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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제1부 제1장 수란 무엇인가? - 수는 ‘꽃’이며 ‘이름’이다 제2장 수식이란 무엇인가? - 수식은 ‘언어’이다 제3장 수의 분류 제4장 수학과 시공간 제5장 수학이란 무엇인가? - 수학은 ‘게임’이다 제6장 집합론과 명제론 제2부 제7장 함수란 무엇인가? - 함수는 ‘영화’다 제8장 수학과 세계관 제9장 수열과 급수 제10장 미적분 제11장 벡터, 행렬, 복소수 제12장 경우의 수, 확률, 통계 제13장 몇 가지 뒤풀이 부록 과학과 수학 마치면서 - 진취적 기상을 갖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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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 표지의 ‘10대 새김글’ 관련 쪽
- 수는 꽃이며 이름이다(29쪽)- 수식은 언어이다(45쪽) - 수학은 게임이다(146쪽)- 공리와 정의는 약속이며 규칙이다(155쪽) - 함수는 영화이다(245쪽)- 학문에 왕도는 없되 정도는 있다(845쪽) - 수학의 본질은 자유에 있다(771쪽)- 존재는 모순 속에 피는 꽃(794쪽) -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821쪽)- 진취적 기상을 갖자(876쪽) 이 ‘10대 새김글’은 가장 핵심적으로 새겨둘 만한 구절들이다. 이를 처음 대할 때는 좀 추상적으로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가면서 수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짐에 따라 궁극적으로는 오히려 뼈에 닿도록 절실하게 다가올 것이다. 나아가 바로 이런 측면이야말로 수학이 단순한 ‘숫자 놀이’, ‘수식 다루기’, ‘문제풀이’ 등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가장 심오한 지적 활동으로 연결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하여 수학을 배워 가는 동안 자주 돌이켜보고 되풀이해서 음미할 필요가 있다. - (39쪽)유리수의 경우 어떤 수에 대한 다음 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수의 신비 중 하나이다. 이를 파악하기 위하여 수를 점에 대응시킨 것, 즉 수직선을 생각해보자. 수직선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작은 수로부터 큰 수의 순서로 모든 유리수가 늘어서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상황을 운동장에 키 순서로 늘어선 학생들에 비유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하지만 이 비유에는 커다란 맹점이 있다. 학생들의 줄에서는 어떤 학생에 대한 ‘다음 학생’이 반드시 존재한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일상 경험상 조금도 이상할 게 없다. 그러나 신비롭게도 유리수의 경우 분명히 크기 순으로 늘어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수에 대한 다음 수를 딱 꼬집어낼 수 없다. 이런 현상은 우리의 현실적인 일상 경험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이므로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수직선의 정체는 명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수직선의 궁극적인 본 모습은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하므로 오직 논리적 추리를 통하여 접근할 수밖에 없다. 언뜻 아주 단순한 것으로 여겼던 수직선이란 개념에 이토록 난해한 현상이 숨어 있을 줄 누가 알았으랴- 그런데 수직선의 신비는 여기서 그치지 않으며, 실수에는 더욱 놀라운 현상이 담겨져 있다. - (84쪽)소수에 관하여 살펴본 이상의 내용을 화학에 비유하여 “소수는 원소, 합성수는 분자에 해당한다”고 이해하면 편하다. 특히 유의할 것은 ‘1’은 소수에 넣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배경에는 아래에 쓴 것과 같은 이유가 있다. 반대로 1은 또한 합성수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점은 자명하다. 1, 2, 3, …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자연수 가운데 소수도 합성수도 아닌 수는 1 하나뿐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1은 자연수체계에 있어서 소수보다 더 근본적인 요소로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격의 독보적 존재이다. 대개의 교재들은 자연수에서 1을 별도로 분류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는 이와 같은 1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따로 분류했다. 1에 대해서는 좀더 살펴볼 내용이 있는 바, 711쪽에 쓴 「‘1’의 의미를 되새기며」에서 다시 생각해보기로 한다. - (97쪽)지금껏 이야기한 ‘0의 도입과 정수체계의 완성’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0의 의미’이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볼 때 이러한 ‘0의 의미’는 “자릿수→무→기준”이라는 ‘3대 의미’로 발전해왔다. 이러한 ‘0의 3대 의미’를 여러 교재들은 명확히 기술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를 이해함으로써 ‘정수체계의 완성’에 대하여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기 바란다. ① ‘자릿수’로서의 영: 고대의 바빌로니아, 이집트, 마야 문명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중 최초의 것은 기원전 4~5세기 경 바빌로니아 문명에서 사용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때까지는 ‘동그라미 기호’가 없었으며 각자 다른 기호를 사용했다. 오늘날 쓰이는 10, 100, 1000, …, 0.1, 0.01, 0.001, … 등에서의 0을 가리킨다. ② ‘무’로서의 영: 7세기 경 인도에서 ‘무로서의 영’이란 의미 및 ‘동그라미 기호’가 확립되어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졌다. ‘무로서의 영’은 “3-3=0”, “1×0=0”, “1÷0은 정의되지 않은 연산” 등에서의 0을 가리킨다. ③ ‘기준점’으로서의 영: 수직선 위의 ‘기준점으로서의 영’을 말한다. 이 의미는 18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널리 인정되었으며, 이에 따라 음수도 공인되어 정수체계가 완성되었다. 섭씨 0도, 화씨 0도, 수직선과 좌표계 원점 등에서의 0을 가리킨다. 적도(위도 0도), 본초자오선(영국 그리니치 천문대(Greenwich observatory)를 지나는 경도 0도의 경선) 등도 이에 해당하지만 이때는 양수- 음수 대신 북위- 남위, 동경- 서경 등의 접두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기준으로서의 영’은 수직선 위에서 다른 모든 수들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점으로서 “존재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무로서의 영’은 “기준점인 영으로부터의 거리가 영”이라는 뜻이며, ‘거리를 재는 기준점으로서의 영’은 엄연한 ‘존재’임을 분명히 인식하기 바란다. - (384쪽)무한수열의 덧셈처럼 무한과정을 실제로 달성했다는 가정을 택하는 태도를 가리켜 ‘실무한’을 인정하는 입장이라고 말하며, 이에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가무한’만을 인정한다. 이 2가지의 대립적 관점에 대해서는 집합론을 다룰 때 이미 어느 정도 이야기했다. 거기서 우리는 실무한을 인정하는 칸토어적 관점에 서야 무리수- 초월수- 무한집합 등 현대수학의 초석을 이루는 개념들이 포용될 수 있음을 보았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언뜻 당연하게 또는 필연적으로 주어지는 것으로 여겼던 ‘수직선’과 이것에 대응하는 ‘실수체계’는 논리적으로 볼 때 수 가운데 가장 근본이 되는 ‘자연수’라는 토대와 ‘완성된 무한과정’이라는 가상적 과정을 결합해서 얻은 ‘가정계’란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애초에 자연수체계란 것도 인간적 필요성에 따라 만들어진 ‘가상현실’이라고 말할 수 있는 바, 실수체계는 이보다 한 차원 더 깊이 들어간 ‘가상현실 속의 가상현실’이라고 하겠다. 한 가지 유의할 것은 실수체계의 ‘가정성(假?g)’을 강조한다고 막연한 환상이나 뜬구름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줄이자면 이는 ‘실체적 환상’이다. 우리가 이토록 기묘한 과정을 거쳐서라도 실수체계의 관념을 한사코 정립하려는 이유는 인간이 사는 현실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적용할 ‘필요성’이 그만큼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깊이 새기면서 이제 이산의 세계를 떠나 연속의 세계로 들어가자.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수학사상 최대의 업적’으로 꼽는 미적분학이라는 장엄한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 (794쪽)과연 가장 단순한 역설은 무엇일까- 그 답으로는 역시 “내 말은 거짓말이다”라는 거짓말쟁이의 역설이 첫째로 꼽힐 듯 싶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는 ‘무’라는 단 하나의 글자로 표현되는 관념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무는 말 그대로 하자면 ‘아무 것도 없음’이어야 한다. 그러나 비록 실체는 없을지라도 ‘무’라는 이름은 있으므로 ‘아무 것도 없음’이 되지 못하며, 따라서 무는 가장 단순한 모순이자 역설이다. …… 어쨌든 ‘무에서의 창조’에 따르면 만유는 무에서 탄생했다. 그렇다면 “그 무는 어디에서 왔을까- ”를 생각해보자. 이 무가 ‘다른 유’에서 왔다면 만유는 궁극적으로 다른 ‘유’에서 나온 것이라는 결론이 나오므로 ‘다른 유’에서 나왔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만유의 원천인 무는 그 이전의 ‘다른 무’에서 나왔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 논리는 또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하여 결국 무는 ‘그 이전의 무’, 그 이전의 무는 ‘또 그 이전의 무’, 또 그 이전의 무는 … 등으로 ‘무의 무한계열’을 얻게 된다. 만일 ‘처음 출발했던 무’를 0이라 한다면, ‘그 이전의 무’는 -1, ‘또 그 이전의 무’는 -2로 생각할 수 있고, 이것이 무한히 확장되면 ‘음의 무한대’가 나오며, 이를 또 확장하면 ‘음의 무한대의 무한계열’이 얻어지고, 이것은 0을 중심으로 칸토어가 이야기했던 ‘(양의)무한대의 무한계열’과 대칭을 이루게 된다. …… 이상의 내용을 기억하기에 좋은 문구로 요약한다면 “존재는 모순 속에 피는 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모든 존재의 궁극적 근원은 오직 무밖에 없는 듯 한데, 그 무가 바로 역설이며 모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로부터 더 나아가면 또 다른 수많은 귀결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은 이 책의 취지를 넘으므로 여기서는 일단 이 정도로 그친다. - (876쪽)나는 생각건대, 학문의 발전은 미지 영역의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확장으로 본다. 어린애는 질문의 가짓수가 별로 많지 않다. 모르는 것이 적기 때문이 아니라 아는 것이 적기 때문이다(어린애는 호기심도 많고 질문도 많다. 그러나 이는 피상적 현상일 뿐 어른의 마음속에 간직된 의문은 그보다 훨씬 더 많다). 나이가 들면서 더 많이 배워갈수록 아는 영역도 넓어지지만, 그에 따라 모르는 영역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반대로 모르는 영역도 따라서 넓어진다. 안다는 것은, 아는 것(답- 지식 등)과 모르는 것(문제- 과제 등)을 동시에 늘려 가는 과정이라 할 것이다. 여러분이 앞으로 할 일은 과거보다 더 많이 ‘있을’ 뿐 아니라 더 많이 ‘생성’될 것이다. 이는 무한히 깊은 무의 심연으로부터 무한히 높고도 넓은 초한의 세계까지 샘솟아 나온다는 수학적 결론의 직접적 귀결이기도 하다. 따라서 세계와 자연과 인간에 대하여 오직 끊임없는 사랑과 열정으로 대하기 바란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여러분의 생이 다하는 날까지 간직하기 바란다. 모든 것이 해결된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항상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 미래이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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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생들의 수학 공부에 좋은 지침이 될 안내서가 나왔다. 누구나 지적하듯 우리나라의 수학교육은 ‘문제풀이중심’이라는 비정상적 흐름 때문에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 책은 수학의 전반에 걸쳐 ‘올바른 수학관’을 갖는 게 최우선의 과제이자 최종 목표이기도 하다는 점을 잘 일깨워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정도가 너무 더디고 비효율적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언뜻 지름길로 보이는 ‘문제풀이중심의 길’은 결코 지름길이 아니다. 처음에는 분명 잘 진척된다. 필요한 근본 지식들은 최소한만 배우고 곧바로 문제풀이에 뛰어들므로 겉보기 실력은 빠르게 향상된다. 그러나 깊이 들어갈수록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 터덕거리게 된다. 그러면 처음의 기세는 간 데 없이 제자리걸음을 하게 되며, 심지어 뒷걸음을 치기도 한다. 그래서 결국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자”라는 생각이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수능시험이 쉽다 해도 단순한 ‘문제풀이중심의 실력’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못하다. 여러 모로 비판받고 있지만 수능시험은 역시 우리나라 교육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시험이다. 그런 시험에 나올 문제를 허술하게 출제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용상으로는 쉬울지 몰라도 반드시 ‘올바른 수학관을 토대로 한 진정한 실력’을 가늠하는 문제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또한 앞으로 심층면접과 구술·논술시험의 비중이 더욱 증대된다. 그리고 이런 절차들의 경우 진정한 수학실력의 판가름이 더욱 깊이 추구될 것은 자명하다. 이 책은 대학생과 수학에 관심을 가진 일반 독자들에게도 아주 유용하다. 우리나라의 수학교재는 고교수준까지는 세계적으로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학수준에만 들어서면 가슴에 와 닿는 좋은 책들을 만나기가 어렵다. 대학교재들은 너무 딱딱해서 쉽게 지치게 하며, 원서들은 어딘지 멀게 느껴지는 터에 불성실한 번역서들은 많은 실망감을 안겨준다. 이런 경향은 교재가 아닌 교양수학 서적들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게다가 가끔씩 나오는 국내 교양수학 책들은 너무 지엽적이고 산발적이고 수준이 낮다. 이런 상황에 비춰볼 때 이 책은 수학의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고교생, 대학생, 교사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깊이 파고들 폭넓은 핵심 아이디어들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이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은이는 물리화학을 전공하는 데에 필요한 수학을 섭렵하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따라서 이 책은 수학을 여러 현실에 응용하는 측면들, 곧 ‘절실한 현실감’을 잘 전해준다. 나아가 오랫동안 여러 매체에 과학 칼럼을 쓰면서 제기했던 다양한 철학적 문제들까지 어우러져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분량이 자못 방대하고(896쪽) 다루는 내용의 폭과 깊이도 그러하므로 처음 한번에 모두 소화하기에는 버거울 것이다. 그러나 항상 가까이 두고 필요할 때마다 뒤적거리면서 깊은 수학적 소양을 쌓아가기에는 더없이 좋은 책이다. 이 책의 특징 독창적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그 독창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그 동안 우리나라의 교양수학 서적들이 주로 일본 책들을 그대로 옮기다시피 소개해오는 데 그쳤던 양상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나아가 구미 쪽 여러 원서들의 수준도 뛰어 넘는 독창적인 지적 산물이다. 책의 내용을 보면 이에 대한 예는 아주 많은데, 나중에 소개하는 ‘본문 중에서’의 여러 구절들을 보면 이 특징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장차 우리 학계의 중요한 업적 가운데 하나로 남을 것이라 여겨진다. 유익한 수학적 명언들을 많이 실었다 위에서도 강조했지만 수학은 단순한 숫자놀이·수식다루기·문제풀이 등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가장 심오한 지적 활동으로 연결된다. 이에 따라 수많은 수학자는 물론 다른 분야의 걸출한 사상가들도 수학에 대해 많은 명언을 남겼다. 이 책은 이런 명언들을 다루는 내용과 가장 긴밀하게 연결되는 부분에 적절히 예시함으로써 그 부분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이 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머리말’ 따라서 가장 먼저 인용된 다음 두 구절만 하더라도 머리말에서 강조하려는 취지를 아주 잘 대변해준다는 점을 곧 알 수 있다. 탈레스에게 중요했던 것은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아느냐였다. ―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지식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가장 간명한 관점을 찾는 것이다. ― 깁스(Josiah Willard Gibbs) 먼저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은 수학공부가 ‘지식’을 쌓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를 얻는 ‘방법’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우리의 수학교육은 ‘문제풀이중심’에 얽매여 있는데, 이야말로 맹목적 지식 쌓기의 전형적 사례이다. 그러나 이런 공부는 ‘공중누각’이나 ‘모래성’처럼 취약하기 이를 데 없다. 올바른 공부법을 따라야 진정한 실력이 얻어지며, 이는 궁극적으로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도 하다. 유클리드의 명언을 고쳐 ‘10대 새김글’에도 포함시킨 “학문에 왕도는 없되 정도는 있다”는 말도 바로 이를 가리킨다. 둘째로 깁스의 말은 우리가 배움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얻는 것은 단순한 ‘지식의 총체’가 아니라 ‘올바른 학문관’이란 점을 일깨워준다. 이것은 ‘지식’의 차원을 넘어선 ‘지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가리킨다고도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수학에 좁혀서 생각한다면 진정한 수학실력은 올바른 수학관 위에서 형성된다고 풀이되고, 인생살이 전반에 대해 확대한다면 누구나 마음 속에 평생 동안 지니고 가야 할 명언이기도 하다. 절실한 현실감을 잘 전해준다 지은이의 전공분야를 크게 볼 때는 ‘물리화학(physical chemistry)’에 속하고 더 구체적으로는 ‘레이저분광학(laser spectroscopy)’이다. 이와 같은 전공분야의 이름만으로도 지은이의 저술 배경이 ‘수학-물리학-화학’의 연계적 탐구에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저술 배경은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배우면서 느꼈던 ‘현실과의 괴리감’을 덜어주는 데에 크게 도움을 준다. 누구나 경험상 잘 알고 있다시피 수학을 배우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토록 골치 아픈 수학을 도대체 어디에 써먹나·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는 그럭저럭 일상생활과 밀접하다는 점을 잘 알겠는데, 고교 수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모든 게 그저 뜬구름 잡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에 대해 지은이는 첫머리서부터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을 ‘격언의 왕’으로 내세우면서 수학 또한 ‘절실한 현실적 필요’에서 유래했음을 특히 강조한다. 그리고 이후 여러 논제를 다루면서 그와 관련되는 수많은 과학적 및 현실적 사례들을 제시함으로써 많은 학생들이 희구해마지 않는 ‘절실한 현실감’을 참으로 잘 전해준다. 역사적 과정을 중요시했다 흔히 수학을 가장 논리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하여 역사적 발전 과정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이는 참으로 잘못된 생각이며 오히려 수학이 무미건조하게 느껴질수록 배경의 역사적 맥락을 짚어가며 위대한 선현들이 처음 그 문제들을 어떻게 고민하며 접근해갔는지를 살펴보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점들은 231쪽에 인용한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수학도 역사적 맥락 속에서 생성된다. ― 던햄(William Dunham)”의 말, 그리고 433쪽에 인용한 “어떤 개념의 진정한 이해는 역사적 연원의 분석 없이는 얻어질 수 없다. ― 이브스(Howard Whitley Eves)”의 말에도 역력히 드러나 있다. 이에 따라 이 책은 각 주제들을 다룰 때 그 역사적·사회적·철학적 배경들을 잘 간추려서 제시했다. 이를 통하여 학생들은 우리의 현실과 함께 살아 숨쉬는 수학의 도도한 흐름을 느끼면서 공부해갈 수 있다. 수학의 근본 문제들을 소개했다 이 책은 그 전반에 걸쳐서도 수학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두루 소개했지만, 그중 마지막 장인 13장에서는 오늘날에 이르도록 미해결인 채 수학의 저변에 도사리고 있는 몇 가지 문제를 명료하면서도 깊이 있게 다루었다. 특히 ‘무한의 신비’에 대한 내용과 ‘20세기 최고의 정리’라고 일컬어지는 ‘불완전성정리’에 대한 설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서 가히 이 책의 백미라고 말할 수 있다. 애석하게도 대학수준이라 고교생에게는 다소 버겁지만 진지한 자세로 차분히 읽으면 고교수학의 바탕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양한 내용의 칼럼들이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지은이는 오랫동안 여러 매체에 수학과 과학에 관련된 칼럼들을 실어왔다. 그리고 그 내용은 단순한 수학 및 과학적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인생의 전반에 걸친 철학적 문제들과 잘 어울려 있다. 이 책에는 그 가운데 본문의 내용과 밀접하게 관련되고 유용한 것들을 취사선택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이런 칼럼들을 읽으면서 우리는 수학의 무미건조함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 배경에 자리잡은 심오한 기반을 더듬을 수 있다. 나아가 이 칼럼들은 근래 자주 강조되고 있는 ‘과학 글쓰기’에 대한 좋은 본보기가 된다. 우리 학생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런 측면은 앞으로 더욱 강조될 논술고사와 심층면접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일반 독자들의 입장에게는 딱딱한 수학을 읽어 가는 중간 중간에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즈넉한 철학적 사색에 젖어드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한다. 공부방법론을 제시했다 이 책의 맨 끝 부분인 ‘부록2’에서는 수학뿐 아니라 다른 모든 공부, 더 나아가서는 공부뿐 아니라 인간의 모든 배움에 대하여 적용될 수 있는 가장 포괄적이면서도 강력한 공부방법론을 다루었다. 지은이는 여기에 제시된 공부방법론을 ‘원근법’이라고 불렀다. 구체적으로 이는 “멀리 내다보되 가까이부터 착실히 다져가라”는 뜻의 ‘원조근행법’을 줄인 말이다. 그리하여 어떤 공부든지 전체적 개관을 먼저 파악하고 구체적 공부에 들어서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원근법의 적용은 일회성 또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는다. 원근법은 “숲을 보면서 나무를 생각하고, 나무를 보면서 숲을 생각하라”는 말에도 드러나듯, 구체적 공부의 과정에서도 자꾸 되풀이 적용해야 한다. 이 책은 ‘원근법’을 수학의 한 단원인 ‘수열과 급수’를 예로 들어 자세히 설명한다. 이를 통하여 원근법의 세부적인 내용을 잘 익힌 후 다른 분야에 확대 적용하면 아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