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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페루(Peru) 경유지 / 자기소개 / 키스하는 여인 / 성 프란치스코 성당과 수도원 / 바예스타섬 / 와카치나 오아시스 / 나스카 라인 / 고산증 / 쿠스코 12각돌 아래 생각을 괴다 / 돌계단 / 살리네라스 데 마라스 / 마추픽추 나무 / 구름들 안에서 햇살을 기다리며 / 꾸이 스테이크 / 오늘 / 티티카카 호수 / 노을 볼리비아(Bolivia) ! / 베레모 / 엘 알토 / 기차무덤 / 우유니 소금사막 / 동심 / 별을 삼키다 / 까만 사진 / 별을 노래하던 마을 / 어린 왕자 / 홍학 / 구름의 그림자 / 간헐천 / 창조 / 절리(節理) / 문장 칠레(Chile)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 휴게소 / 파블로 네루다에게 / 산크리스토발 공원 / 산티아고에서 그물에 걸린 지명을 만지다 / 산티아고 추억 / 안데스산맥 / 시 낭송을 듣는 밤 / 그래피티 / 토레스 델 파이네 / 아, 와이파이 꽃 / 밀로돈 / 다시 토레스 델 파이네 / 야레타 / 낯선 여행지의 몸무게 / 끝말잇기 / 월경 월경 아르헨티나(Argentina) 피츠로이 / 여우야, 여우야, 여우야 / 빙하 / 고래를 보다 / 세상 끝 등대 / 알마센 라모스 헤네랄레스 카페 / 우수아이아 / 행운 / 엘 아테네요 서점 / 갈피에 서서 / 가우초 / 엠파나다 / 흰 뼈 / 무덤들 가운데서 / 레콜레타 에비타의 무덤에서 / 기억들 / 탱고 / 악마의 목구멍 / Hito Tres Fronteras / 방울나무 브라질(Brazil) 브라질 커피 / 코아티 / 이과수 나비 / 아득한 것들의 노래 / 가장 먼 땅 / 달 호텔 / 저녁노을 / 예수상 / 이파네마 해변의 소녀 / 여행법 / 나무들 서로 / 중얼거리듯, Y에게 / 슈하스코 / 리우데자네이루에 마침표를 붙이다 / 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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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나기 위해 하늘의 길을 밟는다. 모래자갈 한 알이 넓은 사막을 수놓듯, 나무 한 그루 모이고 모여 큰 숲을 이루듯 너는 건조한 땅 커다란 덩치로 이 시대의 상징을 숨기며 숨 가쁘게 달려왔다
너는 육하원칙으로 확인하는 오늘의 세계를 무시한 난해한 몇 권의 상형문자로 엮은 시집이다. 고래, 컴퍼스, 우주비행사, 삼각형, 원숭이, 개, 콘도르, 거미, 왜가리, 앵무새, 도마뱀, 나무, 손, 그러고도 더 보태야 할 다양한 지상의 그림으로 밤이면 먼 우주에서 송신하는 수천 년 전의 건조함을 수신하며 존재했다 너를 바라보는 몇몇 무늬의 깊이 가운데 팬아메리칸 고속도로는 이 시대의 새로운 무늬로 너의 흔적 일부를 훼손하여 네 몸에 피를 흘리게 하였다. 전망대 앞으로 보이는 나무 그림 한 그루 끊긴 상처를 경비행기 그림자가 슬며시 문지르는 것을 보면서 과거나 지금이나 사람의 무례한 몸짓에 얼굴이 붉어지며 입술에 침이 말랐다 --- 「나스카 라인(Nazca Lines)」중에서 환상의 세계죠 그곳 도착하기 전날 우중충한 비바람 속에 점심을 먹으며 우유니 소금사막을 상상했다 아름다운 동화 속으로 빠져들 것이란 예감이 이마를 때리는 빗방울에 붙어 있었다 무지개처럼 떠 있는 환상 몇 개 빗방울 저쪽 종이비행기로 날렸다 오래전 오일장이 열리는 장날 시장에 가신 어머니는 맛있는 것을 많이 사 올 것 같았다 그게 무엇이었을까? 단 것이 많이 들어 있을 것 같았다 국민소득 3천 불 정도라는 볼리비아 내 어린 시절 모습이 삘기처럼 자꾸 뽑혔다 늙은 엄니가 요양병원에서 무한 리필 텔레비전으로 먼먼 나라 볼리비아 풍경을 보았을지도 모르는 그곳 소금호텔에 짐을 풀고 찰랑찰랑 물이 넘칠 것 같은 소금사막에서 고무줄놀이, 구슬치기, 그림자놀이, 공중뛰기…… 호수인지, 사막인지, 하늘인지, 천국인지 경계 모호한 수면에서 장화 신고 놀고 놀았다 중천에 있던 태양이 서으로 서으로 넘어가며 내 그림자로 소금물을 쓸고 있었다 짭조름한 하루였다 --- 「우유니 소금사막(Salar de Uyuni)」중에서 등짐으로 참깨 가득 짊어지고 걸어갈 곳으로 향하는 바람의 색깔은 솜사탕처럼 그대 사랑했던 풍경의 그림자 만드는 곳 하롱하롱 아득하여 익숙하지 않은 발길로 지평선에 서서 다시 수평선을 바라볼 때 조용히 곁에 머물던 오늘은 해 지는 노을로 손을 내미네 무게를 재지 않는 하늘은 사뿐 뛰어내리는 새털 같은 가벼움으로 차양 긴 모자를 쓴 길손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아랫목을 찾지 않는 어둠에 스미며 가슴을 드러내는 간판들이 지상의 길을 바라보며 낯선 여행지에서 다시 가야 할 곳이 그들의 몸무게라고 몸무게라고 소곤소곤 말을 거네 --- 「낯선 여행지의 몸무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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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시를 맞으러 떠난 남아메리카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시는 송이송이 함박눈처럼 소담하게 별 쏟아지는 화안함으로 그것들 한 아름 품에 두었기에 행복한 여행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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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시는 동일한 꿈을 지닌다. 어떤 세상이 살 만한 세상인가. 어떤 꿈을 꾸며 살아갈 것인가. 길 위에 서성이며 묻고 대답하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삶과 세계의 본질에 다가간다.
하재영 시집 『낯선 여행지의 몸무게』를 읽어가는 동안 인간의 꿈과 살아가는 냄새를 촉촉이 느낄 수 있었다. 별을 보며 터벅터벅 걷는 시간 속에서 시 한 줄을 쓰고, 낡은 게스트하우스의 나무 침대에 엎드려 또 한 줄을 쓰고, 낯선 도시로 가는 밤 열차 안에서 또 한 줄을 쓰고, 그렇게 한 줄 한 줄 써가는 과정 속에 세계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꿈이 소롯이 만나는 것이다. 여행 속에서 시가 태어나고 시 속에서 인간의 꿈이 빚어지는 과정을 하재영의 시가 따뜻이 보여준다. 길과 여행, 여행과 시. 인간에게 이보다 우아한 종교는 없을 것이다. - 곽재구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