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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 실리콘밸리, 그리고 인터넷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해야 미래가 보인다_정지훈
프롤로그 : 실리콘밸리는 어떻게 신화의 땅이 되었나 1부. ‘하나된 세계’를 만든 미국의 IT 기업들 1장) 왜 애플,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는 모두 미국에서 탄생했을까 애플 vs. 구글 - 웹은 죽어가고 있다? - 웹이 탄생한 배경 -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2부. 문화적 토양이 없는 산업은 아무 힘이 없다 2장) 우리는 모두 히피에게 빚을 졌다 스티브 잡스를 매료시킨 스튜어트 브랜드 - 1970년대에 심어진 PC와 웹 문화의 싹 - 웹 문화 탄생을 위한 사회적 진전들 3장) 하나된 세계’를 상상한 사람들 대항문화와 웹 문화 - 웹 문화의 선구자, 스튜어트 브랜드 - 홀 어스 카탈로그, ‘전 지구’를 공유하다 - 대항문화의 쇠퇴와 다원적 사회 4장) 혁신은 차이에서 시작되었다 미국 산업의 요람, 동부 - 전자 시장을 설계한 사람들 - 독립적인 서부 vs. 관념적인 동부 5장) 소셜 네트워크를 실현한 페이스북 페이스북의 탄생 - 《아이네이스》가 전달한 로마의 메시지 : 공존과 확장 6장) 미국 문화의 힘은 무엇인가 미국 프로그램, 무엇이 미국을 만들었나 - 미국 르네상스, 비주류가 주류가 되다 - 연대가 가능한 새로운 세상 - 평등을 긍정하는 사회 - 다양성의 공존에서 혁신이 시작되었다 3부. 미 국 문화는 어떻게 IT 기업들에 계승되었나 7장) 사회 변혁자로서 기업의 위치 진취적 기획자, 엔터프라이즈 - 엔터프라이즈의 비결 - 대중을 넘어 세계를 상대하다 - 전지구 시대의 기업 경영 8장) 트위터로 완성된 전 세계 네트워크 이익에 앞선 가치를 주장한 이유 - 페이스북과는 다른 트위터만의 특성 - 소셜 네트워크, 세상을 바꾸다 9장) 미래의 비전 : 인간과 기계 비전의 대결, 구글 vs. 페이스북 vs. 애플 - 현실과 허구, 인간과 기계의 구분이 사라진다 에필로그 후기를 대신해 : 웹 시대에 책을 쓴다는 것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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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전문가들 중 ‘플랫폼 전쟁’의 시대로 표현되는 IT와 인터넷 산업에 있어서 삼성전자가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최고의 매출을 올리고, 애플의 라이벌로 급부상한 삼성전자에 대해 애플과 구글은 물론이고 아마존이나 페이스북보다도 리더십이 떨어진다고 평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p.6
이제 IT와 인터넷을 단순한 산업과 제품, 기업들의 경쟁 정도로 바라보는 단편적인 시각은 버려야 한다. 이미 IT와 인터넷은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밖에 없는 기본권이고, 사소한 정책 하나 하나가 중요한 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다.---p.11 웹 세계의 글로벌 플레이어 멤버는 거의 확정됐다. 우리는 매일 구글의 검색 엔진이나 지메일을 사용한다. 아이튠즈로 음악을 들으며 클라우드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기는 것 역시 일상이 되었다. 2010년대 초인 현재, 구글과 애플이 웹 서비스 업계의 양대 산맥임을 부정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트위터, 스카이프 등을 추가하면 대략적인 웹 지도가 그려진다. 이들 플랫폼은 저마다 협력기업 및 사용자들과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pp.13~14 소셜 네트워크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다. 10억 명의 사람들이 무언가를 매개로 매일 연결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하나의 사회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페이스북은 스튜어트 브랜드가 홀 어스 카탈로그나 “웰”을 통해 실현하고자 했던 전자 광장이 2000년대 버전으로 실현된 것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혹자는 맥루한이 말한 지구촌global village의 실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p.144 《아이네이스》는 페이스북의 방향성에 힌트를 주었다. 《아이네이스》는 유럽 정신, 즉 늘 전진하고 확장하는 정신을 구축했다. 이것은 제로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아가는 정신이지, 무언가에 대항하려는 정신은 아니다. 《아이네이스》의 발상은 대항문화 시대 발상과는 전혀 다르다. 미소냉전 시대에 흔했던 이항대립적 사고와도 분명한 선을 긋는다. 저항과는 거리를 두면서 하나의 가치를 추구하고, 확장의 의의를 확신한다. 9·11 후의 세계정세와 웹이 교차하는 지점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냉전 시대에 첨예한 대립 아래에서 태어난 대항문화와는 다른 종류의 상상력이다.---p.156 시도하기 전에는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혁신은 늘 도박이다. 그리고 도박에는 필연적으로 승자와 패자가 있다. 그러나 어떤 성공도 절대적이지 않다. 중요한 것은 도박의 결과에 따르는 심리적 갈등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이다(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실리콘밸리의 혁신도 도박이라 할 수 있다).---p.193 웹 2.0 이후의 웹 서비스는 사용자의 참여가 바탕이 되어야 비로소 실체성을 지닌다. 사용자가 없으면 서비스도 없다. 웹 2.0 이후의 웹 비즈니스는 휘발적이고 순간적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웹 기업에게는 사용자들의 참여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수 전략이 되었다. 대중성의 확보가 경영전략상의 최우선 사항이다. 선행을 드러내거나 기부 등의 자선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구글이 구글닷오알지라는 자선 조직을 만들어 대체 에너지 해결책을 짜는 것이나, 저커버그가 더 기빙 플레지라는 기부 서약 운동을 통해 본인 자산의 절반을 자선사업에 제공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p.219 국내 비즈니스를 생각할 때 사회나 정치, 문화가 주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비즈니스가 행해지는 장이 곧 시장이므로 그것이 어떤 사회, 정치, 문화적 맥락 위에서 성립되는지는 의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에 관한 한 사회, 정치, 문화는 무의식의 세계에 속한다. 그러나 내수 시장에서는 무의식의 세계에 묻어 두었던 사회, 정치, 문화의 구조가 해외 시장에서는 표면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p.228 페이스북의 배타적인 이미지가 많이 옅어졌음에도 여전히 페이스북은 아는 사람들끼리 만든 커뮤니티의 성격이 강하고, 그 커뮤니티는 도시와 비슷하다. 규모가 거대해지면 도시는 가상 국가나 지구촌의 모양을 갖추게 된다. 저커버그를 비롯해 페이스북 관계자도 종종 이러한 비유를 사용한다. 10억 명의 회원 모두가 서로 관계를 맺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관계를 맺은 사람들끼리는 실명으로 교류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관계가 네트워크 밖에서도 통용된다는 점에서 하나의 사회라 할 수 있다.---pp.241~242 IT 비즈니스가 지금과 같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벤처캐피탈리즘이 정착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를 세계적 차원에서 파악하려는 사고방식이 있고, 장기적인 성장을 내다보며 단기적인 적자를 감수하려는 벤처캐피탈이 있으며, 자금을 제공하려는 투자자, 그리고 그러한 투자자를 발견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pp.247~248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활약하는 웹 기업들은 기술 경쟁과 동시에 사상적으로도 경쟁하는 셈이다. 구글과 페이스북도 (또는 애플과 아마존도) 최근 영업상의 경쟁과는 다른 차원에서 이상을 둘러싼 사상적 경쟁을 펼치고 있다. 물론 이 사상적 경쟁은 ‘미국 프로그램’이나 ‘엔터프라이즈에 의한 전 지구’라는 개념과 같이 끊임없이 이상을 추구하는 미국적 전통이 있기에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비판이 단순히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제안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 개발에서는 긍정적인 제안이 무척 중요하다.---p.254 2010년대 웹의 키워드는 애플이 고수한 대항문화(인간의 해방)도, 구글이 일반화한 시장 교환도 아닌,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가 촉진한 민주주의(평등사회)이다. 그리고 그 무대는 인간 사회와 네트워크 리소스가 공존하는 맨머신 시스템이다. 피드백이라는 안락의자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p.2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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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창조력은 어디에서 왔는가?
애플의 교주이자 ‘히어로’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에서 했던 생전 마지막 연설에서 “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말과 함께 「홀 어스 카탈로그」를 소개했다. 「홀 어스 카탈로그」는 히피를 위한 잡지였고, 스티브 잡스는 이 잡지에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구글의 전 CEO 에릭 슈미트는 자신이 해커였음을 밝히는 데 거리낌이 없고, 세르게이 브린과 레리 페이지는 버닝맨 축제의 정신을 구글로 옮겨왔다. 함께 어울리며 창조하고 파괴하는 버닝맨 축제는 히피들이 중시한 공유 정신을 기반으로 한다. 우리는 IT를 산업으로 한정지어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비전을 가지고 IT와 웹을 이끌기 위해서는 이를 이루는 기반이 어떻게 탄생했고,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 어떤 사람이 있었으며, 변화가 가능했던 사회·문화적 요인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히피가 미국의 IT를 먹여살린다 고대 아테네에서는 민주주의가 시작되었고, 1960년대 미국 서부에서는 웹 문화의 기반이 형성되었다. 같은 시기에 더 발전된 사회 체제를 갖췄던 중국이 아니라 그리스에서 민주주의가 싹텄던 것이 그저 우연이라고 할 사람이 없는 것처럼, 왜 하필 1960년대 미국 서부에서 웹의 기반이 만들어졌냐는 질문에 우연이라고 답해서는 안 된다. 저자 이케다 준이치는 한때 전 세계를 호령하던 소니와 파나소닉 같은 일본 기업들이 몰락해가는 현장에서, 전 세계를 제패한 미국의 IT업계를 목격하며 “왜 미국의 IT 기업들은 다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이 질문은 현재 우리나라에도 유효하다. 왜 삼성은 애플이 되지 못하며, 싸이월드는 페이스북과 같은 서비스로 발전하지 못했고, 네이버는 구글과 같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가? 이 상황에서 단순히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라거나, 컴퓨터가 미국에서 발명되었다는 대답은 효용성이 떨어진다. 저자는 미국 IT 기업들의 상상력과 구상력, 개발자와 이용자를 포함해 모두가 공유하는 이상과 미래를 그리는 능력)이 싹튼 맥락을 폭넓게 살펴보는 데 주목하며, 웹 문화를 만들어낸 상상력과 구상력이 시발점으로 1960년대 미국 서부의 히피와 저항 문화를 지목한다. 그리고 미국의 정신을 만든 그리스·로마 고전과 19세기 미국 르네상스 저자들에게도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페이스북의 창설자 마크 주커버그에게 영향을 미친 《아이네이스》의 공존과 확장 지향성이다. 《아이네이스》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가 공존·공영하는 방향성이 녹아 있다. 페이스북이 생각하는 자기 이미지는, 로마 건국신화를 모형으로 삼아 만든 웹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그곳에서는 실명을 바탕으로 인간 대 인간의 사교가 우선시된다. 이것이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공존하는 방법이다. 구글은 진(眞), 페이스북은 선(善), 애플은 미(美) 저자는 진선미(眞善美)라는 메타포를 IT 기업에 적용했다. 과학적 합리성을 추구하는 구글은 진(眞), 사용자들을 연결해 공동체를 구축하고자 하는 페이스북은 선(善), 휴먼 터치를 구현한 애플은 미(美)라는 것이다. 비즈니스를 넘어서는 공동체의 비전 역시 공공의 삶을 지향한 히피와 연결된다. 미국의 IT 기업들은 단순히 기술이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비전’을 전 세계에 공유하고 사람들이 이에 동조해 주길 요청한다. 이들은 비전 제시와 공감이라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과학적 객관성을 추구한다. 인공지능을 웹에 옮겨 놓고 개인은 정보를 입력하는 장치로 파악한다. 반명 저커버그는 네트워크로 여러 개인들을 연결하는 데 집중한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웹을 더 풍성하게 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각 개인들이 애플의 제품을 통해 자유롭게 웹을 즐기고, 네트워크를 조종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애플에는 인간다움을 회복하려는 자유로운 조작성(human touch)이 있다. 각 기업은 저마다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가치관의 차이는 서비스 개발과 디자인에서도 드러난다. 왜 미국의 IT 기업들은 다른가. 그 이유는 그들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사회·문화적 맥락 안에서 명확한 가치관을 세웠고, 기업의 비저너리들이 그 가치관 안에서 나름의 비전을 제시하며 산업 뿐 아니라 사회를 개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적 사교생활과 로마 정신의 조화, 페이스북 그렇다면 히피와 대항문화의 세례를 직접 받은 세대가 아닌, 그 다음 세대의 구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저자는 이 질문의 답을 저커버그에게서 찾는다. 페이스북을 만든 두 개의 기둥은 미국 특유의 사교 관계, 그리고 미국이 유럽에게서 이어받은 ‘영원한 로마’의 이미지다. 초창기 페이스북은 하버드생 등 일부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사교 관계망이었다. 이 배타성이야말로 소셜 네트워크의 속성을 잘 보여준다. 소셜 네트워크란 사교망, 사교 관계 정도로 풀이할 수 있으며, 사교계에 데뷔함으로써 사회화가 완성되는 미국의 관습과 관련이 있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소셜은, 사회 전체나 공동체라는 의미보다는 사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네트워크가 중요한 사회이기 때문에 개인은 네트워크를 중요한 자산으로 여긴다. 때문에 동창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고, 페이스북도 그러한 사회 환경 아래에서 탄생했다.그러나 어느 시점부터 페이스북은 점차 하버드에서 아이비리그로, 전국의 대학교로, 고등학생과 사회인, 외국인까지 점차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이는 페이스북의 방향을 정반대로 선회한 결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 이렇게 획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이 계승한 유럽 문화의 힘, 특히 《아이네이스》가 제시한 로마의 공존과 확장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네이스》는 전진하고 확장하는 진보적인 정신을 제시했고, 저커버그는 그것을 웹상으로 옮겨 끊임없이 전 세계로 확장해 나가는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가 종종 인용하는 ‘경계 없는 세계와 국가’는 현재 페이스북으로 실현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