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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는 없다
강민숙
실천문학사 201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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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둥지는 없다
배심원에게
초인에게
볼가강에서 그를 생각하다
에티오피아에서
낙타의 눈물
돌아보지 마
루 살로메에게
부다페스트에서
히말라야 좁교에게

후쿠시마 고양이

제2부

단추를 달며
피로스마니의 그림을 보며
겨울 나그네
라캉의 거울
코끼리 나라
차마고도
세링게티
산으로 가는 배
이 또한 지나가리라
양파
푸른 방
우장산 산책길
바람의 무게

제3부

약속
K 형에게
상처 입은 꽃
가자미
밤하늘에도 상처가 있어요
나팔꽃
어떤 불면
석양주
솟대의 꿈
파랑새는 알고 있다
김개남, 후손을 만나고 오던 날
손화중, 광화문에서 만나다
훈몽재
또 그 질문

제4부

빈집
우물
기억 죽이기
갠지스강
연화도
종이컵
곰소항
수박 아저씨
정말 그런가요
해원앙 이야기
벽이 벽에게
김장

백산에 올라
청구원에서

도종환 해설
시인의 말

저자 소개 1

전북 부안 백산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동학농민혁명의 성지 백산을 보면서 자랐다. 백산중,고등을 졸업한 뒤, 서울에 올라와 숙식을 제공해 주는 봉제 공장에서 일했다. 어느 날 작업하다 휘발유 냄새에 취해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 그 후 공장을 그만두었다.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6개월간 입원하기도 했다. 뒤에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얻어 병원에서 일하다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1991년 현대그룹 문예 공모 시부분 최우수상을 받았고, 1992년 <문학과 의식>으로 문단에 나왔다. 그해 여름 둘째 아들이 태어나던 날 남편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전북 부안 백산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동학농민혁명의 성지 백산을 보면서 자랐다. 백산중,고등을 졸업한 뒤, 서울에 올라와 숙식을 제공해 주는 봉제 공장에서 일했다. 어느 날 작업하다 휘발유 냄새에 취해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 그 후 공장을 그만두었다.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6개월간 입원하기도 했다. 뒤에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얻어 병원에서 일하다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1991년 현대그룹 문예 공모 시부분 최우수상을 받았고, 1992년 <문학과 의식>으로 문단에 나왔다. 그해 여름 둘째 아들이 태어나던 날 남편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1992년 사망신고와 출생신고를 동시에 해야 했던 기구한 운명을 시로 쓴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문학수첩, 1994)를 출간하여 30만 부가 팔렸다.
시집으로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문학수첩, 1994),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1997년, 문학수첩),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문학수첩, 2005), 『둥지는 없다』(실천문학사, 2019), 『채석강을 읽다』(실천문학사, 2021)가 있다.

강민숙 글짓기. 논술 학원을 운영하면서 이사를 여섯 차례나 했고, 불혹의 나이에 숭의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거쳐, 동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석사, 56세에 명지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작가회 이사, 한국민예총 대변인, 부안군 동학농민혁명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2022년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이재명 후보를 위한 <대전환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 안전문화추진위원회 부위원장>, <평화협력위원회 서울본부 부본부장>, <이재명 지지자 모임>에서 활동했으며, 현재 시를 쓰면서 아이클라 문예창작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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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38쪽 | 149*210*20mm
ISBN13
9788939230415

출판사 리뷰

이 시집에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19세기 중반에서 20세기 전반에 걸쳐 활동했던 세계적인 인물들이다. 그런데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당대의 관습과 제도와 사회적 인식을 뛰어넘으려고 거침없이 도전했던 인물들이다. 시집 속 표제작을 보자.

나는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누군가는 나를 금치산자, 인격 파탄자로 내몰아도 저기 밤하늘의 별들은 내게 찾아와 빛으로 피어나고 있다. 내 안의 세계를 보여 줄 수 없는 나는 기호의 창문 열고 불안과 우울의 털실로 옷을 짜고 있다. 별빛과 달빛 뽑아내어 한 올 한 올 옷을 깁고 있다. 한 땀 한 땀 옷을 만들어 건네 보지만 사람들은 입지 않는다. 보이는 현상이 실제라는 관념의 다리를 끊어 버리고 훌쩍 건너오라고 해도 그들은 물끄러미 나를 바라만 본다. 흔들리는 그들의 눈빛 속에서 우울을 읽는다. 상징은 꽃이 아니라 기호의 둥지가 아니던가. 둥지는 없다. 날아갈 곳이 없는 새 한 마리 상징이 날개인 줄도 모르고 날개 접고 어둠을 응시하고 있다.
― 「둥지는 없다-보들레르」 전문

현실에서는 안착할 곳도,“날아갈 곳”도 없다. 날아갈 곳이란 시인이 지향하는 이상 또는 이상적인 곳. 그러나 없다. 날아갈 곳이 없는 새는 어떤가? “날개 접고 어둠을 응시하고 있다.” 현실에서 시적 자아가 할 수 있는 일은 날지 않는 일이다. 그리고 어둠을 웅시하는 일이다. 시적 자아를 둘러싼 주위는 어둠뿐이고, 그는 그 어둠을 응시한다. 그러나 어둠을 응시하면서 반짝이고 있는 것이 ‘별’이라 했다. 이 별빛이 시적 자아의 내면이다.

옷의 꽃은 단추다

물방울처럼 둥근
옷의 텃밭에

단단히 뿌리내린
꽃은 구멍이다

뻥 뚫린 구멍 사이
꽃 진 자리 휑하다

다시는 꺾이지 않을
깊이로 꽃을 심는다.

한 땀 한 땀 단추를 단다.
-「단추를 달며」 전문

시집에는 다양한 시적 화자의 상처와 그늘이 짙게 배어 있는 시들도 많다. 그 상처와 그늘이 햇볕 속에서 소금처럼 빛나는 결정이 되고 어둠 속에서 별처럼 반짝이며 독자들을 부른다. “옷의 꽃은 단추”라고 인식하는 순간, 사소한 단추 달기라는 작업마저도 신성하고 의미 깊은 일이 되는 것처럼.

바라나시
갠지스강은 시간이었다
길게 누워 흐르는
시간이었다
타닥거리는 불길 속
환한 미소
삶과
죽음의 시간이 뒤엉켜
고삐 없는
피안(彼岸)으로
물소 한 마리
풍덩 뛰어들고 있다
아, 물씬한 이승의 냄새여.
-「갠지스강」 전문

갠지스강은 우리가 이 세상에 오기 전에도 흐르고 있었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흐르고 있을 것이다. 시간도 그렇다. 우리가 이번 생에 여기 오기 전에도 시간은 있었고, 우리가 다음 생에 다시 올 때도 시간은 흐르고 있을 것이다. 그 중간 어디쯤에서 우리는 태어나서 욕망에 들끓는 시간을 살다가 간다. 누군가를 사랑하기도 하고, 그러다 상처받고 고통스러워하고, 병들어 괴로워하는 시간을 산다. 그러다 세상을 뜨면 강가에서 나무에 불태워져 재가 될 것이다. 삶 속에 죽음이 있고 죽음 속에 삶이 있다. 불타서 재가 되는 육신을 바라보며 눈물만이 아니라 미소를 짓는 화자가 이 시 속에 있다. 죽음을 받아들일 줄 아는 여유에서 나오는 미소이며, 강민숙 시인은 ‘상실’에서 ‘획득’을, ‘부정’ 속에서 ‘긍정’을 발견하는 여정을 멈추지 않는다.

내게는 손이 없다
누구나 쉽게 잡을 수 있는
손잡이도 없다
도망칠 발도 없다
나에게는 온통 없는 것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아무리 펄펄 끓는
물속도, 타오르는 불길도
무섭지가 않다
사람들 손에 잠시 들렸다가
버려지는
삼 그램쯤 되는 목숨 하나
덩그러니 남아 있을 뿐이다
-「종이컵」 부분

저자의 말

다 놓쳤다. 바로 눈앞에서
일어난 일들을 놓치고서도
나는 놓친 줄을 몰랐다
비도 놓치고, 바람도 놓치고…….

돌아다보니 아무것도 잡은 것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붙잡기 위하여 산다는데
지금 손안에 붙잡고 있는 것은
어느 것 하나 보이지 않고
손금만 늘어간다

둥지를 잃고 바람의 구두가 되어.
몽골과 티베트 거쳐
갠지스와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탄자니아 세링게티
그리고 사하라와 산티아고 순례길까지 돌고 돌아보았다

내가 보고 듣고자 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문화와 문화, 종교와 종교
이념과 이념이 저마다 다르지 않았으며
개와 염소 사람과 동물도
단지 모습과 색깔만 다를 뿐이지 않았던가

산으로 간 사람은 산에서 만나고
강으로 간 사람은 강에서 만난다고 했다
이제 떠나지 않고도 만나는
인연이고 싶다
제발 나 좀 붙잡아 줘!

- 아프리카 세링게티에서 강민숙

추천평

강민숙 시인처럼 어둡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온 시인은 흔치 않다. 그는 아들의 탄생을 알리는 기쁨의 출생신고를 하면서 동시에 남편의 사망 신고를 해야 했다. 이때의 심경을 그는 곧잘 두려움 속에서 날개를 접고 어둠을 응시하며 떠는 연약한 새에 비유했다. 만약에 시가 아니었다면 그는 이 어둠속에 한 개의 그림 자로 묻혀버렸을 것이다. 그에게 시는 어둠을 이겨내고 일어서는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그래서 그의 시는 비참하고 절망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궁상스럽고 슬프지만은 않다. “곰소 염전에/발 한번 담가 보자/그러면 나도 눈부신/소금이 될 수 있을까/한나절쯤 발 담그면/빛나는 결정이 될 수 있을까/햇볕에 등짝 태우며/온종일 견디다 보면/나도 뼛속까지 빛나는/소금이 되어/새우, 멸치, 바지락 젓갈에 섞여/구수하게 곰삭아질 수 있을까(「곰소항」 부분)”. 오히려, 햇볕에 등짝 태우는 곰소항의 소금처럼 뼛속까지 눈부시고 빛이 나 그의 시는 재미가 있다.
- 신경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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