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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을 라오스에 두고 왔어
장재용
호밀밭 20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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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작하며 할 말을 라오스에 두고 왔어

1장, 라오스에 있고 한국엔 없다

이것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라오스 3無)
너의 것 (너의 충수돌기)
이 세상에 내 것이 있었던가 (무전취식)
위대한 근대인 (난생 처음 엘리베이터를 타는 사람)
에어컨이 없어야 장사가 잘 된다
잘 사는 나라
그날, 그녀

2장, 라오스가 사람에게 (짙은 라오, 깊은 외로움)

짙은 라오, 깊은 외로움
떠난 자리 (다시 헤어진 가족)
역주행
나와 별과 산 (다시 찾은 내 마음에 산)
스승의 6주기에 부쳐
세상 가운데로 보낸 자기유배

3장, 나는 라오스에 살기로 했다

마당에 열린 망고, 바나나, 코코넛
번즈 나이트 (Burn’s night)
독참파 (프렌지파니) 단상
개와 같이
장대비 내리던 어느 주말 오후
맛, 살아있는 맛
학교 가기 대소동
하루애愛
잠들지 않는 유년

4장, 라오스 월급쟁이

라오스의 월급쟁이들
인턴이라는 야만
국경 없는 적, 야근
주인과 노예 (노동절에 부쳐)
어느 월급쟁이에게 보내는 편지
월급쟁이, 그들은 누구인가
전체주의 월급쟁이
5가지 불온한 업무

5장, 내가 사랑한 라오스

자유의 공기 ‘방비엥 (Vang vieng)’
지구가 사랑한 루앙프라방
내가 사랑한 치앙칸 (Chiangkhan)
카오산에 가면
말하지 않을게, 므앙펑
호찌민에서 만난 쓸쓸한 표정의 사내
그리고 비엔티안

맺으며 전전하며 쓰다

저자 소개1

장재용

 
월급쟁이 작가다. 살면서 가장 많이 한 일은 등산과 주간업무보고다. 등반과 야구라는 글자 끝에 조심스럽게 가家와 광狂을 붙일 수 있다. 이 지랄 맞은 삶을 아름답게 하는 건 어디든 떠날 수 있는 간댕이라 여긴다. 직장인 신분으로 어찌하여 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고 내친김에 북미최고봉 데날리 정상에 다녀온 적이 있다. 선망의 S그룹에 입사하여 최연소 팀장에까지 올랐다. 자기 제국의 지평을 넓히겠다며 보무당당하게 한국을 떠나 해외로 갔다. 지금은 국내와 해외에서 직장 생활을 모두 해 본 인간이 됐지만, 여전히 월급쟁이라는 뼈아픈 사실 하나가 삶을 붙잡는다. 뒤늦게 자
월급쟁이 작가다. 살면서 가장 많이 한 일은 등산과 주간업무보고다. 등반과 야구라는 글자 끝에 조심스럽게 가家와 광狂을 붙일 수 있다. 이 지랄 맞은 삶을 아름답게 하는 건 어디든 떠날 수 있는 간댕이라 여긴다. 직장인 신분으로 어찌하여 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고 내친김에 북미최고봉 데날리 정상에 다녀온 적이 있다. 선망의 S그룹에 입사하여 최연소 팀장에까지 올랐다. 자기 제국의 지평을 넓히겠다며 보무당당하게 한국을 떠나 해외로 갔다.

지금은 국내와 해외에서 직장 생활을 모두 해 본 인간이 됐지만, 여전히 월급쟁이라는 뼈아픈 사실 하나가 삶을 붙잡는다. 뒤늦게 자각이 일어 회사인간은 언젠가 자신과 무관해질 정체성으로 정의했다. 정체성과 이별하기 전, 사랑하리라, 파고 뚫고 벗겨내 맨 얼굴을 보리라, 중얼거리며 회사인간을 연구했다. 월간 잡지와 커뮤니티에 매주 칼럼을 쓴다.

저서로는 『딴짓해도 괜찮아』,『할 말을 라오스에 두고 왔어』, 『구본형, 내 삶의 터닝포인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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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346g | 135*210*19mm
ISBN13
9791196866914

책 속으로

라오스에 없는 세 가지를 비틀어 나만의 3無를 정해봤다. 그 세 가지가 뭔지 아냐며 우스갯소리의 시동을 걸었다. 거지, 경적, 개 짖는 소리라 하더군. 개조차 착한 나라야. 더하자면 빛이 강해서 남향집도 없어. 지인은 의심 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잠시 뒤 카페 앞으로 차 한 대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갔다. 커진 눈으로 나를 보는 지인. 짐짓 모른 척 카페를 나서 잠시 거닌다. 개들이 짖었다. 나는 고개를 떨궜다. 그 앞을 부랑자 한 분이 다가왔다. 그분은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인은 이때다 싶었는지 방위를 가늠한다. 강변의 카페들이 모두 남향이었다. 오늘 안 되는 날이다.
--- p.22

나의 것을 지키려 미친 듯이 눈에 불을 켜고 살아도 어디, 이 세상에 내 것이 있던가, 속상한 마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또 하나 알게 된다. 썩어질 물건 따위를 사랑하다니, 아끼는 물건은 애초에 만들지 말 것. 잃고 나니 쓸데없는 되새김질에 마음이 상하지 않더냐, 결국 이리되지 않았느냐, 아끼면 똥이 된다. 차라리 내 사람들을 아낄 일이다. 쫀쫀했던 좀생이가 낯선 땅에서 드디어 대인배가 되어 가는 모양이다. 주머닛돈을 탈탈 털어 나는 이날 제일 비싼 저녁을 나에게 선물했다. 욕본다.
--- p.30

단지 사는 모습이 현대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못 산다’ 말한다. 느려 터진 라오스의 모습을 본 뒤 위안 삼아 고국으로 돌아가면, 다시 잔인한 일상에 자신들을 내던진다. 어제 여행했던 그곳 라오스 사람들보다는 적어도 잘살고 있다 위무하면서. 잘산다는 건 무엇인가. 아, 사는 건 이리도 어렵다.
--- p.44

도도히 흐르는 Mekong은 낯선 이국땅에 왜 내가 이곳에 있는지 알려 하지 말고 눈물도 흘리지 말 것이며 그리워하거나 외로워하지도 말 것을 주문한다. 격정적인 산책으로 일부러 땀을 내고 사념을 지운다. 외로움도 이처럼 잦아들 수 있다면. 라오스, 이곳은 거지가 없고 경적이 없고 바다가 없다지만 왜 고독은 천지사방에 널렸는가. 우연히 들린 노천 국숫집엔 죄다 혼자 앉아 국수를 먹고 있다. 누군가와 함께 있는 사람보다 혼자인 사람들이 많다. 이로써 외로움이 유치하게 이긴다.
--- p.53

저녁 6시를 넘기기 전에 강변 테라스에 앉아야 한다. 노을을 퍼뜨리며 붉어진 태양에, 반쯤 부은 비어라오를 들어 올려 갖다 대면 태양이 잔의 나머지 반을 채운다. 그 잔에 든 것이 태양인지 맥주인지를 알기 위해 한 모금 마시면 딱 한 모금의 농도만큼 사위는 붉어진다. 얼마 남지 않은 잔을 고개를 꺾어 털어 넣으면 태양은 쓰윽 하고 사라진다. 맛에 여운이 남듯 태양이 마지막 힘을 다해 남긴 자줏빛이 비어라오의 끝 맛이다. 나는 맥주를 사랑해 본 적 없다. 내 사람들을 사랑하기에도 모자라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맥주라는 걸 품어 본다. Beer LAO.
--- p.104

잠들지 않는 그의 유년은 그가 살아가는 힘이 될 거란 걸 직감한다. 고맙게도 아들은 나의 유년까지 끄집어낸다. 온종일 숫자와 표를 정리하며 키보드를 두드려대는 손 위로 신나게 딱지치기를 하고 낙엽을 줍고 흙을 파내고 흥에 겨워 ‘다망구’(술래잡기의 일종인 놀이로 ‘다망구’는 ‘다방구’의 부산 방언)를 외치던 조봇한 내 작은 손을 잡고 깊은 밤을 날아간다. 잠들지 않는 유년과 잠들 수 없었던 밤.
--- p.121

나는 그들에게 배운다. 모름지기 노동자라면 자신의 삶을 지킬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라오스의 기업들은 여전히 구직난이 아니라 구인난에 시달린다. 사람들은 제대로 된 교육기관이 없기도 하고 제한된 인구에서 오는 인력풀이 부족하다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엄연히 자본의 논리이자 그것에 물든 편견이다. 라오스는 단지 충실한 회사 인간으로서 필요한 현금 계산의 얄팍한 교육이 부족할 따름이다. 기계 부속과 같은 사람을 키워내는 교육시스템이 없다뿐이지 제 나라, 제 풍속에 맞는 교육으로 헌걸찬 사람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학에 목을 매고 들어갔지만, 청년 실업과 구직난에 시달리는 한국의 상황과 비견하면 못내 씁쓸하다.
--- p.130

월급쟁이는 누구인가, 모든 결정에서 차선을 선택한 자들이다. 들어갈 땐 못 들어가 안달하다 막상 들어가선 못 나와 안달하는 자들이다. 자신에게 이런 수동성이 있었나 하며 놀라는 자들이다. 사납게 말하면 ‘스스로 어떠한 결정도 내려 본 적 없고 명령으로 둘러싸이도록 항상 극단적으로 조심했으며 자발적 제안조차 원하지 않아서 항상 지시해 주기를’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중에서, 한나 아렌트 지음) 바라는 아이히만의 후예들이다. 그들은 불안하다. 삶의 시계추가 회사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불안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옮아간다. 확언하건대 미시물리계 양자역학의 대가들도 월급쟁이 불확실성은 영원히 풀지 못한다. 그것은 누구도 짊어질 수 없는, 세상 가장 복잡한 불안이다.
--- p.149

사람은 도시를 짓고 도시는 거리를 만들었다지. 도시가 모여 국가라는 선으로 경계 짓고 아프리카의 슬픈 국경선 같은 것들을 만들며 너와 나를 구분하기 바빴지만 분명 카오산은 지구별 온 나라가 힘을 보태 구분, 경계, 차별 없는 단 하나의 거리는 만들자, 모든 호모사피엔스가 출렁거리며 걸을 수 있는 거리 하나는 우리 지구에 남겨놔야 하지 않겠냐며 만든 거리. 그러지 않고서야. 이 여행을 끝내 마치고 싶지 않다는 바람. 어지럽게 마침표는 찍지만, 문장을 마치는 종결 어미를 숨겨 끝나지 않는 여행이 되도록. 빌어먹을 월간보고는 책상 옆으로 쓸어내고 오늘 카오산.
--- p.188

떠나기 싫었다. 구질구질하게 길어지는 이 글처럼, 모욕을 주더라도 들러붙고 싶은 못난 제자처럼. 남겨둔 할 말이 농번거리 어딘가를 배회하는 것 같고 폰시누안 골목길에 흐느적거리며 앉아 아, 혼자 장광설을 늘어놓고 있는 것만 같다. 눈을 떠, 더는 비엔티안이 아닌 곳으로 왔을 때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나는 이제껏 구름으로 살고 있던 비엔티안을 만났던 것이다.

--- p.209

출판사 리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던 때,
덜컥 라오스에 와버렸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누구나 한번쯤은 갖게 되는 의문이지만 좀처럼 답을 찾기는 어렵다. 방황하던 저자는 한국을 떠나 계획에 없던 라오스 행을 택하고 거기서 직장 생활까지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펼쳐지는 낯설고도 신선한 일상들! 저자는 그 시간 속에서,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자신의 길이라는 확신은 없지만 길 위에서 이미 풍요로워졌다고 말하며 그 풍요는 또한 불안이 준 소득이라 덧붙인다.

“길 위에서 얻은 풍요는, 지청구를 듣고도 멈추지 못했던 입술 뜯기 같은 불안과, 피딱지조차 잘도 앉는데 실존과 존재를 오가며 도무지 안절부절못한 두려움의 대가였으므로 불로소득은 아니었다. 이 글은 그 불안의 자식들이다. 매일 밤, 불안의 짐짝들에게 나는 썼다. 취지도 목적도 없는 가벼운 글이다. 책의 아무 데나 펴서 읽되, 읽는 어딘가엔 간명한 메시지 하나쯤 들어앉은 글이었으면 하고 소망한다. 사소하고 얕은 내 이야기들이 혹 무거운 삶을 사는 이에게 냉소를 이야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 시작하며 中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역사가 되고 문화가 되는,
호밀밭출판사와 협성문화재단의 NEW BOOK 프로젝트


협성문화재단은 2016년부터 NEW BOOK 프로젝트 공모전을 통해 누구나 자신이 직접 쓴 이야기를 단행본으로 기록하고 출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응모작 중 6편을 최종 선정한 뒤 도서출판 호밀밭, 도서출판 산지니와의 협업을 통해 보다 전문적이고 완성도 있는 책으로 선보인다. 2019 NEW BOOK 프로젝트에서는 『교실에서 못다 한 부산이야기』(허정백), 『우아한 여행』(박미희), 『저는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입니다』(석정연), 『할 말을 라오스에 두고 왔어』(장재용), 『햇감자와 묵은 감자』(김선애),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김민주)가 선정되었다. 매년 6월 공모전이 진행되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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