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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개울에 빠지다 8 엄마는 떠나고 23 명옥 언니 31 봄맞이 집 단장 46 들밥, 햇볕은 쨍쨍 60 집 짓는 놀이 75 어어, 진짜 집 같네? 94 명철 오빠 107 우리 집이었으면 122 구름 너머로 간 엄마 134 프랑스를 향해 150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1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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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임나라의 신작 『남이의 징검다리』는 197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1970년 초는 본격적인 산업화가 시작되기 이전의 시기이다. 가난한 나라였고, 국민들도 가난했다. 초가집이 마을 전체를 이루고 있었고, 든든한 돌다리가 있는 마을이 드물었던 시대였다.
2018년, 50년 가까이 지난 지금의 아이들은 상상하기는 힘든 풍경들이다. 작가가 지금 이 시대에 굳이 50년 전의 이야기를 들고 나온 건 무엇 때문일까? 아이들이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이웃 어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죽어 가거나 병들어 가고 있는 뉴스가 날마다 매체를 통해 듣는 시대에 작가는 어린 시절 자신이 살았던 마을의 기억을 떠올렸다. 어려워도 서로 돕고, 따뜻하게 보살피고, 함께 살아가던 때의 이야기들을. ‘한 명 아이를 기르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인디언 격언이 있다. 사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마을 어른들이 모두 부모요 스승이던 시절이 있었다. 점점 핵가족화되고, 도시화되는 과정에서 마을 공동체적 삶은 무너지고 말았다. 이 동화는 한 마을이 집을 잃고 엄마를 잃은 소녀를 모두 제 자식처럼 돌봐주어 훌륭한 사회의 일원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온 마을 사람들이 한 아이를 보살핀 이야기 남이는 방물장수의 딸이다. 방물장수는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며 새로 나온 필수품들을 파는 사람이다. 아버지가 사고로 죽고,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진 남이 엄마는 방물장수로 겨우 삶을 꾸려 가고 있다. 어느 초겨울, 방물을 팔러 나간 사이 아궁이에 불을 때던 열 살 남이는 불길이 아궁이 밖으로 쏠리는 바람에 오두막을 태우고 만다. 오갈 데 없어진 남이 모녀는 마을의 부잣집으로 하룻밤 신세를 지러 가고, 남이는 감기몸살로 앓아눕게 되어 엄마는 남이를 그 집에 두고 장삿길에 나선다. 남이네 모녀의 딱한 사정을 알고 뜻하게 않게 그 집에 눌러앉게 된 어린 남이를 주인집 어른들은 따뜻하게 보살핀다. 학교에도 가지 못한 남이에게 글도 가르치고, 예의도 가르친다. 주인집 사람들뿐만이 아니다. 이웃집 명옥 언니, 목수인 철수 아버지, 호야 오빠 등은 자연스레 남이의 스승이 된다. 또래 철수도 스스럼없이 친구가 된다. 마을 사람 모두 어느 누구도, 남의집 더부살이를 하는 남이를 차별하지 않고 구김살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보살펴주는 것이다. 나중에 남이 엄마가 철길 사고로 죽고, 남이는 프랑스로 입양을 가게 되는데, 남이는 어릴 적 좋은 어른들이 베푼 따뜻한 기억으로 훌륭한 성인으로 성장한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받은 사랑을 다시 나누는 일을 하게 된다. ‘여럿의 한 숟갈의 밥이 한 그릇’을 채웠던 나눔과 사랑 『남이의 징검다리』가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데는 숨은 뜻이 있다. 옛날부터 이어온 우리의 공동체적 삶의 회복과 인간성의 회복을 위한 장치이다. 급격한 산업화는 화려하고 거창한 구호―국민소득 몇만 달러, 선진국 진입 등―를 앞세워 밀어붙이기식 발전이 강요되었고, 그 결과 공동체는 급속도로 해체되었고, 인간성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로 인한 부작용은 여러 가지 증상으로 나타났는데, 그것이 바로 학교에서는 집단 따돌림과 같은 형태로 드러난 것이다. 작가는 이런 세태에 어린 독자들에게 작은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 학급에서 어려운 아이를 위해 모든 아이들이 도시락을 돌아가면서 싸다 주었던 마음, 온 마을 사람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여럿의 한 숟갈의 밥이 한 그릇’을 채웠던 나눔을 실천했던 마음들을 이 작품에 실었다. 과거 기억 속에 남아있던 이야기들을 모아 조각보처럼 엮어냈다. 그것은 바로 공동체적 삶의 복원과 인간성의 회복으로 나타난다. 따뜻하고 담백한 문체로 그려낸 70년대의 삶의 풍경은 노영주 화가의 그림으로 더욱 선명하게 이미지화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