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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서序
처음 살아보는 삶 죽음 곁에서도 삶은 따뜻하다 바닥 삼십세 바다도 숲의 안부를 궁금해 하는데 파도를 건너는 법 무엇보다 자신을 소중히 하라 은하 여행자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 여행자의 사랑 동피랑 할아버지의 요술통 길의 참 뜻 걷기의 속도 걷기는 정신의 운동 한 번도 땅에서 발 떼어본 적 없는 것처럼 천국 세상에 없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삶을 바꾸는 힘 노래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그대 내 영혼의 발전소 나는 사랑으로 애끓는 유황불 지옥에나 가련다 사랑 적막강산 함께이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다 사랑의 균형 떠도는 것은 마음이다 삶의 신비 삶의 불안 삶의 불만 삶이 곧 목숨이다 누가 죽음을 두려워하랴 어찌 나만이 인생에서 상처받았다 할까 무게 마음은 독거미와 같아 영원 날 사랑한다고 말해요 섬 맑은 날 달의 후예 겨울 산이 가장 깊다 황금기 콩 심는 날 폭풍의 언덕 바람의 통로 위로는 마약이다 상처 언어의 감옥 침묵의 감옥 이우 염소란 무엇인가 어제의 나 오늘의 나 고통 삶은 사소함으로 가득하다 열정의 총량 늙음은 삶의 완성이다 늙은 선원의 추억 거북이처럼 느리게 가라 정박 생의 도축업자 생사불이의 법당 바다는 이 행성의 피다 지구가 아니라 수구다 시로 바다를 건너다 양초장수 가을볕에 마음을 말리다 천년 감자탕을 먹으며 비가 노인 그 별이 나에게 길을 물었다 참으로 나를 이끄는 것은 어촌계장님의 당부 잔혹 엽기 애정 사기극, 시 내 고향 장님 농부 욕심 두려움 왕은 숲으로 갔다 자발적 가난 분노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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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는 장작불과 같아 남을 태우기 전에 자신을 먼저 태우고 만다. ---p.216
사랑의 병이 불치병인 까닭은 환자가 낫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p.82 몸이 어느 곳에 있는 가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의 몸을 붙들어 매는 것은 장소가 아니다. 마음이다. 마음이 깃들지 못하면 사람은 있어도 있는 것이 아니다. 떠도는 것도 실상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다. ---p.93 우리는 늘 삶에 대해 서툴다. 그렇다고 삶이 실수투성이인 것을 책망하거나 탓할 이유는 없다. 누구나 처음 살아보는 삶이 아닌가. ---p.17 사람들은 추락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바닥에서 태어난다. 아무리 높은 곳에 있다가 깊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해도 처음 그 자리다. 사람들은 잃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잃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p.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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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사물의 표면보다 본질을 꿰뚫는다.
강제윤의 사진도 그렇다. 그저 지나칠지도 모를 섬의 풍경 속에서 주어와 핵심을 놓치지 않는다. 그저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다. 이상엽 | 사진가 ‘보길도 시인’으로 잘 알려진 강제윤 시인이 고향 보길도의 찻집 ‘동천다려’를 접고 나그네가 되어 섬을 떠돈 지도 어언 여덟 해. 그 사이에 사람 사는 섬 300여 곳을 다녔고, 섬을 걸으며 마주친 사람과 삶을 담은 책도 여러 권 썼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섬의 풍경을 담은 아름다운 사진을 짧은 글과 함께 엮은 ‘포토 에세이’를 우리 앞에 내놓았다. 「강제윤의 풍경과 마음: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가 바로 그것으로, 그가 지금껏 내놓은 11권의 책들에 견주어 “사진은 가장 많고, 글은 가장 적은 책”이다. 강제윤 시인은 섬 순례를 시작할 때부터 조그마한 ‘똑딱이’ 사진기를 늘 지니고 다니면서길 위의 풍경과 삶과 사물을 찍어왔다. 작고 가벼운 똑딱이 사진기는 그의 몸의 한 부분이 되다시피 해, 그의 눈과 마음이 포착한 어떤 풍경, 어떤 순간도 좀처럼 놓치는 법 없이 충실히 담을 수 있었다. 덕분에 그의 사진은 여느 사람이 마주치기 힘든 아름답고 독특한 섬의 정취와 바다 풍경을 여실하게 전해주는가 하면, 또 더러는 일상의 한 단면을 보여주면서 눈에 보이는 것 이면의 이야기, 곧, 삶의 본질을 은유하기도 한다. 섬에서 섬으로 떠돌며 걷고 또 걷는 중에 시인이 마주친 섬의 풍경은 아름답다. 때로는 평화롭고 고요하게, 때로는 가난하나 여유롭게, 때로는 아득하고 유현하게, 또 때로는 비장하게 시인의 가슴에 스며든 아름다운 풍경들이다. 그런가 하면, 외면할 수 없는 잔혹한 현실이 시인의 마음을 뒤흔든 풍경들도 있다. 여덟 해 동안 그런 섬의 풍경과 일상을 기록한 사진이 수만 장에 이른다. 그 가운데에서 가리고 가려 뽑은 80점의 사진을 이 책에 담았다. 한편, 수만 장의 사진이 쌓이는 동안 시인의 가슴에는 벅차도록 많은 이야기 또한 쌓였다. 그러나 시인은 단 몇 줄의 글로 응축한 시와 아포리즘 80편으로 수천, 수만의 생각과 통찰과 사설을 대신했다. 섬의 풍경과 일상에서 포착해낸 삶, 사랑, 절망, 외로움, 욕망과 결핍, 고통과 행복 들은 시인의 가슴을 거치면서 인류 보편의 이야기로 전화되어, 삶의 근원을 되돌아보게 하는 성찰을 전한다. 이 책은 아름다운 사진이 더러는 두 면 가득 큼직하게 배치되기도 하면서 시원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짧은 글이 곁들여져, 가볍게 책장을 넘길 만하다. 그런데도 그렇게 훌훌 책장을 넘기게 되지 않는 것은, 사진작가 이상엽의 말처럼 “삶의 본질을 꿰뚫는” 아름다운 사진이며 깊은 사유로 길어올린 시와 잠언이 지닌 무게감이 독자의 시선과 마음을 오래 붙드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태생적 여행자이며, 길의 자녀들이기에 자기가 사는 마을의 동구 밖도 나가보지 못한 노인마저 은하 여행자이다.”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