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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를 위한 에세이 北
양장
이지상
삼인 201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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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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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평화는 방향을 가두지 않는 것이다
―북한 안내자를 자처하며

제1여정

1. 바람(Wind)을 이정표 삼고 바람(Hope)을 양식 삼아
―서삼독書三讀을 여삼행旅三行으로, 서울역에서 바라보는 북한 철도
2. 물고기는 체제라는 그물을 모르는데
―임진강을 건너면 북방 한계선(NLL) 그리고 저도 어장과 장산곶
3. 붓끝은 날카로워야 하나 종이를 뚫으면 쓸 데가 없다
―말이 칼이 되었던 날들. 개성공단을 지나며
4. 국수발에 혀까지 감겨 넘어갈 뻔했다네
―평양 왔으니 평양랭면 먹으러 갑시다. 다른 북한 음식으로 입맛도 좀 다시고
5. 바람방울 소리가 노을에 젖다. 노층층 십보구휴路層層 十步九休
―천하 명산 묘향산에 터 잡은 보현사. 묘향산 역사박물관.
6. 믿고 싶지만 믿기 어려운 것들도 있기 마련이지
―세계를 움직인 증언들. 정치범 수용소
7. 궁금한 건 못 참아. 꼭 가보고 싶은 아오지
―아오지 탄광은 아직도?
8. 철밥통, 그 좋은 게 없다니
―권한이 있는 곳에 책임도 있다. 혁명 교화
9. 예의 있고 도덕을 알던 사람들은 소리 없이 사라졌어요
―고난의 행군과 대북 제재에 대하여
10. 백두산은 언제부터 현재의 국경이 되었을까
―딱 잘라 한마디로 북한은 이익, 중국은 손해

제2여정

1. 가장 작은 것 가장 크게 세워서
―꿈으로 가는 징검다리는 무료. 북한의 예술 교육
2. 북한 가수가 부러울 때도 있지. 관객 걱정 안 해도 되는…
―북한의 대중음악
3. 꿈일까 현실일까. 꿈의 세상 쪽에 기울기는 하지만
―북한 영화는 언제나 해피엔딩
4. 북녀北女들에게 이상적인 남성상이란?
―북한 영화에 나오는 여성들의 이상형
5. 북한은 왜 예수를 버렸을까
―평양에서 예수 믿으세요, 를 외친다면
6. 선물들의 백과사전 자랑할 만하네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
7. 단군 신화인가 단군 실화인가
―평양은 진짜로 단군을 믿는다. 단군릉
8. 사람들이여 삼가 옷깃을 여미라
―특권층을 만나려면 이곳을 먼저 들러야. 북한의 국립묘지

제3여정

1. 초대한 자의 겸양과 초대받은 자의 예의
―남북의 예법은 차이가 없다. 공연으로 보는 예법
2. 설움으로 밥을 짓고 눈물이 간을 맞추었네
―그해 금강산 이산가족 만남의 식탁
3. 뜨끈허니 좋은 온천 북한에서는 치료약
―북한의 온천과 고려의학
4. ‘ㅆ’이 들려주는 위험한 카타르시스catharsis
―말이 같으니 욕도 통하네
5. 투자왕 짐 로저스의 눈에 북한이 들어왔다
―과욕은 금물, 그러나 투자할 만한 그곳
6. 찰진 사투리 ‘할라꼬이’
―재미진 함경도 사투리, 쓰는 곳에 따라 슬픈 언어가 되기도
7. 한 방울의 물에 우주가 비낀다
―학생을 찾아가는 학교, 북한의 분교와 교육 과정
8. 백무선 철길 위에서 떠오른 말 “왜 대륙입니까?”
―눈이 오는가 저 북쪽에, 두만강 철길 위에

저자 소개 1

고단한 사람들의 일상에 희망의 언어를 들려주는 가수 겸 작곡가다. 경기도 포천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청년문예운동의 시기를 거쳐 노래마을의 음악감독, 민족음악인 협회 연주 분과장을 지냈고 여러 드라마·연극·독립영화 음악을 만들었다. 1998년 1집 《사람이 사는 마을》, 2000년 2집 《내 상한 마음의 무지개》, 2002년 3집 《위로하다. 위로받다》, 2006년 4집 《기억과 상상》 등의 앨범을 발표했다. 시노래 운동 ‘나팔꽃’의 동인으로, 깊이 있는 메시지를 통해 삶의 좌표를 만들어가는 음악을 지향하고 있으며 성공회대학교에서 ‘노래로 보는 한국 사회’를 강의하
고단한 사람들의 일상에 희망의 언어를 들려주는 가수 겸 작곡가다. 경기도 포천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청년문예운동의 시기를 거쳐 노래마을의 음악감독, 민족음악인 협회 연주 분과장을 지냈고 여러 드라마·연극·독립영화 음악을 만들었다. 1998년 1집 《사람이 사는 마을》, 2000년 2집 《내 상한 마음의 무지개》, 2002년 3집 《위로하다. 위로받다》, 2006년 4집 《기억과 상상》 등의 앨범을 발표했다. 시노래 운동 ‘나팔꽃’의 동인으로, 깊이 있는 메시지를 통해 삶의 좌표를 만들어가는 음악을 지향하고 있으며 성공회대학교에서 ‘노래로 보는 한국 사회’를 강의하고 있다.

누리집_ 사람이 사는 마을 www.poemsong.pe.kr
블로그_ 이지상의 발자국 http://blog.naver.com/chonchang

1991년 “통일은 됐어”“내가 그대를 처음 만난 날”작곡으로 음악 시작.
1998년 1집 “ 사람이 사는 마을
2000년 2집 “ 내 상한 마음의 무지개”
2002년 3집 “ 위로하다 위로받다”
2006년 4집 “ 기억과 상상”
2010년 철학 에세이 “ 이지상 사람을 노래하다”
2014년 성찰적 여행기 “ 스파시바 시베리아” 출간
전)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 집행 위원장
전)조선학교와 함께하는 몽당연필 공동대표
현)협동조합 은평시민신문 이사장
현)희망래일 대륙학교 교장
현)인권연대 운영위원
시노래 운동 나팔꽃 동인. 성공회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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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2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454g | 153*224*16mm
ISBN13
9788964361689

책 속으로

우리는 이제 분단을 뒤로하고 여기 서울역에서 기행을 시작합니다. 서삼독書三讀이라고 했지요. 책을 읽을 땐 텍스트text를 먼저 읽고 필자를 읽고 마지막으로 독자 자신을 읽어야 독서의 완성이라는 겁니다. 기행紀行이란 말도 행자의 발걸음에 실마리를 잡는다는 뜻이니까 독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먼저 도착하는 곳에서 바람의 향기를 맡고 풍경을 담는 게 우선이지만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역사와 삶의 방식, 그들의 꿈은 어떻게 이어져왔는가를 보아야 하고 마지막으로 내가 살았던 한 생의 발걸음을 되짚어보는 것입니다. 이 먼 여행에서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았을 때 나의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 반성해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기행은 서삼독書三讀을 여삼행旅三行으로 여기면 좋을 듯합니다.
--- 「바람(Wind)을 이정표 삼고 바람(Hope)을 양식 삼아」중에서

그 말 한마디가 사람들을 웃게 했습니다. 가슴을 따뜻하게 덥히는 말이기도 했구요.
“멀다고 말하믄 안 되갓구나.”4.27 심각한 판문점 회담장에서 폭소를 터뜨리게 한 김정은 위원장의 농담은 단순 농담만은 아니었지요. 실제로 평양은 멀지 않습니다. 고작 판문점에서 직선거리 147km. 그 짧은 거리를 넘지 못해 매년 40조가 넘는 국방비를 들이고 60만의 젊은 청춘이 총을 들었습니다. 대륙으로 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꿈도 못 꾸었고 반도는 환태평양 지구대의 변두리에서 외로운 섬이 되었습니다. 그런데요 역사 이래로 우리 한반도는 대륙의 출발지였고 종착지였습니다. 시작과 끝. 대륙의 모든 것이었던 5,000년의 시간을 묻어두고 고작 70년의 분단으로 서로를 불가촉천민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평양은 멀다고 여기면 안 되지만 그러나 머나먼 곳이었습니다. 평양 시내가 그동안 남한에서 생각했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건 다 알고 계시지요? 각종 매체를 통해서 유경호텔, 여명거리, 미래 과학자거리들의 아파트, 상점, 대동강 유람선 등 이미 다 보셨을 겁니다. “뭐? 평양에도 아파트가 있다구? 뭐? 평양에도 동물원이 있다구?” 마치 가지면 안 되는 걸 가진 아이를 바라보는 것처럼 반응하는 사람들이 어떨 땐 불편하기도 했었는데요.
자 여기가 평양입니다. 일단 평양랭면을 한 그릇 먹으러 갑시다.
--- 「국수발에 혀까지 감겨 넘어갈 뻔했다네」중에서

남한에도 유명한 온천이 많으나 북한에도 많습니다. 전체 면적의 80%가 산악 지역이고 백두산은 고작 1,200년밖에 쉬지 않았다는 휴화산이니 온천 또한 많을 수밖에 없는 거지요. 그렇다고 백두산에만 몰려 있는 게 아닙니다. 북한 전역에 골고루 퍼져 있습니다.
일단 여기 강릉, 속초, 제진 지나 고성 건너 가까운 금강산으로 가봅시다. 그 봉우리 다 헤아릴 수 없이 아름다운 금강산이 있고 또 삼일포며 장전항, 그 풍광이 얼마나 차고 넘치면 이름도 해금강이라 했을까요. 산 금강과 바다 금강이 다 모여 있는 곳. 따뜻한 우물이 있는 동네라고 해서 붙인 이름 온정리溫井里에 금강산온천이 있습니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기 이전에 이곳은 금강산을 찾아오는 남측 손님들이 꼭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였지요.
--- 「뜨끈허니 좋은 온천 북한에서는 치료약」중에서

흘러간 옛 노래 천등산에 ‘울고 넘는’다는 박달재보다 더 기구한 사연들이 많은 그야말로 눈물의 고개가 있습니다. 양덕고개입니다. 평양에서 오던 기차도 이 양덕고개를 넘어야 고원역 사귐점에 도착합니다. 북한에서 이름난 석량온천도, 듣기도 무서웠던 요덕수용소도 다 이 고개 언저리에 있습니다. 평안남도의 북쪽 끄트머리로 함흥 청진이 머리 쪽에 있고 서쪽으로는 평양이 멀지 않은데도 낭림산맥의 한가운데 있어 높은 산지에다가 척박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북한에 대홍수가 닥친다면 언제나 피해지역 1순위였고 폭설이 내려도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지역입니다. 1997년 겨울엔 한파로 많은 사람들이 얼어 죽었다 하고, 2006년엔 폭우로 마을 전체가 떠내려가 양덕 인구의 20%가 사망했다고도 하고, 2010년 7월 하루 강우량 350mm의 기록적인 폭우에 산사태로 엄청난 피해가 생긴 이후에도 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이 높은 고원지대인 이곳을 평라선 열차가 지나갑니다. 평양에서 청진으로 가는 열차도 양덕고개만 오면 맥이 풀려 멈춰 서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정전이 되기도 하고 기름이 떨어지기도 하고 철로가 유실되어 급히 공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동해안 끼고 풍광 좋게 달리던 강원선 열차를 만나는 일이 그렇게도 어려웠답니다. 철로가 끊기면 사람들은 걸어서 이 고개를 넘기도 하는데 그래서 양덕고개를 넘었다고 하면 인생의 굴곡 몇 개쯤 넘은 것으로 칩니다.
--- 「찰진 사투리 ‘할라꼬이’」중에서

라선시 중등학원의 홍학민 학생은 고아입니다. 거기다가 학민이는 청력을 잃고 있습니다. 이 학원 담당의사인 김춘녀 씨는 이 아이를 수술해주기 위해 평양의 옥류 아동병원에 보냈습니다. 입원기간 동안 학원의 선생님들은 매일같이 전화로 상태를 확인했고 평양시 당위원회, 보건성의 해당 부서의 담당자(일군이라 부름)들도 이 아이를 위해 부지런히 들락거렸습니다. 한 명의 어린 환자를 위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도 어쨌든 그랬습니다. 북한의 홍보매체 《조선의 오늘》은 학민이의 부모가 평범한 공민이었고 구태여 다른 아이와의 차별점이 있다면 어릴 때 부모를 잃은 고아라는 것이라며 고아는 불행의 대명사인만큼 특혜를 주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한 방울의 물에 우주가 비낀다”는 멋진 말과 함께.
이러한 북한의 사례를 듣다 보면 깜짝깜짝 놀라게 됩니다. 소위 ‘효율’이라는 말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이야기이기 때문이지요. 이 사람들이 이렇게 느릿느릿 살아가는 이유가 있구나 다시 생각하게도 됩니다.

--- 「한 방울의 물에 우주가 비낀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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