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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일러두기 · 4
혼수 · 11 홍소장의 가을 · 169 아버지가 미안하다 · 303 부록 작품 연보 · 438 김수현 연보 · 448 |
金秀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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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 승주가 엄마 며느리 안되구 싶대요.
[복희] ?‥ (아들 보다가) 얘 잘됐다 나두 걔 며느리 취미없다. [정균] 아니 왜애. [정일] 우리 집 너무 형편없어서요. [정균] ?… 이게 무슨 개떡같은 소리야. 우리 집이 뭐가/ [정일] 개떡은 우리 집이에요. (나직이) 개떡두 썩어서 코를 못드는 개떡요. [나사장] 얌마 이 자식아! [정일] (오버랩의 기분) 저는 부끄러워서요 얼굴 들구 하늘을 못 보겠어요… 돈은눈이 멀었어요…개떡인 우리 집에두 돈이 굴러들어오는 걸 보면요. --- p.153 [연주] 천박한 머리는 천박한 생각 밖에 할 줄 모르는 거야 원래가. 이건 생트집이구 혼수 때매 이러는 거 누가 몰라요? 혼수만 바리바리 욕심내는 대루 들구 가면 딴 건 아무 상관없을 사람이잖아. [복희] 어따 반말 찌꺼리야. 니가 교사야? 니가 선생야? [연주] 네. 나 선생 맞아요. 열심히 가르쳐요. 돈은 너무 없으면 사는게 고달프니까 착실하게 공부해서 확실한 직업 챙겨 너무 힘들게 사는 일은 없도록 해라. 돈의 가치는 그 이상두 이하두 아니라구 가르쳐요. 열심히 가르쳐요. --- p.147 [상준] 나는 형님처럼 잘 나질 못했어요. [상수] 너 나 야유하냐? [상준] 아니에요 무슨 [상수] 아직두 얼마든지 일할 수 있는 일꾼들 뭉텅뭉텅 용도폐기시키는 이런 시대 만난 거… 그게 늬들 세대 우리 세대가 감당할 몫이라면 어쩌겠어. …한둘이야? 40대 이후부터는 거의 반은 죽은 사람 취급당하는 세상 아냐. 그렇게 만들어놨어. 소위 잘나서 정치한다는 사람들,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지금 이게 온전한 거냐? --- p.209 [상준] 혜주야. [혜주] ??(돌아보며) … [상준] (다가서서 )…… [혜주] (보며) ……내 이름 안 잊어버렸어? [상준] 내 이름은 뭐지? [혜주] …… (보다가) 홍 상준. [상준] (쓰게 웃으며) 찬이 놈하고 지니한테… 전해‥ 형편없는 아버지였던 거 사과하고…… 내가‥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 p.292 S# 배가 와서 멎고 들것에 덮인 상준 내려지는데…‥ [금실] (와악 하면서 달려들려 하고) [마] (꽉 잡으며) 가만 좀 있어! 형님 오셨어 진정해애! ! 「들것 땅에 내려지고……」 [금실] 여행은 무슨 여행야 큰오빠는/여행은 무슨 여행야 엉엉엉엉… 「잠깐 사이 두었다가」 [경찰] (상수에게) 확인·…해 주십시오 선생님. [상수] (끄덕이고) …… [경찰] (한 무릎 세워 앉아 씌워진 헝겊 걷는다) [상수] …‥(변동 없이 보는데) [금실] E 엉엉엉엉엉엉/ (새삼스럽게/거의 발광 같은) [금실] (마서방 가슴에 얼굴 묻고 대성통곡) [아내] (가만히 보다가 스르르 무릎이 꺾이면서 주저앉는다) …‥ [상수] ……‥ (그들이 나누는 대화들 속에 우두커니 서 아우 내려다보다가…… 어느 순간에 가슴 찢어지는 통증과 함께 상체가 약간 굽었다 펴졌다 하면서 두 번쯤 하고 아우에게서 조금 돌아서며 다시 굽혔다 폈다 굽혔다 폈다...다시 아우 쪽으로 돌아서며 터지듯 작은 소리) 아아안되지이‥ 이눔아… 이러는 거 아니지이이‥ 아니지 아니지이 이눔아 이 못생긴 눔아‥ 니가 나한테 어떤 아운데 이 자식아… 나쁜 눔 ‥이 나쁜눔…· 이렇게 죽는다구 누가 (왁 터진다) 알어 줄 거라구 이 자식아. 이눔… (굽히며) 세상이 그런 거얼…‥ (다시 굽히며) 그런 세상이 됐는거어얼… (굽혔다 펴며) 상준아‥ (굽혔다 펴며) 상준아아아‥ (굽혔다펴며) 상준아 아눔아아아아아! ! ! ! !…… --- p.301~302 [동수] E (용만 위에) 학력없어 능력없어 빽도 없어 순전히 노동으로 먹고살 수 밖에 없는 인생/아버지랑 다를 거 눈꼽만큼도 없는 처지에 자식은 낳아서 뭐해요. (희경 움직이다 돌아보는) 밥 세끼 먹여주는 거 밖에 부모로서 해줄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는데./ [순주] (오버랩) 개천에서 용두 나와‥ 누가 알아. 니 자식이 장관 /대통령이 될지. [동수] (오버랩) 그런 시대 끝났어요. 엄마 아버지 죽을 힘 다해 열심히 살었어두 지금까지 이모양이구 나 역시 아무리 기를 써도 그저 그렇게그렇게 살다 죽어요. 내 자식도 그럴 거구요. 우린 인구조사 숫자 보태기 밖에 안되는 사람들이에요. 자식 낳아봤자 그 숫자 한둘 보태는 일 밖에 아아무 의미없는 거구요. --- p.328 [순주] (자기 말에 연결) 너 그럼 못쓴다아아 너 그럼 못써어‥ 늬들 신세 안 질라고 죽으면 썩을 몸 애껴 뭐하냐 늬 아버지두 나두늬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오. 니 아버지 심장아퍼 이눔들아‥ 가슴속에서 쥐가 난대. [모두] ? ? (자연히 좀 모여들게 되는) [순주] 그러다 심장마비로 죽는 거래서 병원가라아가라 그래두 큰돈 들어가는 병일까봐 돈 아까와 버티는데/ [동수] 언제부터요. [순주] 자식 다 무슨 소용야 무슨 (소용야) [동수] (오버랩) 아 엄마 그걸 진작 얘기했어야지 우리 다 죽일놈만들라 그래요? 도대체 왜 그래요 에?!! --- p.4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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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식어가 필요 없는 작가!”
‘대본’ 속 무대가 아닌, 현실 우리네 삶의 표본을 그려낸다! 장편에 비해 조명되지 못했던 김수현 작가의 ‘단막극’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단막극 대본이 드디어 빛을 발하다! [청춘의 덫], [완전한 사랑], [내 남자의 여자], [세 번 결혼하는 여자] 등 인물들 간 엇갈리거나 불변한 사랑을 그린 멜로드라마나, 변해가는 시대 속에 달라지는 대가족 구성원의 다양한 면모를 그린 정통 가족극과는 달리 김수현 작가의 단막극은 또 다른 특색을 가진다. 등장인물의 대사만 따라가더라도 마치 단편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즉 그만큼 작가가 등장인물의 대사를 통해 그려내는 서사의 완결성이 높다는 반증이며, 현실에 천착한 주제의식을 강하게 풍겨내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여타 드라마 대본과는 달리 김수현 작가의 단막극 대본은 특유의 문학적 필체와 문장들이 도드라진다. 단순히 자극적인 묘사에 치중하지 않고, 문장의 완결성을 높였기 때문에 독자는 대본을 읽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에 영상을 그려낼 수 있다. 동시에 뚜렷하고 강한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작가는 변해가는 시대 속 사회문제들을 심도 있게 다뤄낸다. 비교적 출간되거나 대본 자료가 남아 있는 장편극과는 달리 영상이나 대본 등 자료를 쉽게 찾지 못했던 김수현 작가의 단막극을 작가가 선택한 대본들로 구성된 이번 선집을 통해 그동안 김수현 단막극을 추억하던 독자와 시청자들에게는 그때의 기억을, 김수현 작가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될 독자들에게는 신선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한 편의 단편소설 같은 문학적 필체와 뚜렷한 주제의식 가장 먼저, 김수현 극본의 대사에는 마치 악보처럼 리듬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 이해가 한층 쉬워진다. 대사의 리듬과 더불어 대사의 타이밍, 대사의 전환점, 호흡의 완급, 감정선의 절제 또는 연장 등이 대본 자체에서 표현되고 있다. (4쪽) 마치 악보처럼 리듬감이 느껴지는 김수현 작가만의 독보적인 대사는 문장부호 하나, 말줄임표 개수 하나하나에 배우의 연기에 대한 지시가 담겨 있을 정도로 세심하며 섬세하다. 이번 『김수현 단막극』 또한 대사 문장들은 문장부호나 외래어 표기 등 표준 맞춤법을 따르지 않고 김수현 작가의 서술 그대로를 수정하지 않고 살려두는 데 주력을 두었다. 거기에 문어적이지 않은, 생활 언어 그대로를 적어낸 대사 문장들은 인간 심연을 꿰뚫어 들여다보는 단막극의 성격과 어우러져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감동을 느끼게 한다. 단순히 인물을 만들고 그 캐릭터에 성격을 부여하는 차원을 벗어나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과 천착을 바탕으로 꾸며낸 대본 속 캐릭터가 아닌 실제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데에 집중함으로써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김수현 단막극』은 담담한 시선으로 조망한 우리의 삶 그 자체를 보여주며 장편 드라마의 호흡과는 다른 ‘사람’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라져가는 가족의 가치를 붙잡다 [미숙] 아버지 저 형편없는 인간이에요. 맞아요. 이렇게 속이 나쁘구 돼먹잖은, 죄덩어리라는 거 옛날엔 몰랐다구요. 천벌받을 각오 해놨어요. 그러니까 아버지 제에발, 더 이상 죄짓게 만들지 마시구 가만 계셔만 주세요 네? 네? 아버지이. [이교장] 그래두 사람은 니가…… 사람이야. 불쌍한 것들은 따루 있지…… 니 배웅을 받을 줄은…… 몰랐다. 가책 느끼지 말어.(「어디로 가나」 중에서) [청춘의 덫], [내 남자의 여자] 등 통속적 불륜이나 연인 간의 배신을 그린 멜로극이나, [완전한 사랑], [천일의 약속] 등 운명적 사랑 이야기까지도 가족이라는 요소로 설명될 수 있을 정도로 ‘가족’이라는 키워드는 김수현 드라마에 빠지지 않는 요소로 자리매김해왔다. 특히 단막극은 이러한 가족에 대한 넓은 관찰을 바탕으로 한 깊은 고뇌가 담긴, 나아가 새로운 가족상을 제시하는 ‘가족의 가치’에 대한 연구로 이루어져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1. 전통적 가족상 「은사시나무」 속 부모나 시부, 시모와 사별한 배우자의 제사를 꼬박 지내는 풍경과 「어디로 가나」, 「인생」 속 부모, 시부모를 한 집에서 당연히 부양하는 자식들. 이처럼 『김수현 단막극』 속 작품들은 모두 동일한 ‘전통적 가족’에 대한 바탕이 존재한다. 현재는 퇴색돼 거의 무가치해져버린 ‘전통’과 ‘가족’에 대한 이해를 기본으로 작품들은 1인 가구 시대 속에 앞선 것들의 의미를 되새기고 반추하며 독자들에게 울림을 준다. 2. 변해가는 가치에 대한 쓸쓸함 그러나 전통적 가족은 곧 시대의 흐름에 탈색되고, 흐려진다. 「어디로 가나」 속 시부의 부양을 서로 떠넘기는 자식들, 「인생」 속 치매 환자인 노모의 부양으로 온 가족이 고통 속에 살면서도, 직접 간병을 포기하지 못하는 자식들과 평생 자식들을 위해 살았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 속 외로운 아버지의 모습을 담은 「은사시나무」 등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 가치관의 충돌을 통해 변하는 가치에 대한 김수현 작가의 쓸쓸한 시선을 통해 독자들은 시대별 인간상,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의식을 반추하게 된다. 3. 새로운 가족상 제시 하지만 비판적인 시선을 고수하지 않고, 『김수현 단막극』 속 인물들은 새로운 시대상을 그린다. 도식적 남녀관계를 탈피해 가부장적 부부를 벗어난 「말희」 속 주인공 말희와, 치매에 걸린 노모를 자식이 모셔야 한다는 강박을 깨는 「인생」 속 옥자, 당대에 꺼려졌던 ‘혈연 외 장기기증’이라는 주제를 통해 혈연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베품을 실현하는 「아들아 너는 아느냐」 등 결말은 다소 쓰지만 부모 세대의 가치관을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변해가는 것들을 받아들이거나 새로운 가족상을 제시하며 완결을 맺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