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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행복해지지 않는가
서울대 이정전 교수의 한국 경제에 대한 55가지 철학적 통찰
이정전
토네이도 201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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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새로운 시대,
그리고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학

Part 1 시장의 원리와 함정 : 현실은 교과서와 다르다
1 새치기 경제학
2 정당한 가격, 건전한 가격
3 동네 구멍가게에는 있지만 마트에는 없는 것
4 행복의 상품화
5 그들만의 리그
6 보이지 않는 손과 보이지 않는 발
7 교수님, 저에게 A학점을 주시면
8 절망적 교환
9 ‘바가지요금’ 경제학
10 왜 그들은 그렇게 막대한 보수를 받는가
11 국회의원의 연봉 경제학
12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운 시대

Part 2 공공경제학 : 정부는 진정 ‘자비로운 독재자’인가
13 정부에 대한 불만
14 그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15 ‘공정한 방관자’의 역할
16 대통령 결선제에 숨어 있는 함정
17 부자천국
18 그때 그 사람들
19 사교육 문제
20 신뢰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자본
21 FTA,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다?
22 합리적 개인과 비합리적 사회
23 경제민주화

Part 3 행복경제학 : 돈만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는 시대
24 낭만시대와 무한경쟁시대
25 일부다처제의 경제학
26 생계의 기술과 생활의 기술
27 날개는 균형이 잡혀야 날 수 있다
28 경제성장 효용체감의 법칙
29 행복방정식
30 “더 놀고 더 쉬자”
31 행복하려면 비교하지 말라

Part 4 부동산경제학 : 대한민국 땅, 시장에만 맡길 것인가
32 부동산 가격의 거품
33 전세대란과 깡통 아파트
34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35 세계 경제위기, 어떻게 시작되었나?
36 괴물, 부동산 시장
37 양도소득세에 대한 논쟁
38 뜨거운 감자, 세종시
39 토지, ‘그 최선의 용도’

Part 5 환경경제학 : 엉터리 나침반이 만들어낸 것들
40 거꾸로 된 상과 벌
41 환경을 오염시킬 권리?
42 엉터리 나침반
43 원자력 발전의 경제학
44 기술진보에 대한 환상
45 하나뿐인 지구
46 범지구적 이념, ‘지속가능발전 원칙’
47 자유무역과 환경보전
48 사치의 나라
49 낭비적 소비와 환경파괴
50 맬서스 인구론 다시 읽기

Part 6 행태경제학 : 비합리적인 인간의 욕망을 성찰하다
51 애인과 들러리
52 소비자는 왕?
53 경제학 교과서와 반대로 해야 돈을 벌 수 있다?
54 경제학자들은 왜 그렇게 평판이 나쁜가?
55 새로운 경제학

주(註)

저자 소개 1

경제학과를 나오면 은행에 들어가기 쉽다는 부친의 말씀을 듣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지원했다. 당시에는 은행이 가장 좋은 직장으로 꼽혔다. 졸업 후 예정대로 모 국책은행에 들어갔다. 과연 부친의 말씀대로 일이 고되지 않으면서 월급은 무척 두둑하게 주는 직장이었다. 뒤늦게나마 공부에 재미를 붙였던 터라 아깝지만 2년 동안의 은행 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은사이신 조순 선생님을 뵙고 농업경제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을 추천해주셨다. 남들은 4~5년이면 박사학위를 따는데 그곳에서 8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냈다. 관심이 가는 대로 부동산경제학(토지
경제학과를 나오면 은행에 들어가기 쉽다는 부친의 말씀을 듣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지원했다. 당시에는 은행이 가장 좋은 직장으로 꼽혔다. 졸업 후 예정대로 모 국책은행에 들어갔다. 과연 부친의 말씀대로 일이 고되지 않으면서 월급은 무척 두둑하게 주는 직장이었다. 뒤늦게나마 공부에 재미를 붙였던 터라 아깝지만 2년 동안의 은행 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은사이신 조순 선생님을 뵙고 농업경제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을 추천해주셨다. 남들은 4~5년이면 박사학위를 따는데 그곳에서 8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냈다. 관심이 가는 대로 부동산경제학(토지경제학), 환경경제학, 수자원경제학, 경제철학, 심지어 마르크스 경제학까지 두루 공부하다 보니 그렇게 오래 걸렸다. 그러나 그 덕을 후에 톡톡히 보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때라서 각 연구기관들이 인재 스카우트에 열을 올렸다. 학위를 따고 진로를 고민하던 차에 당시 국토연구원 원장 노융희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다. 결국 그분의 권유로 귀국해서 국토연구원에 취직하게 되었고, 그 얼마 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겨 그곳에서 은퇴했다. 1980년대 광주민주화운동과 학생운동을 보면서 마르크스 경제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그래서 과거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마르크스의 저서들을 다시 들추어보았다. 1988년에는 연가를 받아 미국 메릴랜드 대학 객원교수로 있으면서 마르크스 경제학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이 결과 귀국 후 시장주의 경제학과 마르크스 경제학을 체계적으로 비교하는 『두 경제학의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이 책에는 교수나 학자는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평소의 철학이 담겨 있다. 세상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도 양쪽의 주장과 철학을 고르게 가르치려고 노력했다.

이후 국토연구원에서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한 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다가 정년 은퇴했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 경제학과 객원교수를 역임했으며,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 서울시 도시계획위원, 경실련환경개발센터 대표, 환경정의 공동대표를 역임하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원장으로 재직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며 부동산 정책, 경제 정의, 정치경제학?행복경제학?환경경제학 등의 분야에서 많은 글을 발표해왔다.

주요 저서로는 『초연결사회와 보통사람의 시대』, 『시장은 정의로운가』(정진기 언론문화상 대상 수상), 『두 경제학 이야기: 주류경제학과 마르크스경제학』, 『경제학을 리콜하라』, 『경제학에서 본 정치와 정부』, 『우리는 왜 정부에 배신당할까?』, 『시장은 정말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주적은 불평등이다』 등이 있다.

최근에 자연과학 분야의 책을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특히 동물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다. 근래 인간과 동물에 관한 과학적 연구가 활발해지고 새로운 사실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옴에 따라 이제 우리는 인간과 동물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보통의 인간보다 기억력이 뛰어난 동물이 적지 않다. 우리가 통상 생각하는 것보다 동물은 훨씬 더 똑똑하다. 그런가 하면 인간은 일상생활에서 어리숙한 행동이나 앞뒤가 맞지 않는 이상한 행동도 많이 한다. 최근 출간작 『인간 같은 동물, 동물 같은 인간』 책의 목적은 이 두 가지 측면을 자세히 살펴보며, 인간에 의한 동물 멸종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인간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을 함께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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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2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682g | 153*224*30mm
ISBN13
9788994013589

책 속으로

2008년 미국 발 세계경제위기는 자본주의 시장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즉 무질서한 주의, 그리고 기업의 무절제한 ‘탐욕’이 세계경제 위기의 근원적인 원인이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나를 위한 경제’로부터 ‘우리를 위한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점차 경쟁보다는 협동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화의 큰 가닥이 잡히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왜 행복해지지 않는가》에서는 경제학 교수들이 현실에 해 강의실에서는 말해주지 않는 내용들을 담아보았다. 크게는 공공경제학에서부터 작게는 개인의 행복경제학까지, 이 책을 통해 살면서 꼭 한번쯤은 짚어봐야 할 문제들의 인과관계를 천천히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의 경제학이 어떻게 탈바꿈해야 할지, 현실과 이론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p.7

예컨대, 우유 한 통에 대한 아이엄마의 지불용의액이 5000원이고 잣집 마나님의 지불용의액이 2000원이라고 하자. 맨큐의 경제학 론에 의하면, 아이엄마에게 그 우유를 주어야 한다. 하지만 아이엄마의 호주머니에는 1000원밖에 없다고 하자. 그러면 시장은 그 우유 한 통을 부잣집 마나님에게 준다. 지불용의액을 기준으로 삼아 유를 나누어준다면 허기진 사람들은 당연히 앞자리에 서게 되지만, 지불능력을 기준으로 삼으면 우유로 목욕하고 싶어 하는 부잣집 나님들이 허기진 사람들의 앞자리로 새치기하게 된다.
이처럼 현실의 시장은 지불능력에 따라 상품을 배분하지 지불용의액에 따라 배분하지 않으며, 따라서 시장은 상품의 소비로부터 얻는 즐거움을 극대화하지 못한다. 달리 말하면 시장은 상품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소비자들이 충분히 많은 돈을 가지고 있어서 지불용의액과 지불능력이 같다면 시장은 상품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빈부격차가 클 경우에는 지불용의액은 크지만 지불능력이 작은 사람들이 다수 존재하게 된다. ---pp.019~020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대화가 필요 없는 곳이다. 상품에 적힌 가격이 구매자에게 어떤 상품을 얼마나 많이 살 것인가 지시하며, 판매자에게는 어떤 상품을 얼마나 공급할 것인가 지시한다. 판매자나 구매자 모두 가격에 따라 행동하면 그만이다. 그래서 경제학자가 말하는 시장의 개념에서 핵심은 가격이다. 가격을 매개로 거래가 이루어지면 시장이 형성되었다고 말한다.
단순히 거래가 있었다고 해서, 또는 단순히 무엇을 주고받았다고 해서 이것을 시장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크리스마스 때나 밸런타인데이에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서 애정의 표현으로 선물을 주고받는 것을 보고 시장이 섰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격을 정해놓고 성행위를 사고팔면 매춘시장이 형성되었다고 말한다. 미국에는 돈을 받고 아기를 낳아주는 이른바 대리모가 많다고 하는데, 그 비용은 보통 2만 달러 정도라고 한다. 말하자면 자궁임대료가 2만 달러라는 얘기다. 이 경우에도 자궁시장 혹은 대리모시장이 형성되었다고 말한다.---p.30

더스틴 호프만과 진 헤크만이라는 유명한 배우가 나오는 영화에서 헤크만이 호프만의 집에 놀러 갔는데 호프만이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한다.14 빌려주마고 약속하고 밥 먹으러 부엌으로 들어갔는데, 선반 위에 여러 개의 항아리가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각 항아리에는 ‘집세’, ‘공공요금’, ‘학비’ 등 용도가 쓰인 표지가 붙어 있고 그 속에 돈이 수북이 들어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헤크만이 묻는다. 저렇게 돈이 많이 있는데 왜 돈을 빌려 달라고 하느냐고. 그러자 호프만이 손가락으로 ‘식비’라고 쓰인 한 항아리를 가리킨다. 그 항아리는 비어 있었다.
이런 행위는 경제학적으로 설명하기 곤란하다. 경제학에서는 모든 돈이 똑같다고 보기 때문이다. ‘집세’라고 쓰인 항아리에서 돈을 꺼내 식비로 쓰면 되지 않는가. 그러나 실제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른바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라는 말이 생겨났다.
사람들은 같은 돈이라도 어떤 돈인지를 구분한다. 이런 현상을 두고 어느 교수는 돈에도 주소가 있다고 말한다. 고생해서 번 돈과는 달리 공돈을 낭비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p.84

어떻든, 정부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불만에는 그 나름대로 충분한 이유가 있지만, 또한 각각 지나친 측면도 있다. “정부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는가.”라고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들은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움직이며, ‘세금 먹는 하마’라는 엄연한 사실을 깜빡 잊기 십상이다. 정부가 마치 자선단체인 것처럼 혹은 공짜인 것처럼 착각하다가는 별의별 것들을 다 요구하게 된다. 길거리에서 침 뱉는 행위, 담배 피우는 행위, 결혼식장에서 선물 돌리는 행위, 고액과외, 지하철 성추행, 길거리 술주정, 심지어 부부싸움 등 온갖 시시콜콜한 것에 대해서도 정부가 무언가 해주기를 요구한다.
이런 문제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나 규제가 모두 돈이 많이 드는 일이요, 국민의 세금을 축내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온갖 요구사항들을 마구 늘어놓으면, 자연히 정부예산은 팽창하고 정부는 거대화된다. 거대한 정부는 예산을 낭비할 뿐만 아니라 국민 위에 군림하게 된다. ---pp.96~97

2010년 초 한국경제학회의 계간지인 「한국경제포럼」에 재미있는 논문이 실렸다. 이 논문에 의하면 우리 사회는 불신의 사회가 되었다. 어느 정도 불신이 심한가? 가족에 대한 신뢰도를 100점이라고 하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우리 국민의 신뢰도는 46점으로 완전히 낙제 점수다.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이보다 낮은 39점이다. 막말로 하자면, 우리 국민은 국회를 믿느니 차라리 외국인 노동자를 훨씬 더 믿는다는 것이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역시 낙제 점수인 46점으로 나왔다. 국민이 보기에 우리 정부나 외국인 노동자나 못 미덥기는 꼭 마찬가지다. 그러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어느 정도일까? 51점으로 나왔다.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신뢰도가 막상막하요, 도토리 키 재기다. 그러니까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미덥지 못하기는 우리 대통령이나 외국인 노동자나 거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어떻든, 학교에서는 보통 60점 이하를 낙제로 치니까 대통령 역시 신뢰도 면에서는 완전히 낙제감이다. ---p.144

대체로 보면, 경제학자들, 특히 보수 성향 경제학자들은 총량적으로 득이 실보다 큰가 아닌가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누가 득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보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정부 정책을 실시해 손해 보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정부나 정치권에서 할 일이요, 자기들은 알 바 아니라는 입장을 취한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상당히 무책임해 보인다.
총량적으로 득이 실보다 크다는 이유로 그런 사업들을 계속 정당화하는 태도를 견지하다보면, 소외된 사람들에게 충분히 보상을 해주지 못하는 정책이 거듭 실시된다. 그 결과 빈부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양극화가 심해져서 우리 사회가 불안해지고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며, 장기적으로는 국가적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결국 경제학자들이 이런 사태를 조장하는 셈이다.
물과 돈이 흐르는 방향은 다를지 몰라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물이나 돈이나 한 곳에 고이면 썩는다. 돈이 한 곳에 많이 고이면 부정부패의 온상이 된다. 비자금이니 떡값이니 하는 것들도 돈이 고여 있는 곳에서 나오는 법이다. 사실, 우리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부동산 투기도 돈이 아래로 흐르지 못하고 높은 곳에 고여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p.156

다른 상품과는 달리 부동산은 워낙 고가(L價)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재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부동산 시장에 감히 참여할 수 없다.
보통 서민들은 끼지도 못한다. 주로 돈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시장에 참여하게 된다. 그래서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된다. 이들 중에는 부동산 투기꾼과 복부인들이 다수 끼어 있다. 투기꾼들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올라서 엉뚱한 서민들이 피해를 보듯이 특정인들이 가격을 올림으로써 제3자가 당하는 피해를 경제학에서는 ‘금전적 외부효과’라고 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금전적 외부효과란 가격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제3자에게 끼친 피해나 이득을 말한다. 경제학자들은 금전적 외부효과에 대하여 간단하게 언급만 할 뿐이지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
가격변동에 각 개인이 적절히 대응할 뿐만 아니라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격변동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개인이 당하는 고통은 따지지 않는다. 아마도 다른 대부분의 상품의 경우 금전적 외부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의 경우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비단 개인에게 큰 경제적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사회불안의 주된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금전적 외부효과를 외면하고 있다.
그러면, 반대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때는 어떤가? 이때도 아우성치는 사람들은 서민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 이들에게 축복이 될 법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다.

---pp.137~138

출판사 리뷰

“이제 우리에게는 강자의 논리가 아닌
모두의 논리로 풀어낸 경제학이 필요하다!”

최고의 석학 서울대 이정전 교수가 풀어낸
대한민국 경제와 행복에 관한 철학적 통찰

“경제학의 최종 목표는
인간의 행복에 복무하는 것”


“돈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일이 반복되면 인간을 단순히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생각하게 되고, 돈이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자본주의 시장은 요컨대 돈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체제다. 마르크스는 그런 시장이 인간이 숭고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손상시키고, 인간을 타락시키며, 온정적 인간과계를 파괴함으로써 결국 인간을 동물보다 못한 존재로 만든다고 봤다. 바로 이 점이, 그가 자본주의 시장을 혐오한 가장 큰 이유다.”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세계경제 위기, 부동산정책, 환경정책 등을 망라한 대중적 글쓰기와 강연 활동을 해온 저자의 내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우리는 왜 행복해지지 않는가》는 경제학의 목표는 결국 인간의 행복에 귀결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떠한 가치적 전환이 필요한가’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2008년 미국 발 세계경제위기는 자본주의 시장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즉 무질서한 개인주의, 그리고 기업의 무절제한 ‘탐욕’이 세계경제 위기의 근원적인 원인이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나를 위한 경제’로부터 ‘우리를 위한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점차 형성되고 있다. 경쟁보다는 협동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화의 큰 가닥이 잡히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경제학의 목표는 더 이상 성장에 있지 않다. 지난 지속적 경제성장 덕분에 과연 우리는 얼마나 더 행복해졌는가? 지난 반세기 선진국들이 경험한 바에 의하면, 1인당 소득이 대략 2만 달러대를 넘어서면 그 다음부터는 소득수준이 높아져도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높아지지 않았다. 행복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행복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이 시대, 경제학의 궁극적 목표는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저자는 경제학이 왜 필요한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고, 세상이 말하는 원론적인 이야기에 휘둘리지 말라고 경고한다. 또한 앞으로 우리 경제가 어떻게 탈바꿈해야 할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라고 권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야만 현실과 이론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지에 대한 감을 키울 수 있다고 일갈한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희망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경제학적 가치를 찾는다


“동네 구멍가게는 단순히 물건만 파는 장소가 아니라 정보도 교환하고 마을 돌아가는 일도 얘기하고 정치인들 욕도 하면서 울분을 풀고, 그러면서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쌓아가는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이런 것들과는 거리가 멀다.
요즈음 동네 구멍가게를 밀어내고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는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사는 것은 자판기에 돈을 넣고 물건을 뽑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 상품에 적힌 대로 돈을 지불하면, 무표정한 점원이 돈을 받고 상품을 넘겨주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 말을 잘한다고 해서 값을 깎아주지 않으며, 알은체한다고 한 줌 더 얹어주지도 않는다. 어쩌다 점원에게 말을 걸어도 돌아오는 것은 귀찮다는 어투의 사무적인 대답뿐이다.”

인간의 행복을 목표로 한 경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당신은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인류 역사상 위대한 책들 중에서 사람들이 읽지도 않고 거리낌 없이 인용만 해대는 책이 세 권 있다. 성경, 마르크스 《자론본》, 그리고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특히 오늘날 《국부론》을 정독하는 경제학자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일까? 현대 경제학자들은 아담 스미스를 경제학의 시조라고 추켜세우고 있지만, 그의 이론은 경제학과 심리학 그리고 철학이 불가분한 덩어리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그 결과 오늘날의 경제학은 인간의 욕망을 충족하는 측면만 볼 뿐, 시장이 인간의 욕망을 조작하는 측면은 잘 보지 않는다. 지금의 경제학에서 인간의 욕망은 목적의 위치에 있고, 이성은 수단의 위치에 있다. 결국 경제학이 생각하는 인간의 이성은 ‘도구적 이성’을 따름이다. 마르크스와 케인즈 역시 이 점을 크게 개탄했다. 이들은 경제성장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위한 것이며, 경제학은 어떤 학문이 되어야 하며, 우리 삶의 궁극적 목표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묻고 생각했다. 반면 지금까지 경제성장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우리들은 “보라는 달은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쳐다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주류경제학과 비주류경제학 모두를 두루 섭렵하고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경제학자인 이정전 교수는, 금전만능주의 시대, 빈익빈 부익부의 시대, 초저성장의 시대라고 말하는 지금이야말로 철학이 끌어주고, 심리학이 밀어주는, ‘전인적인 경제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프레임을 통해 세상에서 일어나는 경제학적 현상들을 단순히 원론적으로만 파악할 것이 아니라 좀 더 근원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얼마 전부터 대두된 경제민주화의 핵심인 ‘정의’에 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시장의 정의다. 경제성장의 시대에는 시장 거래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 정의의 문제도 전인적 경제학의 시선으로 좀 더 큰 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왜 행복해지지 않는가》는 이처럼 우리 사회에 숨겨진 구조적인 모순과 우리가 ‘철학’해봐야 할 문제들을 얘기해보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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