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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박근혜 후보에게 약이 될까? 독이 될까?
국민 선택의 방향이 되는 대선 유머 한판승 70세에 미국 대통령이 돼 73세에 재선에 도전한 레이건이 TV토론에서 자신의 고령을 문제 삼은 월터 먼데일 후보(당시 56세)를 한마디로 격퇴한 대사는 너무도 유명하다. ‘나는 이번 선거에서 나이를 문제 삼을 생각은 없다’ ‘당신이 너무 젊어서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폭소를 자아냈다. 이런 위트와 유머가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힘이었다. 1997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로부터 이와 유사한 질문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렇게 말하는 이회창 후보도 적은 나이는 아니다’고 되받아쳤다. 정치에서 유머는 단순한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백 마디의 심각한 연설보다 한마디의 번뜩이는 재담이 유권자들을 매료시키고 감성을 움직인다. 때로는 자신에게 불리한 논쟁을 잠재우는 강력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 긴장감이 감도는 살벌한 정치판에 인간미를 불어넣고, 무형의 정치를 생물로 만들어 그 안의 정치인을 돋보이게 하는 게 바로 유머의 힘이다. 진중한 뉴스보다 정치풍자코미디가 흥미를 끄는 것처럼, 정색하고 화만 내는 정치보다는 웃음을 주는 정치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유머와 정치의 소통이 정답이다! 대선의 공방은 언제나 점입가경이었다. 나라를 다스릴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대선후보들이 저마다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이런 저런 얘기들만 늘어놓았다. 숱한 공약, 많은 의견이 오가며 나는 이래서 옳고, 너는 그래서 그르다는 공방은 이어졌으나 지금까지의 대선에서 우리는 후보들의 유머를 만날 수 없었다. 이번 대선은 사뭇 다르다. 이미지 정치와 감성 정치의 비중이 커지면서 대선 후보들이 유머를 사용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이 ‘눈물의 정치’를 활용했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분명 ‘웃음의 정치’가 뜨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유머는 ‘감성의 유머’다. 지난 8월 ‘반값등록금 실현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대학생들에게 “심장의 무게가 얼마인지 아나. 정답은 ‘두근두근’ 네 근이다. 여러분을 만나러 오면서 제 마음이 바로 그랬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나러 왔는데 어떻게 두근두근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라고 말해 갈채를 받았다. ‘박근혜식 썰렁 개그’로 의도된 허점을 보여 친근감을 유도하기도 한다. “충청도 말로 ‘개고기 먹을 줄 아세요.’는 ‘개 혀’인가요.”, 가천대 특강에서 사회자가 물병째 물을 마실 것을 권하자 “이건 나발을 부는 거예요.”라고 농담하는 식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전국상공인과의 대화에서 “오랫동안 등산을 못했다. 내년부터 북악산(청와대 뒷산)으로 등산을 다닐 수 있게 도와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지난 7월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학교 때 성적이 반에서 중간쯤이었다면서 수·우·미·양·가 중에서 수는 딱 한 군데 안철수라는 이름 속에만 있었다”는 수준 높은 개그를 선보였다. 정치 유머의 소재와 풍자의 깊이가 넓고 깊을수록 정치는 통 크게 발전한다. 이후 대선후보들이 어떤 유머를 갖고 갈지, 어떤 풍자를 듣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박근혜의 썰렁 유머든 블랙 유머든 유쾌한 유머가 넘치는 사회가 대선을 통해 만들어지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