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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삶이 된 예술, 예술이 된 삶
1장: 문학적인 사랑_루 안드레아스 살로메와 라이너 마리아 릴케 2장: 독립적인 사랑_알프레드 스티글리츠와 조지아 오키프 3장: 지적인 사랑_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 4장: 성스러운 사랑_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 5장: 악마적인 사랑_헨리 밀러와 아나이스 닌 맺음말: 창조적 사랑의 비밀 감사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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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H. 로렌스는 사랑과 연애자체를 새로운 표현수단으로 삼았고, 그의 뒤를 이은 보헤미안 예술가들은 자신의 문화에서 물려받은 이야기나 시, 그림뿐 아니라 자신의 연애를 이용해 예술을 창조했다. 산업주의가 불러온 혼란과 상실감 속에서 사랑 자체만이 마지막 남은 예술이었으며, 그들은 이 새로운 예술에서 아직 나오지 않은 걸작을 빚어내려 애썼다. ---「머리말」 중에서
40여 년이 지난 뒤 살로메는 그들의 결혼이 ‘두 사람 모두 진정한 사진이 되기 위해 누린 완전한 자유’였으며 이 자유는 ‘두 사람이 공유한 내적 경험’이라고 표현했다. 그들의 결혼은 여전히 전기 작가들에게 수수께끼와 추측을 불러일으키는 소재다. ---「문학적인 사랑」 중에서 스티글리츠는 아이를 원하는 오키프에게 장시간 방해받지 않고 그림을 그려야 하므로 현실적으로 그녀가 아이를 돌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나중에 오키프도 말했다시피, 시인은 쓰다가 멈출 수 있지만 화가는 그림이 마를 때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오키프는 그림을 유일한 자식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독립적인 사랑」 중에서 평생 두 사람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싶을 때문 연인을 만들라고 서로 권했다. 그런 ‘우발적’ 경험에서 발견한 진실을 담은 소설이나 철학적 작품을 서로 퇴고해주기도 했다. 부르주아 사회의 보장된 자리에 안주하기를 거부한 탓에 그들은 괴로움을 겪었으며, 우발적 경험을 고집했기에 연인들을 괴롭히기도 했지만 결코 전통적으로 도덕으로 자신들의 행동을 설명하려 애쓰지 않았다.(…) 자유와 권위 또는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해석할 때 기준으로 삼는 잘못된 믿음에 대한 그들의 이론을 정립하기 위해 친구와 연인을 자료로 삼았다. ---「지적인 사랑」 중에서 칼로는 주로 리베라의 아내 역할에 전념했다. 눈에 띄는 멕시코식 의상을 입고 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칼로와 정복자들을 위해 기꺼이 그림을 그리면서도 토착민의 역사를 주제로 삼는 모순적 정치 성향의 소유자인 리베라는 미국 예술 후원자들의 눈에 매력적인 한 쌍으로 비쳤다.(…) 리베라는 칼로에게 끊임없이 좌절과 굴욕을 안겼지만, 그녀는 이미 상처 입은 몸 때문에 그가 그녀에게 가할 수 있는 어떤 고통보다 더한 고통을 견디고 있었다. 그들은 예술뿐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고통을 매개 삼아 결혼 생활을 거칠고 활기 넘치는 결합이라는 그림으로 그려냈다. ---「성스러운 사랑」 중에서 파리에서 혼자 생활하며 아내의 영향에서 벗어난 밀러는 규칙적으로 글을 썼다. 억압과 겉치레, 무의미한 노동으로 죽어가는 이 사회에서 자신이 자유롭다는 사실을 선언하기 위해 고의로 천박한 어조를 사용하는 불경한 책을 집필했다.(…) 그들은 스스로 작가로서 결혼한 상태이므로 하잘것없는 속세의 결혼은 내버려두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밀러와 닌은 그들이 글쓰기를 통해 이미 평범한 삶에서 벗어났으며, 그들의 사랑이 비인간적이고 악마적이며 지옥 같고 괴물 같은 동시게 대담하다고 여겼다. ---「악마적인 사랑」 중에서 현대의 자기 고백적 문학은 자신만의 언어로 기록을 남기려 시도한 이 예술가들로부터 출발했으며, 이들의 선례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개방적이고 성적으로 관대한 문화는 존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맺음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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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애와 창조성의 비밀에 관한 인문학적 탐구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예술가들의 사랑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피카소의 수많은 뮤즈들과 로댕과 카미유,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는 모든 이의 관심을 끌어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들의 사랑은 창조보다는 파괴에 가까운 불평등한 관계에 머무는 한계를 지녔다. 또한 지금까지 예술가들의 특별한 생애를 다룬 전기들은 많이 출간되었으나 사랑을 예술의 필수품이자 영혼의 등가물로 다룬 책은 거의 없었다. 저자 대니얼 불런은 바로 이러한 한계에 의문을 품고 사랑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다. 그의 데뷔작이기도 한 《사랑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는 기존의 예술사에서 소홀히 다뤄온 사랑과 창조성이란 주제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책이다. 이 책에서 불런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 예술가와 사상가들의 애정 관계를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한다. 유니언 칼리지 심리학 교수인 수잔 버낵은 “일부일처제의 다양한 대안들을 두고 가능성을 토론하는 대화의 장에 추가해야 할 만한 뛰어난 책이다.”라고 극찬했다. 살롱닷컴 칼럼니스트 캐리 테니스는 “불런은 삶에서 창조적 사랑이 창조적 작업에 활기를 불어넣는 힘의 비밀을 파헤친다.”고 평했다. 파리의 유서 깊은 영문학 전문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던 저자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각광받는 작가로 자리 잡았다. 예술적 표현 방식에서부터 불후의 작품을 창조해 내기 위한 노력까지 예술가들의 매혹적인 작업실과 침실로의 초대! 저자는 창조적 관계라는 주제를 다루기 위해 ‘두 명 모두 성공한 예술가일 것’, ‘서로 자신 외의 연인을 두는 것을 용인하는 관계일 것’이라는 조건을 만족시키는 연인들로 대상을 한정하고 루 살로메와 라이너 마리아 릴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와 조지아 오키프,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 헨리 밀러와 아나이스 닌이라는 다섯 쌍의 예술가 연인들을 선정했다. 그리고 열린 관계를 추구했던 예술가들이 왜 그러한 시도를 하게 되었는지 질문을 던지고, 그들이 결혼 외의 관계에서 얻어낸 예술적 영감에 주목한다. 이 예술가들은 대부분 “그들의 혁신적 사랑이 예술적 성공에 밑거름이 되리라” 믿었지만, 이 생각이 항상 옳았던 것은 아니었다. 이들의 ‘혁신’에는 대체로 극도의 불안정과 심각한 좌절, 형언할 수 없는 고독이 뒤따랐다. 예술을 위해 가족을 버리고 파리로 떠났지만 곧 그곳마저 “요란하고 거대한 감옥”이라고 느꼈던 릴케의 삶은 이러한 사실을 뚜렷이 보여준다. 저자는 예술가들의 공통점을 대개 가슴 아픈 결말을 맞았던 개방적 관계뿐 아니라 예술적 동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릴케와 밀러는 둘 다 연인의 마음을 얻으려는 방편으로 걸작을 창조했으며, 오키프와 칼로, 보부아르는 위협적일 만큼 예술적으로 뛰어났던 동반자의 찬탄을 이끌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작품을 창작하고 외도를 감행했다. 이들은 자신의 뮤즈를 기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자 노력했다. 저자는 자칫, 화려한 무용담이나 뻔한 스캔들로 치부될 예술가들의 사랑을 아름답게 포장하거나 충격적인 면을 강조하지 않고 담담한 필치로 사실을 서술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자신의 사랑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일종의 도덕적 거울을 선사한다. 설렘이 익숙함으로 변해갈 때 읽어야할 책 “삶을 사는 방식 자체가 자신의 창조성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다면 결혼에서 충족감을 구하지 않고 끊임없이 서로 자유로운 연애를 장려했던 예술가들은 남들보다 더 용감했던 것일까? 아니면 단지 한 사람에 대한 헌신을 거부한 파렴치한들일까? 저자는 그들의 삶이 특별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로 누구보다 사랑의 힘을 믿었다는 사실을 꼽는다. 그들은 사랑이 덧없고 결혼은 사랑의 무덤이란 걸 알았지만 먼저 자기 힘으로 그것을 이해하고 믿기 위해 삶 전체를 걸고 투쟁했다. 자신에게, 그리고 연인에게 진실하려면 자신의 욕망뿐 아니라 동반자의 욕망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도 보여줬다. “진정한 결혼이라면 나무가 열매를 맺듯이 각자 자신의 잠재력을 계발하고 자기실현 욕구를 보호해 주는 것이다.”라고 말한 스티글리츠와 오키프의 결혼생활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그들은 자신이 맺은 관계를 창조성의 한 측면으로 여기고 사랑을 하며 진정한 자아를 정립해나갔다. 예술가들에게 '사랑'은 아주 특별한 소재임이 틀림없다. 그들의 사랑은 비인간적이고 악마적이며, 지옥 같고 괴물 같은 동시에 지적이며 성스러운 쾌감을 동반한다. 그들은 예술가이기에 결혼의 제약을 받지 않았고, 결혼하지 않고도 결혼한 것처럼 지내기도 했다. 사랑의 대상을 자유롭게 바꾸었으며 안락함이 아닌 불안에 전념했다. 좌절, 욕망, 질투, 배신 등은 이해하거나 용서할 수 있는 인간적 반응이었으며, 이 모든 것을 예술의 소재로 삼았다. “사랑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원천을 재충전하기를 잊기 때문에 시드는 것이다.” 에로틱한 글쓰기로 여성의 성을 해방시킨 아나이스 닌의 말처럼 이 책은 설렘이 익숙함으로 변해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창조적 사랑의 원천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