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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술리의 물소리
김홍성
다시문학 201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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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고물 버스
석청
산돼지
덴지 셀파

2부
마이타 따망과 판티스 따망
노래와 춤
소주 내리는 모녀
나까네 무아
헛걸음
위스키 한모금
고까네 마을

3부
허니 헌터
허름한 축사
고까네 마을 처녀들
퇴락한 법당
훼손된 토불
하모니카 소리

4부
나까네 써
진눈깨비
한 방울의 이슬
나만 본 독수리
노천온천
고철이 된 불도저

저자 소개 1

金泓星

그의 고향은 궁벽한 산촌의 오지마을이다. 따사로이 가난한 사람들의 순정이 절절히 배어있는 청순한 땅이자, 지도에서도 찾기 어려운 미지의 땅. 어렴풋이 철들며 스며들어, 중·고교와 대학시절을 보낸 서울은 그에게 낯선 세상이었다. 엇박자로 맴돌았으며, 불화의 연속이었다. 문학을 공부하며 주변과의 이반과 불편이 순례와 걷기 명상으로 순화되었다.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후 십여 년 동안 트레킹, 여행 잡지 편집장을 지내기도 했다. 1990년대 초 히말라야와 티베트 라다크로 훌쩍 떠났다. 산에 순응하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오지마을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그런 그에게 히말라야 언저리는 관광
그의 고향은 궁벽한 산촌의 오지마을이다. 따사로이 가난한 사람들의 순정이 절절히 배어있는 청순한 땅이자, 지도에서도 찾기 어려운 미지의 땅. 어렴풋이 철들며 스며들어, 중·고교와 대학시절을 보낸 서울은 그에게 낯선 세상이었다. 엇박자로 맴돌았으며, 불화의 연속이었다. 문학을 공부하며 주변과의 이반과 불편이 순례와 걷기 명상으로 순화되었다.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후 십여 년 동안 트레킹, 여행 잡지 편집장을 지내기도 했다. 1990년대 초 히말라야와 티베트 라다크로 훌쩍 떠났다. 산에 순응하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오지마을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그런 그에게 히말라야 언저리는 관광의 대상도, 정복의 대상도 아니다. 여전히 여리고 순한, 가난하지만 피붙이처럼 정겨운 이웃들이 모여사는 곳이다. 그들과 부대끼며 한솥밥을 나누고 등짐을 같이 지기도 한다. 그는 오늘도 히말라야의 오지를 ‘순례’하듯 걷고 있다. 그는 영락없는 ‘걷기 여행자’다. 저서로 시집 『나팔꽃 피는 창가에서』, 기행문집 『히말라야 40일 간의 낮과 밤』, 『천년 순정의 땅, 히말라야를 걷는다』등이 있다으며, 카트만두의 밥집 ‘소풍’을 운영하며 지낸 순박한 나날을 담은 『우리들의 소풍』(2008)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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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132*205*20mm
ISBN13
9791196262778

책 속으로

툴루가웅 마을은 구릉족의 마을이다. 남정네들은 별로 보이지 않고 아녀자와 아이들만 많다. 중년으로 보이는 여자가 우리의 거처로 아이를 안고 와 아이의 뺨과 목에 생긴 부스럼을 가리키며 약 좀 발라 달라는 시늉을 한다. 항생제 연고를 좀 발라 준다. 발을 다쳐서 곪은 아이도 왔다 간 후 노파가 찾아와 자기 눈을 가리킨다. 심한 눈병을 앓고 있다. 눈에 안약을 좀 넣어 달라는 이야기인 줄은 알겠는데 안약은 준비해 온 게 없어 안타깝다. 노파는 서운한 표정을 짓는다. 대신 분말 비타민 한 봉지를 주었더니 우리 숙소 부근에서 서성이던 아낙네와 아이들이 너도 나도 달라고 손을 내민다. 까르나를 시켜서 그들을 한 줄로 서게 한 다음 사탕을 한 알씩 준다.
--- p.45~46

히말라야의 석청은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가네 무아(먹는 꿀)이고 다른 한 가지는 나가네 무아(못 먹는 꿀)이다. 가네 무아는 사람이 먹는 꿀이다. 나가네 무아는 사람이 못 먹는 꿀이지만 야크나 버팔로 혹은 염소 등이 병이 났을 때 먹인다. 네팔 사람들은 절대로 나가네 무아를 먹지 않는다. 사람이 나가네 무아를 큰 수저로 한 수저만 떠먹어도 잠시 후 몸을 못 가누고 쓰러진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정도를 넘기면 쓰러지고 만다. 그러나 죽지는 않는다. 거의 죽을 지경까지 가서는 차츰 살아난다. 죽을 지경에 대해서 말로는 설명이 안 되고 경험을 해 봐야 안다고 말하는 권씨는 나가네 무아를 먹고 죽을 지경까지 가 본 장본인이다.
--- p.62

소변을 보려고 밖으로 나왔을 때 헛간 쪽으로 가 보니 벽이 없는 지붕 밑에서 사람과 짐승이 한데 어울려 자고 있다. 대들보 위에는 닭들이 앉아 있고, 마이타의 어린 조카들은 책상보만 한 누더기 속에서 새끼 염소를 껴안고 있다. 사람 기척에 놀라 일어나 앉은 마이타 동생 부부는 거의 알몸이다. 미안하다, 미안하다고 거듭 말한다. 그러나 그들 곁의 버팔로 송아지는 뭐가 그리 미안하냐는 듯 태연자약하게 여물을 씹고 있다. 하늘의 별은 여전히 총총하다. 달은 더욱 둥두렷하다.
--- p.102~103

주춤거리는 나를 앞질러 가는 마이타는 맨발이다.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슬리퍼를 벗어 버린 것이다. 눈길에 찍힌 마이타의 발자국이 불그스레하다. 자세히 보니 아무래도 피가 배어 있는 것 같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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