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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미안하다
서정홍
단비 2019.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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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6

제1부 |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 아내 이름…15 | 우리들의 사랑 1…16 | 우리들의 사랑 2…17 | 내가 사는 곳…18 | 먹고사는 일…22 | 아내에게 미안하다…24 | 세상살이…26 | 미역국…28 사람이 그리운 날…30 | 생명보험…32 | 버스를 기다리며…34 | 어버이날…38 | 두 사람 이야기…40 | 밤색 목도리…42

제2부 | 나도 한번 걸어보고 싶다

한 사람을 위해…47 | 기다리는 시간…48 | 몸무게…50 | 도시의 하루…52 | 이제는…54 | 내 지갑 속에는…56 | 세월은…58 | 축구시합…60 | 자본주의와 나 1…62 | 자본주의와 나 2…64 | 얼굴…66 | 어머니 1…68 | 어머니 2…70 | 엉터리 시인의 기도…72

제3부 | 욕심 내려놓고 느릿느릿

못난이 철학…77 | 오이 덩굴손…78 | 풍경…80 | 소나무 이사 가신다…81 | 아름다운 사람…82 | 시인 남호섭…84 | 우리말…86 | 궁금해요…88 | 강도…90 | 사람들을 무어라 부르느냐…92 | 유효기간…94 | 낭만…96 | 집…98 | 위대한 사람…100

제4부 |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이 어디 있나

세상 이야기 1…105 | 세상 이야기 2…106 | 세상 이야기 3…108 | 세상 이야기 4…110 | 세상 이야기 5…112 | 세상 이야기 6…114 | 세상 이야기 7…116 | 세상 이야기 8…118 | 세상 이야기 9…120 | 사람…122 | 단골손님…124 | 아파트 경비실…126 | 생명보험…128 | 고수…130 | 가족사진…132 | 차이…134 | 밥과 글…136 | 모집공고…138 | 신기한 약…142 | 상욱이…144 | 사람 사람 사람들…146 | 나이 들수록…148

발문 정직한 삶의 詩…150

저자 소개 1

시인, 산골 농부. 모름지기 자연 속에서 자연을 따라 자연의 한 부분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이란 걸 깨닫고 농부가 되었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글을 써야 세상이 참되게 바뀐다고 믿으며 글쓰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황매산 기슭 작은 산골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열매지기공동체’와 청소년과 함께하는 ‘담쟁이인문학교’를 열어 이웃과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깨달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동안 여러 시집과 동시집을 냈으며, 전태일문학상과 권정생문학상 들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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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46g | 135*200*10mm
ISBN13
9791163500209

책 속으로

시를 읽다가 때론 가슴이 짠하기도 하고 때론 눈물이 났습니다. 작은 개울을 지나 강을 건너 여기 오기까지 가난과 외로움, 아픔과 슬픔이 저를 지켜 주었고 자라게 해 주었습니다. 그 벗들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 여기에 없을 것입니다. ‘참 고마운 벗들’입니다. 아무리 잘나고 똑똑한 사람이라 해도 혼자 살 수는 없겠지요. 그러니 우리는 모두 ‘누구’ 덕으로 사는 것입니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수록 ‘누가’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더 깊이 깨닫습니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 「시인의 말」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이 사랑한 사람, 사랑한 삶

이 시집은 또한 시인이 사랑했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마산수출자유지역에서 일하던 아내 ‘경옥’이와 창원공단에서 일하던 시인 ‘정홍이’는 ‘달셋방 한칸짜리 겨우 얻어’ 신혼을 시작하였고, ‘쉴 새 없이 맞벌이를 했지만, 벌어들인 돈보다 여기저기 꼭 쓰지 않으면 안 될 데가 많아 두 칸짜리 방에서 살아본 적 없’고, ‘눈만 뜨면 내야 하는 방세 걱정에 잠을 설치기도 하지만’ 그래도 ‘알콩달콩 행복하게’(「두 사람 이야기」) 살아간다. 이 부부의 이야기는 돈이 많아야 행복하다는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우리들의 사랑2」) 가난할수록 사랑이 깊어가는 참 행복을 알려주고 있다.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시작한 시인의 사랑은 아내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주변의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들에 대한 애정으로 번져나간다, 시인에게는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구분 없이 모두가 소중한 사람들이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 해도 혼자 살 수는 없겠지요. 우리는 모두 ‘누구’ 덕으로 사는 것입니다.”(시인의 말 「첫 마음 잃지 않고」)라는 시인의 말 속에서 그의 겸손함과 사람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시집 전편에서 삶과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일관되게 흐른다.

시를 읽으면 만나게 되는 사람들

임길택의 시집 『할아버지 요강』을 읽고 쓴 시 「아름다운 사람」은 그의 시를 읽으면 아이들의 모습이 꽃과 같다고 했던, 언덕길을 힘들게 오르다가도 손을 들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 마음 착한 씀씀이를 지닌 완행버스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던 시인 임길택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아내에게 미안하다』를 읽다 보면 ‘집없는 달팽이처럼, 천천히 달리는 시골버스처럼, 욕심 내려놓고 느릿느릿 살고 싶은’ 산청 간디학교 선생님이자 시인 남호섭도 만나고(「시인 남호섭」), 버거운 삶 속에서도 자식 셋을 혼자 힘으로 뒷바라지 하며 키우신 그의 어머니도 만나며(「어머니 1」), 중안동 평화분식집에서 일하는 소년가장 철민이도 만나게 된다.(「세상 이야기 1-소년가장 철민이」)

막노동꾼 박씨, 순이 할머니, 순덕이, 수철이 어머니 등 그가 부르는 이름들은 삶의 아픔과 애환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며 그들이 곧 시인의 친구들, 고향 후배뿐 아니라 우리가 함께 보듬고 살펴야 하는 사람들임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모두 노동자, 농사꾼, 그리고 누군가와 서로가 닮은 사람들이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얼굴」) 시집을 읽다 보면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함을 노래하는 시인 서정홍을 만날 수 있다.

쉬운 말로 그려지는 아름다운 시의 언어들

서정홍 시인의 시들은 편안한 일상의 언어로 시를 지어낸 까닭에 말의 아름다움에만 집착하는 난해한 시와는 거리가 있다. 삶이 고달플 때나 슬픔이 밀려올 때, 주저앉고 싶을 때, “파이팅 말고 / 힘내자, 우리!”라 말하자는 시 「우리말」은 시인의 언어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평범한 일상의 말로 그려지는 시의 언어들이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은 ‘가난해도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글을 써야 세상이 참되게 바뀐다는 것을 가르쳐준 스승과 좋은 벗들을 만나 노동운동을 하며 시를 쓰기 시작’했던 시인의 삶이 곧 시가 되는 ‘정직한 삶의 시’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정직한 삶의 시들은 본인의 시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쓰는 시, ‘온몸으로 쓰는 시’의 힘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문학상이 어쩌고저쩌고 시부렁거리는 시인들은 /제가 쓰고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 알쏭달쏭 어려운 시를 지어내지만, / 수영이는 땀 흘려 일하면서 온몸으로 시를 쓴다. /... / 시인이 무어 별거냐 / 그저 사람이 좋아 / 제 돈 아끼지 않고 / 술 한잔 나눌 줄 아는 사람은 / 모두 다 시인이라며 웃어넘기는 수영이’는 ‘누가 시인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 비록 흔한 신문에 / 이름 한 번 실리지 않아도’(「세상 이야기 8-막걸리 몇 잔에 취하고」) 진짜 시인이다. 그리고 ‘시상천지에 경력 쌓이고 나이 들수록 /임금 적어지는 사람’은 막노동꾼 밖에 없다는 것을 꼭 기록해 달라(「세상 이야기9-막노동꾼 박씨 이야기」)는 막노동꾼 박시의 이야기를 시로 기록해 놓는 것도 시인이 해야 하는 소중한 일이 된다. 이것은 시가 말놀이에 불과한 언어유희가 아니라 세상과 사람을 기억하게 하는 생생한 삶의 기록이 되어야 한다는 시인의 소명의식의 표현이다. 그래서 ‘엉터리 시인’은 ‘시를 쓰는 일보다 / 땀 흘려 일하는 기쁨으로 살게 하시고 / 땀 흘려도 / 기쁨이 없는 사람들을 생각하소서/ 라는 기도를 한다. (「엉터리 시인의 기도」)

조금 느리고 불편해도 인간다운 삶이 되기를

노동자, 노동 운동가 그리고 시인, 이제는 농부로 삶과 생명을 가꾸며 살아가고 있는 시인은 시 「모집공고」를 통해 이상적인 사람의 모습을 그린다. 그가 바라는 사람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 / 어깨에 힘을 빼고 / 시와 노래를 사랑하고 / 자연을 섬기고 / 날마다 땅에 머리 숙이며 / 겸손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다. ‘메마른 도시에서 물든 / 못된 이기주의와 같은 찌꺼기는 /깡그리 버리고’ 오면 그 버린 ‘빈자리에 평화가 강물처럼 흐를 것’이다. 돈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도시에서의 여러 편리함들을 버리는 순간 ‘출근시간은 아주 자유롭고, 몹시 더운 한낮에는 일하지 않으며, 피곤하면 낮잠도 잘 수 있는’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삶, ‘소비를 줄이고 소박하게 살며, 학력이나 성적은 중요하지 않은’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위대한 일인 ‘밥상 차리는 일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된다.
시를 읽는 우리가 당장 모든 것을 버리고 그러한 삶에 동참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를 통해 각박한 도시에서의 삶, 이기주의와 메마름 속에서 살아가는 삶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느리고 불편해도 어떤 삶이 소중하고 인간다운 삶인지에 대한 생각을 곱씹어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추천평

어느 순간 그의 평범한 말 속에 숨은 삶에 대한 깊은 예의와 직관이 일상의 허위에 찌든 내 머리를 번개처럼, 벼락처럼, 묵직한 태산처럼 찢어 놓던 기억은 비단 나만이 경험했던 일이 아닐 것이다. 이 시집에는 가난했지만 금강석처럼 투명하고 단단하며 아름다웠던 그의 젊은 시절이 오롯이 새겨져 있다. 그의 시들이 모두 어제의 시가 아닌 오늘의 시들로 생생하고 오롯하다.
- 송경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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