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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말
1부 봄 나의 작은 선생님 | 15 당연한 향기 | 20 물보다 진한 피, 피보다 진한 현玄 | 23 달이 빛나는 밤 춤추는 빗속의 여인 | 26 여명을 바라보는 병아리 | 29 2부 여름 미생의 봄 | 35 마음 인서트 | 38 천천히, 더 천천히 | 42 뿌리 깊은 인연 | 46 치밀함, 그 속의 자연스러움 | 50 별들의 뒤태 | 54 눈을 감고 눈을 뜨게 | 61 이유가 있다 | 68 욕심欲心과 욕심慾心사이 | 73 ‘종이는 인간보다 더 잘 참고 견딘다.’- 안네 프랑크 | 78 춤추라, 아무런 흔적이 남지 않는 것처럼 | 80 한번 보고 말 사이, 그러니까 | 82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 84 마지막 인사 | 90 마음이 마음에게 | 93 양날의 붓 | 96 나는 너, 너는 나 | 99 3부 가을 연지硯池에서 피어난 그대 마음 한 송이 | 111 여백의 눈빛 | 115 꽃 지는 봄이 오면 | 119 말의 씨앗, 글의 씨앗 | 122 열 개의 노, 한 척의 배 | 126 방패에는 창이, 창에는 방패가 | 129 사, 이비似, 而非 | 133 꽃은 한 때 꽃이었던 흙이 키워준다 | 136 이 길 위에 | 139 다름의 닮음 | 141 4부 겨울 처연한 아름다움 | 149 가지 같은 시간, 손톱 같은 사람들 | 153 천천히 가자, 천천히 | 156 이미 알고 있잖아 | 158 아빠, 달이 자꾸 따라와요 | 161 당신은 나의 | 163 때문에, 아니 덕분에 | 165 다 너를 위한 나의 생각이야 | 168 달을 위해 빛을 내어 주는 작은 별 | 170 5부 다시 봄 한 줌의 우주 | 177 순간의 흔적 | 185 우리 오래 함께하기 위해서는 | 188 잘못된 측은지심 | 191 안녕히 | 193 끝부터 시작까지 | 195 스스로 그러하도록 | 197 흔, 그리고 결 | 200 닫는말 추천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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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씨, 세상이 소리 나는 곳에만 주목하죠?”
바다 건너 온 메시지 한 통에, 느닷없이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화려한 색채보다 가물한 먹색의 아름다움을 여기저기 알리겠다고 호언장담했으나, 제자리에서 여전히 박제 당하고 있는 것 같은 그의 모습에 미안했다. 충분히 빛날 수 있는데, 내 욕심의 덫에 걸려 색이 까맣게 타들어 가는 것 같았기에. ... ‘모든 삶이 그렇듯, 나 역시 속이 울렁이는 삶 속에서 언제나 헤엄친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마음 속 깊게 퍼져, 메말라가는 먹빛에게 한 모금의 귀한 물이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게 되면 나는 또 분명히 이와 같은 고민을 다시 안고 뜬 눈으로 허망한 새벽을 보낼 날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건 지나가는 하나의 파도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음이 마음에게」 중에서 하지만 이미 나는 다 알고 있었다. 붓과 종이를 쓰다듬은 만큼, 먹과 벼루가 소리를 내는 만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만큼 정직하게 표현 되었는데 왜 다른 사람에게 탓을 했을까. 잘 되면 남의 덕, 안 되면 나의 탓이라는 큰아버지의 말씀을 어째서 거꾸로 실행했을까. 노력 없이 결과를 얻으려 했었고, 배신하지 않는 땀 대신 세치 혀를 움직여 침을 더 흘리고 다녔다는 것을 다른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곧바로 붓에게 먹빛 목욕을 시켜주었다. 한동안 미안했다고, 나와 오래도록 함께 해 달라고 나의 마음에서 그의 마음으로 속삭였다. --- 「이미 알고 있잖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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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내리는 빗방울에 억눌렸던 마음이 함께 쏟아지기도 하고, 불어오는 바람에 하루를 살아갈 용기를 얻기도 한다. 비 온 뒤에 화창하게 걷히는 맑은 하늘을 보면, 아마도 자연은 일희일비하기에 위대한 것은 아닐까? 나는 일희일비를 마음껏 하면서도 세상을 단단히 키워내는 자연을 닮은 서예가가 되고 싶었다. 글씨를 쓰면서 작은 점 하나에 크게 웃기도 하고, 퍼지는 먹 번짐에 눈물도 지었다. 그 덕분에 서예 속에 번져있는 세상과 길거리에 흩뿌려져 있는 예술까지도 만날 수 있었다.
“누구보다 나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함부로 떼어낼 수 없는 그런 존재. 내 곁에 있는 게 당연하고 도저히 높을 수 없는 그런 존재. 저에게는 ‘서예’입니다. 여러분에겐 무엇인가요?“ -인중 이정화 “저는 우물 안에 있는 개구리 같아요.” 7살 때부터 서예를 해온 인중 이정화 작가가 제게 건넨 말입니다. 어느새 20년을 훌쩍 넘게 서예 한길만을 바라보고 있는 작가님은 한때 우물 안 개구리를 닮은 스스로를 한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감히 빠져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우물 속 이야기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전파하고 있다고 이제는 당당히 이야기합니다. 남들이 아니라고 어려울 것이라 말하는 꿈을 잡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꿈을 꾼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이야기에 마음이 동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