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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남쪽 바다의 언어
남쪽 푸르른 바다 사랑으로 지다 젊은 우체부의 죽음 라리아네의 축제 젤소미나 홍콩 배우의 죽음 한 자연주의자의 꿈 「라빠르망」과 「7인의 사무라이」에 대한 불경스러운 단상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추억하며 첫사랑 웃을 수 있는 자유, 웃을 수 있는 권리 다가오는 봄날 하얀 방 촛불처럼 환한 목련 송이송이 ‘뻬쩨르부르크’의 사내 파리의 겨울 ‘상기’에 대하여 휴일의 초상 뜨락에 내리쬐는 가을 햇살 십년의 하루를 지나온 어느 무용수에게 결코, 여름엔 떠나지 마세요 가을 휴학원서 이름 모르는 이에게 아, 청춘이여 아름다워라 비 오기 전 섬 -1 섬의 파도소리 백조의 호수 어제의 집 아름다운 나날 그리움의 춤 이사가는 날 카니발의 아침 골목길의 어린 공주 모르는 사람으로부터의 편지 오늘 아침 출근길에 삐걱거리던 빨간 색 녹슨 대문 잃어버린 푸른 노트 내 마음의 연 시인을 찾아서 2부 깊은 슬픔의 언어 나 홀로 길을 걷네 겨울 판화 날씨가 기차여행 같다 흐르는 슬픔 체호프와 발레 섬 -2 비 오는 날에는 바흐를 듣는다 여름은 흐른다 그리움의 오후 섬을 추억함- 춤과 더불어 지나가는 슬픔 낮게 내려온 먹구름과 커피 한잔 베를린 천사의 시 장마 속에 환한 우산 한개 들고 오는 님을 그리며, 자장면을 먹는 오후 침묵하는 골목 저기 저기, 춤추는 계절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추모함 비와 꿈과 내 작은 고양이 물루 정말이지 못 견디는 것은 사람은 꿈꾸는 동물이다 어린 창녀처럼 울다 버림받았다는 것은 가을로 계절이 바뀌면서 공허 토요일 오후 자장면 집에서 여자에게는 수 만개의 거울이… 여의도 광장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불꽃이 다 사그라졌다고 생각하자 바람을 가르던 여자 스프린터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 가을은 황폐감이 들다 아 어느 것도 모른다 모든 것은 이미지 유독 당신이 내 뇌리에 3부 희미한 그리움의 언어 가을에서 겨울로의 신고식 삶의 바닥에 놓여있는 것이란 태허 말이란 선배가 후배에게 전해주는 사랑은 오늘 우리의 무미건조한 사랑 「오아시스」를 보고 요즘의 내 운수 석가의 미소 강을 건너는 일 우주의 방 사랑과 문학은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의 운명 현대 문명사회라는 괴물 동양의 세계관 주역은 유물론이다 삶은 죽음을 이은 것이고, 죽음은 삶의 시작이니 무와 유 신이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난 후 앙리 바르뒤스의 「지옥」 섬 -3 가물가물한 글쓰기의 수평선 갑자기 떨어지는 기온은 어제란 무엇인가? 사람은 이제 내게 남은 것이란 무엇인가? 작가의 방 모든 것은 헛것, 이미지다 헛것을 보았다 어제에서 나는 빠져나왔다 무소유의 삶? 아니, 무소유의 삶에 대한 흠모 한 죽음을 생각하며 하늘 공원에 오르다 밀양 북춤을 보고 홍신자를 위한 변명 혹은 나를 위한 변명 부슬부슬 봄비 내리던 날, 「행초」를 보고 - 대만 클라우드게이트 무용단의 공연 후기 |
고수유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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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것을 서서히 낡아가는 것이라 하면 생에 대한 모독이 될까? 내 고향 집 슬래브 지붕은 그 옛날의 푸른색을 다 버리고 칙칙한 빛깔로 변색 돼 버린 지 오래다. 비가 올 때마다 바다 빛 지붕은 자신의 살갗을 마당으로 조금씩 조금씩 토해 냈던 것이다.
--- 「남쪽 푸르른 바다」 중에서 진정한 사랑은 영원히 이미지로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내 전 생애를 온통 얼룩지던 사랑이 어느 날 눅눅한 잎사귀로 지고 말때, 돌연 나는 삶에 어색해진다. 나와 내 삶 사이에 서걱거리던 억새들이 바람에 썰물처럼 눕는다. --- 「사랑으로 지다」 중에서 우리 기억의 노트에 이제는 한 생명으로 자리잡아서, 그 작달막한 몸으로 노래하고 춤추는 여자가 있다. 흑백 영화 ?길?에서 나오는 백치의 여인 젤소미나는 우리 고향 마을 어귀에서 누구나 볼 수 있던 추억거리에 다름 아니다. 우리가 어릴 적에 살던 동네에는 젤소미나와 같은 ‘덜 떨어진’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는데, 그런 백치 여자들의 한명으로 자리잡은 것이 영화 ?길?에서 나오던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젤소미나이다. --- 「젤소미나」 중에서 내가 사랑하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패혈병으로 이승을 등졌다 한다. 어느 봄날이었을까? 시인은 뜨락에 피어난 장미 가시에 손가락을 찔렸는데, 그것이 그의 향기로운 목숨을 저, 세상으로 앗아가 버리고 말았다 한다. 패혈병이란 온몸을 맴도는 피에 세균이 번식하는 것이라 했던가? 장미를 사랑하던 시인은 장미에서 사랑과 죽음을 동시에 발견하였고, 마침내 이 세상에 대한 집착이 사라져버린 것은 아니었는지. ---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추억하며」 중에서 어느 날,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나에게 편지 한 통이 날아왔다 하자. 흰 봉투에 담긴 사연은 전혀 내가 추론할 수 없는 사람의 것. 그로부터 편지는 계속해서 이어져, 봄에서 여름 가을 겨울로 이어진다. 아마, 내가 살아오면서 부대끼었던 숱한 사람들 속에서 그는 갈대처럼 서걱거렸으리라. 그런 가운데 그는 나와 한 순간 눈빛을 주고받기는 했으련만, 곧 나에게서 잊혀버린 것이리라. --- 「모르는 사람으로부터의 편지」 중에서 인생의 절반은 그리움으로 범벅이 된다. 아니, 거의 전 인생을 그리움으로 채우는 경우가 있다. 그리움은 실재의 반대이거나 현재 삶과는 별개의 실체가 아니다. 현존하는 모든 것은 그리움의 자식이다. 그리움은 가상이지만 현실과 떼려야 뗄 수 없게 뒤엉켜있다. 때문에 우리는 종종 사랑에 빠질 때, 온몸 달아오르는 사랑에 빠질 때, “그가 그리워”라고 말하고는 한다. ‘그립다’는 것은 ‘사랑한다’이다. --- 「그리움의 오후」 중에서 누구나 간간히 무소유의 성자니 무소유의 스님 혹은 무소유의 철학자 등의 말을 들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법정 스님, 성철 스님이 그런 쪽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표자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 두 분은 삶과 철학을 올곧게 무소유로 일관했다. --- 「무소유의 삶? 아니, 무소유의 삶에 대한 흠모」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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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일 때 그리움이 가득하다”
‘혼자’라고 하면 단절을 떠올리는가? 이제 그런 혼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요즘의 혼자는 자발적으로 자기만의 세계와 시간을 구축하고 있다. 혼자인 시간에 할 수 있는 게 많다. 그 가운데서 빼놓을 수 없는 게 그리움이다. 그리움은 누구에게나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혼자의 시간을 오래 견뎌온 분들에게 찾아오는 게 바로 그리움이다. 아름다웠던 고향, 옛 시절, 첫사랑, 누군가와의 만남, 낯선 곳으로의 여행, 위로를 주었던 책의 한 구절, 감동적인 영화와 공연의 한 장면 이 모든 게 그리움의 벗이 된다. 혼자, 그리움과 속삭이다보면 혼자가 결코 어색하지 않다. 그리움은 혼자를 견디게 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문학사상]에 시로 데뷔하고,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소설이 당선되면서 인상문학상을 수상한 고수유 작가의 젊은 날의 앨범이다. 이 앨범에는 작가가 혼자의 시간을 보내면서 단단해진 내면으로 키워 올린 삶의 단상과 수채화 같은 그리움의 언어가 농밀하게 펼쳐 있다. 특히나 이 책에는 혼자 속에서 그리움과 부대끼는 한 청춘의 숨결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이 책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에는 시적 감수성으로 충만하다. 혼자인 그대, 아직 그리움이 낯설게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펼쳐서 그리움에 전염이 되라. 그리움이 혼자인 나를 지탱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