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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페이퍼 맨 이발소 의자 고체의 논리학 오래된 별 터널과 로켓 모기 죽이기 목성에게 고리는 물고기 함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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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결코 채울 수 없는 존재의 허기였다.”
일곱 번째 단편 「목성에게 고리는」에 나오는 문장으로, 여덟 편의 단편을 하나로 묶는 문장이기도 하다. 채울 수 없는 존재의 허기 때문에 「페이퍼 맨」에서 ‘나’는 종이로 배 속을 채우고, 「오래된 별」에서 ‘박종근’은 자신의 죽음을 마지막 축제로 장식한다. 「고체의 논리학」에서 ‘이기석’은 쓸모없는 인간에 불과한 노인이지만 그래도 죽고 싶지 않다고 외친다. 「이발소 의자」에서 ‘나’는 할아버지의 비밀이 담긴 의자에 끝없이 집착하고, 「터널과 로켓」에서 ‘나’는 어머니의 부정을 목격하고도 평소처럼 일상을 영위하지만 마음에 남은 잔상은 이후 이어지는 사건의 발단이 된다. 「모기 죽이기」는 모기떼의 공격으로 신경증에 걸린 ‘장’의 습관이 불러오는 참혹한 결말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물고기 함수」에서 ‘나’는 쌍둥이 형제를 잃고 자신의 존재 자체에 의문을 품다가 자신은 이 세계에서 불완전한 종속변수에 불과한 존재임을 깨닫는다. “모든 게 비어 있기 때문이야. 채우는 것 외에 달리 도리가 없는 거지.” 등장인물들은 존재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 채우는 것 외에 달리 도리가 없기 때문에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각자의 자리에서 쉼 없이 바둥거린다. 「목성에게 고리는」에서 ‘언니’에게 나타난 증상과 같이 지상에서 얼마쯤 떠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주 미세한,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의 높이에 불과한 차이를 최악의 불치병으로 여기며 살아간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정신에서, 또는 육신에서 타인과 차이가 있고 그 차이는 각자가 생각하는 것만큼 대단치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차이가 있음을 인지하는 행위 역시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몸부림일 수 있다. 달리 도리가 없기 때문에 아래 문장에서처럼 우린 노력 중인 것이다. “선생님, 제 다리가 남들처럼 평범하게 걸을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우린 노력 중이에요. 그렇지 않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