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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인 카페
남상순
풀과바람 202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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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새벽의 불청객
보통도 안 되는 일
북자 이모
물은 흘러 어디로 가는가
아궁이가 있는 집
스물여덟 번째 소식
코끼리 방귀 소리
조회 수 1의 의미
추추, 잘 지내시나요?
걷는 집
내가 보낸 스파이?
워밍업
배꼽 추억
난 여기에 있다
산막골 연가의 비밀
바람이 불어오는 곳

저자 소개 1

南相順

경상북도 문경에서 태어났으며 1992년 문화일보에 단편소설 「산 너머에는 기적소리가」가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다. 이듬해에 장편소설 『흰뱀을 찾아서』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이후 장편소설 『나비는 어떻게 앉는가』, 『동백나무에 대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들』, 『희망노선』과 소설 창작집 『우체부가 없는 사진』, 『도라지꽃 신발』을 펴냈다. 2006년 청소년 장편소설 『나는 아버지의 친척』을 발표한 이후로는 『라디오에서 토끼가 뛰어나오다』, 『사투리 귀신』, 『키스감옥』, 『걸걸한 보이스』, 『애니멀 메이킹』, 『인간 합격 데드라인』, 『스웨어 노트』, 『비공개 2인 카페』,
경상북도 문경에서 태어났으며 1992년 문화일보에 단편소설 「산 너머에는 기적소리가」가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다. 이듬해에 장편소설 『흰뱀을 찾아서』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이후 장편소설 『나비는 어떻게 앉는가』, 『동백나무에 대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들』, 『희망노선』과 소설 창작집 『우체부가 없는 사진』, 『도라지꽃 신발』을 펴냈다. 2006년 청소년 장편소설 『나는 아버지의 친척』을 발표한 이후로는 『라디오에서 토끼가 뛰어나오다』, 『사투리 귀신』, 『키스감옥』, 『걸걸한 보이스』, 『애니멀 메이킹』, 『인간 합격 데드라인』, 『스웨어 노트』, 『비공개 2인 카페』, 『낙원의 아이』를 출간했으며 장편동화로 『이웃집 영환이』, 『코끼리는 내일 온다』, 『특별한 이웃=□』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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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340g | 142*210*13mm
ISBN13
9788983898548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책 속으로

“외할아버지가 노던준주에 계신단다. 이번은 틀림없는 것 같아. 아빠하고 할머니가 그쪽으로 날아갔어.”
비행기 타고 갔다는 뜻일 텐데 미형의 귀에는 피터 팬의 날개옷을 입고 하늘을 훨훨 날아서 이동하는 할머니와 아빠의 모습이 그려졌다. 긴 코를 하고 붉은 목도리로 분장한 할머니의 의상은 그럴듯했으나 아빠는 아니었다. 하늘을 날더라도 아빠에게는 자기 옷이 없을 것 같다. 아빠는 추락할 것처럼 위태로웠다.
“이번에는 간격이 좀 빠르네.”

그건 사실이었다. 앞선 사건인 ‘무장 강도’가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지 채 이틀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형이 헤아리기에 ‘이번은 틀림없다’가 무려 스물여덟 번째다. 1년 동안 일어난 일이니 한 달에 두어 번가량 그 소동을 겪은 셈이다. 그때마다 기분이 한없이 가라앉는데도 남몰래 횟수를 세었다. 그 숫자는 뭐랄까, 물에 빠진 인어공주가 인간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리의 비늘을 하나씩 뜯어내야 하는 슬픔을 상기시킨다. 반은 인간 반은 물고기에서 온전한 인간으로 건너가기 위한 몸부림이다. 엄마 아빠의 몸부림에는 태풍의 눈처럼 미형이 있다.
--- 「스물여덟 번째 소식」 중에서

어른들과의 대화는 둘 중 하나다. 폭력적이거나 싱겁거나. 아니면 싸늘한 뒤끝을 남긴다. 민정이처럼 순간순간 대들고 말로써 반항하며 시비를 걸어야 가슴이 뛰는 법인데. 연주와의 말놀이도 매 순간 재미있었다. 어쩌다 틀어졌지만 언젠가는 회복하리라 본다. 어른이 되기 전에 말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말놀이를 그만두는 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행여 옆 사람의 기분을 거슬릴까 봐 노심초사하면서, 괜찮지 않은데도 괜찮다고 되뇌면서 눈치나 보는 거라면 난 어른 같은 거 되지 않을 테다. 말놀이는 언제 어디서나 계속되어야 하니까. 토닥토닥 싸우기. 미형에게 그건 비타민이다.
--- 「조회 수 1의 의미」 중에서

북자 이모는 외할아버지가 수놓듯이 한 자 한 자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자를 손으로 더듬어 만졌다. 쉼표도 마침표도 없는 단 두 어절의 말이었지만 완전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 미형에 대한 외할아버지의 사랑만은 완벽하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뭉클했다. 일곱 개의 글자에는 대가족의 역사와 미래가 담겨 있었고, 추장인 외할아버지의 고뇌가 서려 있었다. 미형으로서는 내막조차 알 수 없는 고뇌였지만 말이다. 1년간 풀리지 않았던 가족 간의 미스터리가 해결되려는 기미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엄마 아빠가 집으로 돌아올 날이 머지않았음을 의미한다.
--- 「워밍업」 중에서

“아무리 집의 모양을 갖추고 있어도 여백이 없으면 집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여백요?”
그런 것은 그림이나 시조, 혹은 현대시를 배울 때 나왔던 이야기였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베란다를 놓는다든가 자전거를 세워 둘 수 있는 처마 밑 공간, 쉬는 날 뒹굴뒹굴 빈둥빈둥 어슬렁어슬렁할 수 있는 장소를 집 짓는 사람들은 여백이라고 한다더구나. 내가 집에 관한 일을 하면서 만난 최악의 나쁜 생각은 베란다는 물론 거실조차 필요 없다고 하는 것이었어.”
미형은 “네.” 하면서 어색하게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주장한 적은 없었지만 미형의 부모도 다르지 않았다. 크고 작은 베란다가 있어야 할 공간을 모조리 방으로 만든 곳을 집으로 선택해 이사 왔으니 말이다. 미형의 집에서 베란다라곤 보일러가 있는 손바닥만 한 공간뿐이고 그 좁은 공간에 온갖 허드레 물건들을 다 넣어두었다. 여백은 고사하고 품격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 「난 여기에 있다」 중에서

거기까지만 대들 수 있는 것이 미형이었고 엄마는 거기까지 대들어서는 결코 자기 문제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 시차를 느낄 때마다 미형은 마음이 아팠다. 더 오랫동안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를 일이라면 미형이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게 아닐까. 이른 나이지만 혼자 살아가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았다. 마음만 먹는다면 불가능하지는 않으리라. 엄마는 자신의 엄마로부터 자신을 분리하지 못했지만 미형은 아니었다. 이미 배 속에서부터 엄마의 것이 아닌, 다른 막에 감싸여 자궁 밖으로 흘러나온 느낌이다. 북자 이모가 얼음물을 미형에게 건네며 마시라고 했다.

--- 「산막골 연가의 비밀」 중에서

출판사 리뷰

우리는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간다!

‘이번은 틀림없다’며 엄마 아빠가 호주 이곳저곳으로 외할아버지를 찾아다니는 동안 미형은 덩그러니 방치된다. 이번에야말로 외할아버지를 찾고 엄마 아빠가 돌아오지 않을까. 한껏 부풀었던 기대가 매번 실망으로 바뀌면서 미형의 가슴엔 생채기가 하나씩 늘어간다. 상처 입는 건 친구 연주도 마찬가지다. 무허가에게 공사를 맡기고 거기서 생긴 이익을 나누는 건물 반장 엄마 때문에.
이 책은 각자의 집은 따로 있지만 하나로 연결된 듯한, 아파트 같은 오늘날의 공간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듯 같은 가족 간의 오해와 갈등, 아픔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어른이 아니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막막한 시간 속에서 상처받는 아이들. 그런데도 아이들은 고통을 통해 생각하고 행동하고 성장하며 자기 역할과 존재를 찾아간다. 각자의 아픔을 딛고 성장해 나가는 십 대라면 누구든 공감하며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산막골 연가, 한 가족의 탄생 비밀이 밝혀진다!

우연히 보게 된 북자 이모의 온라인 모임 카페. 비공개 2인 카페의 회원은 이모와 다름 아닌 외할아버지! 미형은 그 사실을 알아채고 이모를 설득해 카페 회원이 된다. 미형이 건넨 인사말에 외할아버지가 대답해 오면서 카페 [아궁이가 있는 집]의 담벼락은 속수무책 허물어져 비밀 없는 집이 된다. 외할아버지는 왜 갑자기 사라지셨고, 왜 다시 나타나신 걸까?
둥지같이 따뜻하지만, 때론 어깨의 무거운 짐처럼 여겨지는 가족. 소설은 열다섯 미형을 통해 한 가족의 탄생 비밀과 민낯을 솔직하게 보여 주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묻고 답한다. 독자는 때론 위안과 위로를, 때론 부담과 실망을 주는 ‘가족’의 솔직한 이면을 바라보며 가족에 대한 단순하고도 진지한 통찰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삶의 공백과 공허를 메워 주는 것은 결국 내 곁에 있는 가족임을 깨달을 것이다.


집요하게 나를 할퀴고 뒤흔드는 ‘관계’

미형과 연주는 제법 친하게 지냈으나, 사이가 틀어진 지 일 년이 되어 간다. 아침에 횡단보도 앞에서 기다렸다가 같이 학교에 가곤 했는데 한두 번 시간이 어긋나다 보니 오해가 생겼다. 어떻게 된 일인지 뻔히 아는데도 화해가 어려운 건 자존심 때문이다. 더욱이 집 누수 문제로 얽히고설켜 하루아침에 원수가 되어 서로를 물어뜯는다. 우린 집 때문에 싸우는 걸까? 너 때문에 싸우는 걸까?
『비공개 2인 카페』는 집과 학교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친구 사이의 갈등과 질투, 경쟁심, 소외감 등을 담담히 그려내면서 성장통을 겪는 주인공들의 내면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나를 집요하게 할퀴거나 들뜨게 하는 ‘친구’라는 관계. 소설은 두 아이의 솔직하고 진심 어린 우정을 통해 관계에 관한 해법을 유쾌하고 명쾌하게 제시한다. 또한 나, 그리고 나를 둘러싼 ‘모두’와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한다. 덕분에 다른 이의 말과 생각, 감정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마음의 여백을 가지게 될 것이다.


막혔던 가슴이 펑 뚫리는 소통의 순간!

자식들을 피해 호주로 이민을 간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호주에서 그만 돌아오면 안 되느냐는 미형의 요구를 철없는 응석쯤으로 여기는 부모님. 엄마 아빠에게 미형은 아픈 손가락일 수도 있다. 아니, 미형에게 엄마 아빠는 아픈 손가락인가.
남상순 작가는 허점투성이 가족들을 쉽게 판단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그들을 묵묵히 내보이고, 자신만의 부드러우면서도 올곧은 시선으로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잔잔하고 소소해 보이는 이야기가 유독 가까이, 큰 힘으로 다가오는?이유이다.

소설은 이렇듯 순수하고 때론 직설적이기까지 한 아픔과 슬픔이 소통을 통해 희망으로 바뀌는 과정을 그리며 부모와 자식의 접점을 찾아준다. 그 통쾌한 순간이, 부딪치고 단단해져 조금씩 어른이 되고 있는 모든 이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 덕분에 독자는 스스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가며 반짝이는 성장을 일구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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