하여 생겨났다고 하지만 진화론 자들도 그들의 이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지구에 남아 있는 화석이나, 현존하는 생물로 이론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수밖에 없는데 만약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진화했다면 원숭이와 인간의 중간에 해당하는 반인반수의 존재를 증명해야 하지만 화석이 발견되지 않아 그 존재를 아직 증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MISSING LINK 즉 '잃어버린 고리'라고 부른다. 이 소설이 '미씽링크'라고 불리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비록 소설이지만 실존인물과 허구의 인물이 만나 펼치는 이 이야기가 잃어버린 고리를 찾을 수 있는 하나의 단초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담고 있다. 일선 경찰들을 모든 사건의 진실은 현장에 있다고 말하돈 한다. 물론 벌써 수십년이 지난 사건인지라 현장을 정확하게 구현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의 말처럼 백범 암살 사건도 예외는 아니다. 시계의 추를 1949년 6월 26일로 돌렸더니 정말 의혹들이 쏟아져 나왔다. 당시 사건 보고서에 따르면 안두희는 백범을 향해 총 4발의 사격을 가했고 그 4발 모두가 관통상이었다는 기록을 남겼다. 여기에 1차 의혹이 있다. 실제로 백범의 몸에는 단 한군데 밖에 관통상의 흔적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건 당시 백범이 입고 있던 옷을 살펴보면 그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헌병대나 특무대는 왜 줄기차게 관통상이라고 주장했을까? 관통상이냐 아니냐는 백범 암살을 해석하는데 아주 중요한 열쇠가 된다.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백범 암살 사건을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소설의 출발은 여기서 시작됐다. 두 번째 의혹은 당시 라이프지 사진기자였던 칼 마이던스(Carl Mydans)가 가지고 있다. 특종의 일인자답게 백범 암살 사건의 현장사진을 유일하게 기록한 자다. 하지만 그가 서울 특파원이 아닌 동경 특파원이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그는 한국에 2차례 모습을 드러내는데 첫 번째가 48년 여순사건 때였고 두 번째가 바로 백범 암살 사건이 벌어지는 바로 그날이었다. 수많은 자료에 의하면 백범 암살의 시나리오가 처음 제기된 시점을 여순사건 때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로부터 8개월 후, 백범이 암살되는데 그렇다면 그가 한국에 모습을 드러낸 시간이 백범 암살 사건과 정확히 궤를 같이하고 있는다. 이것은 과연 우연일까? 또 사건 당시, 서울지검 검사장과 관할 경찰서장인 서대문 경찰서장 조차 현장 출입이 금지되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칼 마이던스(Carl Mydans)는 어떻게 유유히 현장에 들어가 사진을 찍었을까? 누가 그에게 입장을 허락했는가? 이런 의혹들이 '미씽링크'에서 작가의 상상과 만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작가가 의도하고 집필한 탓에 소설은 한 편의 스피드한 첩보영화를 보는 듯 흘러가며 그 긴박함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소설 속 주인동 동욱은 아버지처럼 여기던 백범의 암살에 연루된 누명을 쓰고 첩보원에서 도망자의 신분이 되어 백범 암살이라는 하나의 불완전한 원형을 두고 누명을 벗기 위해 완전한 원을 만들기 위해 곳곳에 비어 있는 고리들을 찾아 외줄을 타듯 아슬아슬하게 생사를 넘나들며 쫓고 쫓기는 상황에서 사건을 파헤쳐 간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지만 사실과 허구를 교묘히 넘나들다 보니 주인공이 실존인물은 아니었을까 하는 착각마저 일으키며 어느 한편으로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런 권력이 묻은 진실을 권력에 맞서 파헤쳐 줄, 왜곡된 역사를 만들지 않을 주인공 같은 정의로운 사람이 많아지기를 그래서 더 이상 진실이 묻히고 왜곡되지 않기를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