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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강신준(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서론 1장 점령 이전 뉴멕시코 주 산타페, 2011년 9월 12일 2장 점령과 경제위기 뉴욕, 2011년 11월 20일 3장 경제를 점령하라 뉴욕, 2011년 12월 29일 경제 민주주의와 생태계의 건전성을 위한 선언 옮긴이의 말 주요 인물과 용어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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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11년 미국 노동자의 평균 임금수준은 1978년의 수준과 비슷합니다. 30년 남짓한 세월 동안 실질임금이 전혀 상승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미국 역사에서 상전벽해와도 같은 일이 일어난 겁니다. 반면에 익히 알려져 있듯이 지난 30년 동안 노동자의 생산성은 크게 올랐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노동자가 전과 동일한 시간을 일한다고 할 때 기업주를 위해 더 많이 생산했지만, 기업주는 노동자의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정당하게 지불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 pp.32~33
현재 일자리가 없어 전전긍긍하는 2,000만이 넘는 미국인에게 자유에 대해 뭐라고 해야 할까요? 그들은 과연 자유롭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기 잘못이 아닌데도 양질의 일자리를 갖는 자유를 부정당하기만 했어요. 2,000만 이상의 미국인이 하나같이 중대한 실수를 저질러 별안간 일자리를 잃었거나 원하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처지에 내몰렸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부를 분배하지 못하는 경제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 p.42 기업주는 나날이 늘어나는 이익을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면서 노동자에게 고맙다고 했을까요? 아닙니다. 제가 방금 말씀드린 것과는 180도 다른 엉뚱한 이야기를 늘어놓았습니다. 일종의 민속신화 같은 것을 퍼뜨렸어요. CEO의 천재적인 경영 능력 덕분에 기업이 막대한 이윤을 누린다고 주구장창 떠들어댔습니다. 크라이슬러의 리 아이아코카Lee Iacocca, GE의 잭 웰치Jack Welch 등 한 가닥 하는 CEO를 신화 속 영웅으로 만들었어요. 이들이 신비롭고 마술적인 능력을 발휘하며 생산성을 끌어올린 덕에 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었다고 미화하는 책이 쏟아져 나와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랐습니다. 노동자가 아닌 CEO를 생산성 증대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던 겁니다.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CEO의 경영 능력을 일방적으로 찬양한 책을 읽기란 참으로 곤혹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노동자의 임금과 생산성의 추이를 분석하는 일을 본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기업의 이익이라는 게 어디서 생기는지 뻔히 알고 있으니까요. 경영 신화라는 것은 한마디로 노동자의 등골을 빼먹은 결과입니다. 거기에는 신비로운 게 하나도 없어요. 그들이 어느 날 갑자기 천재적인 CEO가 된 게 결코 아닙니다. --- p.49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왜 자본주의는 부자만을 위해 작동하는가를 놓고 근본적으로 따져보지 않은 채 굴러가는 대로 내버려둘 경우 이번의 경제위기는 정말 오래갈지 모릅니다. 일본이 지난 10년, 아니 20년 이상을 시달려온 불황이 미국에서도 재연될 공산이 커요. 현재의 자본주의를 확 바꿔놓든지, 그러기 싫다면 좀더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다른 어떤 경제 시스템으로 옮겨가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교육, 의료, 교통 등 기본적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를 원한다면 경제 시스템부터 바꿔야 합니다. 이데올로기적인 이유가 아니라 현실적인 이유에서 그렇게 해야만 해요. --- p.55 경제 시스템으로서의 자본주의도 고장 난 냉장고와 같은 상태에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때 올바른 현실 인식을 가로막는 걸림돌 하나가 구태의연한 냉전의식입니다. 낡은 의식에 사로잡힌 나머지 자본주의가 완전히 고장 났다, 이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선뜻 내뱉지 못하는 거지요. 물론 사회 전체를 보면 희망적인 측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많이 성숙해진 편입니다. 예컨대 현재의 경제 시스템이 고장 났음을 인정할 분위기가 상당히 많이 싹텄어요. 현재의 정치 시스템 갖고는 경제 시스템의 고장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밝히거나 수리할 수단은 무엇인지 찾기 힘들다는 인식이 많이 퍼져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가 문제인 만큼 자본주의에 관한 대대적인 대화와 토론을 해야 할 때입니다. 자본주의의 장점과 약점, 자본주의가 얼마만큼 바뀌어야 하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욕심을 좀 내서 자본주의가 고장 난 냉장고와 같은 상태에 있다면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합니다. --- pp.68~69 기업은 옛날부터 노동자가 절실히 원하고 필요로 하는 임금이 늘어나는 것을 저지하는 방법 중 하나가 노동자에게 거창한 칭호를 붙여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버스 운전기사는 운송 엔지니어가 되었고 쓰레기 청소원은 폐기물 관리자가 되었지요. 그 예는 이루 헤아리기 힘듭니다. 그렇습니다. 저임금을 지급하기로 따지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월마트 역시 노동자에게 근사한 칭호를 붙여주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 의미가 무엇이 되었든 노동자에게 당신은 동료다, 이렇게 말하는 거지요. 꽤 오래전부터 몇몇 미국 기업, 특히 은행은 수많은 중간관리자에게 전부 ‘부사장보’라는 어마어마한 직함을 붙여주고 있어요. 직함만 그렇지 실제로는 과장급도 안 되는 말단관리자인 사례가 비일비재합니다. --- p.135~136 | 워싱턴 정가의 로비스트인 그로버 노퀴스트Grover Norquist가 어찌나 극성스럽게 활동했는지 마침내 세금을 나쁜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새로운 말을 유행시킬 정도였으니까요. 예컨대 상속세는 현재 사망세로 불립니다. 임종을 앞둔 사람에게 이 말을 한다면, 죽을 때도 마음 편하게 못 죽고 세금을 내야 하는구나 하며 분개할지 모릅니다. 당연히 그런 뜻이 아니지만 말입니다. 나름 영리한 말장난을 하는 거지요. 이와 관련하여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은 대다수 미국인의 이익을 대변할 ‘용어’를 만드는 겁니다. 이를테면 재산세라는 말 대신에 특권세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봅니다. 특권세의 과세 대상을 넓히자, 이렇게 주장하는 거지요. 그래서 특권세라는 말이 자주 입에 오르내리면 도대체 누구의 특권에 세금을 매기는 거냐고 궁금해 할 사람이 많아질 겁니다. 그럴 때마다 부유한 대학, 주식과 채권 포트폴리오에 거액을 투자한 부자가 재산세를 면제받아서 누리는 일종의 ‘특권’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설명하면 설득력이 한층 높아질 게 분명합니다. --- p.157 | 기업을 점령하자는 말씀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기업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미국인이 지지하고 옹호해야 하는 민주적 가치가 기업에서 실현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거지요. 생각해봅시다. 기업이야말로 우리 대부분이 성인이 된 이후 많은 시간을 일하며 보내는 직장 아닌가요? 수많은 노동자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직장인 기업에서 주 5일 동안 근무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존중해야 할 가치라면 다름 아닌 기업, 즉 일하는 직장으로서의 기업에 존재해야 합니다. 또한 범위를 더 넓혀 굳이 기업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일하는 모든 곳, 예컨대 정부 사무실, 공장, 상점 등에서 민주주의가 조직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미국인의 다수를 점하는 사람들, 즉 노동자가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기업이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가에 관한 의사결정이 내려진다면 그 결과에 영향을 받는 사람은 다름 아닌 노동자이므로, 민주적 가치를 존중한다면 노동자가 그 과정에 참여해야 합니다. 공장에서 어떤 기술로 생산해야 하는가에 관한 의사결정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그 기술을 갖고 일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노동자이므로, 민주적 가치를 존중한다면 노동자가 그 과정에 참여해야 합니다. 다른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화학물질의 독성 등에 관해 어떤 의사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노동자는 그 결과를 떠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어요. 이런 점에서 노동자는 이 모든 것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합니다. 서로 1,0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사는 열대여섯 명 남짓한 이사나 1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사는 대주주가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에요. 독재입니다. 금권 지배라고도 하지요. 옛날의 왕국이 그렇게 운영되었지요.우리가 독재, 금권 지배에 반대한다면 경제를 점령하고 자본주의에 도전하며 기업을 민주화해야 합니다. --- pp.183~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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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본주의는 부자만을 위해 작동하는가?
자본주의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알리바이는 끝났다! 이 책은 (데이비드) 버사미언이 점령운동과 관련된 여러 질문을 던지고 여기에 (리처드) 울프가 답변을 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책의 주요 내용은 미국에서 “자본주의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알리바이는 끝났다!”는 점을 지적하고 미국 자본주의 자체의 개혁을 향해 점령운동이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형식에 있어서는 논리적이고 고답적인 학술적 말투보다는 매우 평이한 대화체를 택하고 경험적인 사례들을 주로 활용함으로써 대중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설 수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레오 휴버맨이나 하워드 진, 케네스 갤브레이스 등과 같은 미국 학자들의 책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점령운동이 우연적인 사건이 아니라 지난 수십 년간 미국 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훼손하면서 심화시켜온 모순의 필연적인 결과물이라는 점을 대중적인 방식으로 잘 소개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제 막 시작된 이 운동이 앞으로 발전하기 위해 과거의 모순 가운데 개혁의 지렛대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우리에게 진지한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마침 대선도 끝나고 이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할 시점이기도 하지 않은가? ㅡ 강신준, 「해제」 중에서 고장 난 자본주의에 던지는 99퍼센트의 도전장! 2011년 9월 17일, 자본주의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에서 터져 나온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우리가 바로 99퍼센트다!”라는 분노에 찬 시민들의 함성이 서구 사회를 뒤흔들면서 승자독식 논리에 물든 탐욕스러운 자본주의를 규탄하는 물결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점령운동’은 그보다 4개월 앞서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시작되어 세계로 뻗어나간 것으로, 1980년대 이후 계속 심화된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다수 대중의 저항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대사건이었다. 한국 역시 여야를 막론하고 18대 대선의 주요 공약이 경제 민주화와 복지문제로 귀결되었던 이면에는 ‘점령운동’이라는 세계사적 변혁의 요구가 일정하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경제 민주주의’가 최대의 화두로 떠오른 시대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전에는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런 운동이 일어난 배경은 무엇이며 급속히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를 점령하라 - 자본주의 넘어서기』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이후 ‘점령운동’이 일어난 배경과 향후 추이, 사회경제 시스템으로서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낸 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대안 등을 쉽고 호소력 있게 설명한다. 이 책은 이름난 인터뷰어 데이비드 버사미언이 현재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로 불리는 리처드 울프와 세계 경제위기, 점령운동, 경제 민주주의 등을 주제로 나눈 밀도 있는 대담을 엮은 것으로,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를 대단히 쉽게 풀어낸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자본주의 대위기의 시대, 경제 민주주의는 과연 어떻게 가능한가? 여전히 진행 중인 전 세계적 경제위기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자본주의가 직면한 최악의 상황이다. 자본주의 최후의 제국인 미국에서조차 수백만 명이 일자리와 주택, 의료 혜택을 잃었다. 중산층은 붕괴된 지 오래고 노동자들은 자신의 연금과 복지후생, 고용 안정이 후퇴하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위기에 따른 충격이 커지면 커질수록 극소수의 부자들은 점점 더 부자가 되고 있다. 전 세계 부자 1퍼센트가 전체 부의 4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빈곤층 50퍼센트는 겨우 전체 부의 1퍼센트만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 비인간적이고 부당한 현실은 대체 언제,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리처드 울프는 우선 오늘날의 주류 경제학자들은 치밀한 분석가이기보다는 치어리더에 가깝다고 비판한다. 세계 경제위기를 목도하면서도 그 근본원인을 면밀히 짚어내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자본주의가 처한 위기의 본질을 호도하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들은 부패한 은행가들, 아무런 규제도 받지 않는 투기꾼들, 정부당국, 심지어는 무작정 돈을 빌린 가난한 사람들을 탓하기만 한다. 그러나 울프는 위기의 원인이 그보다 더 깊은 곳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자본주의라는 시스템 자체가 가진 불안정성을 지적하며 미국의 자본주의 체제가 한 세기 동안 지속된 노동자들의 임금상승기를 끝내고 마침내 99퍼센트의 희생을 대가로 1퍼센트의 초대형 부자가 탄생하는 시기로 바뀌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부터 경제적 부조리는 만성화되고 정치도 부패의 늪에 빠졌다. 1퍼센트에 의한, 1퍼센트만을 위한 금권 지배에 저항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점령운동’은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미국 자본주의 체제 전반에 대한 깊은 분노를 자아냄으로써 근본적 변화를 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광장으로 불러냈다. 이에 크게 고무된 저자는 오랫동안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토론을 억압하는 분위기에 도전하고 점령운동이 나아갈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데 보탬이 되고자 이 책의 대담을 기획했다고 밝히면서 경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대다수 시민들이 이데올로기적·심리적 돌파구를 뚫고 더 나은 시스템에 대한 고민과 행동을 함께해야 할 때라고 역설한다. 경제 민주주의의 첫걸음, 기업 민주화 리처드 울프는 이 책에서 경제를 점령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한 최소한의 헌신이며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진정한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경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 지금 당장 두 가지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힌다. 하나는 일자리 만들기 정책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 민주화인데, 현재 더 시급한 것이 바로 기업을 민주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자리 만들기 정책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실업자를 직접 고용해 적절한 임금을 지급하는 데서 해법을 찾아야 하며 더불어 환경친화적 사회를 만드는 데에도 힘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기업 민주화와 관련해서는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이 하나같이 비민주적으로 굴러가는 경제 시스템을 시급히 중단시키고 극소수의 대주주와 이사회가 모든 결정을 내리는 것에 맞서 노동자들이 직접 기업 경영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극심한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도 단 한 명의 해고자도 없이 오히려 1만 5,0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스페인의 몬드라곤 공동체와 같은 대안기업들을 좋은 사례로 든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데올로기적 이유 때문에 오랫동안 자본주의라는 체제 자체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비판적 성찰을 억압당해온 미국은 유럽과 달리 노동자 정당이 존재하지 않으며 노동(조합)운동의 기반 또한 매우 허약한 것이 현실이다. 그 결과 노동조합 가입률은 7퍼센트에 지나지 않으며 노동시간은 다른 OECD 회원국들에 비해 평균 10~30퍼센트나 길다. 더 많이 일하면서도 삶의 질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도 못한 한국의 현실을 생각하면 현시점 최대의 화두인 ‘경제 민주화’ 공약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가 자명해진다. 깨어 있는 시민들의 끊임없는 감시와 견제, 직접 행동만이 후퇴한 정치적 민주주의뿐 아니라 경제적 민주주의까지 쟁취할 수 있는 열쇠인 것이다. 이렇듯 이 책은 미국의 저자가 미국적 상황에서 풀어낸 경제 이야기지만 미국적 상황에 한국을 대입해 읽어도 전혀 무리가 없을 만큼 대단히 현실적이며 시사하는 바 또한 매우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