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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1부 남아프리카를 향하여 제2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 발견 제3부 호모 날레디 발견 제4부 호모 날레디의 이해 에필로그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2008~2015)/ 참고문헌/ 찾아보기/ 도판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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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만 헥타르 넓이의 인류의 요람 지역의 기반암층은 백운석질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 인류 진화와 관련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들 대부분은 인류의 요람에 존재하는 이 각력암층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2008년 2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유적지가 있으리라는 예감을 입증하기 위해 나는 구식이지만 훌륭한 방법, 걷기를 통한 지상조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걸어다녀보니, 열 곳 중 한 곳 정도는 지도에 표시해둘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화석을 발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들이었다. 2008년 7월까지, 나는 알려지지 않은 동굴과 화석 유적지를 거의 600곳이나 발견했다. 그것도 이런 종류의 동굴과 유적지 탐사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이루어진 지역에서 말이다. --- pp. 12~13 완벽한 두개골의 횡단면이 사진처럼 선명하게 나타났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족 두개골 화석의 기록을 휘리릭 떠올렸다. 그 대부분이 수백 개의 작은 조각들을 재구성한 것이었다. 이런 화석들은 일그러지기 일쑤인 데다 무게가 몇 톤이나 나가는 암반 아래에 묻혀, 때로는 퇴적물이 그것을 에워싸기도 전에 으스러지거나 뭉개진다. 우리는 놀랍도록 선명한 이미지 여러 장을 살펴보다가,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두개골이 부서지지도 일그러지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 앞에 펼쳐진 이미지는 전혀 일그러지지도 않고 모든 이빨이 온전한, 거의 완벽한 어린이의 두개골이었다. 이렇게 보존될 수 있다는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 이로써 우리는 뼈의 대부분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두개골, 그리고 더불어 또 다른 개체의 유골을 갖게 되었다. --- pp. 103~104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초기 사람속’ 목록의 길이는 두 열 모두 비슷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람족이 먼 거리를 걷지 못했고 긴 팔은 나무 오르기에 적응한 것처럼 보인다는 걸 모두 알고 있었다. 우리 화석은 뇌가 너무 작아 사람속으로 분류할 수 없었다. 증거가 그랬다. 그날 밤, 식당에 앉아 스티브 처칠이 물었다. 우리 팀 모두가 궁금해했을 질문이었다. “어떤 특성들이 있어야 말라파 화석 같은 사람족을 사람속으로 분류할 건가요?” 나는 지난 몇 달간 오갔던 긴 논쟁과 토의의 순간들을 돌이켜보았다. “긴 다리와 인간을 닮은 발이 있다면 뇌의 크기는 무시할 거야.” 바로 몇 년 후에 이와 똑같은 질문을 받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때 내 앞에 놓인 뼈들은 완전히 새로운 뼈들이었다. --- pp. 115~116 우리에게 남은 최상의 가설은 날레디가 사체들을 의도적으로 동굴방에 넣었다는 것이었다. 인류학자들은 이런 행위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한다. 그 행위가 현생인류를 정의하는 기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거의 한 세기 동안, 고고학자들은 과연 네안데르탈인이 생명의 유한함을 인식하고, 죽음을 이해하거나 또는 죽은 자의 유해를 매장했는가를 놓고 논쟁을 벌여왔다. 네안데르탈인은 근본적으로 인간이다. 뇌의 크기와 복잡한 문화의 증거들은 현대의 인간에 필적한다. 그러나 호모 날레디에서, 우리는 현생인류의 3분의 1에 불과한 뇌를 가진 원시적인 생명체를 말하고 있다. 인간이 아닌 것이 분명한 이 종이 그럼에도 우리 종에서 볼 수 있는 종류의 인식과 사회적 복잡성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을까? --- pp. 240~241 날레디를 보면서 우리는 이 같은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이 종은 섬에 격리되지도 않았다. 그들은 인류의 기원이 되는 중심부에서 힘차게 살았다. 날레디는 작지 않았고 난쟁이도 아니었다. 현생인류의 수렵채취인 정도의 크기였다. 둔부, 다리 그리고 발은 명백히 현생인류와 마찬가지로 잘 걸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날레디의 이빨은 그들이 고기와 다른 고에너지 음식에 의존했음을 보여준다. 손과 손가락은 어떤 종류의 석기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 또한, 작은 뇌에도 불구하고, 아주 흥미로운 행동을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날레디는 안전하게 격리된 존재로 생존한 것이 아니다. 해부학적 구조를 보면 같은 자원을 놓고 커다란 뇌를 가진 인간 종과의 경쟁을 피했다고 생각할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 날레디는 단지 달랐다는 이유만으로 살아남은 것은 아니었다. 최소한 어떤 측면에서, 날레디는 더 나았기 때문에 생존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는 현생인류의 행동이 시작된 때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 pp. 262~2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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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과 호모속의 모자이크 특성을 지닌, 두 종의 거의 완벽한 화석
인간과 사람족은 700만 년 전에 침팬지의 조상으로부터 갈라졌다. 이 700만 년 전에서 430만 년 전까지의 시기에 살았던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 오로린 투게넨시스, 1990년대에 발견된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 같은 화석들이 발견되었다. 인간의 진화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기간, 420만 년 전에서 150만 년 전까지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의 다양한 종에 의해 대표된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 파란트로푸스 로부스투스가 여기에 들어간다. 직립보행을 했지만, 나무에 오르는 능력은 유지했다. 몸은 작고, 뇌는 우리의 3분의 1쯤이었다. 인간 진화의 세 번째 단계를 연 것이 180만 년 전에 등장한 ‘진정한 최초의 인간 집단’ 호모 에렉투스였다. 사람 크기의 몸에, 뇌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보다 50퍼센트쯤 컸으며, 석기를 만들었고, 사냥한 고기를 포함한 질 좋은 음식을 먹었다. 에렉투스와 후손들은 아프리카를 나와 세계 곳곳으로 퍼지면서 새로운 종으로 가지를 쳤다. 네안데르탈인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유전학이 밝혀낸 인류 진화의 후반부는 매우 복잡하다. 우리는 20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인간 집단의 후손인데, 이들이 아메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를 포함한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그 과정에서 네안데르탈인을 포함한 다른 집단들과 DNA를 섞었다. 이 최초의 인간의 조상은 누구였을까? 무엇이, 이들이 나타나기 전에 200만 년이 넘는 동안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과는 다른 길을 걷게 했을까? 화석이 말하게 해야 하지만, 화석은 참으로 단편적이고, 고인류학은 ‘연구 대상보다 연구자가 많은 유일한 분야’다. 그래서 세기적 발견이다. 매슈의 발견을 계기로 발굴한 말라파(세소토어로 ‘우리집’) 화석은 몸 전체의 골격을 갖춘 9~13세의 소년, 그리고 성인 여성으로, 나이는 199만 7,000년이었다. 호모 날레디는 정말로 압도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첫 3주간의 발굴에서 적어도 15개체, 1500여 개의 뼈가 나왔으니까. 나이는 최종적으로 45만~25만 년으로 추정되었다. 그런데 두 종 모두,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과 호모(사람)속의 특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그럼 뭘 보고, 뭘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을까? 리 버거 팀도 똑같이 고민했다. 자, 한 대목만 읽어보시라. 참고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원인(猿人, man-ape), 세디바는 세소토어로 ‘샘, 분수, 원천, 근원’이라는 뜻이다. 말라피의 발굴지에 물이 있었고, 사람족과 동물들이 물을 찾아 왔다가 빠져 죽었을 거라는 생각을 담았다. 호모 날레디의 날레디는 세소토어로 ‘별’이다. 동굴 이름 ‘라이징스타’에서 따왔고, 그래서 두개골이 발견된 동굴방 이름도 ‘디날레디(별들) 동굴방’으로 지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에서도, 우리는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여 화석의 속을 결정하는 어려운 문제에 부딪힌 적이 있었다. 우리를 닮은 사람속인가, 아니면 더욱 원시적인 화석 종들과 마찬가지로 오스트랄로피츠인가 하는 문제였다. 이제 라이징스타 화석(호모 날레디)을 앞에 두고 우리는 똑같은 질문을 마주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답을 내기가 조금 더 쉬웠다. 세디바는 인간을 닮은 얼굴과 엉덩이를 가졌지만, 그 신체 대부분의 양상에서는 오스트랄로피츠처럼 보였다. 그리고 몇 가지 특징은 심지어 유인원의 것과 비슷했다. 라이징스타 화석은 세 가지 특징을 사람속과 공유했다. 첫째, 손이 물건을 쉽게 잡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도구를 제작하기가 호모 하빌리스나 호모 플로렌시스 같은 종보다 유리했다. 둘째, 그들의 이빨은 사람속의 모든 종과 같이 고품질 식단에 적응했다. 셋째, 그들의 체격, 특히 다리와 발이 인간을 닮았다. 이 세 가지는 인간과 우리의 가까운 친척들이 환경 안에서 일하고 움직이고 살아가는 방식의 주요한 요소들이다. 이외에도, 두개골의 모양과 특징도 분명 인간을 닮았다. 작은 뇌와 두개골의 원시적인 특징들은 중요한 것이지만, 전체 그림에서 벗어날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이들은 사람속이었다.” 공개접근, 공동연구, 그리고 극찬과 논란을 몰고 다니는 스타 고인류학자 리 버거 리 버거는 이 발굴들 말고도 ‘뜨거운’ 인물이었다. 처음부터 고인류학계에서 유골 발견자들만의, 몇 년이 걸리건 그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폐쇄적인 ‘회원제 클럽’이 아닌 ‘공개접근(open access)’을 주장했고, 그래서 구설도 많았으며, 학회에서 세디바 주형을 공개했고, 호모 날레디 화석은 아예 발굴부터 학계 및 대중과 함께했다. 날레디 건은 사실, 라이징스타 동굴의 그 굴곡과 난관을 뚫고 나간다는 게, 7미터 길이의 좁아터진 통로 ‘슈퍼맨스크롤’을 빠져나가는 데에도 쉽지 않았고, 수직으로 12미터, 지름 18센티미터의 동굴 홈통은 애시당초 꿈도 못 꿀 몸이기도 했지만. “지하동굴 속, 지름 18센티미터짜리 홈통을 오르내릴 ‘지하 우주인’을 찾습니다!” 그래서(?), 리 버거는 ‘지름 18센터미터 동굴 홈통’을 오르내릴 수 있는 고인류학자들(결국 호리호리한 여성과학자 여섯 명이 합류했다)을, 그리고 그렇게 해서 발굴한 유골들을 함께 연구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함께 페이스북을 통해 모집했고, 발굴과 연구의 전 과정을 전 세계의 연구자 및 대중과 공유했다. 이것도 뜨거웠지만, 100명이 넘는 공동연구자들이 함께 쓴 논문 여러 편은 동시에, 감당 못 하는 『네이처』가 아니라 『이라이프』에 실렸다. 흥미진진한 소설 한 편의 재미는 독자 몫으로 넘긴다. 인생도 우리의 진화도 직선이 아니다, 그렇다면 뭐가 있어야 사람인가 1871년, 다윈에게는 네안데르탈인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다윈은 뭐가 있어야 사람인지를 논구했다. 기준은 셋이었다. 뇌는 얼마나 컸을까? 똑바로 섰을까? 이빨은 인간을 닮았을까? 호모 날레디는 이렇다. 손목과 손가락 끝은 인간을 닮았지만, 손가락뼈는 휘어 나무를 타거나 매달리기 좋았다. 어깨는 위쪽으로 불거지고 팔은 어딘가로 올라가기 좋게 생겼다. 발은 우리와 같았고, 뇌는 훨씬 작았다. 엉덩뼈는 루시를, 궁둥뼈는 인간을 닮았다. 이빨 비율은 원시적이었지만, 크기는 현생인류와 같았다. 그리고 날레디 유골들은 그 동굴에 의도적으로 안치된 사체들이었다. 하나하나 챙기자면 끝이 없고, 리 버거의 한마디로 압축하기로 하자. “우리 인간 종의 기원은 이제 마치 수많은 지류가 한데 모여 만든 강처럼 생각된다. 지류가 만들어지고, 어느 정도까지는 따로 흘러가다가, 커져가는 강으로 다시 합쳐져서 오늘날까지 흐르고 있는 것이다.” 아는 이 아는 이야기지만, 오늘의 우리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그림 좋게, 루시)-호모 하빌리스-호모 에렉투스-호모 사피엔스-우리 아버지-나, 이렇게 직선으로 이어진 직류 존재가 아니다. 인생, 직선이 아니듯이. 사람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사람을 사람이게 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