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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오디세이
억새야 길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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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1부 영남알프스 옛길
1. 하늘로 가는 길, 배내재
2. 하늘을 오르는 사다리, 선짐이 질등
3. 영남알프스의 왕고개, 간월재
4. 간월공룡능선, 도치메기
5. 신불중앙공룡능선, 누운등
6. 신불공룡능선, 칼등
7. 신불산 십이 도산검수
8. 바람의 언덕, 신불재
9. 단조봉 열두 쪽배기등
10. 가을 십 리 신불산상벌
11. 신불산상벌 단조천지
12. 금강골 아리랑재와 꼬꼬랑재
13. 하늘이 감춘 땅, 단조성
14. 영축산 백발등

2부 영남알프스 오랜 여행
1. 능동산 오지?문화의 교역로, 석남재
2. 신불산 오지?독 안에 든 늙은 쥐, 배내골
3. 오두산 오지?영남알프스의 우마고도, 오두메기
4. 간월산 오지?죽음의 계곡, 저승골
5. 영축산 오지?걷기만 해도 도를 터는 도태정
6. 신불재 오지?철의 로드, 왕방골
7. 배내골 오지?통속마을 주계덤
8. 가지산 오지?석남사 경내마을 불당골
9. 간월재 오지?육지의 보트피플, 내리정
10. 고헌산 오지?추풍령 가는 소금장수길, 소호령

3부 막힌 하늘을 불로 뚫은 천화현 옛길
1. 천화현?꽃가마 갈아타던 긴등
2. 천황산?구만구천 돌계단, 얼음골 빚덤이
3. 운문산?산림지옥, 운문계곡 산판촌
4. 억산?언곡 소매골 팔밭
5. 옹강산?담배굴마을 옹강산 정생이
6. 백운산?침묵으로 말하는 오지마을, 선필
7. 향로봉?다람쥐골 가산마을
8. 정각산?‘조선 만주’ 정각산 정승동
9. 사자평?사자평마을 고사리분교

4부 사라져가는 울산의 오지마을
1. 문수산 오지?칠기점과 충골
2. 국수봉 오지?정지불과 쟁골
3. 함월산 오지?도심 속의 오지, 길촌
4. 무룡산 오지?새바지 산두골
5. 동대산 오지?우잉이 다음밭골
6. 아미산 오지?갈밭메기와 수중내
7. 사연댐 오지?사연 많은 사연댐
8. 대곡댐 오지?댐에 미친 사람
9. 낙도 오지?통닭마을 옹태
10. 정족산 오지?한듬과 불당골

저자 소개 1

裵成東

1960년 경남 고성에서 출생, 부산에서 성장하였다. 계간지 [동리목월]에 소설 등단하였으며 『영남알프스 오디세이』가 2013년 우수문학도서, 『소금아 길을 묻는다』가 2016년 세종우수도서에 선정되었다. 이외에 『반구대 범 내려온다』 등이 있다. 그는 발로써 글을 쓰는 작가다. 산에 물들고, 소금 길에서 짠맛을 본 그는 오직 무쇠발로 영남알프스 100선 지도를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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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516g | 152*224*30mm
ISBN13
9788966550227

책 속으로

도치메기 산판길의 최고봉인 간월산 정상에 올랐다. 산정의 암반에는 백악기시대의 목재 화석과 공룡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목재 화석 한 그루는 산판꾼 윤 씨가 힘깨나 쓸 무렵에 벤 그루터기마냥 선명했고, 밑둥치가 큰 목재 화석은 일부가 떨어져나간 모습이었다. 그 아래 펑퍼짐한 암반에는 불에 덴 공룡이 화들짝 날뛴 발자국이 보였다. 이곳에서 백악기 공룡의 발자국이 있는 두동면 천전리 대곡천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오십 리, 이 일대는 오래전 공룡의 놀이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p.42

마지막으로 좌우 두 개의 폭포를 거느린 죽음의 협곡이 펼쳐졌다. 이 협곡만 넘어서면 배내봉을 오르는 말무재 8부 능선길을 만날 수 있었다. 폭포와 폭포 사이에 병풍처럼 펼쳐진 죽음의 암벽을 오르는 내내 물보라에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발아래로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돌은 바닥에서 박살이 났다. 아차 하는 순간 골통이 부서질 징조였다. --- p.151

한국전쟁 이후 가난한 피난민들이 무주공산 사자평마을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먹을 게 없어 ‘깽동 보리밥’, ‘갱죽’, ‘딩겨밥’, ‘송진밥’, ‘칠떡’으로 목숨을 연명하며 정착하기 시작했다. 화전민들은 당근과 고사리를 많이 일구었다. “척박한 이곳을 떠나고 싶어도 100만 평 넓은 땅, 검은 노다지를 두고 갈 수가 없었어. 검은 흙은 감자나 당근, 도라지, 더덕, 참나물, 고사리, 칡 농사가 잘되었지”라며 사자평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밝혔다. --- p.270

친정인 울산 천전리에서 산간 오지로 시집을 가던 날, 차 할머니는 꽃가마 대신에 원목을 실어 나르는 산판 트럭을 타고 시댁으로 들어왔다. 새댁이 탄 산판 트럭은 찻길이 아닌 계곡을 향했다. 가면 갈수록 첩첩산중이었고, 눈을 씻고 봐도 새댁을 구경나온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밥에 한이 있던 아버지가 산으로 시집을 보낸 것이다.
앞산에 진달래꽃이 만발하고 돌 복숭아꽃 피는 봄이면 친정에 가고 싶어 노상 울었다고 한다. 초파일에 통도사 절 구경을 가는 것이 유일한 나들이였던 새댁은 반구대 돌바위에서 친구와 놀던 기억,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 p.343

출판사 리뷰

억새가 춤을 추듯, 바람에 떠밀리듯, 구름에 쫓기듯
발로 쓴 영남알프스 이야기


영남알프스, 등산객들이 아닌 일반 사람들에게는 아직 낯선 이름일지 모른다. 수려한 산세와 풍광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영남알프스는 울산과 밀양, 양산, 청도, 경주의 접경지에 형성된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000미터 이상의 산 아홉 개가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자랑하는 곳.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 만하다 하여 ‘영남 알프스’라고 이름 붙여졌다.

이번에 출간된 『영남알프스 오디세이』는 단순히 영남알프스를 소개하는 여행책이 아닌 다른 개념과 방향으로 읽혀야 마땅하다. 이 책의 저자인 배성동 작가는 20년 넘게 그 영남알프스를 걷고 넘으면서 길과 그 길에 새겨진 숱한 사람들의 이름과 역사를 기록했다. 산과 억새, 그리고 삶이 서린 길 위에서 그 길을 온몸에 문신처럼 새긴 ‘영남알프스의 산증인’과 같이 울고 웃었다. 때때로 소금 가마니를 진 소금장수가 되기도 했고, 살기 위해 산을 넘어야 했던 아낙들의 고무신이 되기도 했다.

숙명처럼 산을 이고 살아온 억새꾼들의 뒤안길을 그려보았습니다. 기껏 팔아봐야 고무신 한 켤레조차 장만하기 어려운 콩 보따리를 이고 간월재를 넘나들었던 아낙들의 고무신이 되었습니다. 뉘엿뉘엿 떨어지는 해를 등지고 사자평 억새밭을 걷던 소장수가 되어 발품을 팔다가도, 100킬로그램에 가까운 소금 가마니를 지고 죽기 살기로 넘던 소금장수를 따라나서기도 했습니다. (중략) 이들 모두가 상처와 슬픔으로 얼룩져 영남알프스를 떠돌던 억새꾼들이었습니다.
-「머리말」에서

기러기처럼 떠도는 장꾼들이 넘나들던 배내재와 하늘을 오르는 사다리 선짐이 질등, 왕고개인 간월재와 신불산 십이 도산검수……. 영남알프스 곳곳을 끊임없이 오르내려온 배성동 작가의 글에는 그 산과 길에 깃든 희노애락으로 가득하다. 억새가 춤을 추듯, 바람에 떠밀리듯, 구름에 쫓기듯 발로 꾹꾹 눌러 담아낸 『영남알프스 오디세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사자평 억새밭과 죽음의 계곡 저승골, 얼음골 빚덤이의 구만구천 계단을 오르는 자신과 만나게 될지 모른다.

사자평 억새들에 서린 영남알프스 삶의 풍경

『영남알프스 오디세이』에는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 닿지 않아야 할 곳, 그러나 끝끝내 인간으로 인해 훼손되고 있는 영남알프스의 풍경들이 담겨 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는 향수가 서린 울산 최후의 오지마을에 머지않아 터널이 뚫리고, 변전소가 생길 계획이라 한다. 밀어붙이기식 공사가 시작된다면 멀면 멀수록, 찾아가기 힘들면 힘들수록 가까이 있던 오지마을이 사라질 것이다.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오지는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푸른 바다를 눈앞에 두고도 동대산은 움직이지 않듯이 오지마을은 본래의 그 모습을 지키고 싶어한다.
-309쪽, 「동대산 오지?우잉이 다음밭골」에서

나무와 바위가, 온갖 들풀들이, 자갈길이, 그리고 소와 사람들이 만들어낸 산간 오지는 있는 그대로 존재할 때 가장 아름답다. 때문에 배성동 작가는 오지에도 침투하고 있는 온갖 개발 참사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영남알프스 오디세이』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지키고자 하는 산간 오지의 모습들을 눈부시게 그려낸다. 그 어떤 장식이나 꾸밈도 없이.

영남알프스를 넘나들던 사람들의 입과 입으로 전달되는 이야기이니만큼 책은 자연뿐 아니라 그 속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도 담백하게 그린다. 꽃다운 어린 나이에 산판 트럭을 타고 산간 오지로 시집을 왔던 차 할머니와 수많은 아낙들, 숯을 만들던 숯쟁이 유 씨와 숯을 지고 나르던 태가꾼들, 나무바가지를 만들며 입살이를 했던 신 씨, 열다섯 살 때부터 지게를 만들었던 이질용 노인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희로애락이 간월산과 신불산, 가지산과 영축산 등 영남알프스의 풍경과 어우러져 담긴다. 우울증 약을 복용한다는 어느 노인의 말에서는 산간 오지에 홀로 살며 느꼈을 그의 고독이 뼛속 깊이 각인되기도 할 것이다.

영남알프스의 산과 억새가 들려주는 이야기, 그리고 그 오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 곧 우리 자연의 기록이고 그것이 곧 몸 곳곳에 새겨져 있는 우리들의 기록이다. 그러니 이 책은 발로 다니며 찾아낸 우리들 삶의 또 다른 모습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사자평을 비롯한 영남알프스에 펼쳐진 눈부신 억새들은 김수영의 시처럼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고, 더 빨리 운다. ‘바람보다 늦게’ 눕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결국엔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그리고 그게 억새에 서린 그 숱한 보부상과 태가꾼, 아낙들의 삶이기도 했다. 『영남알프스 오디세이』는 묵직하고 담백하게 이 풍경들을 담아낸다.

추천평

지난해 배성동 작가와 함께 그가 개척한 영남알프스 일대를 걸었다. 영남알프스를 비롯한 이 땅에 대한 그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영남알프스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는 산꾼이자, 영남알프스를 올곧게 지키고자 하는 지킴이다. 이 책을 들고서 다시 한 번 영남알프스를 천천히 답사해보고 싶다.
신정일(문화사학자, 사단법인 ‘우리땅걷기’ 대표)
처음에 그는 지리학자처럼 길을 찾아 나섰으나, 길은 지리가 아니라 삶이며 역사라는 사실을 스스로 발견한다. 하지만 길의 이야기가 곧 삶이란 걸 깨닫고 다시 길을 나섰을 때, 그곳에서 그가 찾아낸 것은 우리들이 잃어버린 삶의 원형이었다.
이제 그가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길이 그를 부른다. 길은 그의 발자국 소리를 알아듣고 아픈 역사의 속내를 다 드러내기 시작했다.
얼마나 놀라운 길 위의 이야기들인가, 이 책의 저자는 길이다.
백무산(시인)
리뷰 총점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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