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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봄 - 소생과 탄생의 소리
미선이를 아시나요 땅 속에서 솟는 반찬 뱀딸기와 딸기 봄에는 노랑과 분홍 약이 되는 봄나물 2. 여름 - 번성, 그 우레 같은 번짐 여름 숲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나 말 없는 이웃이 더 좋은 이유 천렵 혹은 죽은 강에 오줌 누기 다락방과 화물차 창고방과 농기구박물관 3. 가을 - 결실 혹은 죽음의 준비 가을에는 좀 엄숙해져야 한다. 너, 깻잎 냄새 좋아하니? 송이버섯과 뱀 그물 도토리와 다람쥐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4. 겨울 - 겨울잠과 나비의 꿈 숲 속에서 본 하늘은 노루궁뎅이와 공룡이 먹던 풀 솔방울과 오리목 열매 오소리 똥과 산비둘기 생강꽃이 피면 봄도 머잖으리 에필로그 - 꽃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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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 굶지 않는다고 해서 산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화생활이라는 게 또 따로 있기 때문이다. 웰빙을 외치는 시대가 아닌가? 나도 잘 살고 싶은 사람이다. 수행자나 은둔자나 무소유주의자가 아니다. 채집 생활을 꿈꾼다고 그게 평안에 이르는 길이라는 말도 아니다.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돈 버는 일에 혈안이 되지 않고, 뼈 빠지게 일하지 않고서도 살 길이 뭐 없을까,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먹고 사는 길이 뭐 없을까 하는 것이다. --- p.23
누구나 희생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면서도 공생을 외친다. 상생의 길을 걷자고 한다. 내 심장을 내주는 용기 없이는 길이 없다. 나무도 이걸 안다. 딱따구리는 나무에 집을 짓고 산다. 제 집을 지을 자리를 위해서는 나무가 있어야 한다. 적당히 어울리는 세상에 유독 인간들만이 자기들 피부색과 자기들 깃발만 앞세우려고 한다. --- p.55 이 가을에 좀 엄숙한 분위기로 말하고 싶은 것은, 내가 이런 상황에서 여기 머물고 있는 것은 돈 없이도 살 수 있는 곳이 있는가를 실험해 보고 싶은 것이다. 보다 극명하게 표현하자면 돈을 벌려고 쓸데없는 글은 안 쓰고도 살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없이 살 수 있는 곳은 없다. 내가 바라는 것은 보다 적은 돈으로도 살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누군가 현대사회는 민주주의도 공산주의도 아닌 자본주의 사회라고 했다. 부의 축적을 위해서는 부모 형제도 없는 비정한 세상이 되었다. --- p.105 오로지 인간만이 헛된 욕망에 시달리는 생활을 하고 있다. 힘의 논리에 지배 받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어쩔 수 없는 갈등이라지만, 시시때때로 그 지나침을 예방하는 완충장치를 재장전하는 것이 그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방법이 아닐까. 우리는 너무 지나친 욕망에 사로잡혀 자신의 길을 잃고 방황한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쯤은 숲 속에 홀로 앉아 자신의 참모습을 찾는데 주력해야 한다. 숲 속의 정령들이 그대를 인도할 것이다. --- p.1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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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일기 - ‘풀과 나무의 집’ 사계
저자는 십 년 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로 내려와 현대판 채집 생활을 시작했다. 백두대간의 한 허리인 금귀봉 밑에 자리 잡은 ‘풀과 나무의 집’ 주위에는 해마다 새로운 싹들이 솟아오르고, 꽃을 피우고, 그 개체수를 늘려간다. 그동안 눈에 보이지 않았던 풀과 나무들은 죽었던 게 아니라 잠자고 있었던 것이다. 오래전 베어 버린 뽕나무 그루터기에서 상황버섯도 피어오르고, 영지버섯도 저절로 자라났다. 십 년 동안 던져두니 온갖 것들이 소생하고, 땅이 살아난 것이다. 글을 쓰고,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만들며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는 저자의 삶을 통해 삶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보고, 소생과 탄생의 봄, 번성의 여름, 결실의 가을, 침묵과 정리의 겨울 이렇게 ‘풀과 나무의 집’의 사계를 엿보며 생명들이 깨고 지는 순환 속에서 평정을 찾고, 환희의 기쁨을 느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