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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calo M. Tava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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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alena Mat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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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 Acrobat | 곡예사
곡예사는 마음대로 몸을 구부릴 수 있는 사람이에요. 원한다면 ‘중력의 법칙’도 상자 안에 꽁꽁 가둘 수 있을 거예요. pp. 12~13 Decrease | 줄어들다 소음이 줄어들면 고요함이 늘어나요. 빛이 줄어들면 어둠이 늘어나고요. 뭐든 하나가 줄어들면 다른 하나가 늘어나는 것 같아요. p. 18 Garbage bin | 쓰레기통 쓰레기통엔 어제의 흔적이 남아 있어요. 만약 어제 오렌지를 먹었다면 쓰레기통에 든 오렌지 껍질엔 맛있게 먹었을 때의 기쁨이 묻어 있을 거예요. 누군가 가방 안에 든 쓰레기 조각을 보고 무엇인지 묻는다면 ‘어제의 즐거움’이라고 답해 보세요. pp. 37~39 Poetry | 시 스페인의 시인 라파엘 알베르티는 이렇게 썼어요. “내 관심사는 침묵과 천문학, 그리고 휴직 중인 말의 속도다.” 달리지 않는 말의 속도가 궁금하다니. 시란 이렇게 알쏭달쏭한 것이랍니다. p. 46 Shoulder | 어깨 나무 꼭대기를 향해 손을 뻗어야 할 때, 손이 닿을 수 있도록 친구가 잠시 빌려주는 곳. 그곳이 바로 어깨예요. p. 55 Turtle | 거북이 걸음 느린 거북이는 항상 꼴찌만 하죠. 맨 뒤에 선 거북이가 일등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뒤돌아 방향을 바꾸는 거예요. 하지만 이 방법이 있다는 걸 아직 거북이는 눈치채지 못했군요.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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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으로 쓰인 사전
사전은 낱말들을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고 각각의 뜻을 설명한 해설서다. 우리는 낱말의 뜻을 모를 때, 혹은 단어의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알고 싶을 때 사전을 뒤적인다. 사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정보’다. 하지만 정말 그것만이 낱말을 설명하는 최선의 방법일까? 포르투갈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공살루 M. 타바리스는 사전의 정의(定義)에 의문을 품었다. 그리고 새로운 사전을 상상했다. 작가 공살루 M. 타바리스 대신 『꼬마 안데르센의 사전』을 쓴 가상의 인물, 안데르센은 어느 날 두툼한 사전을 펼쳐 든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 때마다 꼬마의 고개는 갸우뚱하기만 할 뿐이다. 어른의 눈높이에 맞게 쓰인 사전 속 설명이 마음에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안데르센은 친구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단어장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한다. 일반 사전에서 ‘소파’는 ‘등받이와 팔걸이가 있는 길고 푹신한 의자’로 설명되지만 꼬마 안데르센은 이를 ‘집 안의 우물’로 해석한다. 이유는 소파 틈새에 잡동사니가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즉, 『꼬마 안데르센의 사전』에서 소파는 ‘집 안의 우물이에요. 온갖 물건이 그 안에 떨어져 있죠. 작은 장난감, 몇 년 전 잃어버린 연필과 동전들…. 소파 틈으로 손을 넣으면 보물을 찾을 수 있어요. 마치 해적 놀이를 하는 것처럼.’으로 묘사된다. 이처럼 안데르센의 낱말 풀이는 우리에게 정확한 뜻을 알려주기보다 꼬마의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 때론 상당히 현실적이다. 안데르센은 ‘모기’를 ‘조율이 잘못된 악기처럼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는 존재’라고 설명하는데, 그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귓가를 맴돌며 앵앵 울어대는 모기 울음의 불쾌함이 떠오른다. 상식을 뒤집는 언어들 『꼬마 안데르센의 사전』을 쓴 공살루 M. 타바리스는 그림책 전문 작가는 아니다. 그는 서른 한 살에 시집 『춤의 책』(2001)을 출간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고, 장편소설 『예루살렘』과 『기술 시대에 기도하는 법 배우기』(2007) 등으로 ‘주제 사라마구상’과 ‘포르투갈 텔레콤 문학상’을 비롯한 다수의 상을 받았다. 『눈먼 자들의 도시』 작가이자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소설가인 주제 사라마구는 그를 향해 “미래에 노벨상을 받을 만한 인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처음 쓴 그림책이 바로 『꼬마 안데르센의 사전』이다. 공살루 M. 타바리스는 한 인터뷰에서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그것이 보는 이에게 어떤 질문을 끌어내는가, 또 어떤 것을 생각하도록 만드는가에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가 그림책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도 이러한 생각과 맞닿아 있다. 타바리스는 『꼬마 안데르센의 사전』에서 사전의 형식을 따르지만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단어를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사전의 기본 정의를 뒤엎었고, 독자에게 기존에 알고 있던 단어의 뜻이 정말로 정확하고 확고부동한 것인지 재차 되묻는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꼬마 안데르센의 사전』을 읽은 후라면 잠수함이나 칫솔, 쓰레기통에 대해 이전에 알던 것처럼 한마디로 정의 내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 책이 이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뒤흔들어 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살루 M. 타바리스는 『꼬마 안데르센의 사전』을 통해 우리에게 ‘으레 그렇다고 여기는 모든 것’에 물음표를 던지라고 주문한다. 『꼬마 안데르센의 사전』에 그림을 그린 마달레나 마토주는 『시간이 흐르면』(2016)으로 ‘포르투갈 최고의 어린이책상’을 수상하고, 2018년에는 이탈리아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뽑힌 포르투갈을 대표할 만한 작가다. 그는 『꼬마 안데르센의 사전』에서 각각의 낱말을 그림으로 표현하되 선과 면, 최소한의 색만을 사용해 최대한 간결하게 묘사하는 방식을 택했다. 즉, 그는 세세하게 그려 단어의 뜻을 일일이 설명하는 대신 여백을 두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독자가 상상할 공간을 넉넉히 남겨두고 이를 침범하지 않겠다는 작가의 의지로 읽히기도 한다. 『꼬마 안데르센의 사전』은 이처럼 상상력을 바탕으로 쓰여졌고, 상상력을 동원해야만 그 뜻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는 사전이다. 상상력이 어린이들만의 고유한 사고 능력이 아니라고 한다면, 『꼬마 안데르센의 사전』은 모든 독자층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만한 책이다. 일반적인 사전의 경우 단어 뜻풀이를 통해 사고의 폭이 넓어지는 반면, 『꼬마 안데르센의 사전』으로는 상상력의 깊이가 깊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