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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일러두기 - 4
등장인물 - 9 제1회 - 13 제2회 - 55 제3회 - 97 제4회 - 139 제5회 - 182 제6회 - 226 제7회 - 272 제8회 - 313 제9회 - 354 제10회 - 414 제11회 - 464 |
金秀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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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욱 … (보다가 시선 피하며) …우리가 지금 뭐하구 있는 거요.
지현 (고개 돌리며 마찬가지 심정이다) 웃기구 있는 거죠. 강욱 이러면서… 이런 채로 각각… 가야 하나? 지현 … 강욱 응? (보며) 지현 (보며) … 강욱 잠깐 얘기 좀 합시다. 지현 무슨 얘기요. (보며) 강욱 얼마나 많이 생각하는지/얼마나 그리운지 말하구 싶어요. 지현 (보며 )그래서 어떡하라구요… (눈물이 날 듯 하다) 어떡하자구요. (외면하며) 답은 벌써 나와 있잖어요, 답 다 내놓구 쓸데없이 시험지 뭐하러 들척거려요. --- p.272~273, 「7회」 중에서 민경 잘못했다/한 순간 실수였다/다시는 그런 일 없다/용서해라/상투적이고 상식적이지만 너 그래야 하는 거 아니니? 강욱 꼭 말해야 하는 거 아니잖아. 민경 봐 너./너 하기 싫은 거야. 잘못한 거 아니구 실수도 아니구 다시 안한다는 약속 하기 싫구 내 용서같은 거 필요없는 거야. 강욱 니가 질문하고 니가 대답하는 그런 거 하지 마. 니 생각이 다 맞는 거 아냐. 민경 다 맞는 건 아니면 그럼 맞는 건 뭐니. 강욱 니가 원하는 걸 말해. 나는 죄진 놈이고 처분만 바랄 뿐야. 니 성격에 그냥 넘어갈 애아니라는 거 알아. 각오하구 있어. 말해. 민경 (오버랩/울음처럼) 이강욱…… (불러놓고 있다가) 너 나 봐. 강욱 … (본다) 민경 니가 아는 내 성격에 그래 절대 그냥 못 넘어갈 일야. 나 별명이 단칼야. 그런데 단칼로 못 쳐내고 이렇게 질척거리는 게 무슨 뜻인지 너 몰라? 강욱 …… (보는) 민경 단칼이 칼집에서 안 뽑혀! 뽑아지지가 않는다구 이 망할 인간아! 강욱 (안아버린다) … 민경 (마주 안고 있다가) …… (밀어내면서/좀 차분해지며/안 보는 채)너 못 내놔… 안 내놀 거야… 누구한테두 안 줘… 너 없이 평생 니가 준 상처 껴안고 때때로 더러워하며 그렇게… 안 살 거야. 너를 포기하기에는… 니 존재가 나한테 너무 커… ---- p.343~344, 「8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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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드라마 전집’ 제3권, 『불꽃 1, 2, 3』 출간!
살아 있는 한국 드라마의 역사 김수현 작가의 장편 드라마 『불꽃 1, 2, 3』이 출간되었다. 『김수현 단막극 1, 2』, 『청춘의 덫 1, 2』에 이은 세 번째 ‘드라마 전집’이다. ‘김수현 드라마 전집’은 총 일곱 작품으로 출간될 예정으로, 현재까지 출간된 『김수현 단막극 1, 2』, 『청춘의 덫 1, 2』, 『불꽃 1, 2, 3』에 이어서 『완전한 사랑 1, 2』, 『내 남자의 여자 1, 2』, 『천일의 약속 1, 2』, 『세 번 결혼하는 여자 1, 2, 3』이 내년 상반기에 출간돼 전체 드라마 전집이 완간될 예정이다. ‘김수현 드라마 전집’은 초기 작품부터 2010년대의 후기작에 이르기까지 김수현 작가의 대표작들로 구성된 선집이다. ‘김수현 드라마 전집’에서는 특히 작가의 극본에 담긴 입말을 살려 생활 언어를 본래대로 담아내려고 했다. ‘김수현 대본’의 독창성이라 할 만한 섬세하고 긴장감 있는 대사들은 문장부호나 호흡의 뉘앙스만으로도 의미가 달라지기에 이를 그대로 살리는 데에 역점을 두었다. 엇갈린 운명에 대한 욕망과 사랑을 탐구하는 이번 『불꽃 1, 2, 3』을 통해 김수현 작가의 섬세한 언어 세계와 치밀한 심리 묘사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강욱 : 니가 원하는 걸 말해. 나는 죄진 놈이고 처분만 바랄 뿐야. 네 성격에 그냥 넘어갈 애 아니라는 거 알아. 각오하구 있어. 말해. 민경 : 경 이강욱 :……. 너 나 봐. 강욱 : … 민경 : 경 네가 아는 내 성격에 그래 절대 그냥 못 넘어갈 일야. 나 별명이 단칼야. 그런데 단칼로 못 쳐내고 이렇게 질척거리는 게 무슨 뜻인지 너 몰라? 강욱 : … 민경 : 경 단칼이 칼집에서 안 뽑혀! 뽑아지지가 않는다구 이 망할 인간아! 강욱 : (안아버린다) 민경 : 경 (마주 안고 있다가) …… (밀어내면서/좀 차분해지며/안 보는 채) 너 못 내놔…. 안 내놓을 거야… 누구한테두 안 줘… 너 없이 평생 네가 준 상처 껴안고 때때로 더러워하며 그렇게… 안 살 거야. 너를 포기하기에는… 네 존재가 나한테 너무 커… 내밀한 인물의 감정을 대사에 그대로 옮겨 담아 인물에 완벽히 공감하게 하는 김수현 작가 특유의 대사 구성력은 『불꽃』에서 특히 도드라진다. 자신도 어쩔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이면서도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는 인물들의 절박한 심리를 충만한 호소력의 대사로 전달해준다. 이렇듯 분열된 관계 속 내재해 폭발하려는 섬세한 감정선을 네 인물 모두에게 공감하도록 치밀하게 그려내며 더욱 네 사람의 입장에 공감하도록 만든다. 마음과 현실을 정확히 겨냥하는 대사로 현실을 창조하다 명징하고 유려하게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김수현 작가의 작품은, 문장과 대사에 주목해서 읽을 때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대사는 김수현 작가의 작품을 이끄는 강력한 엔진으로, 이러한 말의 리듬과 대화가 축적되며 서사가 진행될수록 독자들은 작품에 더 강력하게 몰입하게 된다. 이것이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를 통속극이나 장르 컨벤션 안에 복속된 이야기로 읽을 수 없는 이유이다. 김수현 작품의 주인공은 언어 자체이기도 하다. 『불꽃 1, 2, 3』에서는 인물들의 복합적인 욕망과 첨예한 심리적인 충돌, 일상의 세부적인 모습들이 유려하고 치밀한 대사 속에서 발화되고 있다. 인물들의 대사는 곧장 자신이나 상대방의 마음의 핵심을 드러내고, 이 대화가 주는 날것의 감각과 긴장감에 독자들은 심리적인 반향과 충격을 느끼게 된다. 이 점이 김수현 작가의 작품이 지속적으로 변모하며 40여 년간 대중과 소통하고 대중을 흥분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다. 대사는 적확하고 명료하게, 간결하고 때론 중첩되어 발화된다. 긴 대사들은 말줄임표와 쉼표, 호흡의 마디 속에서 다양한 뉘앙스를 품고서 각 인물들의 서사를 단단하게 쌓아가는데, 이 작품을 통해 이러한 작가의 면모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어떻게 ‘말의 마술’이 인간의 욕망과 갈등을 펼쳐내며 서사를 만들어가는지 이 작품에서 생생하게 펼쳐지고 있다. “가장 먼저, 김수현 극본의 대사에는 마치 악보처럼 리듬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 이해가 한층 쉬워진다. 대사의 리듬과 더불어 대사의 타이밍, 대사의 전환점, 호흡의 완급, 감정선의 절제 또는 연장 등이 대본 자체에서 표현되고 있다.”(4쪽) 리듬을 타며 서로를 자극하고 촉발하는 김수현 작가만의 독보적인 대사는 문장부호 하나, 말줄임표 개수 하나하나에 배우의 연기에 대한 지시가 담겨 있을 정도로 세심하며 섬세하며, 대사의 문장들은 표준 맞춤법을 우선하지 않고 김수현 작가의 서술 그대로를 살리는 데에 주력했다. 쉽고 짧고, 정확하고 중첩되는 리드미컬한 문장으로 생활 언어 그대로를 담은 작품 속 대사들은 인간 심연을 꿰뚫고 터져 나온다. 언어는 화끈하면서도 숨김이 없고, 부드럽고 섬세한 감각으로 인간의 심리와 일상의 구체적인 현장을 속속 드러낸다. 김수현 작가의 언어, 대사는 현실에 발 딛고 정확히 그 현실을 겨냥하는데, 이 부딪힘 속에서 자연스럽게 말들이, 인물이 태어나는 것이다. 작가가 그려낸 현실은 인간의 삶과 심리의 핵심을 관통해서 창조된 것이고, 이것이 김수현 언어의 마력이다. 김수현 작가의 극본은 시대를 넘어 더욱 생생하게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과 삶의 철학을 전해주고 있다. 동시대 우리 삶의 현실에 단단히 뿌리내린 살아 있는 말들의 축제가 펼쳐지는 김수현 작가의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더욱 깊은 상상력과 감동을 얻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