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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이 뭔지는 알겠지만,
왜 따라야 하는지는 끝내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대형 투자회사 대표로부터 아들의 애인에 대한 뒷조사를 의뢰받은 진구는 그 여성이 어린 시절 둘도 없는 단짝이자 라이벌이었던 연부임을 알고 거절한다. 둘 사이의 심상찮은 공기를 감지한 해미는 연부와의 관계를 추궁하지만, 진구는 중학생 시절 학자였던 아버지들을 따라 실크로드 탐사를 함께했고, 불의의 사고 이후 연락이 끊어졌다고 말할 뿐이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에 유독 예민했던 진구에게 미안함을 느낀 해미는 당시 탐사를 다룬 책을 읽으며 그의 과거에 조금씩 발을 들이게 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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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과 휴머니티를 후천적으로 학습한 진구
그를 빚어낸 과거의 진실이 천천히 민낯을 드러낸다 여느 때와 같이 의뢰인을 만나기 위해 대형 벤처투자회사 제이디애셋에 걸음을 한 진구는 건물 입구에서 생각지도 못한 여성과 맞닥뜨린다. 그는 다름 아닌 어린 시절 둘도 없는 단짝이자 라이벌이었던 연부다. 붙잡은 손을 반사적으로 빼는 진구의 낯선 태도에서 둘 사이의 심상치 않은 공기를 감지한 해미는 연부와의 관계를 추궁한다. 하지만 진구는 연부와는 중학교 동창이며, 아버지 친구의 딸이라 조금 친했던 것뿐이라고 한다. 덧붙여 학자였던 진구, 연부 아버지를 따라 둘은 실크로드 탐사를 함께했고 불의의 사고로 두 아버지를 잃은 후 자연히 연락이 끊어졌다는 것이다. 여전히 의심 가득한 시선을 보내는 해미를 애써 무시하고 제이디애셋으로 들어선 진구는 회장으로부터 아들의 애인에 대한 뒷조사를 의뢰받지만 그 여성이 연부임을 알고 거절한다. 한편 해미는 진구와 연부가 동행했다는 탐사를 다룬 책을 읽으며 그동안 언급조차 꺼렸던 진구의 과거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된다. 장편소설 『모래바람』에서 그동안 『순서의 문제』,『나를 아는 남자』,『가족의 탄생』을 통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진구의 과거와 비밀이 드디어 밝혀진다. 학창 시절 수학 천재로 불리며 유일하게 열정과 애정을 쏟아부었던 수학을 버리고, 대학교마저 중퇴한 후 탐정 일을 하며 뚜렷한 목적 없이 살아가는 듯한 진구의 시작점, 즉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그것이다. 어딘가 평범해 보이지 않는 중학교 동창 연부, 남다른 진구를 이해하고 세상 사람들과 섞일 수 있도록 돌봐주었던 아버지, 그리고 최악의 순간에 드러나는 인간의 추악한 면면은 현재의 진구를 빚어온 것들이다. 암묵적으로 옳다고 여기는 도덕조차 스스로 납득하지 못한다면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 지적유희에만 반응하는 천재성, 선악에 대한 모호한 구분으로 상식에 벗어난 판단을 하는 진구가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 또한 독자들의 예측을 번번이 배신해왔는데, 어째서 그가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답이 『모래바람』을 통해 낱낱이 밝혀진다. 본작은 그간의 시리즈를 통해 작가와 함께 진구 또한 변화와 진화를 거듭해왔음을 증명하는 수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