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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PART 1 내시경 | 마음을 들여다보다 중년의 질병은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라는 쉼표 뱃속 아기 장애아인 줄 알면서도 낳은 마흔 살 엄마 아버지에게 줄 간(肝) 이식 수술 앞두고 야반도주한 아들 의식불명에서 회복된 아내가 남편에게 한 첫마디, “누구세요?” 공항·마트에 자동문이 등장하고, 전동칫솔이 나오게 된 유래는? 냉장고를 열면 암(癌)이 보이고, 구두를 보면 치매가 보인다 소금에 절여진 한국 사회, 고혈압에 파묻힌 한국인 문명이 스마트 해질수록 퇴화하는 현대인의 뇌 ‘여성은 피임약, 남성은 콘돔’ 피임 더치페이가 필요한 이유 조선시대와 21세기가 공존하는 한국인의 몸 몹쓸 유전자의 횡포, 3대(代)가 난치성 희귀병 앓는 집안의 사연 사회적 성공을 위해 환자임을 숨겨야 하는 ‘홍길동’ 사회 약발로 버티고, 의술로 다지는 100세 신인류의 등장 연식과 모델 같아도 품질 다른 자동차와 사람 몸의 공통점 마르크스가 환자였다면, “만국(萬國)의 환자들이여 궐기하라” 여자들은 왜 아픈 데가 많은가 치매, 우울증 앓는 ‘뚱이’, ‘태평이’ 애완견 노령화 세상 환자복을 입으면 김태희도 처량해 보인다 바른 생활도 안 통하는 느끼한 팔자 몸은 생명의 블랙박스, 흙으로 사라지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의 ‘천상(天上) 여행 이벤트’ 수명 아무리 늘어도 손자까지만 보고 가는 건 마찬가지 시집살이 꾹 참은 착한 며느리는 병 나기 쉽다 어느 날 남편이 성전환 수술을 받겠다고 나선 사연 PART 2 망원경 | 멀리 내다보다 친절에 갇혀 권위까지 잃어버린 병원들 에어백의 등장으로 뒤바뀐 신경외과 판세 병원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병수발의 경제학 의료에도 성선설과 성악설이 있다 “당신, 암 걸렸다”는 소식 잘 전하기 암 환자가 되어 자기 암과 싸운 암 전문의 이야기 칼잡이 외과의사들이 ‘주부습진’ 앓는 사연 발가락으로 심장 수술하는 흉부외과 의사 응급실은 불황과 호황 미리 아는 경제 지표 피부과, 성형외과의 경쟁 상대는 갤러리아 백화점 “그럼, 한국 환자는 누가 돌보나요?” 미국인 의사, 설대위(薛大偉) “이왕이면 MRI 하나 찍으시죠?” 인센티브로 도배된 병원 아덴만서 석 선장 데리고 온 에어 앰뷸런스(air ambulance) 경증 따로 중증 따로, 내가 본 진짜 응급실 대학병원은 왜 공룡이 되었나 쓸만한 치료법이 있어도 입 다무는 의사들 돼지독감 백신의 비극 6개월 만에 감쪽같이 사라진 말기암 미네소타로 떠난 의사들 병원 간판을 보면 의료의 미래가 보인다 전공의를 폭행하는 사회 운명을 가르는 2주 “환자분 여기 오래 계시면 안 됩니다.” 3분 진료의 내면 빨리 걸으면 세월은 천천히 간다 PART 3 현미경 | 삶을 살펴보다 강호동 무릎 학대 사건 - 무릎팍 도사, ‘무릎꽝’ 도사 될라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슈즈 홀릭 - 살아나는 스타일, 죽어나는 발가락 연극성 인격장애가 낳은 공주병, 과도한 칭찬 혹은 무관심이 왕비병으로 키운다 지하철에서 장년과 청년이 충돌하는 의학적 이유 임신 중 다이어트 사건 - 만삭 누드 찍겠다고 굶으면 나빠요 언밸런스 헤어커트 유행 사건 - 한쪽 눈 가리면 공간지각력 떨어져 김연아 엉덩이 부상 사건 - 트리플 러츠를 위한 천장관절의 수난사 붉은 흰자위 미백 남용 - 숨 막히는 하얀 눈… ‘공막 괴사’ 주의보 박지선의 잇몸 부각 사건 - “나, 잇몸 나온 여자야?!” 드라마 속 김혜자의 혼잣말… 구시렁은 약자의 소리없는 아우성 다리 꼬는 미녀들의 수다 - X자의 섹시미, 골반 건강도 꼬인다 알파벳 몸매 시대 - S라인과 D라인에는 빈부 격차가 있다 푸틴의 탈모증 - 정력이 좋아 머리가 빠진다고? 성형 수술 사고 - 비행기 추락과 같은 날벼락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의 뱃살 조작 사건 김태희 백주 대낮 취침 사건 - 아무 데서나 잘 자면, 정신생리성 불면증 막무가내 키스 사건 - 키스는 충치균 설왕설래 소녀시대 날 다리 노출 사건 - 자궁질환 조심해야 할 걸그룹 수지니 광폭 음주 사건 - 병나발은 그만, 술은 술잔에 눈동자 확대 사건 - 사극에 웬 서클렌즈… “각막염 걱정되옵니다” 전립선 압박 사건 - 말 달리는 대조영, 회음부를 조심하시라 성대 혹사 사건 - 박명수식 ‘호통’은 성대끼리 따귀 때리는 것 김과장 목의 찐감자는 사장님 탓? 수술로 살이 확 빠진 비만인의 맨살 피부 에필로그 | 의사에서 기자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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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암은 불쑥 찾아와 암 진단을 받는 순간, 비로소 자신의 암이 된다. 심장병 · 뇌졸중도 발병 요인이 쭉 쌓여오다 임계점을 넘으면서 문득 한순간에 다가온다. 질병의 징조를 느끼는 순간 한 템포 쉬어가야 한다. 그렇게 다가온 질병은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라는 쉼표로 받아들이자. 멈춰야 비로소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중년의 질병은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라는 쉼표」 따스함과 포근함, 두려움과 분노 등 감성과 관련된 것은 ‘정서 기억’이다. 정서 기억은 뇌의 한복판 깊숙한 곳, 뇌질환으로부터 잘 타격받지 않는 ‘편도체’에 보관된다. 모든 게 지나가고 사라지는 게 우리의 삶이고, 결국 남는 것은 추억뿐이다. 당신은 어떤 기억을 차곡차곡 인생의 통조림에 담아 놓을 것인가. ---「의식불명에서 회복된 아내가 남편에게 한 첫마디, “누구세요?”」 장애인에게 편한 것은 일반인에게도 편하다. 환자에게 좋은 것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좋다. 그들의 고통과 불편을 해결하는 시설과 제품과 아이디어는 결국 보편화한다. 그 혜택은 사회 구성원 전체에게 돌아간다. 그런 맥락에서 환자와 장애인을 위한 지원과 투자는 시혜나 선심이 아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다. ---「공항·마트에 자동문이 등장하고, 전동칫솔이 나오게 된 유래는?」 국내에 각종 희귀질환은 5,000여 종에 이르고, 환자는 수만 명이다. 희귀질환 유전자 연구와 유전병 상담은 그들에게 더 이상의 비극을 막고 희망을 심어줄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너무나 적다. 의학계나 제약계에서도 이 분야는 연구 성과를 내더라도 극히 소수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정부와 공공(公共)이 나서지 않으면 방치되기 쉬운 분야다. ---「몹쓸 유전자의 횡포, 3대(代)가 난치성 희귀병 앓는 집안의 사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친절해야 한다고 경복궁을 아무 때나 아무 곳이 맘대로 들락날락하게 하진 않는다. 더욱이 병원에서는 환자 주변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는 경우가 많다. 무심코 먹인 물 한 모금으로 수술 후유증이 도질 수 있고, 부주의로 살짝 흘린 바닥 물기로 환자가 낙상(落傷)에 이를 수 있다. 베개 위치에 따라 환자 호흡이 달라질 수 있으니, 의료진 허락 없이 원래 잡아놓은 베개 위치를 맘대로 바꿔선 안 된다. ---「친절에 갇혀 권위까지 잃어버린 병원들」 인생은 ‘공수래공수거’, 빈손의 삶이지만 그 과정은 손에 기록되고 쌓여간다. 그런 의미에서 손을 잡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을 잡는 것이다. 손을 잡고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야말로 누군가를 아끼고 사랑하고 고마워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발가락으로 심장 수술하는 흉부외과 의사」 1970년대 초 미국에 유학 가서 미국에서 의사 생활을 하려는 당시 한국의 젊은 의사들에게 설대위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럼, 한국 환자는 누가 돌보나요?” 40년이 지난 지금, 첨단 의료를 자랑하는 한국에서 그의 반문(反問)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제 한국의 외과 수술은 누가 할 것인가. ---「“그럼, 한국 환자는 누가 돌보나요?” 미국인 의사, 설대위(薛大偉)」 경증 환자를 봐야 할 중소병원 응급실은 경영난으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환자들은 무조건 큰 병원을 찾는다. 구급대는 환자의 중증도에 병원을 적절히 선택하지 않고, 환자가 가자는 대로 간다. 때로는 응급 택시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살릴 사람 살리는 게 응급의료인데, 이런 뒤죽박죽 응급의료 체계를 언제까지 놔둘 것인가. ---「경증 따로 중증 따로, 내가 본 진짜 응급실」 만약 의사가 새 치료법 얘기를 하면 환자는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다. 희망의 끈을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폐암 치료에 쓰이는 항암제를 담도암에 쓰는 것은 건강보험 적용 기준에 어긋난다. 건강보험은 확실히 효과가 입증돼 사용 허가를 받은 범위의 약물만 인정하고, 그 범주 안에서 항암제를 쓰면, 암 환자는 약값의 5%만 낸다. 건강보험 적용의 혜택이다. 하지만 허용 범위 그 이외의 약물을 환자에게 쓰는 것은 ‘건강보험법’이 인정하지 않는다. ---「쓸만한 치료법이 있어도 입 다무는 의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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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환자를 가진 의사, 지면을 통해 매일 200만 명의 환자를 만나는, 의사기자 김철중이 살펴보는 대한민국 메디컬 소시올로지. 의사로 10년, 기자로 14년을 살아온 저자가 통렬하면서도 따뜻하게 풀어내는 질병 생산 사회의 의료와 건강, 그리고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
“환자는 서운하고 의사는 억울하다” 아프니까 환자다. 끊임없이 질병으로부터 고통 받는 인간의 나약함, 그것을 인본주의 차원에서 위로 받고 싶은 환자들. 하지만 최고의 진단과 치료를 향해 거침없이 발전해온 현대의학의 기능주의. 이 둘의 끊임없는 엇박자가 우리 삶의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환자는 서운하고 의사는 억울하다. 그래서 우리는 환자의 손을 잡고 기도하는 따뜻한 의사와 환자를 야단치는 능력 의사를 놓고 선택의 고민을 한다. 친절한 설명에 목말라 하면서도 한편으론 권위를 쫓는다. 3분 진료에 분노하면서도 한적한 병원에는 발걸음을 두지 않는다. 고액의 진료비를 비난하면서도 최첨단 의료장비로 무장한 대형병원에서 방황한다. 종합검진 선물 세트는 비쌀수록 잘 팔리면서도 시장 통 같은 5인실 병실에 서로 들어가려고 하는 게 우리의 의료 현실이다. 그 충돌과 모순의 현장을 저자는 의사 출신 기자로서 가능한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이 책은 한국 병원 이용 안내서가 아니다. 시시콜콜 질병 정보 가이드북도 아니다. 병원과 의사들의 비리를 속속들이 파헤친 ‘해부학’ 서적은 더욱 아니다. “당신의 삶 속에 질병이 숨어있다” 저자는 누구나 환자가 되는 우리의 삶에 건강과 의료가 어떻게 들어와 있는지 내시경으로 들여다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현미경으로 살펴보고, 어디로 움직여야 하는지 망원경으로 내다보려 했다. 사람은 사회를 만들고, 사회는 질병을 키운다. 의학과 사회학을 섞어 모두가 알았으면 하는 메디컬 소시올로지(medical sociology)를 감히 이 책에 담으려 했다. ‘건강인’ 이건 ‘질병인’ 이건, 그 안에 개인의 희로애락과 생로병사가 있기 때문이다. 72가지 이야기로 풀어본, 대한민국 의료와 건강의 현주소 대한민국 병원은 국민의 적인가, 의사들은 국민의 종인가 병원과 의사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현대 의학의 한계를 비판하는 글과 책들이 넘쳐 난다. 그만큼 서운한 환자들이 많다는 반증이다. 또한 바꿔 말하면 경영난에 내몰려있는 병원과 의사들의 수난 시대다. 세계적으로도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환자들은 늘 서운하고 의사들은 억울하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의사로 10년, 기자로 14년을 뜨겁게 보낸 이 책의 저자는 의사와 환자의 시각,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객관적인 입장으로 대한민국 의료와 사회에 관한 보고서를 써내려간다. 그리고 환자와 의사, 병원에 대한 따뜻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72가지 이야기들을 입담 좋게 풀어내면서, 질병 생산 사회 그 자체의 치유를 위한 메시지를 던진다. 환자들은 왜 늘 서운하고 의사들은 억울한 걸까 세계 유래 없는 저렴한 의료혜택을 받고 있으면서도 대한민국 환자들은 왜 늘 서운한 걸까. 환자라는 말만 들어도 아픈 것처럼, 아프면 서러운 게 당연하다. 아픈 것도 서러우니, 작은 것 하나에도 서운해지기 일쑤인 환자. 그리고 우리 모두 그런 환자였거나 환자이고, 환자로 죽을 것이다. “누구나 환자가 되어 죽는다. 건강했던 사람도 병을 앓았던 사람도 죽는 그 순간에는 모두 환자가 된다. 대한민국 사람 99% 이상은 잉태되는 순간 산부인과 환자로 시작해, 태어나자마자 소아과 환자로 인생을 출발한다. 영안실 장례문화가 보편화한 요즘에는 죽는 순간에도 환자가 되어 이승을 마감한다. 누구나 질병 앞에서는 초라해진다. 질병은 자기 몸의 주인인 내가 내 몸에 너무나 미약한 존재라는 무력감을 준다. 평소에 의사들이 거들먹거린다며 비난하다가도 환자가 되면 그간의 허세는 금세 사라진다. 병원은 능동적 인간을 수동적 인간으로 끌어내리는 신병 훈련소이다.” “경제성과 효율성이 강조된 현대 의료에서 의학은 지금껏 의료 행위 공급자의 것이었다. 과거 병원이 환자의 영혼과 신체의 상처를 인도주의 손길로 아물게 했던 곳이라면, 이제 의료는 환자라는 의료 소비자를 상대하는 의료 비즈니스로 바뀌었다. 증상에 따라 거부할 수 없는 검사가 쏟아지고, 진단에 따라 선택을 강요받는 치료법이 우르르 나온다. 역설적으로 병원과 의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독점적 위치를 확보한 기업과 기업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독점적 위치를 확보한 병원,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엘리트 집단으로 인정받는(평균 5개 고등학교에서 1명 정도 의대로 진학을 한다) 우수한 인력 집단인 의사들은 또 왜 그리 억울한 걸까. “병원을 중심으로 발전한 현대의학은 너무나 분화되고 전문화됐다. 내과는 외과를 모르고, 소아과는 산부인과를 모른다. 기계처럼 돌아가는 병원의 시스템에서 환자는 나이와 질병의 위치에 따라 나뉘는 의료 작업의 대상이 됐다. 주체적 인간이 환자 등록 번호를 부여받으면서 치료 객체로 전락한다.” “이제 ‘똑똑한 환자’의 등장으로 상황은 달라졌다. 환자들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의료 소비의 주체로 변하고 있다. 병원과 의료인, 정부(보험자)가 긴장해야 할 이유다. 일반 영역의 환자와 전문 영역인 의료의 관계가 일방적이고 종속적이었던 ‘헬스(health) 1.0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 소통하고 보완하고 협력하는 ‘헬스 2.0 시대’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 환자만 객체로 전락하는 게 아니다. 시스템 안에서 의사와 환자도 모두 시스템의 일부일 뿐이다. 제대로 된 치료법을 시도해 보고 싶어도 의사 개인이 그 책임을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사회가 병을 키우듯 병을 고치는 것 역시 사회의 몫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끊임없이 질병으로부터 고통받는 인간의 나약함, 그것을 인본주의 차원에서 위로받고 싶은 환자들. 하지만 최고의 진단과 치료를 향해 거침없이 발전해온 현대의학의 기능주의. 이 둘의 끊임없는 엇박자가 우리 삶의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환자는 서운하고, 의사는 억울하다.” 사람은 사회를 만들고, 사회는 질병을 키운다 “많은 질병이 사회 구조와 삶의 파생물이다. 아프도록 해놨기에, 아플 짓을 했기에, 우리는 아프다. 한국처럼 사회 변화가 빠르면, 그 속의 몸도 지치고, 정신도 어지럽다. 삶과 사회의 부조리, 부조화, 부적절이 질병이라는 형태로 우리 몸에 흔적을 남기고 생채기를 낸다.” “우리는 환자의 손을 잡고 기도하는 따뜻한 의사와 환자를 야단치는 능력 의사를 놓고 선택의 고민을 한다. 친절한 설명에 목말라 하면서도 한편으론 권위를 좇는다. 3분 진료에 분노하면서도 한적한 병원에는 발걸음을 두지 않는다. 고액의 진료비를 비난하면서도 최첨단 의료장비로 무장한 대형병원에서 방황한다. 종합검진 선물 세트는 비쌀수록 잘 팔리면서도, 병실료가 낮은 시장통 같은 5인실에 서로 들어가려고 하는 게 우리의 의료 현실이다.” 내시경으로 들여다보고, 망원경으로 내다보고, 현미경으로 살펴본 72가지 이야기들 환자와 의사, 병원 사이에서 벌어지는 충돌과 모순의 현장을 저자는 의사 출신 기자로서 가능한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의사였기 때문에 보이는 것들, 기자로 뛰어다녔기 때문에 느꼈던 것들을 너무 딱딱하거나 무겁지 않게, 품격 있는 유머를 곁들여 풀어냈다. 무엇보다 환자가 아니라서 의사가 놓치고 있는 것들, 그리고 의사가 아니라서 환자가 모르는 것들, 또한 병원이라는 시스템에 갇힌 그들을 제도적 차원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들에 대해 명쾌하고도 쉽게 짚어낸다. 그러한 예리하고도 통렬한 안목은 의사 출신의 기자이기 때문에 절로 생겨난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이야기 전체를 감싸고 있는 환자와 의사, 이 사회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그의 깊은 휴머니스트로서의 마음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본다. 이 책은 한국 의료 안내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시시콜콜 건강 정보 가이드북도 아니다. 물론 병원과 의사들의 비리를 속속들이 파헤친 ‘해부학’ 서적은 더욱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일상과 사회에서 우리가 건강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생각하게 만든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에 빠져 책장을 넘기다 보면 비단 환자와 의사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들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고, 깊은 여운을 남긴다. 결국 이 책은 환자냐 의사냐, 누가 옳고 누구의 탓인지 따지지 않는다. 환자든 의사든 아픈 환자로 죽어갈 운명이기에 우리 모두의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을 위한 치유 메시지를 조근조근 건넨다. 동시에 사회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어주는 거울이 되어준다. 값싼 힐링 서적이 판치고, 의료 전문가도 아닌 사람들이 ‘전문가인양’ 의료를 논하고, 사회를 알지도 못하는 의사들이 사회에 훈수를 두는 혼돈의 시대를 향해 아주 오래 내공을 닦은 저자의 따뜻하고도 통렬한 일침이 고맙고, 또 고마울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