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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프롤로그 소녀에서 표범으로 Chapter 1 누구를 위한 전쟁? 남자친구의 어머니 남편의 어머니 너는 왜 버버리 안 보내니? 그래서 배가 아픈 게 아닌데 두 번째 결혼기념일 솜씨 발휘 한번 해봐라 사과의 방법 ‘며느라기’ 신드롬 엄마의 명절 군소가 뭐라고… 영원한 숙제 사 먹는 김치도 맛있어요 여자들은 치유되지 않아요. 이야기 던지기, 김지영과 미쓰백 Chapter 2 그 선을 넘지 마오 왜 그랬냐? ‘젖’ 같은 소리 하지 마세요 내 몸은 누구의 것인가 가지각색의 참견쟁이들에게 센 여자, 예민한 여자 앞치마와 그릇 세트 집착 시가의 위생 개념 누구를 위한 돌잔치인가 시댁과 처가 안부 전화 며느리룩 누굴 닮았나 ‘시’ 자의 망령 공무원 며느리 Chapter 3 아이 엄마는 저예요 아들의 생일 정육점 집 며느리 Fuck it 어머니, ‘야’는 좀 아니지 않나요? 단체 채팅방 네 엄마가 된장국만 주니? 아이 엄마는 저예요 친정 좀 가게 해주세요 잠만은 편하게 자고 싶어요 며느리는 시어머니한테 혼나야만 하는 존재인가요? 어려운 사이 딸 있는 시어머니, 딸 없는 시어머니 알알이 걱정 시어머니 항복의 조건 Chapter 4 부부의 행복이 먼저 돌팔이 점괘 한 사람을 세트로 받아들이는 것 당연한 것은 없다 내 인생의 여주인공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말대꾸의 스킬 남편의 가치 체온과 자립심 자아 존중감 에필로그 나의 반려자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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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너덜너덜해졌는데 옷 한 벌로 대신하겠다고? 내 마음이 고작 옷 한 벌 값인가? 내 마음은 금목걸이 하나 값인가? 나는 시어머니가 마음대로 화풀이하고 막말을 해도 옷 한 벌 사 주면 감사합니다 하고 헤헤 웃어야 하는 욕받이인가? 선물이라고 주는 건데 왜 내 마음은 더 비참해지는 걸까?
별로 받고 싶지도 않은 선물을 받아 들고 와서 내가 계속 뚱해 있자 남편이 한 소리 했다. “그래도 좀 웃어.” 그 말이 너무 어이없어 헛웃음만 나왔다. 하지만 솔직한 내 마음을 남편에게, 아니 사실은 시어머니 면전에서 소리 지르고 싶었다. 이런 거 다 필요 없으니 나를 인격적으로 대해달라구요!! --- 「사과의 방법」 중에서 병원 침대에 누워 초음파를 보는데 의사가 “아기 잘못되었네요.”라고 아무런 표정도 없이 기계적으로 내뱉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도, 믿기지도 않는 일이었다. 나는 당연히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였다. 경험이 있다고 해서 그 충격과 괴로움이 익숙해지는 건 결코 아니다. 크기를 보았을 때 아기는 이미 한 달 전에 잘못된 것 같다고 했다. 도저히 직접 전화할 용기가 나지 않아 남편을 통해 소식을 알렸다. 남편이 유산 소식을 전하자마자 어머니는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한다. “남들 다 하는 임신, 유세하느라 전화해도 얼굴도 안 비치더니! 다시는 연락하지 마라!” 그 말을 듣고는 더더욱 어머니에게 전화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직접 말씀은 드려야겠기에 그나마 마음을 다잡고 시아버지에게 전화를 드렸다. “왜 그랬냐?” 시아버지의 첫마디였다. 나는 무엇을 바란 것일까. --- 「왜 그랬냐」 중에서 어느 날 시아버지와 남편, 나 그리고 아이 이렇게 넷이서 차를 타고 가고 있었다. 시아버지 차였기 때문에 아기 카 시트가 없어서 내가 아이를 안고 뒷좌석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아이가 도저히 달래지지 않을 정도로 울기 시작했다. 결국 조수석에 있던 남편에게 눈짓 손짓으로 작게 말하며 모유좀 먹이게 차를 세워달라고 했는데 시아버지가 들으셨는지 한마디 하셨다. “어이구, 그냥 여기서 해. 내가 네 젖 먹냐?” 순간 나는 차 안에서 대성통곡하고 있는 아이보다 더 크게 소리를 지를 뻔했다. 이 무슨 끔찍한 단어 선택이며 낯 뜨거운 망언이란 말인가! --- 「‘젖’ 같은 소리 하지 마세요」 중에서 아이가 신생아기를 지나 배밀이를 하고, 앉고 걷는 등 하나둘 새로운 영역을 넓혀갈 때마다 시가 식구들만의 희한한 기준이 적용된다. 잠투정이 심해 재우기도 힘들고 밤엔 시간마다 깨서 너무 괴롭다고 하면 “아이구, ‘우리 아들’은 눕혀놓기만 해도 알아서 잘 잤는데 얘는 누굴 닮았냐?”라는 말이 나온다. 이유식에 무엇을 넣든 잘 먹는다고 하면 “넌 가리는 것도 많더니 식성은 ‘우리 아들’ 닮아 키우기 수월하겠다.” 하신다. 한번은 시아버지가 또 농담이랍시고 애 걸음 늦는 걸 시비 삼기에 정색을 해버렸다. “‘우리 아들’은 돌잔치 때 뛰어다녔는데 얜 누굴 닮은 거냐? 혹시 너네 집안 애들은 늦게 걸었냐?” “아버님! 자꾸 그러시면 저도 기분이 안 좋아요. 저는 웃기지 않아요.” 순간 민망한 공기가 방 안을 채웠고 시아버지는 머쓱해했지만, 참다 참다 그 말을 던진 나는 꽤 속이 후련했다. --- 「누굴 닮았나」 중에서 아이가 마구 떼쓰며 울고불고하는 동영상도 내 눈엔 너무 귀여워 찍어둔 건데 그런 것도 시부모님과 공유하며 같이 웃고 싶다. 인형처럼 방긋방긋 웃기만 하는 아이, 네 살에 한글을 읽는 아이, 영어 동요를 부르는 아이의 모습만 시부모님께 보내고 싶진 않다. 아이의 얼굴 상태나 아이의 옷, 아이가 먹는 반찬, 아이의 발달 상황을 시시각각 점검받으며 살고 싶지도 않다. 며느리는 손자를 잘 키우나 못 키우나 감시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며느리도 손자도 모두 그저 사랑하는 가족이 되기를 바란다. 아이가 너무 예쁘고 자주 보고 싶은 것도 당연히 이해하지만, 한 발짝 물러나서 며느리의 육아 방식을 응원해준다면 정말로 좋겠다. --- 「단체 채팅방」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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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 따위 바라지도 않습니다!
막말이나 하지 마세요! 5개월 된 딸을 안고 귀국한 부부는 시가 옆 임시 아파트에서 생활을 꾸린다. 사정상 시가와 10분 거리에 살다 보니 하루에도 몇 번씩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번갈아 전화를 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불러댔다. “김치 새로 했으니 가져가라.”, “옥수수 많이 샀으니 가져가라.”, “농장에서 토마토 많이 따 왔다. 가져가라.”, “복날이니 오너라.”, “와서 일 좀 도와라.”, “집에 있으면 심심하지 않냐” 등 끝도 없는 주문! 그뿐이면 몸이 고되어도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그러나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는 막말은 아무리 노력해도 적응이 안 된다. 둘째 아이가 유산되어 상심에 빠진 며느리에게 “남들 다 하는 임신, 유세하느라 전화해도 얼굴도 안 비치더니! 다시는 연락하지 마라!” 하며 얼음장 같은 불호령을 날리고, 그 와중에도 다시 애를 가지라며 “네 시아버지가 어디서 들었다는데, 유산하고 나서 몇 달 안에는 아이가 더 잘 들어선다더라.”는 비상식적인 말도 서슴지 않는다. 당신 아들은 잘났고 며느리는 못났다고 수시로 비교하면서 정작 아들 생일은 장모한테 챙겨달라고 하질 않나, 농장에서 키운 배추를 친정에 가져가 김장 담가 오라고 갑질을 하지 않나, 아이 키우는 문제에 대해 소신을 이야기하면 “어디서 또박또박 말대꾸냐? 버르장머리 없이. 애 참 유난스럽게 키운다.”라는 욕설이 날아온다. 수시로 선을 넘는 그들의 간섭에 살포시 질러보는 며느리표 로우 킥! 자존감이 바닥을 뚫고 침잠하는 걸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저자는 무작정 글을 쓰기 시작한다. 글로라도 마음속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어 시작한 이 작업은 개인의 경험을 넘어 사회적 문제에 대한 질문으로, 그리고 모든 인간관계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면서, 작가 스스로도 한층 성숙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어준다. 작가는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훨씬 단단해졌고, 강해졌고, 자신감이 생겼고, 심지어 지난 상처를 스스로 치유할 힘이 생겼으며, 과거로부터의 해방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충만해진 자존감을 바탕으로, 더 이상은 고분고분하고 평범한 며느리로 살고 않겠다고 다짐한다. 다른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일상과 삶이 망가지는 걸 두고만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말도 안 되는 시부모의 언어폭력을 견디기만 하던 새댁 시절 이야기부터, 조금씩 내 감정과 생각에 귀 기울이고 잘못된 일에 잘못되었다 말하기 시작하는 일련의 과정을 차근차근 보여준다. 책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그럴 땐 차라리 이렇게 말이라도 해보지….’ ‘아이고, 잘했네.’ 폭풍 공감하며 마지막 장까지 몰입하게 되는데, 시부모와의 에피소드 외에도 이 사회에 만연한 많은 차별과 폭력, 부조리에 대한 생각도 조곤조곤 담고 있어 많은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인스타그램에서 육아툰으로 사랑받고 있는 ‘hoonyrinny’ 채린 작가의 귀엽고 위트 있는 4컷 툰이 중간중간 실려 있어, 때론 웃음을 때론 시원한 사이다를 맛보게 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