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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내가 엄마의 메일을 그리는 이유
1부 안녕하세요. 55년생 정현자입니다 누가 평범하대? 서러운 단칸방 서울 살이 벼룩의 간을 빼먹더라 아등바등 살아봤자 이야기 하나 | 우리는 엑스트라처럼 살아야 해 마음의 병 이야기 둘 | 인생을 그렇게 쉽게 퉁칠 수는 없지 별 일 있는 인생 2부 마이웨이 환갑 라이프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드는 것은 내 마음의 몫 이야기 셋 | 문은 언젠가 열린다 용기를 내길 잘했어 까먹는 게 일 이야기 넷 | 초겨울 밤의 불빛 딸에게 메일을 씁니다 이야기 다섯 | 엄마표 추신 하고 싶은 일만 해도 시간이 모자라 이야기 여섯 | 엄마의 부엌 3부 내 나이가 어때서 고달픈 인생 이야기 일곱 | 뻔한 정답 혼자서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질 때 이야기 여덟 | 당신만을 위한 친절한 상담사입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이야기 아홉 | 현자씨와 춤을 사람 사는 집 이야기 열 | 하나도 안 웃긴 이야기 친구의 부고 이야기 열하나 | 하얀 설원과 은은한 초승달 내 것이 생겼다 이야기 열둘 | 자식 키우는 재미 그 언젠가가 바로 지금입니다 4부 현자씨 하고 싶은 대로 살아봐요 내 생애 첫 고료 꿈 많던 소녀 이야기 열셋 | 그것 또한 엄마를 닮았기 때문이야 자기소개서에 쓸 말이 없네요 이야기 열넷 | 위로를 건넬 필요는 없었다 안녕하세요. 정기자입니다 취재는 어떻게 하는 거죠 이야기 열다섯 | 그동안 안 배우고 뭐했어?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마세요 5부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인생 아이 캔 스피크 이야기 열여섯 | 헬로우? 땡큐! 깜박깜박 이야기 열일곱 | 급할 것 하나 없잖아요. 그러니 우리 더 진득하게 즐겨요 쉘 위 댄스 이야기 열여덟 | 숨 쉴 곳이 있어서 살아간다 유튜브 인터뷰 이야기 열아홉 |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인생 시린 겨울이 끝나고 봄은 온다 에필로그 우리 모두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현자씨의 손편지 |
키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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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한번 사는 인생, 주인공처럼 살아야 하지 않겠어! 라고 생각했었는데 엄마의 인생을 찬찬히 뜯어보니 주인공이 새삼 측은해진다. 엔딩의 짧은 행복을 맛보기까지 매사가 고달픈 주인공의 인생 말고 시끄러울 일 없고 적당한 행복과 견딜 수 있는 위기만 주어지는 그런 단역들의 삶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 극을 끌어가는 주인공의 여백을 조용히 채워주며 사건, 사고와 상관없이 무탈하게 살아가는 엑스트라처럼 산다는 건 아무리 계산기를 두들겨 보아도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엄마가 엑스트라처럼 살았으면 좋겠다. 가족 이라는 극을 끌어가는 무게감도 내려놓고, 오로지 나를 위해서. 그렇게 이기적으로 살아도 된다. 현자씨는 그래도 된다.
--- p.38~39 차가운 초겨울 밤까지 따뜻하게 안아주던 그날 밤의 불빛을 나는 엄마의 메일에서 종종 읽는다. 어렵다, 힘들다, 녹초가 된다며 투정을 부리지만 그 글들을 적어내는 엄마의 표정은 내가 그 날 밤 본 빛처럼 따스하다. 그 빛이 내 마음까지 뜨뜻하게 데워준다. 은은하면서 구수하게. 데워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한번 달아오르면 밤새 따뜻한 돌침대처럼 엄마의 온도는 그렇게 달궈지고 있다. --- p.77 현자씨의 제대로 된 삶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예쁘게 차려 입은 현자씨와 두 손을 맞잡고 춤을 추고 싶다. 발을 맞추고 눈을 맞추고 온 마음을 기대 엉덩이가 들썩이는 차차차를 출까 보다. 우아한 왈츠보다는 호탕하게 웃는 엄마에게 어울리는 건 아무래도 차차차다. 박자를 놓쳐도 괜찮다. 음악은 계속 흐를 테니까. 차차차. 차차차. 차차차! --- p.124 평생을 양보하며 살았는데 이불이라고 더 할까. 결국 그날 밤 우리는 각자의 이불에 돌돌돌 말린 채 잠이 들었다. 생각해 보면 이불 사랑 말고도 나는 엄마를 많이 닮았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한번 냉장고에 들어갔다 나온 음식에는 젓가락이 잘 가지 않는 것.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장이 흐물흐물 탈이 나버리는 것. 조금만 피곤하면 잇몸부터 이상신호를 보이는 것. 아침저녁으로 손발이 통통 부어오르는 것. 퍽퍽한 닭 가슴살보다 닭 날개를 좋아하는 것. 딱딱한 복숭아보다 물렁하고 달콤한 복숭아가 취향이라는 것. 엄마의 뱃속에서 나와 엄마의 밥을 먹고 엄마의 사랑으로 컸으니 엄마를 닮는다는 건 어쩌면 정해진 수순일지도 모른다. --- p.168 나는 항상 일만 하는 엄마가 못마땅했다. 다른 집 엄마들은 우아하게 커피도 한 잔 하고, 책도 읽는데 우리 엄마는 왜 억척스럽게 일만 할까. 어린 마음에 나는 엄마를 부끄러워했다. 엄마라고 취미생활을 하고 싶지 않았을까. 엄마라고 여유 있는 차 한 잔의 맛을 몰랐을까. 어른들의 고달픈 사정을 알 리가 없던 나는 참 못난 생각을 많이 했었다. “숨 쉴 곳이 있어서 살아간다.” 엄마의 메일에 적힌 말이 오늘따라 가슴을 먹먹하게 울린다. --- p.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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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다 시원, 힐링 팍팍, 내 맘 토닥토닥”
현자씨만의 명언 퍼레이드 - 엄마 이제부터 컴퓨터도 배우고 영어 공부도 해서, 혼자 비행기 타고 너 있는 곳으로 놀러 갈 거야. - 눈치 보지 말고 참지 말고 살아. 그렇게 살아도 세상 안 무너지더라. 설사 세상이 무너진다고 해도 내 속이 무너지는 것보다 낫더라. - 아끼다 똥 됐네. - 영어 말고 한글로 크게 쓰여 있으면 좋으련만. 왜 화장품들은 죄다 영어로 작게 쓰여 있는 거야. -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하고 싶은 거 다 해봐! 나처럼 후회하지 말고. - 인생의 끝자락에 나에게도 희망이 보였어. 밥하고 빨래하는 것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늦게나마 공부가 재미있다는 걸 느꼈단다. - 기죽지 않고 매주 수업에 나갑니다. 잘하려고 오는 게 아니라 배우려고 오는 거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