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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번 배심원, 앞으로 나오세요.”
순간 법정 안이 크게 술렁였다. 62세 남자, 직업 무직. 29번 배심원은 바로 장석주였다. 김수민의 돌직구 전략이 마침내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무이유부 기피 카드가 없는 윤진하에게 남은 일말의 희망은 이제 이유부 기피뿐이었다. 윤진하는 준비했던 질문을 던지기로 마음먹었다. 오지 않길 바랐으나 혹시라도 이러한 순간이 온다면 던질 질문을 진작부터 정해놨던 것이다. “장석주 배심원, 현재 직업이 무엇인가요?” “무직입니다.” --- p.67 “됐다, 됐어. 아무튼 너 연기는 좀 한다는 거지?” “그렇다니까. 내가 괜히 참여재판 전담으로 박았겠어? 윤 프로가 딴 건 몰라도 배심원들 홀리는 재주 하난 끝내준다니까. 그러니까 병준이 네가 각본만 잘 써주면….” 차병준은 대답 대신 다시 윤진하를 바라봤다. 여전히 뭔가 못 미더운 표정이었다. “잘 들어. 장석주는 이제 대놓고 강윤호가 무죄라고 주장할 거야.” ‘장석주가? 김수민이 아니고?’ 윤진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 p.129~130 “피고인의 무죄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을 땐 진범을 찾아라.” “……?” “그럴듯하죠? 김수민 어록 1호예요.” 강윤호가 어찌 반응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듯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제 아무 걱정 말아요. 이번 공판 날 무죄판결 받고 바로 풀려나게 해줄 테니까.” --- p.156~157 ? 이 새끼가. 넌 누구 편이야 대체? 그렇게 당하고도 그런 말을 해? 장석주가 얼마나 파렴치한 인간인지 봤잖아. 지 살겠다고 살인범까지 무죄로 만들려고 한 새끼야, 그 새끼가. “그렇긴 하지만….” 물론 윤진하도 장석주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 p.329 부끄러움. 그것이 바로 권력자들에겐 없지만, 윤진하에게는 있는 한 가지였다. --- p.3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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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이미 정해진 재판이었다. 그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화산역 인근 저수지에서 십대 소녀의 변사체가 떠올랐다. 범인으로 지목된 이는 화산역 주변을 떠돌던 노숙자 강윤호. 피고인에게는 폭행 전과가 많은데다 자백까지 받아낸 사건이었기에 사건을 배당받은 검사 윤진하는 어렵지 않은 재판이 되리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범인의 변호를 맡은 국선변호인 김수민이 이 사건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면서 상황은 윤진하의 예상과 다르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마흔 명의 배심원 후보 중에 일곱 명을 선정해야 하는 배심원 선정. 이 배심원 후보의 명단이 공개되자 특별할 것 없었던 노숙자 살인사건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62세 무직의 남자 장석주. 윤진하는 그가 최종 배심원이 되는 것만은 막으려 애썼지만 결국 장석주가 마지막 일곱 번째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하게 되고, 언론의 관심이 쏟아지면서 상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