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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뮌처, 혹은 악마의 궁둥이
박설호
울력 201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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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른스트 블로흐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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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21세기에 태어날 배달의 철학자, 당신을 위하여

제1부: 에른스트 블로흐의 사상
게어하르트 츠베렌츠: 다시 블로흐 테제
블로흐의 대담: 기독교 속에는 반란이 있다
에른스트 블로흐: 니체의 사상적 자극
한스 마이어: 자신과의 만남
빌헬름 포스캄프: 어떤 더 나은 세계의 개관

제2부: 블로흐의 토마스 뮌처
토마스 뮌처가 실천한 혁명
1. 혁명의 발발
2. 현대적 면모를 지닌 토마스 뮌처
뮌처의 설교와 신학의 방향
1. 짐을 떨쳐버린 인간
2. 선한 자가 지닐 수 있는 폭력의 권리에 관하여

제3부: 블로흐의 카를 마르크스
대학생, 카를 마르크스
대학, 마르크스주의, 철학
마르크스에게 나타난 인간과 시토이앙

2004년판 편역자 후기

저자 소개 1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했다. 『현대시학』 신풍 시집(1974)에 시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군 복무 후 부산 동고에서 교사로 일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발발한 이듬해에 유럽으로 출국했다. 유럽에서 10년간 체류하다가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기 전에 귀국했다. 그 후에 한신대학교 인문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퇴직했다. 에른스트 블로흐의 『희망의 원리』 번역 외에도, 『라스카사스의 혀를 빌려 고백하다』,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5권) 등 이십여 권의 저서를 간행했다. 현재 한신대 인문콘텐츠 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동독 문학 연구』(1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했다. 『현대시학』 신풍 시집(1974)에 시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군 복무 후 부산 동고에서 교사로 일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발발한 이듬해에 유럽으로 출국했다. 유럽에서 10년간 체류하다가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기 전에 귀국했다. 그 후에 한신대학교 인문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퇴직했다. 에른스트 블로흐의 『희망의 원리』 번역 외에도, 『라스카사스의 혀를 빌려 고백하다』,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5권) 등 이십여 권의 저서를 간행했다.

현재 한신대 인문콘텐츠 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동독 문학 연구』(1998/2005), 『하이너 뮐러 연구』(공저, 1998), 『떠난 꿈, 남은 글. 동독 문학 연구 2』(1999), 『독일인 어떻게 살(았)지?』(공저, 2000), 『유토피아 연구와 크리스타 볼프의 문학』(2001), 『전환기 잊혀진 독일 문학과 사회적 (불)평등』(공저, 2002), 『독일 문학의 이해. 동독 문학과 통독 이후 문학의 이해』(공저, 2003), 『생태 위기와 독일 생태공동체』(공편, 2004), 『새로운 눈으로 보는 독일 생태공동체』(공편, 2005), 『하이너 뮐러의 연극 세계』(공저, 2006), 『작은 것이 위대하다. 독일 현대시 읽기』(2007), 『새롭게 읽는 독일 현대시』(2007), 『현대 문화 이해의 키워드』(공저, 2007), 『라스카사스의 혀를 빌려 고백하다』(2008), 『꿈과 저항을 위하여』(2011), 『망각의 시대에 명작 읽기』(2013),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 통일 전후의 독일 소설』(2013), 『자연법과 유토피아』(2014), 『비행하는 이카로스』(2016), 『호모 아만스. 치유를 위한 문학·사회심리학』(2016)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베를린의 유년 시절』(1992), 『문화적 투쟁으로서의 성』(1996), 『카를 마르크스, 토마스 뮌처 혹은 악마의 궁둥이』(E북, 2003), 『빵과 포도주』(1997), 『희망의 원리』(5권, 2004), 『자발적 복종』(2004), 『서양 중세 르네상스 철학 강의』(2008), 『저항과 반역의 기독교』(2009), 『자연법과 인간의 존엄성』(2011), 『마르크스, 뮌처, 혹은 악마의 궁둥이』(201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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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412g | 153*224*20mm
ISBN13
9788989485940

출판사 리뷰

이 책에 대하여

박설호 교수는 희망의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의 주저 <희망의 원리>(5권)를 비롯해, <서양 중세 르네상스 철학 강의>, <저항과 반역의 기독교>, <자연법과 인간의 존엄성> 등을 번역하였고, 블로흐에 대한 연구서인 <꿈과 희망의 원리: 에른스트 블로흐 읽기 I>을 펴낸 바 있다. 이번에 박설호 교수가 에른스트 블로흐 읽기 II로 펴낸 <마르크스, 뮌처, 혹은 악마의 궁둥이>는 에른스트 블로흐의 사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독교 사상과 마르크스의 사상의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블로흐는 독일 농민전쟁의 주도자 토마스 뮌처의 종교개혁의 발언과 그의 문헌을 자신의 유토피아적 종말론 사상을 도출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하였다. 그리고 마르크스의 저작물들은 자신의 사상과 계급문제의 근원적 토대로서 상호 접목시킬 수 있는 자료로 수용하였다. 이를 통해 블로흐는 자신의 연구 영역을 확대하고 자신의 사상의 토대를 심화시킬 수 있었다.
<마르크스, 뮌처, 혹은 악마의 궁둥이>는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블로흐의 인터뷰와 블로흐에 대한 연구 논문, 그리고 니체에 대한 에른스트 블로흐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이 글들은 다양한 시각에서 블로흐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있다. 2부에서는 혁명의 신학자 토마스 뮌처에 대한 블로흐의 글을 번역한 것이다. 마르틴 루터와 동시대 사람으로서, 그 중요도에 비해 등한시되었던 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리고 3부에서는 마르크스의 사상이 형성되던 시점의 철학에 초점을 맞춘 블로흐의 글들을 번역하였다. 마르크스의 사상, 특히 그중에서도 초기 사상은 블로흐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꿈을 추적하는 근본적인 토대로서 활용되어 왔다는 점에서 블로흐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2004년에 <뮌처, 마르크스, 혹은 악마의 궁둥이>라는 제목으로 이북으로 출간된 것을 몇몇 글들을 덧붙이거나 빼고, 새롭게 수정 보완하여 출간한 것이다.

유토피아 그리고 반역
블로흐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다루었던 내용은 더 나은 사회적 삶에 관한 꿈, 다시 말해 유토피아였다. 이는 억압과 강제 노동이 없는 사회를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 하는 거시적 의미에서의 철학적, 정치경제학적, 신학적 난문제와 관련된다. 이러한 문제들은 기존 사회주의 사회가 사라졌다고 해서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것들은 현대 사회에서 여러 가지 복잡한 형태로서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어떻게 하면 정치적, 경제적 억압과 강제 노동 내지는 소외된 삶이 해결될 수 있을까’ 하는 핵심적 문제에 종속되는 문제들이다. 그리고 블로흐 철학의 특징으로서 반역과 저항을 들 수 있는데, 주어진 기존 질서에 대한 부정, 이를 파기시키려는 강인한 의지는 블로흐가 파악한 뮌처와 마르크스에 대한 상과 관련된다.

혁명으로서의 종말론
이 책에서 문제는 토마스 뮌처와 마르크스의 개별적 사상 자체라기보다는, 오히려 두 사람 사이의 정신사적인 관련성이며, 이에 대한 블로흐의 시각이다. 블로흐는 혁명의 기독교 사상과 마르크스 사상을 인류 역사의 거대한 두 가지 정신사적인 흐름으로 파악하며, 여기서 어떤 유사한 출발점을 찾고 있다. 유럽 역사에서 오랫동안 혁명적 서적으로서 작용한 것은 성서였으며, 수많은 이단자를 속출하게 한 것은 바로 기독교 사상이었다. 또한 19세기 말엽부터 혁명적 서적으로서 작용한 것은 <자본>이었으며, 수많은 사상적 분파를 낳게 한 것은 바로 마르크스주의였다. 따라서 “신”의 문제와 “국가”의 문제는 주어진 역사적 상황에서 현재 “정착된 질서”와 이를 타파하려는 새로운 사고 사이의 투쟁으로 발전되었던 것이다.
뮌처와 마르크스 사이의 정신사적인 관련성은 오래 전부터 인간이 기리던 황금시대에 관한 상에서 찾을 수 있다. 이로부터 우리는 블로흐가 뮌처와 마르크스의 연결점을 유대주의 및 기독교의 “천년왕국설” 및 “종말론”에서 찾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인류는 억압과 강제 노동이 없는 지상의 천국을 언제나 기억해 냈다. 그런데 황금시대에 관한 상은 역사적으로 볼 때 때로는 독일 낭만주의와 같은 반동적 회고주의를 창출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사회적 진보를 추동하는 유토피아의 사고를 야기했다.
블로흐는 뮌처와 마르크스의 사상 속에서 '황금시대'를 실현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발견한다. 이로써 블로흐의 유토피아 개념은 엄밀한 사회적 구도 내지는 시스템의 설계보다는, 천년왕국설의 미래 지향적 기대감에서 추출되고 있다.

블로흐의 유토피아 개념
이로부터 블로흐는 유토피아의 개념을 거시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다시 말해, 그는 바람직한 사회적 구도를 담은 사회 유토피아에다 다른 사항을 첨부하였다. 그것은 보다 나은 사회를 창출하려는 인간의 의지, 낮꿈, 그리고 객관적 현실적 가능성 등을 담은 유토피아의 개념이다. 원래 유토피아는 국가 소설 속에 담긴 합리적으로 구획된 바람직한 사회의 설계로 이해되었는데, 블로흐는 여기에다 주체의 또 다른 의향을 첨가시킨다. 이것은 기독교 내지 유대주의에서 말하는 종말론 내지 천년왕국설에서 나타나는 미래 지향적 열망을 가리킨다. 우리는 전자를 “유토피아”로, 후자를 “유토피아의 성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이로써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블로흐가 사회 유토피아와 유대주의 및 기독교의 천년왕국설을 바탕으로 한 종말론을 엄격한 구분 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토피아의 사회상이 절제와 엄격한 구도에 의해서 짜 맞추어진 구도 내지는 바람직한 사회상이라면, 종말론은 하나의 상 내지는 공간적 구도라기보다는 억압당하는 사람들의 보다 나은 미래적 현실에 대한 기대감 내지는 갈망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블로흐는 마르크스주의를 구체적 유토피아로 규정하며, 이로부터 인류가 오래 전부터 갈구하던 이상적 사회상의 궁극적 실현 가능성을 인정한다.

블로흐의 토마스 뮌처
16세기 농민 혁명을 주도한 토마스 뮌처는 역사학 및 교회사의 영역에서 오직 종교개혁자로서 알려져 왔다. 1525년에 그가 거대한 한을 품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을 때, 사람들은 그의 사상을 사회학적 차원에서 고찰하지 않고, 오로지 종교개혁의 문제로 간주했을 뿐이다. 그렇기에 뮌처는 유감스럽게도 마르틴 루터만큼 대중적 영향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뮌처와 재세례파 사람들이 일으킨 농민전쟁을 처음으로 중요한 무엇으로 내세운 사람은 프리드리히 엥겔스였다. 허나 엥겔스가 특히 중요하게 간주한 것은 혁명 운동 자체였다. 다시 말해, 엥겔스는 독일 역사상 처음으로 수사 및 제후라는 수구 세력에 대항한 피지배계급의 저항 운동에 비중을 두었을 뿐, 토마스 뮌처의 기독교 사상 속에 내재해 있는 혁명 정신을 충분히 고려한 것은 아니었다.
토마스 뮌처는 교회나 수사에 의해서 중개되지 않는, 그리스도의 진정한 가르침을 이 세상에 구현하려고 애를 썼다. 그의 개혁 의지는 한편으로는 새로운 나라를 꿈꾸는 조아키노 다 피오레의 성령에 대한 기대감에,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적 평등 사회에 대한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뮌처는 이의 실현을 천년왕국설에 기초한 “재세례파 운동”으로 이루어낼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블로흐의 견해에 의하면, 마르틴 루터의 변절 등을 계기로 독일의 농민 혁명은 실패로 돌아간다.

블로흐의 카를 마르크스
블로흐는 마르크스주의를 인류 역사에서 끊임없이 이어져 온 더 나은 삶에 관한 인간의 꿈을 구체화시킨 사상으로 평가한다. 이는 엄밀히 따지면 엥겔스가 말한 체계화에 바탕을 둔 변증법 형태와는 다르다.
먼저, 블로흐는 마르크스의 청년기에 시각을 집중하여, 서서히 끓어오르는 새로운 사상적 궤적을 다루고 있다. 흔히 우리는 이론과 이론에서 제기되는 명제만을 거론하곤 한다. 이때 이론이 싹트고 형성된 주위의 여건은 무시되기 쉽다. 블로흐는 무엇보다도 19세기 중엽의 독일의 시대정신 및 유물론의 배경이 되는 현실을 고려하여 마르크스의 초기 작품을 해석하였다. 다시 말해, 이론 자체보다는 사상적 발전 과정을 중시하였다.
마르크스 사상은 두 가지 사항을 강조한다. 그 하나는 주어진 현실적인 경제적 조건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작업(정치경제학)이고, 다른 하나는 평등에 바탕을 둔 '자유의 나라'를 선취하는 작업(마르크스주의 문예학 및 마르크스주의 철학)이다. 전자는 주어진 현실에 대한 엄밀하고 냉정한 분석이며, 후자는 더 나은 사회적 삶에 대한 열광적 지조이다. 블로흐는 전자를 인류의 가까운 목표 내지는 차가운 한류라고 명명했고, 후자를 인류의 먼 목표 내지는 뜨거운 난류라고 명명하였다. 블로흐가 마르크스의 사상 속에 담긴 역사적 개방성과 역동성을 강조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블로흐에 의하면, 동구 국가에서는 언제나 전자에 비해 후자를 소홀히 다루었으며, 이로써 마르크스주의가 체제 고수를 위한 이데올로기로 이용당했던 것이다.

인터뷰 및 블로흐에 관한 논문들
한스 마이어의 논문, 「자신과의 만남」은 블로흐의 청년기의 삶에서 서서히 발전하는 사상적 궤적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블로흐 사상의 이해에 도움을 준다. 성적이 나빠서 가까스로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던 그가 어떻게 세계적인 학자가 되었는가? 학계와 지식인 사회에서 전혀 인정받지 못했던 유대인 젊은이가 얼마나 뼈를 깎는 노력으로 자신의 학문을 연마했는가?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이 글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빌헬름 포스캄프의 논문, 「어떤 더 나은 세계의 개관」은 다음과 같은 핵심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 유토피아 연구에서 블로흐의 입장은 어떻게 이해될 수 있으며, 어떠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가 하는 주제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블로흐의 <희망의 원리>의 4권에 해당되는 “자유와 질서”에 관한 포스캄프의 분석은 유토피아 및 유토피아 역사 연구에서 쟁점으로 부각되는 ‘사회 유토피아'와 ‘유토피아의 성분'의 차이점 및 특성 등을 정확하게 구명하고 있다.
블로흐의 인터뷰 「기독교 속에는 반란이 있다」는 서구의 학생운동이 끝난 이후의 상황(1970)에서 이루어져 다소 진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와 기존 사회주의 사회가 공존하고 있던 시점에서 현대 사회의 철학적 난문제, 서구의 좌파 운동, 동구의 민주화 운동에 관한 진단, 새로운 신학적 모티프를 지니고 있는 혁명적 무신론으로서의 기독교 사상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제목 악마의 궁둥이
“악마의 궁둥이”라는 제목은 블로흐가 1911년 7월 12일에 게오르크 루카치에게 보낸 편지에 적혀 있는 표현이다.
이르마 자이들러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루카치는 동년배 친구 블로흐에게 보낸 편지에서, ‘삶은 무이며, 작품이 모든 것이네. 다시 말해, 삶이란 기껏해야 우연이지만, 작품이야말로 필연성 그 자체란 말일세“라고 말한다.
이때 블로흐는 그녀의 자살에 애도를 표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의를 제기한다. “나는 삶의 원칙의 사원으로 안내하고 싶네. (악마의 궁둥이는 바로 소요 내지는 불안이니까.) 흔히 사람들은 하나의 원칙으로 신에게 안내하는 형태를 택하지 않는가? (신의 궁둥이는 권태이니까.)” 이로부터 블로흐는 소요를 야기하는 사람, 다시 말해 저항과 반역으로써 살아가고 학문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원했던 것이다.
우리는 악마의 궁둥이를 다만 개인적 차원에서 해석할 수만은 없다. 블로흐의 견해에 의하면, 지금까지 학문은 신, 즉 태양이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며 보편성, 일원성, 그리고 전체성을 추구하였다. 그러나 블로흐는 악마, 즉 샛별이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며, 특수성, 다양성, 그리고 개별성을 추구하려 한다. 이는 일종의 학문적 반역이요, 종래의 철학 체계에 대한 전복을 의미한다.
그 밖에도 악마의 궁둥이는 마르크스주의의 평등사상을 지향하는 소수의 의지를 상징하고 있다. 그것은 자본주의라는 황금으로 채색된 의지와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전 지구화된 자본주의 세계에서 팽배하고 있는 작금의 내부적 모순을 생각해 볼 때, 악마의 궁둥이를 추적하는 작업은 앞으로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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