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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행지의 몸무게
하재영
푸른사상 202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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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동인시

책소개

목차

■ 시인의 말

페루(Peru)
경유지 / 자기소개 / 키스하는 여인 / 성 프란치스코 성당과 수도원 / 바예스타섬 / 와카치나 오아시스 / 나스카 라인 / 고산증 / 쿠스코 12각돌 아래 생각을 괴다 / 돌계단 / 살리네라스 데 마라스 / 마추픽추 나무 / 구름들 안에서 햇살을 기다리며 / 꾸이 스테이크 / 오늘 / 티티카카 호수 / 노을

볼리비아(Bolivia)
! / 베레모 / 엘 알토 / 기차무덤 / 우유니 소금사막 / 동심 / 별을 삼키다 / 까만 사진 / 별을 노래하던 마을 / 어린 왕자 / 홍학 / 구름의 그림자 / 간헐천 / 창조 / 절리(節理) / 문장

칠레(Chile)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 휴게소 / 파블로 네루다에게 / 산크리스토발 공원 / 산티아고에서 그물에 걸린 지명을 만지다 / 산티아고 추억 / 안데스산맥 / 시 낭송을 듣는 밤 / 그래피티 / 토레스 델 파이네 / 아, 와이파이 꽃 / 밀로돈 / 다시 토레스 델 파이네 / 야레타 / 낯선 여행지의 몸무게 / 끝말잇기 / 월경 월경

아르헨티나(Argentina)
피츠로이 / 여우야, 여우야, 여우야 / 빙하 / 고래를 보다 / 세상 끝 등대 / 알마센 라모스 헤네랄레스 카페 / 우수아이아 / 행운 / 엘 아테네요 서점 / 갈피에 서서 / 가우초 / 엠파나다 / 흰 뼈 / 무덤들 가운데서 / 레콜레타 에비타의 무덤에서 / 기억들 / 탱고 / 악마의 목구멍 / Hito Tres Fronteras / 방울나무

브라질(Brazil)
브라질 커피 / 코아티 / 이과수 나비 / 아득한 것들의 노래 / 가장 먼 땅 / 달 호텔 / 저녁노을 / 예수상 / 이파네마 해변의 소녀 / 여행법 / 나무들 서로 / 중얼거리듯, Y에게 / 슈하스코 / 리우데자네이루에 마침표를 붙이다 / 듬성

저자 소개1

충청북도 오송읍 봉산리에서 출생하였다. 1988년 [충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1989년 [아동문예]에 동시, 199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1992년 [계몽사아동문학상]에 장편소년소설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년소설 『할아버지의 비밀』,동화집 『안경 낀 향나무』가 있고, 시집으로『별빛의 길을 닦는 나무들』, 『바다는 넓은 귀를 가졌다』가 있다. [푸른시]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포항문예아카데미 원장, [포항문학] 발행인으로 활동하였다. 현재 문학 운동을 펼치기 위한 헌책방을 청주시 강내면 월곡리에 천천히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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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150*210*20mm
ISBN13
9791130816906

책 속으로

너를 만나기 위해 하늘의 길을 밟는다. 모래자갈 한 알이 넓은 사막을 수놓듯, 나무 한 그루 모이고 모여 큰 숲을 이루듯 너는 건조한 땅 커다란 덩치로 이 시대의 상징을 숨기며 숨 가쁘게 달려왔다

너는 육하원칙으로 확인하는 오늘의 세계를 무시한 난해한 몇 권의 상형문자로 엮은 시집이다. 고래, 컴퍼스, 우주비행사, 삼각형, 원숭이, 개, 콘도르, 거미, 왜가리, 앵무새, 도마뱀, 나무, 손, 그러고도 더 보태야 할 다양한 지상의 그림으로 밤이면 먼 우주에서 송신하는 수천 년 전의 건조함을 수신하며 존재했다

너를 바라보는 몇몇 무늬의 깊이 가운데 팬아메리칸 고속도로는 이 시대의 새로운 무늬로 너의 흔적 일부를 훼손하여 네 몸에 피를 흘리게 하였다. 전망대 앞으로 보이는 나무 그림 한 그루 끊긴 상처를 경비행기 그림자가 슬며시 문지르는 것을 보면서 과거나 지금이나 사람의 무례한 몸짓에 얼굴이 붉어지며 입술에 침이 말랐다
--- 「나스카 라인(Nazca Lines)」중에서

환상의 세계죠
그곳 도착하기 전날
우중충한 비바람 속에 점심을 먹으며 우유니 소금사막을 상상했다
아름다운 동화 속으로 빠져들 것이란 예감이
이마를 때리는 빗방울에 붙어 있었다
무지개처럼 떠 있는 환상 몇 개 빗방울 저쪽
종이비행기로 날렸다
오래전 오일장이 열리는 장날
시장에 가신 어머니는 맛있는 것을 많이 사 올 것 같았다
그게 무엇이었을까?
단 것이 많이 들어 있을 것 같았다
국민소득 3천 불 정도라는 볼리비아
내 어린 시절 모습이 삘기처럼 자꾸 뽑혔다
늙은 엄니가 요양병원에서 무한 리필 텔레비전으로
먼먼 나라 볼리비아 풍경을 보았을지도 모르는
그곳 소금호텔에 짐을 풀고
찰랑찰랑 물이 넘칠 것 같은 소금사막에서
고무줄놀이, 구슬치기, 그림자놀이, 공중뛰기……
호수인지, 사막인지, 하늘인지, 천국인지
경계 모호한 수면에서 장화 신고 놀고 놀았다
중천에 있던 태양이
서으로 서으로 넘어가며
내 그림자로 소금물을 쓸고 있었다
짭조름한 하루였다
--- 「우유니 소금사막(Salar de Uyuni)」중에서

등짐으로 참깨 가득 짊어지고
걸어갈 곳으로 향하는 바람의 색깔은 솜사탕처럼
그대 사랑했던 풍경의 그림자 만드는 곳
하롱하롱 아득하여 익숙하지 않은 발길로
지평선에 서서 다시 수평선을 바라볼 때
조용히 곁에 머물던 오늘은
해 지는 노을로 손을 내미네
무게를 재지 않는 하늘은
사뿐 뛰어내리는 새털 같은 가벼움으로
차양 긴 모자를 쓴 길손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아랫목을 찾지 않는
어둠에 스미며 가슴을 드러내는 간판들이
지상의 길을 바라보며
낯선 여행지에서
다시 가야 할 곳이 그들의 몸무게라고
몸무게라고 소곤소곤 말을 거네

--- 「낯선 여행지의 몸무게」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시를 맞으러 떠난
남아메리카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시는
송이송이 함박눈처럼 소담하게
별 쏟아지는 화안함으로

그것들
한 아름
품에 두었기에
행복한 여행이었다

추천평

여행과 시는 동일한 꿈을 지닌다. 어떤 세상이 살 만한 세상인가. 어떤 꿈을 꾸며 살아갈 것인가. 길 위에 서성이며 묻고 대답하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삶과 세계의 본질에 다가간다.

하재영 시집 『낯선 여행지의 몸무게』를 읽어가는 동안 인간의 꿈과 살아가는 냄새를 촉촉이 느낄 수 있었다. 별을 보며 터벅터벅 걷는 시간 속에서 시 한 줄을 쓰고, 낡은 게스트하우스의 나무 침대에 엎드려 또 한 줄을 쓰고, 낯선 도시로 가는 밤 열차 안에서 또 한 줄을 쓰고, 그렇게 한 줄 한 줄 써가는 과정 속에 세계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꿈이 소롯이 만나는 것이다. 여행 속에서 시가 태어나고 시 속에서 인간의 꿈이 빚어지는 과정을 하재영의 시가 따뜻이 보여준다. 길과 여행, 여행과 시. 인간에게 이보다 우아한 종교는 없을 것이다. - 곽재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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